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37
나 혼자 프리서버 037화
037
어제 밤새 웃고 떠드는 바람에 애들도 한숨도 자지 못하고 유치원에 갔다고 한다. 그것만으로도 오세근은 유죄였다.
“험험.”
우리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밥 먹는 데 열중하였다.
조금 험했던 분위기가 사그라졌다.
이자영이 핸드폰을 내밀었다.
“어제 일 때문에 인터넷에 난리가 났어요.”
“어떤 난리?”
“어떤 난리기는? 깡패들이 부활했다는 기사부터 시작해서 아주버님이 일반인을 각성시켜 주는 대단한 사람이라나, 뭐라나.”
“으음?”
핸드폰을 받아서 인터넷 기사를 보았다.
“허얼.”
아주 가관이었다.
“이건 좀 그런데.”
“너무 시선을 끌었어요. 앞으로 어쩔 거예요?”
“어쩌기는? 그냥 이대로 활동해야지.”
“아직은 힘이 없다면서요?”
“힘은 생기기 마련이지. 아, 그리고 세근이가 헌터로 각성했다는 말은 했지?”
“그럼 기사의 내용이 사실이라는 말이에요?!”
이자영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누구도 일반인을 헌터로 각성시키지는 못한다.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전 세계에서 나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날 수도 있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려.”
“그게 무슨 말이에요?”
“길드원으로 받아들인 사람에 한해서는 각성시킬 수가 있지.”
“헉! 그것도 대단한 능력 아닌가요?”
“그럴지도 모르지. 그런데 길드원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그렇게까지 대단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
“길드원을 각성시키고 탈퇴시키면?”
“그럼 능력이 날아가겠지.”
“그래도 확실히 대단한 능력이기는 하네요.”
모든 사람을 각성시킬 수 있다고 하면 그건 사기적인 능력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내 능력에는 엄연히 한계가 존재하였다.
“나도 그럼 좋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니까.”
“그럼 잘 수습하도록 해요. 아주버님 하나 때문에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요.”
“하하하! 그럴 리가.”
“정부에 납치되어 실험체로 살아갈 수도 있고.”
“그건 사양할 일이지.”
이자영의 말을 듣고 보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었다.
일단 사람들이 멋대로 착각하는 것은 멈춰야 할 것 같았다. 그리하지 않는다면 이자영의 말대로 정부에 납치되어 실험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를 확보하기 위해 국가 간에 전쟁이 터진다면?
나 혼자 과대망상을 하는 것일 수도 있었지만 일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 그럴 공산도 충분할 것이라고 보았다.
오세근의 집에서 씻고 난 후에 우리는 집을 나서려 했다.
이자영은 나에 대한 걱정이 멈추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봐 왔기에 나를 친동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잘 수습해요. 알겠죠?”
“아, 알겠다니까.”
“이번 일 수습하지 못하면 정말 사달이 날 수도 있으니까.”
“알았다니까 그러네.”
“당신도 아주버님한테 신경 좀 쓰고요.”
“나야 항상 형님에게 충성이지.”
“충성 말고 머리를 쓰라는 말이지, 멍청아.”
“아, 알겠어.”
역시나 이자영의 포스는 대단했다.
하기야 건달들이 떼로 들이닥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여자가 바로 그녀였다. 워낙에 그쪽으론 이골이 나 있었기 때문이다.
현관을 나서고 나서야 이자영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전라도 망치가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던 군인들을 발견했다.
“성님, 웬 여군이 서 있소.”
“강 중령이네. 괜찮아. 뭐, 어제 일 때문에 찾아왔겠지.”
무슨 일 때문에 왔는지도 예상되었다.
사실 이자영이 걱정한 것만큼 지금의 상황이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이소희 기자를 불러 기사 하나만 내면 해결이 될 일이었다.
그보다는 다른 일의 처리가 더 중요했다.
“세근아.”
“말하쇼.”
“운영자 찾아보는 일은 어떻게 되었냐?”
“아, 그 일 말이지? 이미 이야기는 해 두었지. 그리고 연락을 준다고 했는데. 어젯밤에 온다고 했는데, 안 왔소.”
“술독에 빠져있느라 못 봤을 수도 있잖아.”
오세근은 투덜거리며 핸드폰을 열었다. 그러고는 반색했다.
“헉! 찾았다고 하오!”
제8장. 수습
“운영자를 찾았다고?”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지금 이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난리를 종식시키는 일보다 운영자를 찾아 나서는 일이 더 급선무였다.
운영자를 찾아내기만 한다면 독재자 서버의 모든 것을 알아낼 수 있다. 즉, 우리로서는 알 수 없는 버그나, 운영자가 서버 특화 필드 곳곳에 숨겨 놓은 이벤트성 던전, 더 나아가서는 유저들 모르게 만들어 놓은 시스템까지 알아낼 수 있었다.
그리된다면 나를 비롯한 길드원들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운영자라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편법도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문제가 좀 있소.”
“어떤 문제?”
“이 새끼가 서버를 중국에 두었네? 연변에서 서버를 두고 운영했는데, 언제 튈지 모른다고 하는데?”
“연변이라고? 한국도 아니고 프리서버를 중국에서 운영했다고?”
“법망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 사설 서버를 개설하는 건 예전부터 있었던 일 아니우? 우리만 해도 불법 도박장을 해외에 둔 적이 있었고.”
“이야, 철저한 새끼네.”
우리는 혀를 찼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었지만, 프리서버를 해외에 두고 운영했다니. 게다가 놈 역시 중국에 있는 모양이었다.
“어쩔 거요? 오늘 당장 날아가?”
“일단은 두고 보자.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수습해야지. 며칠 안에 가도록 할 테니까 심부름센터에 말해서 잘 지켜보고 있으라고 해.”
“그럼 추가금이 들어가긴 해.”
“상관없어.”
“알겠수. 그럼 바로 그리하도록 하지.”
오세근은 곧바로 아는 동생에게 전화를 넣었다. 그리고 운영자 놈을 잘 감시하고 있으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추가금은 상관없으니 그저 놓치지만 않도록 해 달라고 말이다.
이 정도로 단속을 했으면 됐다.
“그럼 나가 보자.”
오세근의 아파트 앞에는 군인들이 모여 있었다.
역시나 검은 정장을 입은 덩치들이 그녀를 호위하고 있었으며 강소라는 군복을 입고 대기하는 중이었다.
강소라는 나를 보자마자 반색했다.
“나경철 씨! 정말 반갑군요!”
그녀가 내 손을 덥석 잡는다.
당연히 슬쩍 손을 뺐다. 그녀가 싫어서가 아니라 제복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건달 짓 하던 놈들이라면 경찰 군인은 꺼리게 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무슨 일이야?”
“잘 아시면서 그러네요. 일단 타실까요? 제가 초보자 마을까지 모셔다드릴 테니 가면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죠.”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나와 오세근은 그녀가 몰고 온 차에 올라탔다.
차량은 부드럽게 앞으로 나가기 시작하였다.
널찍한 차 내부는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구조였다. 강소라가 그녀답지 않게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일반인을 각성시키신 건가요?!”
“그렇다면?”
“역시나!”
강소라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일반인을 헌터로 각성시키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소리는 듣도 보도 못했다. 전대미문의 상황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계가 정해져 있지 않다면 군단을 조직하는 것도 가능하였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다만 제약이 있기는 해.”
“어떤 제약인가요?”
“길드원만 헌터로 각성시킬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길드를 탈퇴하면 모든 효력은 사라지고 말지. 그냥 일반인이 된다는 말이야.”
“네에?!”
강소라는 다소 맥이 빠진 얼굴이었다.
나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일반인을 아무나 헌터로 만들 수 있다면 그건 사기적인 능력이다. 물론 프리서버 시스템이 적용된 것을 보면 그 자체가 개사기라고 볼 수 있었지만, 일반인을 헌터로 만드는 것에 비할 수는 없었다.
어디까지나 이건 오류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뿐이었다.
“하아…… 그런가요?”
“정부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겠는데, 신경을 꺼 주었으면 좋겠군. SSS급 잠재력만으로 일반인을 헌터로 모조리 각성시킬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나?”
“그러네요. 말도 안 되는 일이었어요. 하지만 그것만 해도 대단한 것 아닌가요? 길드원이야 늘리면 되는 것이고.”
“직속 길드원에 한해서만 각성이 되는데 그 숫자는 정해져 있지. 길드가 성장해야만 인원을 늘릴 수가 있어.”
“뭐가 그리 제약이 많아요?”
“낸들 아나?”
나는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나머지는 강소라가 알아서 생각할 것이다.
그 말을 끝으로 나는 입을 다물었다. 더 이상은 그녀와 할 말도 없었다.
초보자 마을에 도착하였다.
강소라는 아쉽다는 표정으로 배웅을 했다.
“정말 길드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맞아요?”
“맞다니까. 내가 당신에게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잖아? 그렇게 해서 얻을 게 뭐 있다고.”
“어쩔 수가 없네요.”
강소라는 물끄러미 나를 바라본다.
일반인을 각성시킬 수만 있다면 몬스터 사태를 쉽게 진압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아예 앞으로의 일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고, 그렇기에 쐐기를 단단히 박은 것이다.
강소라가 말했다.
“또 뵐게요.”
“웬만하면 한 달이 지나기 전까지는 안 봤으면 하는데?”
“노력해 볼게요.”
강소라는 인사를 하고는 사라졌다.
오세근 역시 아쉬움을 내비쳤다.
“일반인 각성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오.”
“어쩌겠냐? 사실인데.”
“그래도 길드가 성장하면 족히 수백 명은 각성시킬 수 있는 것 아니오?”
“수백 명은 무리일 거고, 한 150명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그것만 해도 엄청난 일이지!”
군인 헌터를 받아들이는 것은 직속 길드원이 아니라 방계 길드원의 형식이어야 할 것 같았다. 어차피 다른 사람들은 직속 길드원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었다. 오직 내가 믿는 사람들로만 정원을 채울 것이다.
웅성웅성.
초보자 마을에 도착하자 수많은 헌터들이 사냥을 준비하고 있었다.
오세근은 한 가지 맹점을 지적했다.
“정부에 해명을 했다지만 대중들에게는 아니오. 형님도 알다시피 대중들에게 밝히지 않으면 두고두고 괴롭힘을 당할 것이 뻔해.”
“그건 해명하면 그뿐이지.”
“누구에게?”
“안 보이냐? 널린 사람이 기자인데 아무나 붙잡고 인터뷰해도 되겠다. 그게 아니면 기자회견 비스무리하게 해도 상관없고.”
나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해명만 잘하면 더 큰 사태로 번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였던 것이다.
강소라는 몬스터 사령부로 복귀하였다.
상부의 명령을 받아 곧바로 확인하는 작업을 했다. 하지만 크게 실망을 하고 말았다. 일반인이라고 아무나 각성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직속 길드원만 각성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직속 상관인 유소찬 대령에게 보고했다.
“나경철을 만나고 왔습니다.”
“뭐라던가?”
“그러니까…….”
강소라는 그를 만나 나누었던 이야기를 간추려 설명해 주었다.
정부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각성이 간단한 일이 아니며 나경철 역시 아무나 각성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