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64
나 혼자 프리서버 064화
064
메인 마을에 도착하였다.
이곳에는 상점들이 즐비해 있었다.
무기 상인과 방어구 상인, 액세서리 상인 등은 물론이고 서버 특화 아이템을 판매하는 곳도 늘어서 있었다.
먼저 나는 액세서리 상점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NPC는 예전과는 달리 매우 호의적이었다.
일전에는 거지 취급을 하였는데 이제는 깍듯하게 대하는 것이다.
“영주님 오셨어요?”
아름다운 엘프가 인사를 했다.
액세서리 상인 안나다. 그녀는 독재자 깃털을 받고 아이템을 건네주었다. 당연히 상점을 이용할 수 있는 건 나뿐이다.
“액세서리 좀 보자.”
“어떤 것으로 보여 드릴까요?”
“종류별로.”
수많은 액세서리들이 있었다.
레어 액세서리들의 가격은 거의 비슷했다. 유니크 등급으로 올라가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사용자의 특성에 맞게 고르면 되는데 가능하면 세트로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세트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하이 엘프 전용 액세서리들을 골랐다.
[하이 엘프의 목걸이] [하이 엘프의 벨트] [하이 엘프의 반지] [하이 엘프의 반지] [하이 엘프의 귀고리]“흠.”
총 5피스였다.
반지는 두 개였지만 귀고리는 하나였다. 나머지 하나는 레벨 70이 되어야 슬롯이 열린다.
상당한 옵션들임은 확실한데 가격이 좀 이상하다.
예전에 비하여 단가가 내려간 것 같았다.
***
하이 엘프의 목걸이를 확인해 보도록 할까.
하이 엘프의 반지
등급: 레어
마법 방어력: 10
착용 클래스: 하이 엘프
추가 옵션
바람 계열 공격 데미지 10% 추가.
민첩 +10
하이 엘프 장로 러스킨이 공들여 만든 반지.
바람의 기운이 은은하게 감돌고 있다.
가격: 독재자 깃털 700개.
“안나, 원래 가격이 깃털 1,000개 아니었어?”
“그랬죠. 그런데 영주님에게까지 정가를 다 받을 수는 없잖아요? 그랬다가는 돌 맞아요. 특별히 전부 구매하시면 10%를 더 할인해 드릴게요.”
“그래도 되나?”
“물론이에요! 영주님 덕분에 영지가 위협에서 벗어나고 있어요. 이프리트를 죽이셨잖아요? 게다가 오크 요새까지 정벌을 하신다고 하던데……. 그 정도면 사실 더 깎아 드려도 부족해요.”
“고맙군.”
그렇다면 한 번에 구매하는 것이 좋았다.
나는 깃털 3,500개를 내밀었다.
안나는 10%인 350개를 돌려주었다. 결국은 3,250개로 5피스나 구입하게 되었다.
정가가 깃털 5,000개였던 것을 생각하면 1,750개나 할인이 된 것이었다.
현실에서 이렇게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니. 역시나 영주가 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가 옵션도 상당했으니 이것만 착용해도 랭크 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지. 랭크 업은 아닐 거다. SS랭크로 올라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
SS급 랭크를 받은 헌터가 괜히 국가급의 헌터로 불리는 것은 아니었다. 그때부터는 새로운 세상이 열릴 만큼 헌터들이 강해진다고 한다.
아직 내가 그 정도의 경지는 아닐 것이다.
바로 옆에서 백연하가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마치 아이템에 푹 빠져서 눈이 물건에 달라붙을 지경으로 말이다.
백연하가 아니었다면 분명히 이프리트를 잡는 건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내가 아이템을 다 맞추면 길드원들의 아이템들을 맞춰 주려 하였는데 검 한 자루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하나 사 줄까?”
“정말인가요?!”
그녀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반응을 하는 것을 보니 지금까지 어떤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던 모양이다.
“검 하나 골라 봐.”
“고마워요!”
백연하는 나에게 와락 안겨들었다.
이런 검을 시중에서 구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들 것이다. 아니, 구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검을 선물한다고 하니 기쁜 게 당연할 것이었다.
‘성수 값이기도 하고.’
누나를 구해 준 성수 값이라고 생각하면 별로 아깝지도 않았다.
세상살이가 기브 앤 테이크라고 하지 않던가.
뭔가 하나를 받았으니 그에 상응하는 보상은 해야 했다.
“이것으로 고르겠어요!”
“신성 기사단의 대검인가.”
“마음에 들어요.”
신성력을 증폭시켜 주는 옵션이 붙어 있었으니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녀는 안나의 상점에서 계속해서 이 검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고르라는 말을 하자마자 이렇게 쉽게 고를 리가 없다.
나는 깃털 700개를 지불하고 검을 구매했다.
“잘 써라.”
“고마워요.”
“……네가 계속 고맙다고 하니까 적응이 안 되는데?”
“저에게도 일반적인 인간이 가지고 있는 따듯함이 있어요. 지존이 되면서 성격이 약간 뒤틀린 것뿐이죠.”
“약간?”
“아주 약간이죠.”
당연히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하였다.
누나의 아이템도 업그레이드했다.
내가 차고 있던 액세서리들을 모조리 넘겨주었고 예전에 착용했던 방어구들도 넘겨주었다.
지금까지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이제야 좀 사람다워진 것 같은 모습이다.
누나는 중고(?)품도 감지덕지했다.
“털갈이한 것 같네.”
“털갈이……. 대체 누나는 언제 적 사람이야?”
“옛날 사람이지, 아주.”
“이제 그만 나가 보도록 하자. 가능하면 내일 아침까지는 돌아와야지.”
우리는 차량에 올라탄다.
영지군은 오크 요새로 출발했고, 아마 이틀 후면 도착할 것이다. 최소한 그 전에 오크 요새에 먼저 도착해 있어야 한다.
팟!
우리는 서버 특화 영지를 빠져나왔다.
이곳에서 나오자마자 웬 군인들이 보였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차량은 멈출 수밖에 없었다.
어깨에 소령 계급장을 달고 있는 남자가 경례를 했다. 그 뒤에는 소령의 부관들로 보이는 자들이 부동자세로 서 있었다.
“충성! 나 소령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몬스터 사령부 기동 제2팀장 오중철 소령이라 합니다.”
“같은 계급인데, 뭔 경례까지.”
“초고속으로 승진하신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곧 별을 다신다고…….”
“똥별들 꿍꿍이야 내 알 바 아니고, 나는 바쁜 사람이다. 어째서 막아선 거지?”
“잠시 모셔 오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어째서?”
“가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긴급 호출이라 바로 출발을 하셔야 합니다.”
“으음.”
나는 누나를 바라보았다.
연구소에 들르려는 것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지금 당장 쓰러져서 어찌 되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니 잠시 그와 함께 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어떤 일 때문에 부르나 궁금하기도 했다.
“갑시다.”
“감사합니다.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나는 군용차량에 올라탔다.
차량이 출발하였고 백연하가 탄 차량이 바로 뒤를 쫓아왔다.
부아아앙!
차량은 엄청난 속도로 사막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고급 세단이었지만, 역시나 백연하의 차량에 비할 바는 못 되었다.
나는 간만에 다리를 쭉 뻗었다.
“그래, 무슨 일 때문에 데려가는 거지?”
“서울 외곽에 몬스터 홀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나를 불러야 할 만큼 심각한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아직 그곳에서 몬스터가 튀어나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뭐가 문제지?”
“마치 아공간이 뚫린 것처럼, 그 안으로 사람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잠깐 들어갔다 온 사람의 말에 따르면 그 안에 꽤 많은 몬스터들이 널려 있다고 합니다.”
“조사를 해 달라는 건가?”
“그럴 공산이 큽니다.”
나는 턱을 쓰다듬었다.
나름대로 헌터 업계에서 오랜 시간 일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주워들었지만, 몬스터 홀에 사람이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은 처음 들었다.
단순히 조사의 임무인 것이 틀림없었다.
거절할 수도 있었지만, 계약서에는 가능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각종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말이다.
연구소에 관련된 일임에 틀림없다.
“쳇! 어쩔 수가 없네.”
“저도 자세한 것은 모릅니다. 그냥 풍문이 그렇다는 것뿐입니다.”
차량은 초보 존을 빠져나와 도봉산 쪽으로 바로 틀었다.
도봉산 앞에는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었으며 입산이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었다. 경찰들은 물론이고 군인들도 경계를 서고 있었다.
언론 인사들과 시민들이 모여들면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내가 차에서 내리자 사람들이 알아보고 소리쳤다.
“나경철 소령이다!”
“와아! 영웅이 나타났구나!”
뒤를 이어 백연하도 내렸다.
사람들은 당연히 백연하의 얼굴도 알아보았다.
“지존 백연하다!”
“두 사람이 연인이라는 소문이 사실이었나?”
“그렇게 보이는데? 이런 일에도 함께 나타나는 것을 보면 말이야.”
등 뒤에서 질문들이 쏟아졌지만, 나는 무시했다.
이제 기자들을 무시할 수 있는 스킬들이 슬슬 쌓여 가는 것 같다.
도봉산 앞에는 막사가 하나 세워져 있었는데, 그곳이 바로 지휘부였다.
펄럭!
막사 휘장을 젖히고 안으로 들어가자 군인들이 일어나 경례를 했다.
척척!
“충성!”
“이거 참, 아무리 군대가 거꾸로 돌아가도 그렇지 계급이 낮은 저에게 경례라니요.”
“아닙니다. 곧 장성이 되실 분인데요. 그냥 준장(진)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계급이 소령인데요. 임관된 지 얼마나 됐다고.”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강소라의 상관인 유소찬 대령이었다.
강소라는 지금 열심히 레벨 업을 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함께 오지 않았던 것이다. 하기야 원래 이럴 목적은 아니었다. 그저 연구소에 들렀다가 바로 갈 예정이었는데 발목이 잡혀 버리고 만 것이다.
“뭐가 어떻게 된 일인데요?”
“오늘 06시 30분경, 갑작스레 마나의 파장과 함께 몬스터 홀이 열렸습니다. 평소였다면 이곳에서 몬스터가 튀어나왔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몬스터가 나오지 않았지요. 해서 저희가 보유한 헌터 중 하나를 보냈습니다. 잠깐 안쪽을 들여다보았는데 사람이 들락거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안에는 무엇이 있다고 하던가요?”
“여기 사진이 있습니다.”
“흠, 웨어울프인가.”
“맞습니다. 하지만 그 숫자가 꽤 많습니다.”
다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있었다.
군인 헌터들 중에서도 뛰어난 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나를 보내는 것일까.
“비교적 쉬운 임무인 것 같은데…….”
“진급을 위한 포석이지요.”
“하아! 그런 이야기를 그렇게 대놓고 하시는 겁니까?”
“상부에서는 되도록 빨리 나 소령님을 진급시키라고 지시했습니다. 곧 있으면 국가급 헌터가 되실 텐데 소령에 머물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준장(진)이라고 말을 하신 겁니까.”
“맞습니다.”
왠지 정부에서 굉장히 서두르는 느낌이었다.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존재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물론 지금으로서는 아무런 것도 확인할 수가 없었다.
그건 나중에 계급이 오르면 알게 되겠지.
“가능하면 몬스터 홀을 닫아 버리면 좋겠군요?”
“맞습니다. 가능하다면요.”
“그럼 가 보도록 하죠.”
“여기 기동 팀을 데려가십시오.”
오중철 소령이 벌떡 일어났다.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기동 팀까지 필요하려나.”
“그래도 있으면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정찰도 필요할 테고요.”
한마디로 잡일이라도 시키라는 의미였다.
내부조사를 하는 것이 임무였으니 사진도 찍고 정찰을 해야 한다. 그러자면 혼자 들어가서는 답이 없을 것이다.
“저도 가죠.”
곁에 앉아 있던 백연하가 손을 들었다.
“민간인은 출입이…….”
“그래서 안 된다는 말인가요?”
백연하가 차가운 눈으로 쏘아보았다.
유소찬 대령은 손사래를 쳤다. 그녀는 천하의 백연하다. 그녀에게 개겨 봐야 답이 나오지 않는다.
“지, 지존이 함께 가 주신다면 저희야 든든할 따름입니다.”
“그럼 바로 가요. 나도 궁금하니까.”
“그러지.”
우리는 팀을 꾸려 몬스터 홀에 진입하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