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72
나 혼자 프리서버 172화
172
제109장. 마법사의 탑
다음 날 아침.
일행들과 함께 마법사의 탑에 갈 준비를 했다.
중앙대륙에는 마법사의 탑이 어디를 가든 존재했다. 마치 동부대륙의 용병길드처럼 말이다.
마법이 흔한 곳이었으니 마정석의 값도 매우 저렴할 것이라 생각했다.
마법사의 탑. 줄여서 마탑이라 불리는 곳은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동부대륙에 존재하는 마법사의 탑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곳에서 마탑은 동네 사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마법에 관련된 용품들은 생활필수품이므로 서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마트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동네마다 하나씩 있을 정도였으니 얼마나 마법이 보편화 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우리가 찾은 곳은 리바트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마탑이다. 그러니까 리바트에 존재하는 마탑들의 본점 격이라 할 수 있었다.
이곳에는 상점처럼 간판도 걸려 있었다.
[불의 마탑 리바트 지점]우리와 인연을 맺은 아스날 상단주가 마탑에 대해 설명하였다.
“중앙대륙에는 5대 마탑이 경쟁을 하는 구조입니다.”
“각 원소의 마탑이겠군요.”
“맞습니다. 불의 마탑, 바람의 마탑, 물의 마탑, 땅의 마탑, 뇌전의 마탑입니다. 크게는 그렇게 5개의 마탑이 있고 중소형의 마탑들도 있습니다. 그 때문에 경쟁이 심한 편이지요.”
“허어, 그렇습니까.”
마탑이 넘쳐나 보편화 되어 있는 곳이었다.
하다못해 아스날조차도 어느 정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아카데미에 들어가면 필수적으로 배우는 것이 마법이고 한국으로 치면 유치원생 때부터 마법을 다루기 시작하는 셈이다. 이쯤 되니 마법사들의 세계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였다.
“가시지요. 이곳 지점장과는 잘 알고 있는 사이니 어느 정도 가격을 깎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럼 도움을 좀 받겠습니다.”
“하하하하! 도움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신비로운 세계가 아닐 수 없었다.
보통 마탑이라고 하면 까다로운 마법사들이 수두룩하고 융통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모습이 연상된다.
하지만 그것은 경쟁상대가 없을 때의 이야기다.
마법이 이렇게까지 발달하고 보편화 된 세계라면 경쟁이 끝없이 치열하게 이어질 것이고 친절함은 물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어야 했다.
서울의 여러 가게들처럼 말이다.
마탑의 입구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히트 상품은 선풍기였지만 조금만 더 돈을 보태면 에어컨 기능이 있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것도 매우 싼 가격에 말이다.
휴대용 아이스 윈드가 있을 정도였으니 생활 마법이 상당히 보편화 되어 있다고 봐야 했다.
“어서 오세요!”
“오, 수잔. 오랜만이네.”
“간만에 방문하셨네요. 그렇지 않아도 지점장님이 안부를 물으셨어요.”
“그래? 수잔이 커피 한잔 같이 마셔 주면 대량으로 구매를 할 생각도 있는데 말이야.”
“호호호호! 말씀만 하세요. 천하의 아스날 상단주님의 애인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죠.”
“…….”
꽤 충격적인 광경이다.
마탑의 직원과 저런 농담을 나눈단 말인가?
이곳이 술집도 아니고 말이다.
수잔과 아스날은 시시콜콜한 말을 주고받다가 우리를 소개했다.
“이분들은 동부대륙에서 왔지. 큰 상단을 운영하는 맥 님이라고 하네.”
“안녕하세요? 지점의 매니저 수잔이라고 해요.”
“맥이라고 합니다.”
“신비로운 외모를 가지신 분이네요.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에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자, 가시죠. 지점장님이 기다리고 계세요.”
“약속을 미리 잡았습니까?”
나는 아스날에게 물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대량 구매라면 환장하고 달려드는 지점장입니다. 굳이 약속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분명히 기다리고 계신다고…….”
“대상인이라면 언제나 기다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아, 그래요.”
역시 적응되지가 않는다.
마탑의 지점장을 이렇게 하찮게 취급을 해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 들 지경이었다.
1층에서 3층까지 텔레포트 게이트가 있었다.
엘리베이터 같은 기계장치가 아니었다. 모든 것이 마법으로 이루어졌다.
‘유지비가 꽤 나갈 텐데.’
그리 생각을 하다 피식 웃고 말았다.
마정석의 값이 그렇게까지 싸다면 유지비 따위는 걱정거리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스스슷!
3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어느새 나온 지점장이 인사를 한다.
머리가 반쯤 벗겨진 중년의 남자는 입가에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한국의 가게 주인을 연상케 하는 그런 친절함이 배어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그렇지 않아도 소문은 들었습니다. 동부대륙에서 대상이 찾아왔다고 말입니다. 어제 어마어마한 금액의 경매가 열렸다고요?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레이턴이라고 합니다.”
“맥이라고 합니다. 이쪽은 대행수들입니다.”
“줄리아라고 해요.”
“엘이다.”
“자하드라고 합니다.”
제인은 줄리아, 백연하는 엘, 롬멜은 자하드라는 가명을 사용했다.
그들은 왕국의 주요 인사들이다.
추후에라도 우리가 왕국 고위층이라는 사실을 이들이 알게 된다면 불편한 관계가 될 수도 있다.
몇 달 정도는 대규모 교역을 해야 하기에 조심하는 편이 나았다.
레이턴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우리를 자리로 안내했다.
“차를 한잔 올리겠습니다.”
“커피로 하죠.”
“저도 커피로 할게요.”
“그럼 커피로 통일하겠습니다.”
레이턴은 커피를 내 온 뒤 부드럽게 말했다.
“특별한 분들이 방문을 하셨군요. 오랜 시간 동안 모래폭풍 때문에 동부대륙으로는 건너갈 수 없었습니다. 신기하게도 한순간에 모래폭풍이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자연의 오묘한 신비를 우리 같은 범인들이 어찌 알겠습니까. 그저 길이 열렸으니 기회를 잡았던 것이지요.”
“허허허! 맞습니다. 저에게도 기회를 주시겠습니까?”
“교역을 말하는 것이로군요.”
“저희 불의 마탑이 독점적으로 거래하고 싶습니다.”
“불의 마탑에서는 불에 관련된 마법만 다루나요?”
“아닙니다. 말이 불의 마탑이지 나머지 원소들도 관장합니다. 그저 불에 특화가 되어 있다는 것이 다른 점이지요. 그마저도 요즘에는 각 원소의 격차가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평준화가 되었다고 해야 할까요.”
“그렇군요.”
“주로 거래하시려는 것이 무엇입니까?”
“마정석을 거래하려 합니다.”
“어렵지 않은 일이군요.”
“제품들을 볼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레이턴은 직원들에게 지시하여 등급별 마정석을 가져오게 하였다.
작은 돌멩이부터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가장 작은 단위가 1실버입니다. 10실버, 1골드, 10골드, 100골드까지 있습니다. 보석으로 가공된 마정석은 더 비쌉니다.”
“1실버라. 각 등급을 알 수 있을까요?”
“왼쪽부터 D급, C급, B급, A급, S급입니다. SS급부터는 직접 제작을 해야 합니다.”
“가격이 많이 올라갑니까?”
“SS급이 1,000골드, SSS급이 1만 골드, SSS+급이 10만 골드입니다.”
“허어.”
“한 등급이 올라갈 때마다 가격은 10배입니다. SSS+급 이상도 있기는 한데 가격이 꽤나 비싸집니다.”
내가 놀란 것은 가격이 너무 쌌기 때문이다.
SSS+급 마정석이라고는 하지만 동부대륙으로 나가면 그 이상의 효력을 발휘할 것이다. 동부대륙에서 취급되는 마정석과는 품질 자체가 달랐다.
“SSSS급은 얼마나 합니까?”
“천만 골드 정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사용되지는 않지요. 공성포에나 들어갈 만한 사이즈죠.”
나는 살짝 인상을 구겼다.
그렇다면 공성포는 SSSS급으로 무장이 되어 있다는 뜻이었다.
지금 이대로라면 칼리어스 정벌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동부대륙으로 쳐들어오는 것을 걱정해야 할 판이었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컸다.
‘이거 곤란하게 되었군.’
퀘스트라고 해서 꼭 점령만 하라는 법은 없다.
칼리어스 왕국에서 판도라 왕국으로 쳐들어올 가능성도 있었다. 국왕의 성격이 매우 호전적이라고 하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일이었다.
“그렇군요.”
“어느 정도 거래를 하실 건지?”
“일단 5천만 골드 정도 거래를 하려 합니다. 등급별로 다양하게 필요합니다.”
“오오! 정말입니까!?”
“예.”
“거래 감사드립니다! 기본 10% DC에 지점장 권한으로 10%를 더 해 드리겠습니다.”
“5% 더 가능하지 않을까요?”
가만히 앉아 있던 아스날이 말했다.
아무래도 그건 무리가 아닌가, 우리는 생각하고 있었다.
20%나 가격을 깎았는데 여기에 5%를 더 깎아 줄까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레이턴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그뿐이겠습니까? 독점거래라면 10%를 더 빼 드리겠습니다.”
매우 좋은 조건이다.
마법사들이 원래 이렇게 시원시원한 족속일까?
그건 결코 아니었다.
마법사들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냥 중앙대륙의 특성이라고 보아야 했다.
“좋습니다. 독점으로 계약하겠습니다.”
“탁월하신 선택입니다!”
레이턴은 환호하였다.
정가에서 30%나 가격을 뺐는데 뭐가 그리 기쁜지 모르겠다.
나는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을 달았다.
“내일 돌아가려 합니다. 내일 정오까지 성문 앞까지 배달 좀 부탁드립니다.”
“물론입니다. 그 정도 서비스는 당연한 일이지요.”
“그럼 이만 가 보겠습니다.”
“선금만 좀 주신다면…….”
나는 아예 계약서를 작성하고 한 번에 돈을 지불했다.
불의 마탑이라면 망할 가능성도 없고, 돈을 가지고 다녀 봐야 불편하기만 할 것 같아서 그리한 것이다.
레이턴의 허리가 직각으로 꺾였다.
“내일까지 안전하게 배달을 해 드리겠습니다.”
“그나저나 그만큼의 물량이 준비가 되어 있는 겁니까?”
***
“그야 본점에서 받으면 됩니다. 대량의 물건을 이곳으로 직접 전달받으면 되는 것이니까요.”
“게이트로 말이군요.”
“맞습니다.”
과연 대단한 곳이다.
5천만 골드 가치의 마정석을 단번에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까지 느껴졌다.
그만큼 마법의 저력이 대단하다는 것인데 칼리어스에 위기가 닥치면 얼마나 많은 마법사 병력이 참전을 하게 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어제 어쌔신들의 보고서를 읽을 당시에도 충격적이었는데 실상을 파악하자 그 보고서는 오히려 축소되어 작성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지점장의 배웅을 받으며 나왔다.
그는 입구까지 나와 허리를 굽혔다.
“내일 뵙겠습니다.”
우리는 여관으로 향하기로 했다.
“굉장히 친절하군요.”
“글쎄요. 저 정도는 당연한 일입니다. 다른 곳에 가면 더 친절합니다. 아예 숙소와 음식, 매춘부까지 제공하지요.”
“그, 그렇습니까?”
“다만 지점장과 오랫동안 거래를 해 왔고, 싼값에 구매할 수 있어 간 것뿐입니다.”
혀가 내둘러진다.
숙소와 음식에 매춘부라니?
도대체 그런 서비스를 하는 곳이 세상천지에 어디에 있단 말인가.
아스날과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 보니 어느새 여관 앞에 도착하였다.
아스날은 정중하게 허리를 숙였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아닙니다. 불편하신 점이 있다면 언제라도 불러 주십시오. 제가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아, 예.”
아스날은 호위무사들과 함께 사라졌다.
우리는 여관 1층에서 간단한 식사를 주문했다.
밥을 먹으면서 반주를 곁들일 생각이었다.
맥주를 마시면서 일행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영주님, 정말 대단한 동네인 것 같습니다.”
롬멜이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