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87
나 혼자 프리서버 187화
187
그 후로 정확하게 일주일이 더 흘렀다.
무념무상에 잠겨 사냥을 하던 어느 순간이었다.
띠링!
[서브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화신의 검 퀘스트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화신의 검은 죽음의 대지 중앙 용암지 아래 잠들어 있습니다. 수호자를 처치하고 화신의 검을 획득하세요!]“으음.”
침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드디어 1억 마리의 몬스터를 잡았다. 길고 긴 시간이었다.
아무런 생각 없이 검을 휘두르길 도대체 몇 시간이었던가.
“퀘스트가 깨졌나요?”
백연하가 다가왔다.
그녀 역시 피로에 찌들어 있었다. 하지만 표정만은 밝았다.
아무리 못해도 이곳에 들어오기 전보다 두 배 정도는 강해졌기 때문이다.
“깨지기는 했는데, 용암지 안으로 들어가라는데?”
“수호자가 있는 모양이네요.”
“그렇지.”
“함께 가게 해 주세요.”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화신의 검은 신급의 무기였다. 그런 검이 있다면 1인 퀘스트일 확률이 높았다. 함께 가게 되면 퀘스트 자체가 발동하지 않을 것이다.
“그건 안 된다.”
“그래도 매우 위험해 보이는데요.”
그녀는 역시 내 안위를 걱정하고 있었다.
화신의 검을 얻기 전에 내가 먼저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날뿐더러 그녀의 입장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함께 가고 싶어 했다.
“별일 없을 거야.”
“정말이죠?”
“그럼.”
내가 왜 이런 변명을 하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내 마음이 백연하에게 조금씩 기울어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백연하가 말했다.
“무사히만 돌아오세요.”
“알겠다.”
나는 가볍게 몸을 날렸다.
죽음의 대지 중앙 용암지에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용암이 형성되어 있었다.
시뻘건 마그마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엄청난 고온의 열기 때문에 이 부근에는 병사들도 얼씬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몬스터도 없었다.
워낙 극악한 환경이기 때문이었을까.
이곳에 들어오자 후끈한 열기가 피부를 뚫는 듯했다.
“대단하군.”
엄청난 화력이다.
처음 이곳을 발견하였을 때 병사 한 명이 들어왔었다. 화상을 입자 곧바로 나갔지만, 치료를 하는 데 3일이나 걸렸다. 그때부터 이곳은 금역이 되었다.
죽음의 대지 자체가 어떻게 보면 금역이라 볼 수도 있었지만, 이곳은 특히나 심했다. 아무리 레벨이 높아도 피부에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 근원지가 바로 용암이다.
저 안에 들어가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렇다고 지금 와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신급의 무기를 얻는다면 어떤 보스도 죽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프리트!”
스스슷
이번에는 이프리트를 불렀다.
불새 모양의 이프리트가 소환되었다.
“찾으셨습니까.”
“나를 열기로부터 보호할 수 있겠지?”
“맡겨 주세요!”
이프리트 자체가 보호막이 되었다.
내 몸 주변에 붉은 막이 둘린다. 물론 이프리트가 막을 두른 것이었기에 뜨거웠지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호신강기만으로도 버틸 수 있었다. 설령 호신강기가 벗겨져도 피부가 버텨 낼 수 있을 것이다.
“오직 열기를 막는 데 집중해. 괜히 실드를 치지 말고.”
“노력하겠습니다.”
“반드시 그리해야 한다.”
“예.”
“후유.”
심호흡을 한 번 했다.
아무리 나라고 해도 미지의 적을 찾아 들어가는데 긴장이 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용암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었다.
팟!
첨벙!
나는 그대로 용암 속으로 뛰어들었다.
쿠르르르!
깊은 심연으로 들어간다.
용암 내부는 어마어마한 열기가 이글거리는 곳이다.
확실히 이프리트가 아니었다면 신검을 얻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용암 속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주변에서 짓누르는 압력이 느껴졌다. 내게 직접 압력이 가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프리트가 둘러놓은 보호막이 짓눌리는 것을 느꼈다.
쿠궁!
마침내 바닥에 도착했다.
주변이 온통 용암인 위쪽과는 다르게 이곳에는 넓은 공간이 존재했다. 용암은 무형의 막에 의해 흘러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열기만은 여전했다.
보호막을 거둔다면 즉사하고 말 것이다.
“저것인가.”
불꽃이 이글거리는 재단이 있고 그곳에 검이 하나 꽂혀 있었다. 그것이 바로 화신의 검일 것이다.
-감히 누가 화신을 깨우려 하는가?
주변에서 빛이 모여들었다.
그 빛은 하나의 형체를 형성하였는데, 거대한 골렘의 형상이었다.
이른바 화신의 골렘.
온몸이 불로 뒤덮여 있는 데다 눈동자마저 타오르고 있는 골렘은 막대한 화기를 분출하고 있었다.
나는 곧바로 몸을 날렸다.
‘과연 신무기가 위력을 발휘할까?’
하이브리드 신무기가 위력을 발휘할지가 의문이었다.
예전보다 기술이 발전하여 꽤 위력적인 타격을 줄 수 있겠지만, 온몸이 화염 덩어리인 골렘에게 타격을 줄 수 있을지는 가늠할 수 없었다.
팟!
나는 선제타격을 하기로 하였다.
소용이 있을지 없을지는 직접 부딪쳐 보아야 알 수 있는 일이다.
퍼어어억!
그대로 놈의 머리통에 검을 찔러 넣는다.
당연히 실드가 형성되어 있었지만, 소형 핵탄두가 놈의 머리통으로 파고 들어가 터졌다.
쿠아아아앙!
몇 겹의 실드를 두른다.
물론 드워프의 기술력으로 인하여 폭발이 여기까지 미치지 못하였지만, 놈의 몸속은 헤집어 놓았을 것이다.
쿠구구구구!
놈의 형상이 뭉개지기 시작한다.
“성공인가?”
설마 이렇게 쉽게 성공할까 싶었다. 그렇기에 스스로도 의문을 갖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 기대는 무참하게 무너졌다.
화염이 흩어졌다가 다시 모여들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골렘은 다시 제 모습을 되찾았다.
신급의 무기라는데 그리 쉽게 얻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이번에는 골렘이 빠르게 거리를 좁혀 왔다.
쿠아아앙!
쩌저저적!
실드의 일부가 찢긴다.
그 안으로 강렬한 열기가 파고들어 왔다.
맞은 부위에는 화상을 입을 지경이었다. 살이 타들어 가는 소리가 들렸다.
치이이익!
곧바로 성수를 붓는다.
화상은 치유가 되고 있었지만, 놈의 공격이 거세졌다.
쾅쾅쾅!
치이이익!
연속으로 열기가 몸을 잠식하였다.
성수를 들이부었지만 회복되는 속도보다 피부가 손상되는 속도가 더 빨랐다.
‘이대로면 죽는다.’
나는 죽음의 위기를 느꼈다.
지금까지 만났던 어떤 적보다 강력했다.
무엇보다 내 비밀병기인 핵 하이브리드 무기가 통하지 않았다. 오직 내 실력으로만 상대해야 하는데, 수도 없이 많은 검이 놈에게 틀어박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불길이 사라지지 않았다.
‘핵은 심장이다.’
스킬을 사용하여 약점을 알아냈다.
하지만 저곳에 검이 박힌다고 해도 놈과의 전투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불가능할 수도 있는 전투였다.
‘생각을 해야 한다.’
상처가 점점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나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잘못하면 신검을 취하기는커녕 여기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레벨은 118이다. 만렙을 앞두고 있었지만, 놈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만렙을 찍고 왔다면 조금 달라졌을까.
정면승부가 되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엘퀴네스!”
내 자력으로 보호막을 생성하고 엘퀴네스를 소환했다.
치이이이익!
보호막이 타들어 간다.
여기에 한 대 얻어맞기라도 하면 어김없이 화상을 입었고 말이다. 이미 내 몸 전체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찾으셨습니까.”
“핵탄두 속에 물의 기운을 주입할 수 있을까?”
“가능합니다.”
“해보자.”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정확하게 말하면 공방이라기보다는 내가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는 것이었지만 말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불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몸을 통제하는 힘이 사라져 가고 있었다.
화상으로 인하여 움직이기가 힘들다. 이 한 방에 모든 것을 집중한다.
다시금 신무기로 놈의 심장을 찌르려 했다.
당연히 쉽지 않았다. 심장만큼은 어떻게든 보호하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강력한 공격을 허용한 뒤 심장으로 파고들었다.
퍼어어억!
쩌저저적!
어깨가 박살 나는 것 같았다.
고통을 감내하고 심장으로 검을 찔러 넣었다.
-소용없다!
하지만 놈의 심장으로 핵탄두를 날려 보내는 데 성공하였다.
물의 기운을 머금은 핵이 골렘의 심장에서 터졌다.
제118장. 신급 무기
쿠아아아앙!
골렘의 몸이 분해되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조금 전에도 일어났었다.
골렘은 불의 화신 그 자체였기에 불에는 그다지 데미지를 받는 것 같지 않았다.
혹시라도 심장에서 터지면 데미지를 입힐 수 있지 않을까. 그 안에 물 속성 데미지를 추가할 수 있다면 아무리 놈이라고 해도 버티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어림없다!
“실패인가?”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열기로 인하여 눈을 뜰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이번 공격마저 실패하면 어처구니없이 죽어 버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정말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 세계의 정점에 서려 하는 이때 급사를 해 버린다면 도대체 한국은 어찌 될까?
점점 강력한 적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는 이때 내가 죽으면 전 세계는 막대한 타격을 입고 말 것이다.
어쩌면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르겠다.
점점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화르르륵!
주변으로 화기가 침범한다.
정령력도 바닥이 났고 이미 엘퀴네스는 자신의 힘을 핵탄두에 모두 실었다. 지금은 소환이 해제된 상태였다.
자력으로 버티는 것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치이이이익!
살가죽이 벗겨지고 있었다.
호신강기를 둘러 간신히 막고 있었지만, 주변의 압력이 거세지면서 몸을 완전히 뭉개 버릴 기세이다.
놈의 몸이 다시 합쳐지려 할 때였다.
치이이이익!
-이건 무슨?
퍼어어엉!
물 폭탄이 쏟아졌다.
그야말로 홍수가 난 듯이 물이 쏟아졌는데 모두 놈의 심장에서 터져 나온 것들이었다.
엘퀴네스가 사력을 다시 물 속성을 추가하였느니 그것이 평범할 리가 없었다.
골렘이 소리를 질렀다.
-안 돼!
치이이이이!
골렘의 몸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완전히 물에 녹아 없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허억! 허억!”
숨이 가빠진다.
정신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다. 지금 내가 두 발로 땅을 딛고 있는 것만도 기적적인 일이었다.
“끄윽.”
저벅저벅.
천천히 신검을 향해 나아간다.
지금의 상태로는 회복이 힘들다. 하지만 내가 신검을 손에 쥐면 달라질 것이다.
물론 골렘을 죽이면서 경험치도 올랐다.
띠링!
[최초로 신급 유적 수호자를 처치하였습니다!] [업적 달성으로 명성이 1,000 증가합니다!] [추가 스탯 100개가 증가합니다!] [경험치 100,000,000을 얻었습니다!]하지만 그뿐이었다.
골렘을 죽였다고 해서 레벨이 오른 것은 아니었다.
1억의 경험치라면 어마어마한 수치였지만, 그것으로 레벨 업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였다.
그렇기에 신검을 믿어 보는 수밖에 없다.
재단을 올라가는 것도 힘겹다.
화르르륵!
“크윽!”
피부가 녹아내린다.
화기가 피부 안으로 파고들어 장기를 손상시키고 있었다.
완전히 몸이 익어 가고 있는 것이다.
눈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호신강기를 최대한 쥐어짜 본다.
아이템은 버티고 있었지만, 그것이 육체로 스며들고 있는 화기를 모두 막아내지는 못했다.
드디어 화신의 검 앞에 이르렀다.
화신의 검을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