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02)
〈 202화 〉 202 최강의 패배자
* * *
1.
[Story mode]나락의 왕이 주저앉았다.
뻥 뚫린 가슴에서 흐르는 피의 양은 아무리 봐도 살아남기에는 그른 상황.
[폭군은 말했다.] [내게는 다리의 힘이 부족했다고.] [네가 보기엔 어떠했는가.] [내게서 무엇이 부족했기에 이렇게 된 거지?]그것이 그리도 궁금해서 마지막까지 죽지 못하고 악착같이 생을 붙들었던 건가.
【상호작용 선택지】
[자신이 패배한 이유를 묻는 나락의 왕에게 당신은….]1. 여전히 다리의 힘이 부족했다.
2. 신체. 그 모든 것이 부족했다.
3. 신체는 완벽했다. 기술이 부족했을 뿐.
4. 약자들을 부품 취급하며 멸시하였던 것이 패배의 요인이었다.
5. (나락의 왕의 목을 벤다.)
순순히 대답해줄 이유는 없다.
그렇지만 나락의 왕의 고강했던 무력은 무림인으로서 이 자가 강해지기 위해 보내온 세월을 짐작하게 해주었다.
필시 오랜 세월을 보냈을 것이다.
오직 강해지기 위한 일념으로.
그것이 아무리 더러운 수단일지라도.
그 또한 무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갈래.
[▶2. 신체. 그 모든 것이 부족했다.]그렇기에 단언할 수 있다.
기술이 부족했고, 동료와 부하의 부재가 차이를 만들었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고.
기술과 동료, 부하를 모두 포기했다면.
신체에의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해야 했다.
그는 그러지 못했다.
막대한 음차원의 요력을 휘두르는데 지나치게 심취하여 나락의 잔재 같은, 편리함의 덫에 빠져 홀로 군림하는 왕 놀이에 심취했다.
[큭. 크크큭. 모든 것? 폭군조차도 내게서 부족한 것은 발뿐이라고 했거늘.] [아아. 그런가. 부족함이란 상대적인 것.] [네 기준으로는 무엇 하나도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인가.]그것이 그가 바라던 대답은 아닐지라도, 패배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받아들이는 것뿐.
[우습구나.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는 오만함이란. 마치 자신은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는가.] [왠지 모르게 너라면 그것이 가능할 것 같아서 더욱 두렵군…….]다 죽어가는 처지라고는 해도 슬슬 들어주기 피곤할 정도로 말이 길어진다.
다음 선택지가 뜨면 그대로 목을 베어주려고 마음을 먹는 해응응.
그런데 무언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강자의 강점을 받아들여 강해지는 것. 그것이야말로 약자의 특권.]죽어가고 있던 나락의 왕.
어느덧 잦아든 출혈이 더 이상 빠져나갈 피가 없어서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이런, 조심하십시오! 혈관벽의 맥동이 잦아들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놈의 심장이 따로 있을지도 모릅니다!”
짐꾼의 외침.
그것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음차원의 요력과 피가 뒤섞인 검붉은 형상이 몸을 일으킨다.
피의 기억을 읽어 행동패턴을 모방하는 기술.
그 대상을, 자기 자신으로 삼았을 뿐!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는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목숨을 부지하고자 한 걸음 물러서서는 언제까지고 패배자로 남으리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목숨을 걸어야 할 때.]나락의 왕 정도 되는 강자는 품지 않는.
사생결단의 각오.
[경고. 경고.] [현재 난이도가 최고난이도입니다.] [히든페이즈에 진입합니다.] [나락의 왕의 복제체가 막대한 피를 통해 암흑장막과 암흑검의 효과를 모방합니다.]동굴 전체를 뒤덮은 통로에서 검붉은 혈액이 밀려들어온다.
나락의 왕의 피로부터 비롯된 잔재.
그를 돕고자 비축한 모든 혈액을 소모하며 피의 갑주와 검이 형성되었다.
[우선은 하나, 수를 줄여두지.] [보이진 않지만 선명하게 느껴지는, 가장 탐스러운 피를 지닌 녀석을!] [히에엑!]새된 비명을 내지르는 뚜따.
블러디스폰Bloody spawn, 피로 이루어진 나락의 왕의 혈검이 가차 없이 살을 갈랐다.
[크학!]뚜따의 앞을 지키며 대신 쓰러지는 짐꾼.
아무도 이름을 몰라서 짐꾼이라 불리는 가엾은 반요.
그의 뜻밖의 희생 덕분에 뚜따가 목숨을 건졌다.
[거기까지다. 나락의 왕의 잔재.] [추하구나. 마지막까지도!]재전의 결의를 다지는 부하들.
[짐꾼의 복수를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내게 진혈을 넘겨라…….] [에엣, 그렇게까지 특별한 사이는 아닌 것이닷! 그냥 옆에 있어서 말 몇 마디 섞고 친해진 겁쟁이 동료일 뿐이닷!]틈을 노리고 불길한 검은 손을 내밀었던 부기맨이 머쓱해질 정도로 똑 부러지는 성격의 소유자 뚜따의 소신발언!
[그래도 모두의 위기를 넘길 수는 없는 것이닷! 이 진혈로 복수를 해주는 것이닷!]진요의 혈액 앰풀을 옷장 속으로 가져간 부기맨.
옷장이 크게 요동치며 들썩거리더니, 우두둑거리는 뼈가 뒤틀리는 소리가 연이어 울렸다.
몬가… 몬가 일어나고 잇서…
안에서 머가 일어나고 있는 거임??
짐꾼 취급 개눈물나네 ㅠㅠ
나락의 왕 개같이 부활했는데 부기맨이 더 보스처럼 보여서 당황하는 중
ㄹㅇㅋㅋ
이게 머선일이고
[부기맨이 진혈을 흡수했습니다.] [진요의 피를 지닌 강력한 요괴들이 부기맨의 위치를 인지합니다.] [부기맨이 진요의 피를 지닌 강력한 요괴들의 위치를 인지합니다.] [진요의 피는 섭취자를 강하게 만들어주지만 다른 피의 주인들을 끌어들이기도 하는 양날의 검입니다.] [주의하십시오. 언젠가 부기맨보다 강한 요괴가 불시에 습격해올지도 모릅니다.]진요의 혈액은 힘을 얻는 대신 위험이 따르는 아이템이었다.
아 생각났다! 진혈이 저거였지. 마시면 ㅈ되는 함정아이템
와 ㅅㅂ 생각지도 못했네
돌연사 포션이 이거였어?
클리어특전으로 얻을 수 있는 마시면 공격력이 증가하지만 난이도가 오르는 계륵의 포션의 정체가 진요의 혈액앰풀이었어?
상상도 못한 정체 ㄴOㅁ0ㄱ
애기궁수 어서오고
진짜 상상도 못했네ㅋㅋ
요즘은 애기궁수도 방송을 보네ㅋㅋㅋ
언제나 손뿐이었던 부기맨이, 놀랍게도 불길한 암흑에 휩싸인 상체를 옷장 밖으로 내밀었다.
[귀한 피를 얻었으니 혈채는 갚아야겠지.] [저 핏덩어리는 내게 맡겨라.]부기맨의 각성.
강적의 분배.
그와 동시에 스토리 모드가 종료되었다.
[Player mode]나락의 왕 토벌전.
그 3차전의 시작이었다.
2.
히든보스의 히든패턴에서 탄생하는 이중 히든보스.
근본도 족보도 없는 나락의 왕의 잔재가 실시간으로 부기맨의 손에 구겨지고 접혀지는 광경에 적기사와 괴력의 우완은 넋을 놓았다.
“진혈의 힘이 이렇게나 컸단 말인가?”
“피의 힘만이 아니군. 저 옷장괴물이 지닌 본연의 힘도 충분히 대단했기에 가능한 저력이다.”
피의 잔재는 강했다.
다른 개체도 아닌 그 나락의 왕에게서 비롯된 분신이 약할 리가 없다.
심지어 그에게는 암흑장막을 대체할 두 번째 심장이 공급하는 막대한 피가 있었다.
요력만 피로 바꾼 수준의 강함.
그것을 부기맨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단신으로 상대하며 오히려 압도하고 있었다.
“힘을 아껴왔던 것은 네놈만이 아니다. 오늘을 위해 아껴온 힘은 아니지만, 비천한 반요에게도 손을 벌린 값은 치러야겠지.”
힘을 숨기지 않는 부기맨.
그의 가공스러운 저력에 분체가 죽어가는 사이.
해응응은 나락의 왕의 본체와 마주했다.
‘기백이 달라졌군요.’
부기맨의 맹활약에 어이없어하는 기색이기는 해도, 나락의 왕은 진지하게 암흑검을 들었다.
뒤를 생각하지 않는 각오.
그것은 최강의 패배자답지 않은 방식이었다.
그렇기에 이 순간.
나락의 왕은 최강의 패배자이기를 그만두었다.
죽음을 불사하며 최강의 승리자를 염원하는 투지.
그 거대한 각오가.
전신의 암흑요력을 신체외부로 돌리는 대신.
그의 신체를 극한으로 강화하기 시작했다.
쩌적
피부조직에 균열이 일 정도로 과도한 힘의 밀집.
일분만 버텨도 자연소멸을 피할 수 없을 자멸적인 기술이다.
모든 떨어진 것들의 왕답게 패배자들의 잔재만을 집어삼키며 성장해온 나락의 왕의 기질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전투법.
해응응은 알았다.
그것이 자신을 모방한 전투법임을.
내공심법을 따라잡기 위한 도박수임을.
그렇기에 지금의 그는 강했다.
해응응은 경외심을 품었다.
오랜 세월에 걸쳐 힘을 쌓아온 노괴가 지금까지의 과거를 모두 부정하고, 전혀 다른 무학에서 비롯된 길을 걷는다.
그것이 목숨과 직결되는 최후의 순간에, 도주를 대신해서 선택한 대결임을 감안한다면.
그 결의의 무게는.
그 각오의 무게는.
이 자리에 선 그 누구보다도 대단한 것이다.
‘60초까지 갈 것도 없어요. 서로가 아쉽지 않을 일격으로 응해드리죠.’
연이은 전투로 요력을 대거 상실한 나락의 왕.
지금의 그라면 무공으로 상대할 수 있다.
기를 고조시키는 해응응.
그 뜻을 알아차린 나락의 왕도 모든 힘을 끌어올려 전신에 눌러 담았다.
살점 따위, 얼마든지 터져도 상관없다.
신경 따위, 얼마든지 사라져도 상관없다.
일격에 필요한 근육과 뼈만 버틸 수 있다면.
고고고고고.
한계를 넘어서는 나락의 왕의 집념.
뜨겁게 달아오른 공기가 일그러질 정도로 엄청난 열기가 팡 하고 터졌다.
무술이었다.
그 일격은, 나락의 왕의 일생을 담아낸 정수라고 할 수 있었다.
‘이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닿고 싶었던, 내가 이루고 싶었던 진정한 강함.’
나락의 왕은 깨달았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죽음을 각오한 뒤에야 그가 일생에 거쳐 닿고자 했던 경지에 도달했음을.
동시에 그는 깨달았다.
미니어처계의 결전에 끝을 고했던 결전오의.
온 하늘을 뒤덮는 군세의 물결처럼 자신의 일격을 수도 없이 난타하는 저 힘 앞에서는, 자신의 투박한 힘이 이길 수 없음을.
그러나 피할 수 없었다.
아니, 피하고 싶지 않았다.
한 세계를 멸하는 기술이 개인에게 향하더라도.
그것은 그를 향한 경의의 표현.
자신이 이만큼이나 위협적인 존재임을.
그의 각오와 결단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일격을 피한다는 패배자의 사고방식을, 지금의 나락의 왕은 도저히 떠올릴 수 없었다.
지금의 그는.
일심一心이었고.
일로一?였으니까.
빛이 번뜩였고
터널이 수직으로 터져나갔으며
후두둑
떨어지는 잔해로부터
소음은 한참 뒤에야 이어졌다.
‘만족했나요?’
얼굴로 묻기라도 하듯이 바라보는 해응응.
마음이 전해졌는지는 몰라도.
나락의 왕의 진심은, 확실하게 통했다.
투둑
소맷자락부터 어깨에 이르기까지.
오른팔을 덮는 옷이 모조리 터져나간 묵언검객.
그녀의 팔위로 거친 상흔이 새겨졌으니까.
[만족했다.]충분하지는 않았지만, 무의미하지는 않았다.
겁쟁이처럼 싸울 적에는 이루지 못했던 성과.
그것을 확인하였기에 나올 수 있었던, 어딘지 모르게 후련한 느낌마저 드는 대답.
이를 마지막으로.
간신히 형체만 유지하고 있던 나락의 왕의 진체가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히든레이드보스 나락의 왕 토벌완료] [히든레이드보스 나락의 왕의 분신체 토벌완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