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58)
〈 358화 〉 358 보스러쉬 14연전
* * *
1.
[도시의 혼란도가 100%에 도달합니다.]망귀들은 제정신을 차렸다.
아무리 깊은 현혹에 빠진 요괴라도 세상이 끝날 것처럼 격동하는 극대혈기와 극대요력의 격돌 속에서도 착란에 빠질 수는 없다.
정신의 가장 밑바닥까지 옭아맨 모든 종류의 구속과 착란은 두 기운이 격돌함과 동시에 산산이 조각 난지 오래였다.
“사기꾼 몽마 녀석들!”
“이깟 쓰레기를 금은보화로 속이다니!”
“그 더러운 몸을 찢어서 복수를… 하겠……?”
육신의 자유를 빼앗기고, 본신의 격마저도 박탈당한 채 영혼의 찌꺼기만이 남은 초라한 한 줌의 영혼들.
그들은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지금, 자신들의 오래된 원한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상기시켜주는 진정으로 강대한 보스급 요괴들이 대거 등장했음을.
도끼를 든 처형자.
반요곡의 바깥으로부터 들어온 인류의 자객.
그를 기억하는 망귀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저 자인가? 십만의 요괴들을 단신으로 도륙하였다던 괴물이.”
“미쳤어. 몽마들의 여왕은 무슨 생각으로 저런 괴물까지 풀어버린 거지?”
“여긴 대요괴님도 없잖아. 저런 괴물, 여기선 아무도 통제할 수 있을 리가 없다고!”
구구궁!
두터운 혈운이 도끼를 휘두르며 발생하는 충격파에 연이어 밀려난다.
묵언검객은 깨달았다.
이것이 처형자의 진정한 저력.
스스로 죽음을 자처했던 실패자의 힘.
반요곡의 바깥으로부터 들어온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위해 억제한 실력의 실체임을.
퍼엉!
그 실체는, 묵언검객에게 닿기에는 너무 여렸다.
점점 더 강해지는 적들.
그에 따라 무공의 수위를 올려나간 지금의 그녀에게 이 정도 무위는 악몽이 될 수 없다.
꽈드득
그래서 처형자도 촉수를 뽑아내었다.
부러진 뼈를 강제로 맞추고, 힘줄과 근육, 뼈대 대신 강화촉수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인간을 저버렸기에 얻을 수 있는 요괴 특유의 힘이 묵언검객의 고강한 검술조차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스펙을 만들어내었다.
그 뒤를 잇는 비대한 수귀자폭대장과 요사한 요괴선인의 합세.
생전보다 강한 저력은 그들을 두려워하던 요괴들의 악몽에서 비롯된 형상이기 때문일까.
그 강함에 몇 수의 공방을 받아내며 묵언검객의 눈은 분노로 일렁거렸다.
‘악몽? 이딴 건 모욕에 지나지 않아요.’
강하다.
그것이 요력의 많고 적음을 의미한다면, 이들은 틀림없이 강해졌다.
강하다.
그것이 완력의 증가를 의미한다면, 이들은 확실하게 강해졌다.
진정으로 목숨을 건 사투에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진검승부에서는.
이들은 약했다.
‘두려움과 공포로 빚어낸 악몽의 형상이란 이렇게나 단면적인가요.’
한때 그녀를 몰아붙였던 피부가 저릿할 정도의 강렬한 신념이.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었던 절망이. 오랜 세월 반요곡의 초입에서 숨죽여 지내며 힘을 길러온 악의가.
그저 힘과 공포로 뭉뚱그려 뭉개진 형상 따위에게는, 더 이상 아무런 가치도 남지 않았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혈기에 세 개의 형상은 송두리째 무너져 내렸다.
요계수도의 두 권력자.
동시토벌전의 강자들 또한 다르지 않았다.
‘당신들은 몰라요. 그들의 각오를.’
무엇이 그들을 강하게 만들었는지.
아무리 사악한 힘이라도 그 기저에 어떤 신념이, 어떤 고통이, 어떤 증오가 있었는지.
이해도 성찰도 동반되지 않는 힘 따위, 그저 덩치만 커다란 장난감과 다를 바 없다.
[강한 분노가 정신과 육체의 합일을 이룹니다.] [현재동화율 : 95%]타인이 규정하는 자신이 아닌, 자신이 규정하는 자신으로서 우뚝 선 묵언검객.
모욕당한 적들의 모습에 자꾸만 커져가는 분노가 그녀의 마음을 일념으로 끌어올린다.
종말의 끝에 선 고독한 짐승은 세상의 끝에 홀로 군림하나니.
모두가 요괴대장군의 강함만을 기억하는 지금, 혼신의 힘을 다한 승부로 그의 강함을 손수 체험했던 묵언검객만이 그의 진가를 알고 있다.
심수한 요력으로부터 비롯된 요괴대장군의 심득을 떠올리고, 그 강함을 재현한다.
파천?? 침지?? 멸인?人.
하늘을 깨뜨리고 땅을 가라앉히며 적을 멸한다.
하늘과 땅과 자신을 잇는 천지인의 심득을 뒤집어 세상을 부수는 삼종의 구결.
전중후반이 각각 3초식으로 이루어진 아홉 개의 초식으로 재해석된 구료명마 멸세군림의 요결.
그것이 묵언검객의 검을 통해 재현되었다.
구구궁.
한 걸음에 세 번의 충격파를 동반한 찌르기와 함께 혈기가 거칠게 끓어오른다.
태산과도 같은 위압감 앞에 그저 덩치만 큰 요괴장군의 형상이 덜컥 멈췄다.
우우웅
안으로 당긴 검을 휘감으로 고밀도로 밀집하는 혈기의 구체.
온 세상의 색을 적색으로 물들이는 빛의 굴절조차 왜곡시키는 힘이 성내를 가득 채웠다.
“도, 도망쳐어어!!”
“큰 거 온다!!”
“휩쓸리면 끝장이야!!”
멍하니 있던 요괴들이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사방으로 달렸다.
몽마들조차도 그 경천동지할 힘에 놀라 날개짓을 하며 허겁지겁 날아올랐다.
쿠구구구구구!!
너무 늦은 깨달음이었다.
흙먼지가 피어오르고, 모래와 자갈이 떠오르며, 나무가 부러지고 바위가 끌려간다.
점점 거세지는 중심지의 흡력 앞에서 요괴들은 땅을 기었고, 제자리에서 날갯짓을 했으며, 조금씩 질질 끌리며 몸이 뒤로 향했다.
“안돼애애애애!!”
“꺄아아아아악!!”
망귀와 몽마들의 몸이 훅 끌려갔다.
삼단으로 증강되는 흡입력의 제 2파에 휩쓸린 요괴들이 우후죽순 힘의 중심지로 끌려가며 모래와 돌, 녹슨 병장기에 난타당해 피투성이가 됐다.
처참한 몰골로 손을 뻗으며 탈출하려 애쓰던 이들이 중심부의 검역에 들어서는 순간.
쩌적!
퍼버버버벅!
바위마저 터지는 폭발적인 힘 앞에서 그들의 육신은 한줌 핏물이 되어 혈기로 변했다.
‘2갑자의 요력. 그 막대한 힘을 내공으로 재현할 수는 없어요. 그렇지만 혈기라면 어떨까요.’
도시의 밤에 홀렸던 욕망의 노예들을.
욕망을 착취하며 즐겼던 교활한 몽마들을.
모조리 잡아당겨 한줌의 핏물로 변환시킨다면.
그래도 부족한가?
아니, 그렇지 않다.
2갑자를 넘어 3갑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힘마저도 도달할 수 있다.
그것은 일찍이 요괴대장군이 도달하지 못했던, 그러나 묵언검객을 넘어섰다면 언젠가 도달했을지도 모를 먼 미래의 경지.
하나의 무학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의 가능성.
어마어마한 힘이 실린 중심지의 적색혈구가 회전하는 것에 이어, 거대한 수레바퀴를 밀어 수문을 여는 것처럼 막대한 혈류가 흐르기 시작한다.
두 번의 회전만으로도 형체조차 유지하지 못하고 산산이 흩어지는 형상들.
뒤를 이어 달려오기 시작하던 백목귀와 염마왕, 거인챔피언의 신형마저 흔들린다.
‘세 번의 심득에는 세 개의 문이 있으니.’
힘이 부족한 자, 일문조차 열지 못한다.
정신이 부족한 자, 이문을 열지 못한다.
심득이 부족한 자, 삼문을 열지 못한다.
심기체의 역순으로 설계된 세 개의 문.
기를 운용하는 삼단의 잠금장치.
쾅! 쾅! 쾅!
그 모든 문을 세차게 열어젖힌 묵언검객을 중심으로, 혈기가 아닌 공간이 회전했다.
나선응축의 힘.
최근에야 묵언검객이 도달한 강환의 경지를 모방한 요괴대장군의 필살기.
이를 한층 넘어선 무의 궁극에 달한 도달점이.
적을 기리는 묵언검객의 투지가.
일순간, 모든 전승의 작용을 부정하는 거대한 힘의 장막이 되어 쏘아져나갔다.
그 일격은 빠르지 않았다.
누구라도 걸어서 피할 수 있을 느릿한 움직임.
천천히 무너지는 세상은.
나무늘보들의 재앙처럼 우스꽝스럽기만 했다.
그 느릿하고 아둔한 지옥을.
어느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
“□□□□□□!!”
“□□□□!!!”
소리조차 단절된 검역.
시공을 베어 도려낸 것처럼 격리된 공간 속.
솔라빔이 번뜩이며 백목귀의 요사한 눈의 힘마저도 일순간에 모조리 불사른다.
이제, 궁극에 달한 구주독정의 심득이 전진하는 것은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악몽의 보스들이 짓뭉개지고, 바스러지며, 산산이 흩어진다.
필드의 보스들이 살아서 돌아오더라도 대적할 수 없을 묵언검객을, 이미 한 번 패한 자들의 잔상 따위가 넘어설 수 있는가.
한 번 패배한 것만으로도 ‘묵언검객보다 약하다’는 인식이 새겨진 악몽 따위, 근본적으로 그녀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균열에서 갓 튀어나온 다섯 장수들의 사력을 다한 저항마저도 이 일격만큼은 받아내지 못한다.
패배로부터 강해지지 못하는 자들의 최후란, 결국 이 정도에 불과한 것이다.
보스계의 이단아.
무수한 패배를 겪어왔던 최강의 패배자.
히든레이드보스, 나락의 왕의 형상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키아아아앙!!
번쩍.
빛이 번뜩였다.
번쩍.
대지가 주저앉았다.
번쩍.
거대한 먼지구름이 성벽을 무너뜨리고 건물을 초토화했다.
번쩍.
뒤따르는 고열의 파동이 고위급 요괴들의 방어범위 바깥에 있는 요괴들을 불살랐다.
번쩍.
그 모든 파동의 너머, 가장 크게 부풀어 오른 피의 구름은 아직도 지상에 도달하지 않았다.
여파만으로도 지상을 몇 번이고 휩쓸어버린 궁극에 달한 파괴력.
그중 가장 거대한 힘이 실린 혈염일휘血?一?의 핏빛 구체를, 나락의 왕의 형상이 내지른 일심일로가 완벽하게 꿰뚫어 흘려버린 것이다.
‘나쁘지 않았어요.’
칭찬이라도 하듯이 그리 속으로 생각하며 나락의 왕의 형상의 옆을 지나치는 묵언검객.
어깨를 툭 손바닥으로 치는 동작에, 나락의 왕의 형상마저도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