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44
나 혼자 프리서버 144화
144
제93장. 레아탄
이한진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지금 상황에 맞는 좋은 호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을 털면 어떨까 싶습니다.”
“미국이요?”
“퇴역 군함이 아니라 신식 군함으로 다섯 척 정도를 싸게 들여오는 겁니다.”
“그 부분은 협상을 잘해 주세요.”
“시간은 어느 정도면 좋겠습니까?”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맡겨 주십시오!”
대통령은 호쾌하게 장담하였다.
어쨌거나 미국이 세계 최고의 부자인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다. 경제력은 아직도 어마어마한 미국이다.
지금까지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그런 자금을 바탕으로 헌터들을 끌어모았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강탈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군함들이 한국에 들어오는 대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이제야 이면 세계로 돌아갈 수 있었다.
구 파샤 왕국의 영역에 들어왔다.
오세근은 드워프 물산에 잠시 들렀다가 나와 함께 하고 있었다.
“너는 일 안 하냐?”
“그럴 수야 있나, 형님과 레벨 업을 하면 순식간에 강해질 수 있는데. 아무리 드워프 물산이 중요해도 레벨 업만 하겠수?”
“너 같은 수전노가 어쩐 일이냐?”
“강함이 곧 권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지.”
오세근도 어느 정도 시세를 파악한 것 같았다.
내가 어떤 식으로 권력을 취해 가는지 확인해 가면서 쟁취의 가장 빠른 방법이 개인의 무력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요즘에는 핵 하이브리드 무기도 나오고 있다만.”
“그것도 접근이 가능해야 하는 거지. 접근하지 않고 원격으로 넣을 수 있는 방법이 있수?”
“아직은 없지. 개발될 거다.”
“그래도 무력이 있어야 하지.”
원거리 핵 하이브리드 무기가 개발되기는 어려웠다.
그렇다면 헌터들의 민첩성이 가장 크게 대두될 것이다. 결국, 움직여야 하니까.
일반인이 보스를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역시 강해지고 보아야 한다는 오세근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사냥터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아직도 사냥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것도 끊임없이 미친 듯이 사냥하고 있었다. 사냥을 하면 할수록 강해진다. 그러니 병사들은 사냥을 멈추지 않았다.
백연하가 달려왔다.
“어서 오세요!”
“레벨 업은 좀 했고?”
“새로 들어온 병사들이 광업을 했죠. 벌써 1차 전직을 했으니까요.”
“2차 전직까지는 일주일이면 되겠지?”
“그야 폐하가 참여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서 다르죠.”
“당연히 참여해야지.”
“그렇다면 문제없어요!”
그렇게 레벨 업이 시작되었다.
원정을 위해 반드시 새로 들어온 정예군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리하여 쓸 만한 병력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영지나 왕국들을 쉽게 점령해 왔지만, 지금부터는 그러지 못할 공산이 꽤나 컸다.
그러니 최대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었다.
퍽퍽!
“쉬이이익!”
“대단하구나.”
구 파샤 왕국의 기사들은 감탄하여 입이 쩍 벌어졌다.
말은 기사였지만, 사실 실력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판도라 영지의 병사와 대련하여 참패를 할 지경이었으니 이제는 기사인 것 자체까지 모호해지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레벨부터가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났으니까.
이제 병사들의 레벨이 70대에 접어들고 있었다.
내가 레벨 100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었으니 그 정도에 이르는 것이 맞았다. 기사들은 80대였다.
길드원들은 90에 육박하였고 백연하는 93에 머물러 있었다.
이걸로 한 가지 알 수 있는 사실은 강할수록 레벨 업이 빠르다는 것이다. 그야 사냥하는 몬스터의 양이 많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제 5일 차에 접어들고 있었다.
목표한 날짜가 다가오고 있었지만, 이제 이곳에서 레벨 업을 하는 데 한계가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새로운 사냥터가 필요한데.”
“나도 그렇게 생각하오.”
오세근이 동의했다.
현격하게 레벨 업이 느려지고 있는 느낌이다. 물론 새로 들어온 정예군은 지금 빠른 속도로 레벨 업을 하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법이 없을까?
“영주님! 아니, 폐하!”
멀리서 카이샤가 달려온다.
레벨 업에 전념을 하던 그녀가 급하게 달려오는 것을 보니 구 엘프 왕국의 영역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인가?”
“해양을 탐색하는 도중에 거대한 보스가 나타났습니다!”
“거대한 보스라고?”
“크기가 수십 미터에 달하는 대형 보스입니다.”
“어떤 놈이기에?”
“전설에나 나올 법한 레아탄으로 보입니다.”
“레아탄이라!”
아직 구현조차 되지 않은 상상 속의 괴물이었다.
레아탄의 존재는 구전으로 전해져 오고 있었다. 엘프들의 입을 통하여, 그리고 고문서를 통하여 전해 오고 있었다.
NPC들 사이에서 레아탄은 바다를 지배하는 괴물로 묘사되고 있었고 그 영역은 절대 금역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현실과 이면 세계를 통틀어 레아탄은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나타난 것으로 보아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은?”
“워낙에 빨라서 우회는 할 수 없다고 합니다. 탐색하던 자들도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고…….”
“으음.”
침음이 흘러나온다.
그 정도로 강력한 놈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토벌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토벌하도록 하자.”
“가능할까요?”
카이샤는 식은땀까지 흘리며 말했다.
전설에나 나오는 괴물이라면 토벌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가능하다고 보았다.
“못 할 것도 없지. 무엇보다 그레이트 섬을 정벌하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
나는 그렇게 못을 박았다.
퀘스트를 받았을 때부터 조금 무리일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전설의 레아탄이 등장할 줄이야.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뛰어넘어야 한다.
“바로 수뇌부를 모으도록.”
“알겠어요.”
며칠 만에 회의가 이루어졌다.
그렇지 않아도 사냥터를 옮기려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에 대해서도 회의를 해 보아야 한다.
오세근이 발의했다.
“형님, 사냥터는 일단 옮기는 것이 좋지 않겠소?”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제인도 손을 들어 의견을 표시했다.
그녀 역시 며칠이 흐른 지금 레벨 업이 현저하게 느려졌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사냥터를 옮기는 일은 기정사실이 되었다.
하지만 사냥터를 옮기는 데 있어서 주 전력이 분산되어서는 안 된다. 여기보다 강력한 사냥터라면 레벨 90대에 이르는 몬스터를 잡아야 하는데 위급한 상황에 대처를 하려면 주 전력이 함께 해야만 한다.
“그건 레아탄을 잡고 난 후에.”
“그렇다면 레아탄을 잡는 것이 문제군요. 길드장님을 제외하면 누가 가죠?”
“나와 백연하, 제인만 간다.”
“그렇게만 가능할까요?”
제인은 의문을 표했다.
전설에나 나오는 레아탄. 과연 3명이서 정벌할 수 있을까.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어차피 우리가 나서서 잡지 못하면 누구도 잡지 못해. 한번 찔러 보고 상대해 볼 만하면 잡고, 아니면 레벨 업을 더 해서 강해진 후에 가도록 하자.”
“알겠어요.”
이걸로 레아탄 사냥은 결정되었다.
오랜만에 동부해안의 땅을 밟았다.
사실 동부해안이 정화된 뒤로 처음 오는 것이었다.
엘프들이 인사를 한다.
“영주님을 뵙습니다!”
“안녕하세요, 영주님!”
엘프들은 아직도 나를 영주라고 불렀다.
물론 상관은 없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호칭이 아니었으니까.
해안가로 나와 본다.
낚시를 해도 될 만큼 청명한 날씨였고 파도는 고요했다. 이미 엘프들은 간간이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영지민들의 모습도 보인다.
이곳은 비옥한 땅이다. 다만 폭풍이 자주 몰아쳐 아무것도 심지 못할 뿐이다.
파종을 하고 있었고 농사 준비에 한창인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매우 평화로운 일상처럼 보이지만 저 멀리 레아탄이 있다.
사실 레아탄이 존재하는 이상 어업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잘못하면 레아탄의 먹이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바로 출발하도록 하지.”
“작전 같은 건 없나요?”
제인이 물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인다. 작전 따위가 있을 리가 없었다.
물론 어느 정도 백연하와 제인이 도와주어야 하기는 했다.
“너희들이 주의를 끌고 있으면 내가 접근을 해서 박살 낸다. 그게 작전이야.”
“너무 간단한데요?”
“그보다 좋은 작전은 있고?”
제인은 우물쭈물했다.
확실히 그녀는 예전에 비하면 기가 죽어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오만하게 여러 가지 작전을 쏟아 냈을 것인데 말이다. 지금은 자신이 생각해도 더 이상 타당한 작전이 없어 입을 다무는 것이었다.
“그럼 내 말대로 하자.”
“네…….”
“배를 띄워라.”
한국에서 가져온 보트였다.
하이브리드로 개조를 하였고 허공을 날아가는 듯이 질주하는 쾌속선이다.
위이이잉!
프로펠러가 힘차게 돌아간다.
나는 추진기를 바짝 당겼다.
부아아아앙!
보트가 어마어마한 속도로 달려나간다.
레아탄은 그레이트 섬에서 직선거리로 약 15㎞ 지점에 마지막으로 발견되었다. 특별한 일만 없다면 아직도 그곳에 죽치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나는 핵 하이브리드 무기를 점검했다.
이번에도 물론 핵 하이브리드 무기를 쓸 계획이었다. 큰 소용은 없을 것으로 보였지만 잠깐의 틈을 만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그 역할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타다다다다!
나는 배를 멈추었다.
“왜 멈추어요?”
“저곳을 봐.”
저 멀리 점 하나가 보였다.
나는 저것이 레아탄이라는 것을 확신하였다.
제인이 한동안 그 점을 바라본다. 그러다가 그 점이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것을 알아차렸다.
제인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꿈틀거리네요.”
“준비는 하였지?”
지금까지 계속해서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제인과 백연하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그럼 접근한다.”
서서히 레아탄의 어마어마한 모습이 드러났다.
덩치가 수십 미터, 발까지 합하면 백 미터는 되어 보였다.
이만한 크기를 가진 괴물이 존재하기는 했을까.
우리는 곧바로 작전에 돌입하기로 하였다.
***
쐐애애액!
나는 먼저 백연하와 제인을 출격시켰다.
그녀들이 정면에서 레아탄을 교란시키는 동안 내가 후방에서 놈의 뒤를 칠 생각이었다.
핵 하이브리드 무기의 장점은 일단 접근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접근을 하여 검으로 찌를 수만 있다면 실드를 뚫고 핵무기가 안쪽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놈의 실드 안쪽에 달라붙어 터트리면 된다.
과연 레아탄이 얼마나 타격을 입을지는 모르겠다.
이 한 방으로 죽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교전이 시작되었다.
제인과 백연하는 처음 협공을 하는 것이었음에도 손발이 잘 맞았다. 레아탄을 직접 타격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교란시키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간간이 원거리 공격을 하면서 공격을 피했다.
레아탄은 10개의 발을 채찍처럼 휘두르며 공격했다.
퍽! 퍽퍽퍽!
물장구를 치는 것처럼 채찍이 수면에 닿았지만 마치 폭탄이 터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표면장력 때문이었다.
폭발과 함께 제인과 백연하가 쏘아 보낸 검기에 레아탄은 분노하였다.
“끼이이이익!”
“큭!”
강력한 고주파다.
오징어가 문어 소리를 낸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었지만, 저건 몬스터이기 때문에 저런 소리를 내는 걸까.
나는 그렇게 레아탄이 분노하는 것을 확인하고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치고 들어갔다.
곧바로 레아탄의 후방을 점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레아탄의 덜미를 찔렀다.
퍼억!
실드 안쪽으로 소형 핵이 들어가서 레아탄의 몸에 달라붙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마어마한 폭발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