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148)
〈 148화 〉 148 조금 욕심이 나버리는 걸요
* * *
1.
묵언검객의 심장은 느리게 뛴다.
【금제】
[느린 심장박동] 당신의 심장은 남들보다 느리게 뛴다. 분당 심박수 50 이하의 느린 심장박동은 가슴의 두근거림, 호흡곤란, 무력감 등을 유발한다.금제의 영향도 있지만 비단 그것만이 그녀의 심장이 느려지는 이유의 전부가 아니다.
‘근맥에 과부화를 일으켜서는 안돼요.’
구음절맥에 의해 근맥의 내구력이 가뜩이나 불안정한 그녀에게 높은 심장박동이란, 제 수명을 깎아먹는 요인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심장박동의 횟수를 줄이는 대신, 박동의 세기를 높였다.
느리지만 힘차게.
느리지만 더 깊게.
혈관에 그 어떤 이물질도 끼어들지 못하도록.
필연적으로 혈관의 길이 좁아진다면 장애물만큼은 허락하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그녀의 심장박동은 더욱 느려졌다.
‘그런 호흡을 지금까지 지켜왔었죠.’
하지만 온전한 일류가 된 지금.
그녀가 더 이상 삼재기공이나 청해심법 같은 기초심공에 의지하지 않아도 되는 지금.
아홉 개의 혈도를 주천하는 심법이 아닌, 무수한 모세혈관을 조합하여 새로운 길과 보다 다양한 무학을 실현할 수 있게 된 지금.
‘그 제약은 여기까지예요.’
쿵. 쿵.
세찬 박동과 함께 일류심법 과 이 그 내공을 전신으로 주천시키기 시작했다.
하나의 몸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두 개의 심공.
보통의 무인이라면 결코 하지 않을 무모한 짓이었다.
내공의 속성을 둘로 나누어 동시에 전개하는 행위는 요구되는 집중력의 높음은 둘째 치고서라도, 한번 이루어진 뒤가 더욱 위험하다.
어어 시발 심장박동 왜 이래
뭐지? 뭐지? 버서커 광화스킬 비슷한 건가?? 이걸 왜 현실인간이 써???
어어 싯팔 왜 갑자기 눈이 흑백으로만 보여!
부족한 연산처리를 위해 뇌에서 불필요한 기능들을 일시적으로 차단하고.
감정에 감각을 일치하여 의식적인 기공의 흐름과 감정적인 기공의 흐름을 분리하며.
여덟 개의 방위를 홀로 누비는 반어심공과 다른 일곱 개의 방위를 제어하는 칠해무원심공이 충돌하지 않게 쉼 없이 기혈을 전환한다.
마나하트! 에픽판타지의 마나하트다!
이걸 현실로 구현한 각성자가 있다고?!
하늘이 날 도왔구나! 에픽판타지 마검사 클래스인 나한테 마나하트쯤으으아아악!!
감각을 차단하고 연산력을 늘리는 현상의 원인은 깨닫지 못한 채 어설프게 마력을 운용하려 시도했던 각성자들.
연달아 두 개의 기운이 몸속에서 충돌하며 고통수치와 괴리수치가 한계선을 넘어섰다.
51명.
신체가 충분히 튼튼하지 못하거나
눈치가 부족했던 자들이 줄줄이 탈락하며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감각링크 전용 채팅방에
싸한 침묵이 감도는 와중에도
묵언검객은 멈추지 않고 기를 고조시켰다.
‘반어심공이란 산란을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와도 같은 심법.’
사문의 어르신들도 모두 죽어
무림맹에 보관된 비급서를 토대로
실전되었던 무공을 홀로 복원하던 시절.
해응응은 홀로 궁구하고
자신의 무학의 이치를 총망라하여
해남파 심법을 통해 집대성하였다.
반反 뒤집어 돌이키며
어? 물속의 고기처럼 내공을 풀어놓는
강물을 거스르는 연어와도 같은 반어심공.
마교 특유의 역천에서 비롯된 파괴적인 혈도역행술의 이치와 북해빙궁의 혈도를 개폐해 극빙지기를 운용하는 개폐경락술의 이치.
세외무림의 신묘한 이치를 집대성한 전혀 다른 차원에서 재해석된 반어심공의 무리.
‘시작은 강물에 불과할지라도 장차 계곡을 거슬러 올라 용이 되고자 하는 이무기와 같아요.’
전신을 모두 주천하지 않고도 혈도의 개폐를 통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순환의 고리.
극에 달한 심법의 조예를 지녀야만 허락되는 상승무공의 시작.
반어심공의 파괴적인 질주를 칠해무원심공의 장력이 잡아당기며 균형을 맞춘다.
칠해七? 일곱 개의 바다처럼 펼친 혈도가
무원無? 고립무원처럼 서로 외면하는
언뜻 보아서는 이해할 수 없는 심공.
나누되 돕지 않는 일곱 개의 흐름은 하나로 묶일 때에 비로소 진가를 발휘하니.
휘말리지 않고 스스로를 유지하는 일곱 개의 해원이 비로소 그 어떤 불안정함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불균형 속의 균형을 이루니.
균? 고르게 조화를 이루어
윤? 다스리고 지배하여
치? 올바르게 관리하고
정? 바로잡는 이치라 하여
개성이 뚜렷한 칠해무원심공 속에서
균윤치정의 덕이 실현되고
다름이 존중받아 자아를 형성하며
일곱 기둥이 기울거나 흔들리는 일 없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니.
하나를 부각시키거나 비튼다고 하여도
전체의 흐름이 어그러지지 않는
개인이 아닌 집단이 자아내는 장력이
칠해무원심공 전체에 결속력을 부여한다.
‘그런 칠해무원심공이기에 반어심공의 거스름과 개폐의 영향을 받고도 심공이 무너지지 않은 채 유지될 수 있죠.’
마치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실타래처럼 겹치는 혈도를 두 개의 심법으로 순환순서와 속도를 조절하여 충돌하지 않게 아우르는 연산력.
천재적인 오성과 뛰어난 지성에서 비롯된 오직 무의 천재에게만 허락되는 상승무공.
어어어 기가 역류한다!!
아악 시발 내상!!
미친년아 이걸 어케 하고 있냐고!!!
어지간한 무공에서도 1초 이내로 발산과 회수를 끝마치는 비장의 절초와 결전오의에 버금가는 심득과 깨달음이 요구되는 행로를.
온 정신을 몰두해도 성공한다 자부하기 힘든 심공의 운용을.
격전 도중 제 뜻대로 자유자재로 펼친다.
그것을 온전히 따라잡는 일이
가능할 리가 없다.
그저 최선을 다해 뒤를 쫓으며
고통과 괴리가 한계 너머로 튕겨나가지 않고자 안간힘을 쓰며 뒤따르기에 급급할 뿐.
그 시점에서 수십 명이 일거에 튕겨나가며
생존자가 33명으로 줄어들었다.
“끄으으으으!”
얼굴이 시뻘게진 채로 들끓는 기혈의 흐름을 통제하려 안간힘을 쓰는 각성자들.
창원길드의 재능 넘치는 꼴통트리오나 혈마법에 일가견이 있는 고위 뱀파이어들도 줄줄이 떨어져나가는 가운데.
수많은 생존자 가운데 오직 단 한 명.
중국 각성자업계의 대종사라 불리는
중국무공의 시조, 장노야만이
그 원리를 어렴풋이 깨달았다.
‘《산법통종????》의 마방진의 이치를 무공으로 구현해내었구나!’
마방진.
N제곱의 수를 가로, 세로, 대각선 방향의 수를 더해 모두 같은 값이 나오도록 행렬에 배열한 산술법진.
그 신비로운 법칙에 영험한 힘이 깃들어 있다 하여 예로부터 부적이나 탈리스만에 사용되었던 법칙이 무공으로 재현되었다.
칠해무원심공의 일곱과 반어심공의 하나.
여덟 개의 속성을 8×8행의 신체부위로 확장시켜 전신 64부위에 64종의 조합을 입력한다.
언뜻 보기에는 불규칙적이고 쓸데없이 방대하며 복잡하기만 한 이해할 수 없는 운용법에 지나지 않는 마방진.
그 진가는 상황이 더더욱 복잡하고 어지럽게 변화할수록 부각된다.
‘마방진의 모든 칸에는 정해진 법칙에 따라 대입되는 내공의 양과 운용법이 존재하니. 가히 예술의 경지로 승화된 무공이구나!’
무공의 기틀이 되는 법칙을
정형화된 산술의 수식을 통해 전개하니
아무리 복잡다변 하더라도.
시전자는 점화식과 계산방법만 암기하면.
모든 변화에 능히 대응할 수 있다.
반어심공이 순간적인 파괴력으로 변수를 창조해내더라도.
마방진을 관통하는 계산식으로 그에 대응하는 안정적인 운용법을 계산하고.
칠해무원심공의 안정성이 기류의 혼재와 파탄을 방지하니.
그 변화의 법칙을
일부나마 깨우친 장노야의 눈에서는
감격의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렸다.
아아악 손발터질것같애!!!
그허억…! B급 각성자인 내가, 내구력에서,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입다니…
이런, 개, 싯팔… 마나하트도 단련한 기사인 내가, 현실심법 운용에 실패했다고…?
19명.
눈물 대신 피눈물을 흘리며 튕겨나간 시청자들이 훨씬 더 넘쳐났지만.
흑도무공 특유의 파괴력과 정파무공 특유의 안전성이 결합된 상승연계심법을 펼쳐낸 무공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낸 당사자는.
‘이만한 무공을 받아낼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건 그 자체로 축복이나 다름없어요.’
조금도 만족하거나 멈출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그녀의 볼이 가볍게 상기되었다.
‘어쩌면 좋죠?’
오랜만에 마음이 들떴다.
이런 전투,
이런 상대.
‘제 진심을 받아줄 수 있는 상대는 정말 오랜만인걸요.’
일류도 되지 못했던 무공.
제한적으로 펼치던 한 수의 재주.
그 모든 제약이 일류까지 해금된 지금.
그녀는 자유를 얻었다.
알고도 참아왔던
알고도 외면해왔던
알고도 도로 되몰렸던
무수한 초식들을
무량한 이치들을
얼마든지 자유롭게 펼쳐내어도
가슴속에 쌓인 답답함을 모두 풀기도 전에
상대가 먼저 덜컥 죽어버리는
그런 애타는 갈망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화염거인은 그 모든 공격에
불길이 일렁거리며 흩어질지언정
그 형체마저 무너지지는 않았으니까.
‘상대가 이렇게나 훌륭하다면.’
하늘을 수놓으며 펼쳐내는 무공을
거대한 몸으로 받아내는 터프함도.
사지백해에 침투하여 전신을 파괴하는
폭발적인 내가기공에 견디는 내구력도.
‘어디까지 받아낼 수 있을지, 조금 욕심이 나버리는걸요.’
상승무공을 펼쳐내며 충족되는 욕구와
더 많은 무학의 이치를 펼쳐내고 싶은 갈망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쓰러질 줄 모르는 내구력이
멈출 줄 모르는 욕망을 촉발하고
칠해무원심공과 반어심공의 조화에
순환의 고리를 이중 삼중 사중으로 더해
순환의 좌표축을 새로이 구축시키며
마방진의 전개를 평면이 아닌 입체로 늘려
64개의 틀을 512개로 확장시킨다.
이 시발련아 마력으로 뭔 개짓거리를 하는 거야!!!! 니가 마법사야?!!!!
으아아아아아아아!!! 버틸 수 있다!!!! 나는!!!! 버틸 수 있다아아아아!!!!!
오오, 돌아버리겠군.
이건, 엘더급 뱀파이어에게만 허락되는 혈액장 조작Blood Field Manipulation에 버금가는 정교한 조작술! 뱀파이어도 아닌 인간이 어떻게!
마력은 이렇게까지 정교해질 수 있는 힘이었군요. 신성술에도 이치가 있다면 어쩌면…
후우, 어렵군. 마력이라는 건 이렇게까지 골치 아픈 힘이었나?
전세계의 내로라하는 강자들조차도
그 변화무쌍함에 경외심을 느끼거나
가공할만한 위력에 압도당하거나
두뇌가 파업을 일으키며 망연자실하는 가운데
512갈래의 틀이
빠르고 늦음을 더한 4096갈래로
힘을 전개하는 64개의 방식에 따라 262144갈래로
초식의 64종 조합이 합쳐진
8의 8제곱에 달하는
1677만 7216갈래의 변화를
매 순간
자유자재로 전환과 연환을 펼치며
마치 대해와도 같은 검기의 헤일을 이룬다.
[오오…]화염거인 염마왕.
그가 제 키보다 커다란 묵빛 검기의 헤일에
제 아무리 불꽃의 재생력을 전승 삼아
막대한 회복력을 지닌 그라도
도저히 살아날 자신이 없어 내뱉는
외마디 탄식과 함께.
거대한 파도가 밤을 부르는
검기의 벽으로 하늘을 닫을 것처럼 일으키는
경이의 영역에 달한 마지막 한 수에
‘아쉽네요.’
해응응은 단전이 바닥을 드러내려하자
기의 발산을 거두었다.
고작 14년의 내공으로
검기의 바다를 펼쳐내기에는
몰살검에 실린 요력까지 동원하더라도
그녀가 지닌 내공이 아직은 부족했다.
그런 불완전한 경파호야의 한 수에
온전한 밤이 도래하지 못하고
절반의 밤이 도래하였다가 거두어졌을 때.
[감각링크 채팅방 인원은 1명입니다.]전세계 실력자들이 모인 감각링크.
그 실력자들의 소굴에서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이 강제로그아웃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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