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59)
〈 459화 〉 459 농담 맞죠
* * *
1.
지하철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열차자동제어장치ATC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정차에 성공한 차지연.
손전등을 키고 빨간 비상등이 들어오는 정거장에 내린 특수부대원들이 조심조심 걸음을 옮겼다.
“여기다.”
“출혈량이 적군.”
바닥에 남은 핏자국을 가리키는 대원들.
시설 입구에는 지문인식장치와 버려진 손과 눈알이 던져져있었다.
“보안장치를 가지고 노는 특수좀비라. 코드네임 트릭커 못지않은 지능형 좀비군.”
모두가 표정을 찌푸리거나 혀를 차는 등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다중 용접된 특수열차의 철판보다 더 튼튼한 방공호 문을 열고 들어간 좀비가 저 안에 어떤 지옥을 만들어놓았을지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기까지 먼 길을 온 이상, 아무런 소득도 없이 돌아갈 수는 없다.
[지문인식이 완료되었습니다.] [동공인식이 완료되었습니다.] [카드키를 삽입해주십시오.] [카드키 식별이 완료되었습니다.] [신원확인코드 A6790025XF5 확인완료] [신원과 카드키가 일치하지 않습니다.]“이걸로는 안 되나봐요.”
“으에엑!”
“……?”
“지연이 너, 그런 걸 어떻게 맨손으로 잡아?”
“안 건들면 계속 여기에 있어야 하잖아.”
“아이돌이 그런 거 건드리면 못 써!”
“잘린 손이나 눈알 잡는 건 아이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도 건드릴 일 없거든?”
대피소에서 가져온 카드키는 버려진 손과 눈으로 통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 얼간이 녀석의 목도 잘라서 가져올 걸 그랬군.”
한정수는 총을 들었다.
“보안장치를 파괴하고 들어간다. 불만 있나?”
[도둑 3레벨 특전 발동] [사출구의 흠]“한나가 보기에는 그거 부수면 저기에서 엄청난 무기가 튀어나올 것 같다요!”
김한나가 방공호 주변의 사출구를 가리켰다.
벽과 지면이 뒤집히며 병기가 튀어나오기 딱 좋은 자리가 눈에 띄었다.
[수리공 12레벨 특전 발동]시스템기능이 알려주는 사출구 너머 무기의 정체를 깨닫자 차지연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사출구에서 화염방사기에 유탄발사기, 기관총이 나올 거라는데요. 셋 중에 하나만 나와도 저희들 여기서 다 죽지 않을까요?”
그저 운 좋게 도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관련인물을 호위하여 함께 도착하거나, 보안장치의 존재를 깨닫고 필요한 입장수단을 동봉해오지 않으면 진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역.
사실상 엔드컨텐츠급의 진입난이도를 지녔다.
“그럼 저희는 여기서 막힌 거예요?”
“묘안이 없다면 그렇겠지.”
한나가 신원인증장치를 노려봤다.
“영화에서 보면 도둑이 이런 거 슈슉 슈슈슉 하고 해결하지 않아?”
“무슨 영화를 본 거야?”
“헌드레드시프. 시설에 갇힌 도둑 백 명이 서로 소지품을 빼앗으면서 탈출하는 영화인데, 거기서 주인공이 디지털 잠금장치도 해제했어!”
김한나의 회상정보에 반응했는지 시스템이 관련정보를 띄워 올렸다.
“힝. 한나 이거 건들면 웰던 스테이크 된대.”
워딩수준ㅋㅋㅋ
좀비게임 하면 배고파짐 ㅇㄱㄹㅇ
저는 레어가 좋은데요
살살 실패하면 레어 됨
제가 화염방사기 쏠 테니까 님도 살살 맞아보실래요?
ㅂㅅ
아니 ㅈㅅㅈㅅㅈㅅ
(차단된 채팅입니다. 남은 시간 30:00)
ㅋㅋㅋ
저 친구는 오타 살살 쳐서 30분만 채금 맞은 듯
ㄹㅇㅋㅋ
팩트> 쌔게 맞으면 1년 채금에 영구정지도 맞으니 30분 정도면 살살 맞은 편
“어? 근데 길드장님 직업도 도둑 아니었어요?”
[묵언검객 도둑 16레벨(△1)] [김한나 도둑 8레벨(△2)]먼 길을 오면서 레벨이 오른 결과.
안 그래도 괴물 같았던 묵언검객의 15레벨은 16레벨이 되었다.
???
만렙 15레벨 아니었어?
아닌 듯
레벨은 그 위로도 있었는데 경험치를 못 모은 걸지도 몰라
아 난이도
난이도가 오르면 특수좀비들이 주는 경험치도 더 많아지지
저 인간은 특수좀비를 양식하는 치트키 썼잖아ㅅㅂ
꼬우면 너도 해
아무도 못할 거 알면서 하라고 하네
ㄹㅇ 젤 얄미운 녀석
[나와봐요. 한번 해보죠.]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의연하게 나선 해응응.
축 늘어져있던 꼬리가 신원인증기 앞에 서자 흠칫 곤두서더니 조금씩 위로 말아올라갔다.
김한나가 6레벨까지밖에 개방하지 못한 기능이 무려 18레벨까지 있다.
[도둑 9레벨 특전 발동] []꾸우욱.
해응응은 손가락 하나를 들어 장치를 가볍게 미는 척 내무 감압판을 자극했다.
파각!
[지문검사기가 고장 났습니다.] [신원인증을 할 수 없습니다. 수리가 끝날 때까지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으아앙! 고장났어!”
“길드장님, 고장을 내면 어떡해요!”
[이게 맞아요. 차지연. 당신은 수리공이니까 고장 난 물건을 수리할 수 있죠?]“당연하죠!”
[그럼 그렇게 해킹해둘게요.]“네??”
[도둑 12레벨 특전 발동] [] [해킹 중급 특정장치의 암호설정 초기화 기능에 접근할 수 있다.] [해킹 상급 특정장치의 암호재설정 예외 기능에 접근할 수 있다.]높으신 분들이나 구조에 나온 사람들이 긴급상황에 대비해 즉시 통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샛길’이 해응응의 눈앞에 시뮬레이션처럼 펼쳐졌다.
[당신의 해킹 실질 경험도는 매우 낮습니다.] [기능레벨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해킹입니다.]높다고도 낮다고도 할 수 없는 기능레벨.
하지만 무림인에게는 정밀함이야말로 생명이다.
처음 보는 초식도 완벽하게 따라할 수 있는 직관적인 오성을 최대치까지 올린 결과.
낯선 것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다.
한 번 눈으로 본다면.
이해하기만 한다면.
‘제가 따라할 수 없는 기술은 흔치 않아요.’
일행들의 배낭을 탈탈 뒤집고 장비 몇 개를 즉석에서 해체 및 재조립하여 사용한다.
머릿속에 보이는 광경을 재현도 100%로 고스란히 재현해내는 것만으로도…
삐익.
[일부 정보가 초기화되었습니다.] [퀵 루트가 활성화되었습니다.]해응응이 차지연을 손짓으로 불렀다.
[이거 고쳐요.]“완전 가루가 되어서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요?”
“…”
계획은 좋았다.
너무 신이 나서 힘을 많이 쓴 것만 빼면.
[지문검사기를 수리했습니다.]결국 해응응이 직접 자신이 기억하는 지문검사기의 도면을 그리고 차지연이 도면을 토대로 한 번 풀어헤쳐진 장비의 부품을 더 모아 제작에 성공했다.
“내 위성통신기.”
“라디오도 털렸어.”
“힝. 한나 핸드폰도 분해당했어.”
특수부대원들과 함께 울상이 된 한나.
그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지문검사기를 수리하고 재설치에 성공하자 장치에 녹색 불이 들어왔다.
[신원인증기 수리자의 신원을 입력해주십시오.]차지연이 지문과 동공을 인식하고는 앞서 통행이 막혔던 카드키를 들고 쭈뼛거렸다.
드르륵.
[신원인증이 등록되었습니다.] [수리공의 신원이 입력되었습니다.] [향후 수리공의 신원이 감지될 시, 최고등급 보안시설을 제외한 모든 내부시설에서의 추가인증절차가 생략됩니다.]“대박. 길드장님 해킹 왤케 잘해요?”
[예전에 도둑질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후후. 농담도 참. 어디서 뭘 훔쳤는데요?”
[대명제국의 황실비고에서 무공서적을 훔쳤어요.]“…당연히 농담일 텐데 왜 농담처럼 들리지가 않죠?”
진짜로 농담이 아니니까.
얼굴은 시치미를 뗴지만 꼬리는 정직하게 마구 좌우로 흔들리는 해응응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