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25
나 혼자 프리서버 025화
025
레벨로 랭크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레벨이 올라가면 사냥을 그만큼 오랫동안 했다는 뜻이고 장비와 스킬, 스탯 등이 발전한다. 그렇기에 레벨 50 정도를 A랭크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S급은 어떨까.
나는 독재자 서버에서 오랫동안 게임을 했고 지금은 지존으로 군림하고 있다. 경험에 비춰 보면 대략 레벨 60은 되어야 S랭크가 될 수 있다.
레벨 40도 그랬지만 50에는 상당한 특전이 있었고 60도 마찬가지였다. 레벨 70이 되면 또 다른 특전이 붙는다. 이것만 잘 이용하면 충분히 한 달 안에 S랭크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했다.
끼이익.
생각을 마친 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냥은 사냥이고, 오늘은 누나에 관한 생각 때문에 미칠 것 같았다. 그러니 술병을 들고 병나발이라도 불고 미리엄 월드에 접속하여 만취 게임이라도 해야 기분이 나아질 것이다.
얼큰하게 취한 후에 미리엄 월드, 그러니까 불법 사설 서버인 독재자 서버에 접속하였다.
서버에 접속을 하자마자 게시판에 ‘!’ 표시가 떠 있었다. 이번에 업데이트를 한 내용을 적어 둔 것이었다.
통상적으로 업데이트는 이용하기에 따라서 랭킹 순위가 바뀔 만큼이나 중요한 경우가 많았다.
어쩌면 PK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었으므로 나는 게시판을 정독하기로 했다.
12차 업데이트 내용
1. 3차 전직에 퀘스트의 난도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2. 본 서버에 등장하는 몬스터와 아이템을 추가하였습니다.
3. 서버 최종 보스인 광룡 ‘카이너스’가 드래곤 레어에 추가됩니다.
4. 광룡 카이너스에게서는 ‘여신의 눈물’이 드랍되며…….
“……!”
나는 눈을 비볐다.
아무런 생각 없이 게시판을 읽어 내려가고 있는데 여신의 눈물이 언급된 것이다.
지금까지 소문만 무성하였던 여신의 눈물을 드디어 찾는 건가.
미리엄 월드의 본 서버는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 현실에서 나타난 몬스터와 아이템만 추가를 하는 것이다.
본 서버의 업데이트를 독재자 서버에서도 가져왔고, 이곳에서 잘만 하면 여신의 눈물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에서 여신의 눈물을 바로 얻을 수 있다는 말은 아니고 레이드를 직접 해 보아야 난이도를 판단할 수 있다.
미리엄 월드 자체가 꽤나 정확하게 현실을 반영했다. 현실 반영 팀이 따로 있을 정도였으니 이곳에서 레이드에 성공한다면 현실에서도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좋아, 이거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여신의 눈물을 구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 나는 독재자 서버에서 지존으로 통하고 있었으며 동료 길드원의 아이템도 대단했다. 그러니 길드 전체가 달려들면 광룡 카이너스의 레이드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곧바로 ‘지존 길드’의 길드원들을 호출했다.
“다들 광장으로 모이시기 바랍니다.”
-길드장님, 무슨 일인가요?
-어디 길드와 전쟁이라도 났어요?
“오늘, 광룡 카이너스 레이드를 하겠습니다.”
-……!
길드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광룡 카이너스는 바로 오늘 업데이트되었다. 그 때문에 상당히 위험할 것이라고 직감되었다.
하지만 레이드를 한다고 손해 볼 것은 없었다.
최악의 경우 전원 몰살이겠지만, 그런 식으로 레이드에 실패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했다. 현실처럼 죽는다고 완전히 삶이 끝나는 것도 아니었다. 재수 없으면 아이템을 떨어뜨릴 수도 있겠지만 PK가 아니고서는 아이템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작았다.
메인 마을 광장으로 길드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웅성웅성.
이곳에 있던 다른 유저들은 하나둘 자리를 떠났다.
오늘같이 우리 지존 길드의 길드원이 모두 모이는 날이면 ‘학살’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오늘은 전쟁 때문에 모인 것은 아니었다.
“광룡을 잡으러 갑니다.”
“가능하겠습니까?”
“어차피 우리 길드가 아니면 광룡을 잡을 수 있는 집단은 없겠죠.”
“그건 길드장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한번 해 봅시다!”
“와아!”
길드원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서버 최고 보스의 등장이었다. 당연히 레이드에 성공하면 꽤나 높은 보상이 내려질 것이다.
나는 주로 PK를 하고 다녔고, 이 길드를 창설한 이유도 전쟁을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구장창 전쟁만 하고 다닌 것은 또 아니었다.
좋은 아이템을 착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사냥을 해야 한다. 보스 레이드를 통하여 좋은 장비들을 파밍하고 강화하여 착용해야 한다.
레이드에 성공하면 길드원들에게는 기여도에 따라서 정확하게 아이템이나 보수를 분배하였기에 그들 역시 레이드를 선호했다.
레이드 경험도 게임 내에서는 우리 길드가 가장 많았다.
나는 효율적으로 역할을 분배했다.
그러고 보니 게임상의 이런 경험도 현실에 반영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어차피 미리엄 월드 자체가 현실을 기반으로 하였으니까.
다른 것이 있다면, 서버에 특화된 여러 가지 시스템들이었다.
“메인 탱커는 제가 합니다.”
“괜찮겠습니까?”
“네, 괜찮아요.”
나는 서버 최종템인 마왕 시리즈로 무장하고 있었다.
여기서 내가 버티지 못한다면 현실에서도 불가능할 것이다.
그걸 시험하기 위해서, 그리고 여신이 정말로 눈물을 흘리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레이드는 필요했다.
역할 분담을 마친 후에 사냥터 이동주문서를 구매했다.
모두들 카이너스의 레어로 가는 주문서를 구매하였다.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다들 이동합시다.”
쿨렁!
주변의 전경이 변하였다.
레이드를 위하여 카이너스의 레어에 도착한 것이다.
모든 길드원들이 모였다.
시계를 바라보았다.
현실과 게임의 다른 점이라면 보스가 나타나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었다.
항상 보스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나타나는 시간이 있었기에 정확하게 시간에 맞춰야 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10분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길드장님, 정확하게 10분 후에 카이너스가 뜹니다.”
“1분 정도 남았을 때 풀 버프 하고 나서 레이드 시작합니다. 각자 포지션들 잘 확인하고요.”
“알겠습니다!”
길드원들은 우렁차게 대답했다.
과연 카이너스에게 무엇이 드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 보니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현실에서 광룡 카이너스가 등장하여 놈을 죽인다고 해서 과연 여신의 눈물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무엇이 드랍되는지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많은 연구를 통해 드랍기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직접 레이드를 하지 않고 해당 보스에게 드랍기로 스캔하는 것만으로도 어떤 아이템이 떨어질지 예측할 수 있었다.
물론 카이너스는 최종 보스인 만큼, 현재로서는 누구도 레이드를 할 수 없었고 드론을 보내서 스캔을 하게 했다. 그것이 게임에 반영되었고 본 서버의 내용을 독재자 서버에서 그대로 베껴 왔다.
현실에서는 누구도 놈을 잡을 수 없었고 아직 본 서버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이 가능한 곳은 오직 프리서버뿐이었다.
즉, 우리가 광룡 카이너스를 잡을 수 없다면 그 누구도 잡을 수 없다는 뜻이었다.
독재자 서버에서 레이드가 가능하다면 현실에서도 가능하다. 내가 현실에서 프리서버 시스템을 적용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실패하면 사실상 카이너스를 잡는 것은 불가능했다.
서버 특화 아이템인 마왕 시리즈로 도배되어 있었기에 수많은 버프와 특화 버프, 길드 버프까지 몸에 두르고 수많은 강자들의 지원을 받는다. 그렇게 했음에도 불가능하면 카이너스를 잡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시간 됐습니다.”
“풀 버프 합시다.”
파아아앙!
사방에서 찬란한 광채가 터져 나왔다.
[어질리티 업(Agility up) +20 민첩] [스트롱 업(Strong up) +20 힘] [위즈덤 업(Wisdom up) +20 지혜] [아머 업(Armour up) +10 물리 방어]…….
[어디셔널 어택((Additional Attack) +15 추가 물리 타격] [어디셔널 매직(Additional Magic) +10 추가 마법 타격] [웨이트 디크리스(Weight Decrease) 무게 30% 감소]무려 20종에 달하는 버프가 적용되었다.
1차, 2차, 3차 전직을 할 때마다 새로운 버프와 스킬들이 생겼고 길드 버프도 마찬가지였다.
길드가 성장함에 따라 버프는 늘어나고 더욱 강력해진다.
당연히 ‘지존 길드’는 만렙이었고 그에 걸맞은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버프만으로 두 배는 강해질 만큼이나 말이다.
그밖에도 여러 가지 효율적인 버프들이 있었다.
하이 엘프를 3차까지 전직하면 데미지 반사 버프까지 동반된다. 확률적이기는 하지만 강력한 일격을 반사시킬 수 있다면 보스가 자신의 공격에 오히려 데미지를 입을 수 있다. 이건 독재자 서버에만 있는 사기적인 버프였다.
다른 클래스로 하이 엘프를 이길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강력한 한방기를 썼다가 반사된다면 오히려 자신이 즉사할 수도 있다.
이는 현실에서도 적용될 것이었다.
차앙!
나는 마왕의 장검과 방패를 들었다.
온몸에서 마나가 뿜어져 나온다.
검은 기류가 넘실거린다. 가장 먼저 앞으로 나섰다.
여기에서 마지막으로 할 일이 있었다.
하이 엘프의 궁극기라고 할 수 있는 정령왕 소환이었다.
제14장. 보스 레이드
“정령왕 소환.”
[4대 정령왕 중 3인이 소환됩니다. 어떤 정령왕을 소환하시겠습니까?]“땅의 정령왕은 배제한다.”
[불의 정령왕 이프리트, 바람의 정령왕 미네르바, 물의 정령왕 엘퀴네스가 소환됩니다.] [LV. 100의 소환 효과를 얻습니다.]스아아아!
언제 봐도 장엄한 광경이었다.
각기 다른 원소들이 모여들었고 그것이 하나의 구체를 이루었으며 휘황찬란한 빛과 함께 형체를 만들었다.
불새의 모양을 하고 있는 이프리트,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인 미네르바, 물로 빚어진 빛의 정령체 엘퀴네스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쳇, 귀찮게 또 불렀군. 이번에는 뭔데?
-또 만났군요. 당신을 위해 적을 섬멸하겠어요.
-주인님을 뵙습니다.
“…….”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정령왕들이었다.
불의 정령왕은 약간 반항적이었고, 바람의 정령왕은 주인에게 사랑의 감정을 품고 있었다. 물의 정령왕은 충직한 신하의 느낌이었다.
어쨌거나 나로서는 싸움만 잘해 주면 되는 일이었다. 성격은 제각각이었지만 절대 주인을 배신할 일은 없다.
‘언젠가는…….’
현실에서는 하급 정령 소환에도 쩔쩔매는 나였다.
게임 속, 그것도 프리서버에서 지존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현실에서의 나는 각성한 지 며칠 되지 않은 애송이였다.
하지만 언젠가는 정령왕을 소환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쿠구구구구!
지진이 일어났다.
레어 전체가 흔들렸고 사방으로 땅의 기운이 퍼져 나갔다.
현지 조사팀에 의하면 카이너스는 대지의 드래곤이었다. 그 덕분에 땅 계열 속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문에 땅의 정령왕을 배제했던 것이다.
카이너스를 스캔함으로써 드랍되는 아이템이나 전투력, 기술 등도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본 서버에 반영되었다.
독재자 서버에서도 마찬가지였으니 이건 현실에서 있을 전투를 가상으로 체험하는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하였다.
-어리석은 인간들이로구나! 죽을 자리를 잘도 찾아왔구나!
쩌렁쩌렁한 음성이 고막을 때렸다.
길드원들은 긴장하였다.
몰살을 당하면 마을에서 부활하면 그만이지만, 만약 여기서 레이드가 가능하다면 실질적으로 아이템을 얻는 것은 물론이고 명성을 떨치게 될 것이다. 그 때문에 긴장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