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86
나 혼자 프리서버 186화
186
제117장. 화신의 골렘
슬슬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죽음의 대지는 기후가 다른 곳과는 달랐고 그 때문인지 블록마다 해가 떨어지는 속도도 달랐다.
차가운 기후가 적용되는 블록은 해가 빨리 떨어지고 사막 지형은 해가 늦게 떨어진다. 그 때문에 블록마다 빛이 다르게 들어가 매우 이질적이고 신비로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던 것이다.
병사들은 끊임없이 전투를 하고 있었지만, 오세근과 나는 언덕에 올라와 그 광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형님, 어마어마한 광경이네.”
“촬영은 하고 있냐?”
“병사에게 지시를 내렸지.”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경험치가 오르고 있었다.
하루 만에 1 업이나 했지만 내 마음에 흡족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그나저나 퀘스트는 어때?”
“퀘스트?”
이제 곧 있으면 완료된다.
해가 떨어지자마자 퀘스트가 완료됐다.
띠링!
[서브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보상으로 연계 퀘스트가 열립니다.]띠링!
[서브 퀘스트가 발생하였습니다!] [죽은 자들의 소원(2)]죽음의 대지에서 죽은 용사들이 구천을 떠돌고 있습니다.
그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대지를 정화하세요.
[퀘스트 완료 시, 화신의 검 퀘스트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용암 타이거 0/100,000,000] [혹한의 타이거 0/100,000,000]“1억 마리를 잡으라는데?”
“허어.”
오세근과 나는 동시에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백만 마리 정도는 하루 만에 잡을 수 있지만, 1억 마리나 되는 놈들을 잡으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될까.
어림잡아도 100일 정도는 되어야 한다. 문제는 그게 가능하냐는 것이다.
이번 퀘스트가 완료되면 화신의 검 퀘스트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화신의 검이 뭘까?”
“에픽을 뛰어넘는 아이템이 아닐까?”
이미 아이템 전체를 에픽으로 채워 가는 중이었다. 조금만 더 모으면 이른바 에픽 풀셋이라는 칭호를 받게 된다.
운영자를 만났을 때 대충 이야기는 전해 들었다.
에픽을 뛰어넘는 시스템이 존재하기는 한다고 했다. 그야말로 전설로 내려오는 고대의 아이템이다.
운영자의 말을 빌리면 신급의 아이템이라고 하던데 어떤 옵션을 가지고 있는지는 본인도 모른다고 했다.
설정만 해 놓았을 뿐이지 디테일한 부분은 남겨 두었다고.
그러니까 앞으로는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는 셈이 되었다.
“여기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한 달이지?”
“그렇지.”
“그런데 오늘 보니까 100만 마리 정도 사냥을 했고?”
“아침부터 사냥을 한 건 아니니까 하루 종일 사냥하면 200만 마리 정도 사냥하지 않을까?”
“잠까지 줄이고 교대 근무 형식으로 밤을 새워서 사냥하면?”
“하루에 300만 마리도 가능할지 모르지.”
“그럼 한 달이면 되겠네.”
오세근은 명쾌하게 해답을 내놓았다.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오세근의 말대로 한 달 내내 밤을 새우며 사냥을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오늘 지휘관들과 회의를 해 보아야 할 것 같았다.
일시적으로 모든 병력이 중립지대로 빠져나왔다.
교대로 사냥을 하더라도 지휘관들을 설득해야 했다.
독단적으로 사냥을 지시할 수도 있었지만, 그래서야 능률이 떨어지게 된다. 어찌 되었건 병사들의 의견도 존중을 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롬멜과 아너스, 만인장들, 길드원들이 모두 모였다.
식사 겸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오지에서는 양질의 식사를 할 수는 없다. 그래도 오늘은 스테이크다. 내일부터는 육포를 먹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오늘 이렇게 모인 것은 앞으로의 사냥 방식 때문이다.”
“사냥 방식이라면……?”
롬멜이 물었다.
나는 오세근과 상의했던 대로 말했다.
“이곳에서 머물 수 있는 제한시간은 한 달이다. 다들 봐서 알겠지만, 10배의 경험치를 먹을 수 있는 곳이지. 앞으로 이렇게까지 빠르게 렙 업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또 있을까 싶다. 해서, 밤새 사냥을 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그건 무리가 아닐까요? 아무리 그래도 밤을 새운다는 것이…….”
“교대로 사냥을 하는 거지.”
“으음.”
지휘관들은 생각에 잠겼다.
잠을 줄여 가면서까지 사냥을 하면 능률 면에서 문제가 없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오세근이 말했다.
“기본적으로 렙 업을 하면 피로도가 회복된다. 그럼 상관없잖아?”
“그건 그렇겠습니다.”
“오세근 각하의 말씀이 맞습니다.”
병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세근의 말대로 레벨 업을 하면 피로도와 HP, MP 등이 모두 회복된다.
사냥 경험치가 10배이기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롬멜이 말했다.
“가능만 하다면 아예 잠을 포기하고 싶을 지경입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잠을 자지 않을 수는 없지. 최소한 4시간은 자야 한다.”
나는 그렇게 못을 박았다.
아무리 레벨 업을 하더라도 두뇌의 피로도가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최소한 4시간은 자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교대로 사냥을 한다면 레벨 업의 속도는 더 빨라진다.
“병사들에게 전달하도록. 물론 이건 자유 의지다. 만약 6시간 이상의 수면을 보장받고 싶다면 그리해도 된다. 단, 그 병사들은 중립지역 끝으로 이동해야 할 것이다. 레벨 업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거다.”
“전달하겠습니다.”
“그럼 식사 마저 하도록 하지.”
지휘관들은 빠르게 식사를 마쳤다.
사실, 그들의 입장에서는 밥을 먹는 시간도 아까웠던 것이다.
늦은 밤에 지휘관들이 다시 모였다.
그들은 병사들에게 의견을 물었고 수면을 원하는 자가 없는지 조사했다.
물론 밤 사냥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떤 불이익도 없었다. 그저 잠을 자고 싶은 병사들은 경험치 상승에 제한을 받을 뿐이었다.
롬멜이 말했다.
“모든 병사들이 동의했습니다.”
“단 한 명도 거부하지 않았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다들 레벨 업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좋은 현상이로군.”
그렇다면 되었다.
병사들이 모두 동의하였으니 이대로 사냥을 강행한다.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그런 조사를 지시한 것이었지만, 병사들 역시 자는 시간조차 줄이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라 생각을 한 것 같았다.
어쩌면 은근히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전 병력을 모으도록.”
“바로 지시하겠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에 30분 정도 쉬었다가 몸을 일으켰다.
전 병력이 중립지역에 도열하고 있었다.
나는 사냥에 대한 개요를 설명했다.
“사냥 방식은 낮과 같다. 하지만 밤에는 교대로 사냥을 하게 될 것이다. 2만 5천씩 병력을 나누어 사냥을 할 것이고 수면 시간은 네 시간이다. 물론 개인 정비를 할 시간은 30분 정도 주겠다. 엘프 마법사들이 라이트 마법을 사용하여 구체를 띄우면 낮과 같이 사냥을 계속할 것이다.”
누군가가 외쳤다.
“폐하께서는 계속 사냥을 하십니까?”
“나는 잠을 자지 않는다. 개인 정비 30분을 제외하고는 계속 사냥을 하도록 하겠다.”
웅성웅성!
병사들이 여러 가지 우려를 쏟아 냈다.
하지만 내 실력 정도라면 한 달 정도 잠을 자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사냥의 핵심은 바로 나다.
내가 나서야 빠른 레벨 업이 가능하였다.
그러니 한 달 내내 사냥할 계획을 세운 것이다.
퀘스트를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였지만, 어디까지나 이번 사냥의 목표는 레벨 업이었기 때문이다.
“출발하라! 다시 사냥을 재개할 것이다!”
“예!”
번쩍! 번쩍!
사냥터에 진입하자마자 하얀 구체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얀 구체들은 라이트 마법이었고 주변을 비추어 병사들이 움직이는 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시야를 밝혀 주었다.
나는 정령왕을 다시 소환했다.
미네르바가 공격 대기에 들어갔다.
“미네르바, 최대한 많은 몬스터를 잡도록 하자.”
“네, 주인님.”
“가자!”
우리는 사냥터로 뛰어들었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2주가 지나는 시점이다.
아직도 사냥터에서는 사냥이 지속되고 있었다. 나는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물론 개인 정비 시간이었고, 이 시간에는 씻고 병장기를 가다듬어야 한다.
“후유.”
간만에 갑옷을 벗었다.
쉰내가 진동을 한다.
“운디네.”
물의 최하급 정령 운디네가 모습을 드러냈다.
곧바로 운디네에게 지시를 하여 온몸을 씻어냈다. 이걸로 끝이었다.
물로 장비들도 세척을 하고 바람의 정령을 불러서 말린다. 그리고 곧바로 무장을 갖춰 입고 사냥 준비를 한다.
“형님.”
오세근이 다가왔다.
놈도 꽤나 지쳐 있는 얼굴이다.
오세근 역시 하루에 몇 시간만 자고 사냥을 하는 강행군을 계속하였는데, 덕분에 레벨 업은 하였지만, 피로에 찌들어 있었다.
“레벨이 얼마나 됐냐?”
“한 달 동안 110 정도는 찍을 것 같수.”
“기사들은 레벨 100에 근접했겠군.”
“그런 자들도 있고, 아닌 자들도 있고.”
어마어마한 발전이 아닐 수 없었다.
레벨 100을 달성하면 몸 자체가 변화한다. 4차 전직이 이루어지고 괴물과 같은 성장 속도를 보인다.
길드원들은 이미 100을 달성한 지 오래되었으나 기사들은 100이 될까 말까 했다. 병사들도 빠르게 발전하는 중이다.
“이 정도면 칼리어스를 무너뜨릴 수 있지 않을까?”
“가능이야 하겠지만, 너무 위험해. 가능하면 한 달을 채우고 원거리 타격 무기까지 갖춘 후에 가야겠지.”
내 목표는 공작이다.
비공식적으로는 황제가 되었지만, 시스템이 인정하는 범위는 후작이었다. 공식적인 공작이 되면 왕족의 권한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 때문에라도 칼리어스를 빨리 점령할 필요가 있었다.
“퀘스트는 얼마나 남았수?”
“한 4천만 마리 정도?”
“꽤 빠르네.”
“생각보다는 빠르지.”
나는 퀘스트 창을 확인하고는 말했다.
처음에는 한 달 안에 퀘스트 수행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간과했던 사실 하나가 있었다.
그건 바로 이곳에서 레벨 업을 하면 할수록 병사들이 강해지고 사냥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시간을 줄여나갈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한 달이 아니라 시간이 꽤 넉넉하겠는데?”
***
오세근의 말에 나는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대략 20일 정도를 목표로 잡고 있었다. 쉬지 않고 사냥을 한 결과였다.
“돈도 꽤 모았겠지?”
“돈이야 어마어마한 수준이지. 아이템 값도 측정하기 어렵고.”
오세근이 놀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아이템의 수준이었다.
레어는 물론이고 가끔 유니크도 떨어진다. 사냥을 하다 보면 환호성을 내지르는 분대들이 있다.
레어나 유니크는 그들이 나눌 수 있게 법으로 정해져 있다. 한 번에 모아서 정산을 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병사들은 더욱 열심히 사냥을 하는지도 몰랐다.
지금도 사냥은 계속되고 있었다.
“정말 무서운 집념이네.”
나와 오세근은 혀를 내둘렀다.
사냥을 하기 전에는 나 역시도 병사들이 이 정도의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알 수 있었다.
열정에서만큼은 길드원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한 후에 검을 뽑아 들었다.
“그럼 다시 시작해 볼까?”
“그거 좋지.”
오세근도 사냥에 중독되어 있었다.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레벨이 미친 듯이 올랐기에 미친놈처럼 사냥을 하는 것은 당연했다.
팟!
정비를 마친 우리는 다시 사냥터로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