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40
나 혼자 프리서버 040화
040
“우선 자네의 믿음을 시험하도록 하겠네.”
“믿음이요?”
나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종교 따위는 믿지 않았다. 종교라는 것 자체가 인간의 약한 마음을 파고들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 나에게 어떤 믿음이 있다는 말인가. 어쩌면 성기사단에 입단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아벨이 과제를 내주었다.
“여신을 배알하고 오게.”
“……!”
“여신을 만나서 그분에게 응답을 듣는 것이 첫 번째 시험이라네.”
띠링!
[성기사의 시험(1) 퀘스트가 발생하였습니다!] [신전의 기도실에서 여신을 배알하세요.] [보상으로 신전 우호도가 증가합니다.] [퀘스트 완료 후, 하급 성수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잘못 들었나 싶었다.
여신을 만나고 오라니?
***
이게 지금 진심으로 하는 소린가 싶었다.
원래 종교라는 것은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 신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현신을 할 수 있다고 기대하지는 않았다.
불교도 그렇고 기독교나 이슬람교도 마찬가지였다. 신이 이 세상에 강림하는 날 심판이 이루어질 것이며 그때 세계가 멸망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대다수가 아닌가.
그 때문에 나는 조심스럽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여신이 강림을 하십니까?”
“자네가 성기사의 재목이라면 강림하시겠지. 우리 역시 여신을 직접 배알하고 그분에게 사명을 받았다네.”
“으음.”
침음이 흘러나왔다.
어쩐지 상당한 난관에 부딪힌 듯한 느낌이다.
만약 신전에서 여신이 강림하지 않는다면 어찌 되는 걸까. 아마도 성기사단 입단은 물 건너갈 수도 있었다.
“일단 알겠습니다. 여신께 사명을 받아 보도록 하죠.”
“이쪽으로 쭉 들어가면 기도실이 있을 걸세. 그곳에서 홀로 기도를 하며 여신을 기다리도록 하게나.”
“아, 예.”
영 믿음직스럽지가 않았다. 사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십중팔구는 사이비라고 이야기를 할 것이다.
저벅저벅.
‘여신이 실재할 리가 없어.’
오만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갔다.
얼마 안 가 거대한 석상이 정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기도실에 도착하였다. 원래 이곳은 사제들이 기도를 올리는 곳인데 성기사가 시험을 받을 때는 깨끗이 비워 준다. 여신을 배알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기도를 하라고……?”
어떤 식으로 기도를 해야 할까.
지금껏 종교 따위는 가져 본 적도 없었기에 어떤 식으로 기도를 해야 하는지 몰랐다. 영화에서 본 것을 흉내라도 내야 하나.
일단 무릎을 꿇는다.
양손을 모으고 석상을 올려다보았다.
어떻게 해서든 기도하는 모습을 흉내 내어 본 것이었다.
“험험, 나는 나경철이라 하오. 여신이 있으면 응답하쇼.”
“…….”
“이게 아닌가?”
나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이게 무슨 짓인가 싶기도 하였고, 여신이 실제로 강림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가 없었다. 그건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였다.
내가 신적인 존재라고 해도 평소에 믿음 따위 있지도 않은 인간을 위하여 현신하는 뻘짓은 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성기사단 입단은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 그냥 신전 퀘스트나 수행하면서 누나를 치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아야겠다.
화악!
그때였다.
하늘이 열리더니 빛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빛의 온도가 붉어졌다. 그렇다고 뜨거운 것은 아니었다. 온몸이 따스한 솜털에 폭 안겨드는 것 같았다.
빛의 기운이 기도실 전체를 잠식하였다.
하늘에서 아름다운 여자가 사뿐히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뭐라고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성스러웠으며 신성력을 가득 머금고 있었다. 나에게도 신성력이라는 것이 일부 존재하였기에 저것이 얼마나 막대한 신성력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헉!”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다.
신의 존재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여신을 보게 되다니 당황스럽기도 하였다.
도대체 저건 무엇이란 말인가?
‘NPC인가?’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NPC가 아니고서야 여신이라는 존재가 직접 강림을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일단 여신에게 인사를 한다.
“아, 안녕하쇼.”
-나경철 신도님이 맞으신가요?
“그, 그렇습니다만.”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었어요. 이제야 저를 만나러 오셨군요.
“저를 아십니까?”
-잘 알고 있죠. 당신이 신들에 의해 선택되었다는 사실도. 그로 인하여 특수한 시스템이 주입되었다는 사실까지요.
“……!”
나는 놀라서 움찔했다.
이 여신이라는 존재는 나를 정확하게 규명하고 있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이 프리서버 시스템 때문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렇다면 최소한 NPC는 아니라는 뜻이었다.
‘정말 신인가?’
-의심스럽기도 하겠죠. 원래 여긴 존재하지 않는 마을이잖아요. 당신을 위해 준비된 곳이니 그런 반응은 당연해요.
그야말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여신의 존재를 부정할 수도 없었다. 서버 특화 마을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에서든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나는 입을 반쯤 벌리고 있었다.
도대체 지금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상상 속이나 설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여신이 내 눈앞에 직접 강림해 있었다.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악에 대비하도록 하세요. 그것이 당신의 사명이랍니다. 그때가 되면 다시 만나게 될 거예요.
스스스슷!
여신은 나에게 엄청난 양의 신성력을 주입해 주었다.
화아아악!
[신성력 10,000이 생성되었습니다!] [여신의 축복을 획득하였습니다!] [여신의 축복으로 인하여 강화 확률이 10% 증가합니다.] [여신의 축복으로 인하여 아이템 드랍 확률이 10% 증가합니다.] [여신의 축복으로 인하여 치명타 확률이 10% 증가합니다.]몇 가지 축복들이 쏟아졌다.
운과 관련되어 있는 것들이었다. 드랍이나 강화, 치명타 확률에 대한 것이었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을 때, 여신은 사라져 버렸다.
“아아!”
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너무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여신이 나에게 축복을 걸어 줌과 동시에 시스템을 적용해 주었다. 그렇다면 여신의 존재를 도대체 무엇으로 규명을 해야 하는 건가.
한참의 시간이 흘러서야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여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바로 규명할 수 없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했다. 그녀로 인하여 앞으로 헌터 생활이 조금 나아지리라는 사실을 말이다.
저벅저벅.
나는 터덜터덜 걸으며 신전을 나왔다.
굳이 내 얼굴을 확인하지 않아도 얼이 빠져있을 것이다.
웅성웅성.
성기사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의 목소리는 희미했지만 몇 가지 단어들이 귀속으로 날아들었다.
“여신을 배알했나 보네.”
“설마 저 사람, 여신의 축복을 받은 건가?”
“그럴 리가!”
“…….”
나는 연무장에 이르렀다.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벨이 반색했다.
“왔는가?”
“여신을 배알했습니다. 그리고 사명을 받았습니다. 여신의 축복이라는 것도 내려 주더군요. 이게 보통 일입니까?”
“그럴 리가 있나! 여신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는 기사들이 부지기수였다네. 게다가 여신의 축복이라고?! 대주교나 추기경, 교황 정도나 여신의 축복을 받지. 아, 성녀도 포함이 되겠군.”
띠링!
[성기사의 시험(1)을 완료하였습니다!] [신전 우호도가 500 상승합니다!] [하급 성수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내 몸이 빛에 휩싸였다.
이제는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어쨌거나 성기사의 시험(1)을 통과하면서 한 가지 능력은 얻게 되었다. 그건 바로 하급 성수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성수는 포션보다 효과가 뛰어났다. 하급 성수라면 중급 포션 정도의 효능을 갖는다고 봐야 한다.
‘성수 제작이라. 이것으로 물약 걱정은 덜었군.’
물약값이 상당하다는 걸 생각하면 성수를 직접 제작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혜택이었다. 앞으로 길드에는 내가 물약을 공급해도 되었다.
“이제 한 가지 시험만 통과하면 자네는 성기사 서임을 받을 수 있네.”
“어떤 시험인가요?”
“영지 북부의 화산에서 키메라의 뿔을 잘라오게.”
“키메라의 뿔이요?!”
“그렇다네. 성기사단은 교단의 핵심 세력이고 수많은 혜택과 편의를 제공하지. 유사시에는 여신을 대신할 수 있는 검이 되어야 해. 그렇기에 어쭙잖은 실력자는 거른다네. 도전하겠나?”
“하겠습니다.”
이제 와서 멈출 수는 없었다.
키메라를 상대하려면 지금의 상태로는 도전할 수가 없었다. 여기서 빠르게 레벨을 올려서 도전해야 할 것이다.
띠링!
[성기사의 시험(2) 퀘스트가 발생하였습니다!] [키메라를 잡아 뿔을 잘라 오세요. 강자만이 성기사 서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상으로 신전 우호도가 증가합니다.] [퀘스트 완료 후, 중급 성수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중급 성수라!’
이것만 해도 충분한 보상이었다.
다만 어떤 식으로 키메라를 상대해야 할지는 고심해 보아야 할 것 같았다.
신전을 나와 마을로 돌아왔다.
나는 고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퀘스트에도 시간제한이 있었다. 일주일이 지나면 퀘스트는 사라질 것이고 다시는 받을 수가 없게 된다.
즉, 성기사가 되는 건 물 건너간다는 뜻이다.
가능하면 빨리 일을 처리해야 한다.
“강해질 수밖에 없나.”
그게 최선이었다.
레벨 업을 하거나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그래야 성기사가 될 수 있다. 성기사가 되면 중급 성수를 제작할 수 있고, 그건 누나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물 대신 성수를 먹이면 지금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 싶었다.
광장에 앉아 한참을 고심하고 있을 때, 한 타임(사냥 사이클)을 끝낸 길드원들이 돌아왔다.
그들이 나에게 허리를 90도로 굽힌다.
“그러지 말라니까.”
“형님!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요!”
“무슨 말이냐?”
오세근은 잔뜩 흥분하고 있었다.
다른 길드원들도 꽤나 흥분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필시 대단한 발견을 한 것이 틀림없었다.
“독재자 깃털이 필드에서 떨어졌소!”
“독재자 깃털이 너희들에게 드랍되었다고?”
“그렇소! 고블린이나 잡을 때는 몰랐는데 오크로 넘어가니까 깃털을 드랍했소! 벌써 수십 개나 모았소!”
“……!”
놀라운 일이었다.
그렇다면 길드원을 동원하여 깃털을 모을 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제22장. 레어 무기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다.
프리서버 시스템은 오직 나에게만 적용되는 것 아니었나? 그렇다면 길드원들의 경험치 배율은 어떨까.
“젠은? 경험치는?”
“그건 아니오.”
오세근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니까 필드에서 깃털이 드랍되기는 하지만 프리서버 시스템이 길드원에게 적용된 것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나는 다소 실망한 기색을 보였다.
“그러냐?”
“그래도 이것만 해도 어디요? 형님에게 필요한 것이 레어템인데, 이렇게 깃털을 모으다 보면 언젠가는 다 맞추겠지.”
“너희들에게 미안해서 그러지.”
“왜 그런 말을 하시오? 우리야 형님이 각성시켜 주지 않았으면 지금쯤 몬스터 사체나 처리하고 있겠지. 은혜를 갚으려면 아직도 멀었소. 얘들아, 안 그러냐?!”
“옳소!”
“형님! 어서 강해지십시오!”
“너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