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3
나 혼자 프리서버 003화
003
헌터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였기에 국가에서는 길드에서 헌터들을 채 가기 전에 어떻게든 헌터를 국가 소속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하지만 F급 헌터는 별 쓸모가 없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잠재력 테스트를 해 보시겠습니까? 국가기관에서 무료로 해 드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헌터로 등록하시고 자격증을 발급받으셔야 하니까요.”
“잠재력이요? 뭐, 그럽시다.”
F급 헌터로 각성하였어도 잠재력이 높게 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잠재력은 말 그대로 미래에 그만한 힘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나타내는 수치이다. F급 헌터라고 해도 잠재력 수치에서 B등급을 받으면 빠른 시간 안에 그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강성진은 살짝 실망한 기색이었지만, 내 잠재력이 높을 수도 있었기에 끝까지 기대를 버리지 않는 것이다.
“그럼 가실까요?”
“그럽시다.”
물론 나는 국가에 소속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지금도 허수아비를 치고 싶어 손이 근질거렸다. 정말로 프리서버 배율로 각성을 하였는지 궁금하였기 때문이다.
병원 밖으로 나와 보니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내게 명함 한 장씩을 내밀었다.
“이번에 잠재력 테스트받으시면 저희 길드로 연락 좀 주십시오! 웬만하면 연봉 10억은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잠재력에서 C등급 이상을 받으신다면 길드 차원에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오랜 노하우로 3개월 안에 잠재력 등급까지 랭크를 올려 드리겠습니다!”
“연락 부탁드립니다!”
“아, 예.”
이게 뭔 일인가 싶었다.
대충 슥 훑어보니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메이저 길드의 사람들이었다.
헌터 스카우트. 즉, 길드에는 헌터 수급을 위한 부서가 따로 있었고 담당자들은 새로 각성한 헌터를 자신의 길드로 끌어들이기 위해 각축을 벌였다.
물론 그건 내가 최소한 D등급 이상의 잠재력을 확정받아야 가능할 일일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세계에서 철저하게 약자에 불과하였던 내게 러브콜들이 쏟아지니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었다.
달칵.
더욱이 고급 세단까지 지원해 주는 헌터 관리부 직원들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워어, 대체 이게 뭔 일이래?”
“귀족이 되신 거지요.”
“귀족이 되었다니요?”
“몬스터 부산물 처리를 하셨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이 바닥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충분히 아실 거라 봅니다.”
“아아!”
나는 아직도 헌터로 각성하였다는 사실을 깜빡하고 있었다.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철저하게 을의 입장이었던 내가 갑질을 할 수 있는 헌터로 각성했다고 하는데 한순간에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하하. 귀족이라니요. 귀족이 되려면 최소한 C급 이상은 되어야지요.”
“F급 최하급 헌터라고 하더라도 일반인에 비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돈을 벌지요. 게다가 대우 자체가 다릅니다. 헌터가 되고 나서 아직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셔서 그렇지, 어디를 가나 관심을 받게 되실 겁니다.”
“그런가요?”
“확실합니다. 겉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헌터가 되고 나서의 세상은 완전히 다르니까요.”
강성진 과장 역시 헌터였기에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보통 헌터가 되면 몇 가지 길을 선택할 수 있다.
길드에 소속된 길드원, 혼자 활동하는 자유 헌터, 국가에 소속된 군인 헌터까지. 때로는 이들이 혼합된 형태도 있었고 용병으로 채용이 되기도 했다.
어쨌거나 강성진은 헌터였고 군인 헌터가 되기로 하였으며 지금은 헌터를 스카우트하였다. 그러니 이 바닥 생리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아마 긴장이 많이 되실 겁니다. 하지만 편하게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잠재력이 높게 나오신다면 군인 헌터를 권해 드리고 싶군요.”
“글쎄요, 국가가 저에게 해 준 것이 별로 없어서 말입니다. 그런 도둑놈들과 일하기는 좀 그렇잖아요?”
“으음.”
강성진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사실인 걸 어쩌란 말인가.
나라에서야 세금 뜯어 가기에 바빴지 언제 서민들을 생각했던가. 그러니 영 믿음이 가질 않는다.
“그렇다면 좋은 길드를 제가 연결해 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독고다이로 활동하는 것이 좋은지라.”
“……일단 잠재력부터 테스트하시죠.”
강성진은 최대한 말을 자제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말을 막 했다가 내 등급이 높게 나오면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한국 헌터 연구소에 도착했다.
연구소 밖에는 길드에서 나온 사람들이 수십 명이었고 이곳에는 몇몇 예비 헌터들이 등급을 확인하기 위해 대기하는 중이었다.
법적으로 헌터의 등급은 외부로 알리게 되어 있었다. 헌터 영입에 공정함을 기하기 위해 가결된 법안이다.
그 때문에 헌터들의 잠재력이 터져 나올 때는 득달같이 길드 담당자들이 달려들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됐다.
“나경철 씨?”
“아, 예.”
예쁘게 생긴 담당자였다.
이십 대 후반 정도 되었을까. 흰 가운을 입은 담당자는 나를 기계 안으로 밀어 넣었다.
MRI와 같은 원통형의 기계가 요란한 소리를 냈다.
빠지지직!
“지금 몸속으로 마나라고 불리는 물질이 흘러 들어갈 거예요. 거부하지 마시고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그러지요.”
뭔가 따듯한 물질이 몸속을 가득 채우는 느낌이다.
그 물질은 빠르게 내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위이이잉!
눈앞에는 실시간 전자식으로 확인이 가능한 수치가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F급 초과. E급 초과. D급 초과. C급 초과…….]위이이이잉!
“허억!”
“SSS급 초과라고!”
빠직!
급기야 기계에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제2장. 목표는 지존이다
빠지지직!
기계 안에서 타는 냄새가 진동하였다.
전문가가 아니어서 도대체 기계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추측은 가능했다.
잠재력 측정기는 헌터가 어느 정도의 마나를 수용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본다. 마나는 주변에서 빨아들여서 공급해 주었는데, 기계가 공급할 수 있는 마나를 초월하면 고장이 나고 만다.
눈앞에 홀로그램으로 수치가 깜빡거리고 있었다.
[측정 불가!]측정 불가라는 붉은 글자가 떠올랐고 연구원들은 경악하여 입이 쩍 벌어졌다.
일단 법적으로 헌터가 된 사람은 잠재력 수치를 공개하게 되어 있었기에 담당 여직원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외쳤다.
“SSS급 초과, 기계 고장입니다!”
“SSS급 초과라고?!”
웅성웅성.
당연히 난리가 났다.
SSS급 초과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현재 헌터계의 지존으로 불리는 백연하가 SS등급인 것을 감안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치였다.
밖으로 나오자 당혹한 기색이 역력한 사람들의 얼굴이 보였다.
특히나 강성진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는 극도의 흥분 증세를 보였다.
“부, 부디 군인이 되어 주십시오!”
“글쎄요.”
어느새 이곳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들은 내 앞을 막고 있는 경호원들을 밀치며 다가왔다.
“저희 크라운 길드와 계약해 주십시오!”
“연봉 무한대! 무한대입니다!”
“협상할 기회를 주세요!”
여기저기에서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이것으로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어제 헌터로 각성한 것이 꿈은 아니었고, 프리서버 배율이 나에게만 적용되었다는 것도 허깨비를 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과연 여기서 어떤 단체와 얽히는 것이 좋은 일일까?
절대 아니다.
프리서버 배율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는 확인을 해 보아야겠지만 정말로 내가 SSS급 이상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면 혼자 돈을 벌고 갑질을 하는 것이 장땡이었다. 길드를 만들어도 내가 만든다.
“에헴.”
헛기침을 하자 거짓말처럼 웅성거림이 멎었다.
길드에서 나온 사람들은 간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어떻게든 모셔 가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는 눈빛이다.
몬스터 웨이브가 터진 후에 철저하게 ‘을’의 입장으로 살아온 나로서는 이색적인 일임이 분명했지만, 내가 사냥하여 길드나 국가에 헌납하는 일은 아깝기 그지없었다. 내가 독식할 수 있는 걸 왜 나누어야 한단 말인가?
“한 말씀 드리지요.”
“…….”
“우선은 제가 어떤 단체에 소속하게 될 일은 없습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도 모르겠고요.”
“자유로운 사냥을 보장해 드립니다!”
“빠른 속도로 발전을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아,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다니까요. 제가 몬스터 부산물 처리반을 데리고 다니면 돈을 더 많이 벌 텐데, 왜 굳이 길드나 국가에 소속이 되어야 하냐고요. 그리고 또 하나. SSS급 이상의 잠재력이 정말로 있다고 보십니까?”
“분명히 초과를 했다고…….”
“기계 고장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기계 고장.”
“기계 고장?”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기계가 고장 났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담당자가 안에서 외치는 소리만 들었다.
순간,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그러니까 너무 설레발치지들 말죠?”
“연구원님! 정말 기계 고장입니까?!”
크라운 길드의 매니저가 물었다.
담당자는 허둥지둥하다가 머리를 긁적였다.
“일단 그렇기는 한데…….”
“확실하게 해 주세요! 기계 고장이 확실해요?”
“기계가 고장 난 것은 확실해요.”
“아아!”
매니저들은 탄성을 내뱉었다.
만약 기계 고장으로 잘못 측정된 것이라면 이렇게 흥분하는 것 자체가 오버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럼 그렇지.”
“당연히 F급 판정을 받은 헌터한테 SSS급이 떴다는 게 말이 되나? 백연하도 S급 판정을 받고 잠재력 테스트를 했다는데.”
“그건 그렇지?”
“에이, 괜히 흥분했네.”
나는 입꼬리를 올렸다.
의도대로 되어 가고 있었다.
괜히 지금 내가 부각되어서는 안 된다. 쓸데없이 많은 관심을 받게 되면 사냥할 시간도 없어질지 모른다.
가뜩이나 F급부터 시작해야 해서 시간이 없는데 이리저리 휩쓸리다 보면 성장이 더뎌질 것이 뻔했다.
몬스터 웨이브가 터지고 5년.
초기에 각성한 헌터들은 아이템도 빵빵했고 레벨도 높았다.
등급이라는 것이 꼭 레벨을 따라 올라가는 것은 아니었다. 종합적인 평가였는데, 그렇다고 레벨과 무관하다는 뜻은 아니다.
레벨이 높을수록 강하다는 건 절대적인 진리였던 것이다.
나는 그렇게 돌아가려 했다.
기계 고장이라고는 했지만, 측정 불가 판정을 받은 것은 맞았다.
기계 때문에 측정 불가 판정을 받은 건지, 진짜로 내가 SSS급 이상의 잠재력을 가져서 그런 판정을 받은 건지는 오직 나만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연구원 아가씨가 소리쳤다.
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그녀에게 쏠렸다.
“측정 불가 판정을 받은 건 확실해요! 저희 연구소에서도 그렇게 헌터증을 발급할 것이고요.”
“측정 불가라!”
“그러니까 나경철 씨가 F급일지 SSS급일지는 모른다는 뜻이에요. 다시 측정을 받아 주신다면 모르겠지만……. 그렇게 해 주실 건가요?”
“측정 불가 판정을 달고 다니면 불법이오?”
“아니요, 그건 아닌데.”
“그럼 뭔 상관인데?”
“저기요!”
나는 손을 휘휘 저었다.
이번 일로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게 뭐, 어쨌다는 건가. 오해할 사람은 오해를 하든지, SSS급 이상이라고 믿을 사람은 그렇게 믿으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