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671
파지직……
걸어 나가자 강렬히 튀는 섬광.
성지한은 안에서 느껴지는 강한 저항을 느끼곤.
‘일원을 모두 소환해야겠군.’
전력을 다할 필요성을 느꼈다.
일백 자루의 검이 떠오르며 전방을 향해 날아가자.
지직. 지직…….
전방의 빛무리에서 스파크가 튀더니.
공간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런……! 거길 함부로 들어갔다간, 일을 그르친다!]
성지한이 길을 열고 들어가는 걸 보고 미트라의 환영이 이를 막아서려 했지만.
“안 그래도 네 일 그르치려고 온 거야.”
치이이익!
성지한은 자신을 가로막는 미트라의 환영을 베어 내며 안에 들어갔다.
그러자 나타난 건 똑같은 빛의 세상.
하지만.
‘이거 뭔가, 이거 느낌이…….’
성지한은 여기에 들어선 후부터.
자신이 전지전능해진 것만 같았다.
마치 아까 미트라의 환영이 단번에 서버 2101의 사람들과 예전 인류의 상황을 되살렸던 것처럼.
이 안에서라면.
초월체의 힘을 그도 운용할 수 있을 느낌이었다.
이럼 단지 손가락만 딸깍 움직여도.
천지를 재창조하고 죽은 이들을 되살리며.
세상 만물을 재편성할 수 있는 건가.
이게 가능함을 알게 되자, 그에게 수많은 상념이 떠올랐지만.
‘……아니, 생각한 대로 간다.’
마음을 다잡은 성지한은 손바닥을 펼쳤다.
그러자.
스스스…….
그가 아까 소환했던 일원一元이.
백 자루를 넘어서.
수천에서 수만 자루까지 만들어졌다.
빛의 세상에서 검이 확연하게 존재감을 드러내자.
‘전지전능한 힘이 약해졌군.’
성지한은 초월체의 힘이 줄어든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배틀넷 시스템에 분석이 되지 않았던 일원.
특히, 아소카의 예토혼세의 힘까지 더해져 빛의 권능을 차단하는 효과도 보였기에.
초월체의 권능으로 일원을 양산하는 건.
상대의 힘으로 상대를 제약하는 방법이나 다름없었다.
‘그럼 어디, 더 만들어 볼까.’
그렇게 성지한이 다른 데 한눈팔지 않고, 일원을 뽑아내는 데에만 계속 집중하자.
스스스스…….
어느덧 세상은 일원에서 흘러나온 암청의 기운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초월체의 빛으로 가득하던 세상에서 오히려 안쪽에서부터 그림자가 생겨나자.
파지지직……!
예토혼세의 영역 밖에서 미트라의 환영이 들러붙었다.
[아니, 창조의 권능을 대체 왜 그렇게 쓰는 거냐! 그러지 말고 네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만들어라!]
“이게 내가 원하는 건데?”
[뭣……? 검만 뽑아내는 게 네가 원하는 거라고?]
뭔 미친 소리 하냐는 미트라의 반응에.
“응.”
성지한은 피식 웃으며 검을 계속 만들어 내었다.
창조의 권능.
분명, 욕심이 나는 힘이다.
특히 초월체의 안에서 자리를 잡았을 땐.
이 권능을 운용해도 자신에게 별 무리가 없을 거라는 확신도 있었다.
하나.
‘한 번 사용하면, 그다음엔 되돌아올 수 없을 것 같단 말이지.’
미트라 놈이 자꾸 사용하라는 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터.
성지한은 미트라가 밖에서 떠드는 소리는 무시하고, 검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갔다.
그렇게 일원이 계속 생겨나며 예토혼세의 영역이 넓어지자.
[그러지 말고…… 창조를……!]
미트라의 환영도 영역 밖으로 밀려나면서.
목소리가 미약해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계속 밀어내면 되겠군.’
성지한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일원을 쭉 만들어 냈지만.
검이 산더미처럼 쌓일 정도가 되자.
지이이잉.
[미확인 데이터 ‘일원’이 데이터를 비정상적으로 점유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일원’을 실체화 할 수 없습니다.]
“일원은, 이걸로 한계네.”
이대로 계속 검만 뽑아내면 초월체가 붕괴되나 했더니.
그렇게 놔두진 않네.
성지한은 아쉬운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빛의 세상이던 초월체의 영역은 이미 검 보관소가 되어 버린 지 오래였지만.
아직도, 초월체의 힘은 충분했으니 여기에서 창조는 충분히 가능했다.
‘흠…… 이제 어쩔까.’
성지한은 팔짱을 낀 채 생각에 잠겼다.
현 상황을 타개할 만한 번뜩이는 묘수가 있으면 좋을 텐데.
당장은 떠오르는 게 없네.
그는 그렇게 고민하다가.
‘아. 그래. 여기선 뭐든지 창조할 수 있다고 했지.’
굳이 자신만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창조의 영역에 최대한 손을 안 대려고 했지만.
이번 1번만은 해야겠다.
“초월체 관련해서 문의 답변해 줄 존재 좀 만들어 줄래?”
성지한이 그렇게 의사를 표명하며 실체화를 구현하자.
지이이잉…….
그의 눈앞에 빛무리가 뭉치며 하나의 형상을 만들어 내려 했다.
하지만 빛이 사람의 모습을 이루려고 들자.
성지한은 미간을 찌푸렸다.
“야. 울드 형상으로 나오지 말고. 그냥 시스템 창으로 나와라.”
울드 형상만 보면 이제 노이로제 걸릴 거 같단 말이지.
성지한의 대답에.
지이이잉……
그의 눈앞으로,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문의사항을 말씀해 주십시오.]
메시지 창에 그런 글귀가 떠오르자.
“응. 초월체는 어떻게 하면 없앨 수 있어?”
성지한은 단도직입적으로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았다.
[급격한 변화를 통한 제거를 원하십니까? 아니면 점진적인 제거를 원하십니까?]
그러자, 어떤 방법을 원하냐고 대꾸하는 메시지 창.
“그래…… 현재 세계에, 부작용이 최대한 없는 방향으로.”
드르르륵…….
성지한이 그렇게 의사를 표하자.
초월체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주르륵 나열되기 시작했다.
“흠……”
성지한은 그렇게 메시지 창에 나온 리스트를 쭉 둘러보더니.
“이게 제일 낫네.”
그중 하나를 선택했다.
* * *
‘……창조에 손을 대고 있는가.’
초월체의 영역 끄트머리.
이곳까지 밀려난 미트라는 아직 여유를 잃지 않았다.
‘결국은 너도, 나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자신의 권능을 지닌 채, 창조를 행하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미트라는 잘 알고 있었다.
세상 만물이 벌레 이하의 존재로 격하하고.
얼마든지 만들었다 없앨 수 있는 하찮은 것들이 되어버리니까.
‘너는 결국 내가 필요할 것이다.’
지금이야 인간일 때의 기억을 못 잊고 잠시 방황할 뿐.
결국은 초월자의 격에 맞게, 행동하게 되겠지.
미트라는 그렇게 모든 건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을 때.
[데이터 관리자가 ‘성지한’으로 변경됩니다.]
[‘흑색의 관리자’의 흔적이 삭제됩니다.]
지이이잉…….
미트라의 눈앞에 갑작스레 메시지가 떠올랐다.
데이터 관리자를 가져간 것으로도 모자라.
흑색의 관리자의 흔적까지 없앤다는 시스템.
이건, 현재의 미트라까지 삭제하겠단 의미와 동일했지만.
‘창조를 잘 쓰고 있구나.’
그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파스스스…….
흑색의 관리자의 흔적이 삭제되며.
미트라의 의식이 초월체에 의해 역으로 소멸하기 시작했지만.
‘넌, 결국 나를 되살릴 것이다…….’
미트라는 사라지는 와중에도.
성지한이 ‘창조’를 사용한 것에 대해 기뻐하고 있었다.
천 년이고, 만 년이고 기다리다 보면.
결국 그도 자신에게 맞는 ‘이해자’를 만들기 위해 자신을 되살리겠지.
미트라는 그렇게 확신을 지닌 채로 성지한의 창조를 지켜보았지만.
[‘미트라 신족’의 데이터가 삭제됩니다.]
‘……뭐, 괜찮다. 삭제된 건, 되돌리면 그 뿐.’
[‘무신의 탑’ 콘텐츠가 최대 한도로 업그레이드됩니다.]
‘쓸데없는 짓을…… 그런 것에 초월체의 힘을 쓰다니. 아깝군.’
[빛의 권능이 파편화되어, 탑에 보관됩니다.]
‘……뭐?’
시스템 메시지가 계속해서 떠오르자.
미트라에겐, 점차 여유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빛의 권능을 왜 파편화한단 말인가?
어떻게 미트라, 자신과 같은 존재를 만들었는데.
이게 흩어지면……!
[빛의 권능이 완전히 봉인됩니다.]
‘아니. 잠깐……!’
그 메시지에, 미트라는 놀라 대응하려고 했지만.
파지지직…….
초월체의 권능은.
이제 예전의 데이터 관리자, ‘미트라’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파지지직…….
순식간에 빛에 잠기며, 소멸하는 의식.
‘설마…….’
성지한이 언젠가는 자신을 살릴 거라고 굳게 믿었던 미트라는.
마지막 순간이 되어서야.
그런 자신의 생각에 의심을 지니게 되었지만.
‘아, 안 된다. 설마 정말, 이대로……?’
파아아앗……!
빛은, 그의 흔적을 모두 잠식한 뒤였다.
그리고.
삑. 삑.
[‘흑색의 관리자’의 흔적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성지한의 눈앞에, 미트라가 완전히 소멸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확실히 소멸했나?”
[예. 흑색의 관리자의 흔적은 완전히 소멸했습니다.]
“좋아. 그럼, 봉인을 계속해서 진행하자.”
[빛의 권능을 모두 봉인하면, 실체화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어.”
창조의 권능을 더 이상 쓸 일 없으니까.
성지한의 확답에.
[봉인을 진행하겠습니다.]
번쩍……!
초월체에서 빛이 강하게 퍼져나갔다.
“아…… 맞다. 그전에 미트라가 만든 세계 중, 우리 세계는 재봉인하자.”
[알겠습니다.]
무림제국의 사람들은 이왕 살 게 되었으니, 놔둔다 쳐도.
윤세아가 죽은 후의 세상을 굳이 현재 세계에 같이 공존시킬 필요는 없겠지.
성지한이 그리 말하자 차곡차곡 진행되는 프로세스.
‘이 힘…… 조금 아쉽긴 하네.’
말하는 대로 모든 게 이루어지는 게 정말 압도적인 권능이긴 했지만.
그는 미련을 가지지 않기로 다짐하고는.
입을 열었다.
“일 끝나면, 원래 세계로 되돌려 줘.”
[알겠습니다.]
지이이잉……!
빛이 번쩍이며.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 * *
소드 팰리스 안.
번쩍!
“……돌아온 건가?”
성지한은 자신의 방에서 두 눈을 깜빡였다.
‘……몸이 확실히 무겁군.’
초월체에 있을 때에는 전지전능했지만.
그걸 포기하고 빛의 권능도 최대한으로 업그레이드 한 무신의 탑에 봉인하자.
그는 빛의 권능이 사라진 예전의 플레이어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물론.
‘능력치는 그대로네.’
백광을 제외하면 원래 지닌 힘은 모두 그대로였으니.
이제 다른 관리자들도 사라진 배틀넷에선 그와 대적할 만한 존재는 강상 정도밖에 없었다.
‘분석안, 봉인되니까 오히려 좋군…….’
스윽.
성지한은 방을 둘러보았다.
분석이 발동할 때는 죄다 코드로 보이던 세상은.
이제 예전처럼, 실제 풍경으로 드러나 있는 상태였다.
그가 그렇게 주변을 바라보며, 만족하고 있을 때.
쾅!
“삼촌!!! 이제야 돌아왔구나!”
그의 방문이 덜컥 열리며.
윤세아가 놀란 표정으로 들어왔다.
“돌아왔다니…… 시간 좀 흘렀나 봐?”
“응. 삼촌 사라지고 6달이나 지났어! 근데…….”
윤세아가 말을 끝내려 하기도 전에.
휙!
그녀의 등 뒤로 무언가가 날아왔다.
‘……검?’
아니, 왜 집에서 갑자기 검이 날아와?
성지한은 미간을 찌푸리곤 검을 허공에 멈추었다.
그러자, 곧바로 윤세아의 뒤편에서 쇄도하는 한 인영.
“……뭐야?”
오자마자 이런 식으로 환영을 받을 줄은 몰랐는데.
성지한이 피식 웃으며 허공에 손을 뻗자.
팍!
그가 손을 뻗은 곳으로 한 사람의 목을 붙잡았다.
“큿…….”
목을 잡고 보니 보이는 건 단발의 여성.
그녀는 성지한에게 단숨에 제압당했음에도.
묘하게 희열에 찬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지. 변태인가?’
목을 붙잡히고 좋아하는 사람은 처음 보네.
근데 이 사람…….
‘어디서 본 거 같은데?’
성지한이 자신을 기습한 여자를 보고 묘하게 낯이 익다고 느꼈을 때.
“아. 황녀님……!”
윤세아가 성지한에게 붙잡힌 여자를 보곤 그녀를 ‘황녀’라 칭했다.
‘황녀라면…… 아.’
이 사람, 어째 어디서 본 거 같더라니.
무림제국의 황제, 강상의 딸이잖아?
스으윽.
성지한이 손에 힘을 풀자.
땅바닥에 주저앉은 그녀는 성지한을 반짝이는 눈으로 올려다보았다.
“……아버님의 말씀이 정말 맞았군요.”
한국말은 언제 배웠는지 꽤나 유창하게 구사하는 황녀.
성지한은 까닭 모를 불안감을 느끼며 그녀에게 반문했다.
“황제께서 뭐라고 하셨습니까?”
“상공께서 저 같은 건 일 초에 제압하실 거라고 하셨습니다.”
아니.
갑자기 뭔 상공이야.
성지한은 귀환하자마자 들이닥친 여자를 보곤 황당해 했지만.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스으윽.
상대는 그가 뭐라 하기 전에.
이미 몸을 깊숙이 숙여, 절을 했다.
“강설영입니다. 부족한 몸이지만 앞으로 최선을 다해 상공을 보필하겠습니다.”
성지한은 두 눈만 깜박였다.
아니.
돌아오자마자 이게 뭔 상황이야?
“……음. 삼촌. 외숙모는 결국 소피아나 하연 언니가 될 줄 알았는데…… 이분이 되실 줄은 몰랐네?”
“야. 무슨 외숙모냐. 아니거든?”
“그래? 하지만 황녀님. 4개월 전부터 오셨었는데? 황제가 혼약자로 내정한 사람이 삼촌이라고 해서 얼마나 놀랐는데!”
그러고 보면, 윤세아가 분명 아까 뭔 말을 더 하려고 했었지.
그게 강설영의 기습에 의해 끊긴 건가.
“저, 황녀님.”
“편하게 이름을 불러주십시오. 상공.”
“……그래요. 설영 씨. 혼약 이야기는 뭔가 착오가 있는 듯 한데……”
“착오…… 입니까?”
그 말에 눈에 띄게 실망하는 기색을 드러내는 강설영.
아니, 오늘 처음 봤는데 왜 아쉬워하는 거야.
“……알겠습니다. 아버님께서 오고 계시니, 직접 여쭈어 보겠습니다.”
“직접 오신다구요?”
“네. 방금 전에 연락드렸거든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위! 드디어 돌아왔구만!]
건물 밖에서, 강상의 포효가 들려왔다.
아니 저 양반.
서버 2101의 인류가 부활할 수 없다고 깨달은 이후부턴, 사위 소리 안 하더니…….
어느새 호칭이 되돌아 온 거냐.
[오늘 아예 결혼식을 끝마치고 즉위식까지 같이 거행하도록 하지!]
성지한은 밖에서 신나게 사자후를 터뜨리는 강상의 말을 들으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이제 좀 쉬려고 했더니 말이지.”
뭐 그래도.
이 정도면 아크에서 있었던 일에 비하면 작은 해프닝인가.
“삼촌…… 저 사자후가 계속되면 좀 그렇지 않을까?”
“그래. 민원 들어오겠다.”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일단, 황제 뵈러 가죠.”
창가로 발걸음을 옮기는 성지한.
-아 그거 참 조용히 좀 합시다!
-누가 이렇게 소리를 지르는 거야?
-시끄러워 죽겠네 진짜……!
그의 귓가로 사람들의 짜증 섞인 말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참.
‘평화롭군.’
그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역시 초월체 안보다는 원래의 세상이 좋단 말이지.
‘역시 지구가 내겐 맞아.’
그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창밖을 걸어 나갔다.
하늘은 더 이상 코드로 보이지 않고.
예전에 보았던 푸르른 모습 그대로였다.
“오오. 사위……!”
“저기, 그 건 말입니다만……”
물론.
풀어야 할 숙제가 작게 남아 있긴 했지만.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