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33
나 혼자 프리서버 033화
033
[경고! HP가 15% 이하입니다!] [귀환을 권장합니다!]“젠장! 터져라!”
파아아앙!
그때였다.
화려한 임팩트와 함께 확률의 단검이 터졌다.
단검은 사라졌고 엄청난 데미지가 마족의 몸을 둘러쌌다.
“……!”
그러고는 마족에게 붙어 있던 모든 성기사들이 나가떨어졌다.
***
“끄아아아악!”
마족은 온몸이 불타오르며 뒤로 튕겨 나갔다.
내 손은 허전했지만, 확률의 단검이 터졌다는 사실은 성기사들도 알고 있을 것이었다.
“그게 터지다니!”
“목숨을 걸고 확률의 단검을 사용하였군!”
“그건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당연히 단검은 사정거리가 짧다.
장검을 사용하는 것과 단검을 사용하는 것은 위험성 자체가 달랐다. 성기사들이 새삼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마족이 물러난다!”
“와아아아!”
“다음에는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번쩍!
마족은 전형적인 대사를 내뱉고는 일그러진 공간 안으로 사라졌다.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우웨웨웩!”
피를 한 움큼이나 토했다.
전신이 멀쩡한 곳이 없었다. 사제들의 힐이 나에게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HP가 빠르게 회복됩니다.] [HP가 25% 이상입니다.] [HP가 35% 이상입니다.]“허억! 허억!”
정말 죽을 뻔했다.
그때 확률의 단검이 터지지 않았다면 어찌 되었을까. 상상하기도 힘든 결과를 만들어 내었을 것이다.
피가 어느 정도 차올랐다.
신기하게도 방금까지만 해도 죽을 것 같았는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역시나 게임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받고 있기 때문일까.
이러다가 죽으면 영원히 게임 오버라니. 그야말로 하드코어 극악 난이도가 아닐 수 없었다.
성기사단장이 외쳤다.
“죽은 자는 없나?!”
“없습니다!”
“좋아. 중상자는?”
“전부 회복하였습니다.”
포션과 치료마법이 있었기에 중상자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 장기요양을 해야 할 정도가 되면 전신이 쇠약해져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했다.
“자, 출발한다!”
“예!”
성기사단장 아벨은 조금 전에 보았던 충격적인 장면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호송에서 모험가가 아니었다면 틀림없이 몰살을 당할 수도 있었다. 당장 전멸되지는 않았지만, 천천히 밀리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모험가는 확률의 단검을 사용했다.
리치(사정거리)가 짧은 확률의 단검은 웬만한 담력과 실력이 없다면 사용할 수 없었다. 그것도 보스에서 말이다.
바짝 붙어서 칼질을 해야 했기 때문에 방어하기가 수월하지 않았고, 자칫하다간 제1 타깃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모험가는 성기사의 자질을 모두 갖췄다고 볼 수 있었다.
“부단장.”
“예, 단장님.”
“자네는 모험가를 어떻게 보았나?”
“대단한 실력자입니다. 물론 실력이 운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담력 하나는 대단합니다.”
“그렇지? 그렇지 않아도 요즘 교단에서 자유 성기사를 충원하고 있는 모양이던데, 저자라면 어떻겠나?”
“자유 성기사를요?”
부단장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섣불리 추천했다가 모험가가 사고라도 치면 추천한 사람이 죄다 뒤집어써야 한다. 즉, 그의 신원보증인이 되기 때문이다.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실력만으로 평가를 하세.”
“그렇다면 문제 될 거 없지요.”
저벅저벅.
아벨은 성큼성큼 성기사들을 앞질렀다. 그리고 선두에서 걸어가고 있는 모험가를 불렀다.
“자네?”
“네, 단장님.”
“혹시 자유 성기사가 될 생각이 없는가?”
단장은 거두절미하고 물어왔다.
‘자유 성기사라니!’
정말 놀랄 일이었다.
자유 성기사가 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성기사로서의 지위는 누리면서 자유롭게 여행을 다닐 수 있다는 뜻이었다.
다만 교단의 부름에는 응답을 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자유 군인과 비슷한 신분이라 말할 수도 있었다.
나는 자유 성기사가 되면 누릴 수 있는 혜택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성기사 버프는 물론이고 최소한 특화 마을과 영지, 필드 곳곳에 있는 신전의 우호도가 맥스(MAX)를 유지하지. 무구들도 싼 가격에 살 수 있고, 사제 지원도 받을 수가 있어!’
혜택이 너무 많았다.
거절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추천해 주신다면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허허허! 내 그럴 줄 알았지. 다만 아무나 성기사 서임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네. 적절한 시험을 통과해야 하지.”
“적절한 시험이요?”
“자네라면 할 수 있을 거라고 보네.”
“음…….”
“생각 있나?”
성기사 시험이라는데 사람을 사지에 밀어 넣지는 않을 것이다.
신전 퀘스트와는 별개로 생각해야 하고, 믿음에 관한 시험이나 성기사들과의 대련이 주를 이루지 않을까 싶었다.
문제는 내가 독재자 서버에서 활동할 때 아무도 성기사 서임을 받은 유저가 없었다는 것이다.
겪어 보지를 않았으니 여기서 어떤 요구를 할지는 모른다.
“오늘은 늦었고, 내일 시험을 봐도 될까요?”
“당연하지. 그건 유효하네.”
“감사합니다. 내일 시험을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허허허! 자네 같은 용기 있는 기사가 성기사가 되어 준다면 교단의 복이 아닐 수 없네. 꼭 시험에 통과하게.”
“예, 단장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죽이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실패를 한다고 해도 목숨은 보전시켜 주지 않을까.
지금은 그렇게 믿는 수밖에 없었다.
서버 특화 구역의 본 성 레지나.
서버 특화 구역은 몇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메인 마을의 역할을 하는 곳 이외에도 본 성이 따로 존재하고 있었다.
이건 서버에 따라 달랐는데, 본 성은 운영자가 직접 케어를 하기에는 너무 광대해서 주요 NPC와 기능들을 작은 마을에 몰아넣는 경우가 많았다. 주로 본 성은 공성전을 할 때 사용되었다.
본 성은 공성전에 사용되는 만큼 웅장한 성채를 가지고 있었고 영주성은 거대하기 그지없었다.
기본적으로 공성전이 진행되면 방어를 하는 측에서는 경비병의 지원을 받는다. 즉, NPC의 지원을 받는다고 볼 수 있었다.
영주성을 점령하거나 영주를 죽이거나, 혹은 영주를 사로잡으면 깃발이 바뀌고 해당 영지는 점령한 길드의 소유가 된다.
공성전을 진행하여 승리하면 영주 길드라고 하여 추가 버프와 추가 경험치, 세금 조달, 특화 마을에서 판매하는 여러 가지 무구들과 소모품 등의 할인, 여관 무료이용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이건 프리서버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형 길드가 흥하는 이유는 바로 영주 길드의 이점 때문이었다. 여기에 더하여 한 길드가 다른 영지를 중복하여 소유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때 추가 버프가 더해진다. 그 때문에 이미 자리를 잡은 길드 소유의 영지를 점령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일이었다.
하지만 서버 특화 영지는 달랐다.
점유하고 있는 길드 자체가 없었고 만약 공성전을 하게 되면 경비병만 죽이면 된다. 동원되는 경비병의 숫자는 대략 15명가량이었다. 대부분의 공성전의 경우에는 성벽에 의지하는데 길드원이 연합하여 방어를 하기에 경비병의 숫자가 적었다.
이 정도라면 공성전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본 성 외곽에는 거대한 신전이 세워져 있다.
이곳이 바로 비비안 교단의 본 단이다.
본 단에는 교황이 있었으며 추기경과 대주교, 성기사들이 활동하고 있었다.
교황 요한 6세가 우리를 환영했다.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귀하 덕분에 성녀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띠링!
[신전 퀘스트(2) 성녀 호송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경험치 7,500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신전 우호도가 100 상승합니다!] [성기사 입단 자격을 얻습니다!]“저희 신도가 되었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성기사단에 입단하려 한다는 말도 전해 들었지요.”
“은혜에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오늘은 피로하실 테니 쉬도록 하십시오. 시험은 내일 성기사단장이 진행할 겁니다.”
나는 깊게 고개를 숙였다.
아무리 NPC라고 해도 교황의 위세를 무시하지는 못한다. 물론 교단 자체가 서버 특화 영지에서만 적용되었지만, 교황에게 밉보이면 아예 영지에서 활동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영지라는 개념은 서버 특화 마을과 필드, 던전 등을 총칭하는 것이었기에 가능하면 교단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편이 좋았다.
지금 빨리 출발해야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할 것이다. 시간 관계상 어쩔 수 없이 어둠 속을 달려야 하는데 아까와 같은 보스 몬스터가 또 등장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기껏해야 오크나 코볼트 정도라고 할까.
마족의 등장은 성녀 호송 퀘스트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단장님, 내일 뵙겠습니다.”
“내일 오후 정도에 나오면 되겠군.”
“물론입니다.”
“이제 돌아가려는 건가?”
“그렇습니다만.”
“곧 있으면 해가 떨어질 텐데 밤길은 위험하다네. 우리 성기사들도 마을로 돌아가야 하니 함께 가도록 하게.”
“감사합니다.”
나를 비롯한 성기사들은 서둘러 돌아갈 준비를 하였다.
서버 특화 마을로 돌아왔다.
성기사들에게 인사를 하고 필드로 나왔는데, 어둠이 내려앉았음에도 불구하고 길드원들은 미친 듯이 사냥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들은 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강해지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나는 고블린을 잡고 있는 오세근을 불렀다.
“세근아!”
“형님 오셨소?”
오세근은 온몸이 피범벅이었다.
붉은 피가 아니라 녹색 피를 흠뻑 뒤집어쓰고 있었다.
하지만 힘든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온몸에서 활력이 넘쳐흐르는 듯 보였다. 정식 헌터가 되었다는 자신감 때문일까. 뭔가 분위기가 바뀐 것 같이 보이기도 했다.
“갔던 일은 잘됐소?”
“마족이 나타나는 바람에 뒈질 뻔했지. 확률의 단검으로 간신히 살아날 수 있었다.”
“허어! 형님도 이제 몸을 좀 사리시오. 길드를 만들자마자 길드장이 죽으면 우리는 어쩌라는 거요?”
오세근은 툴툴거렸다.
놈의 말이 맞았다. 나는 이제 혼자의 몸이 아니다. 내가 사라지면 길드는 곧바로 몰락할 것이기에 몸조심을 해야 한다.
그보다 오늘 본 성에서 느낀 점을 말해 주었다.
“생각보다 본 성의 방어가 허술해. 조금만 더 힘을 키우면 영주가 되는 건 문제없을 것 같다.”
제18장. 길드전
“헉! 지금 공성전을 하겠다는 거요?!”
“그래.”
우리들 곁으로 길드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하나같이 녹색 피를 뒤집어쓴 모습이었다.
나는 조만간 공성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야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었고 빠른 성장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웅성웅성.
공성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길드원들은 하나같이 우려를 나타냈다.
“성님, 아직 공성전을 하기에는 무리가 아니오?”
“맞습니다. 장비도 허접하고, 아직 초급 헌터에서도 벗어나지 못했슈.”
부정적인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공성전이라면 영지 자체를 먹겠다는 뜻인데 그것이 쉬울 리가 없다.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것이 당연했다.
나는 차분하게 설명했다.
“경비병 15명 정도만 죽이면 된다. 원래 영지를 점령한 길드가 있다면 힘들겠지만, 첫 공성전은 거의 무혈입성이지. 너희들도 알잖아? 미리엄 월드를 해 봤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경비병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