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95)
〈 495화 〉 495 한 사람만을 위한 선생님
* * *
1.
이신아와 마리가 소리쳤다.
“그럼 알고 있는 거죠? 세뇌술사가 누구인지.”
“그 사람을 지적하면 끝이잖아요. 얼른 알려주세요!”
치에는 그런 두 학생을 돌아보며 웃었다.
“선생님이 왜 그래야하니?”
“왜냐니…… 지금 장난해요?”
“말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 죽는다고요!”
“그러니까. 선생님이 묻고 싶은 건 이런 말이야. 선생님이 너희를 왜 죽지 않게 해야 하냐고.”
이신아와 마리의 눈이 흔들렸다.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 한 명의 증인도 절실했던 때, 아무도 증인으로 나서주지 않았던 걸.”
“저, 저는… 그땐 중1이었어요. 그 애들이 저지른 범죄가 너무 무서웠다고요!”
“선생님도 무서워. 그 아이의 고통은 눈감았던 너희가 아무렇지도 않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이신아는 죄책감에 말문이 막혔다.
“치에쌤은 선생님이잖아요. 우리도 지켜줘야 할 학생 아니에요?!”
“적어도 너는 아니야. 마리. 설마 선생님이 잊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니? 그 아이를 질투했던 학생 중에 너도 있었고, 따돌림에 가세했던 사실이 드러날까봐 무서워서 전학을 갔던 사실을.”
마리의 손이 덜덜 떨렸다.
치에선생님은 잊지 않았다.
그 아이를 괴롭혔던 모든 현실을.
세상 모두가 잊고 있었던 한 사건의 가해자들을.
침묵으로 외면했던 방관자들을.
“분명 그래서일 거라고 생각해. 그 아이가 나만 세뇌를 걸지 않았던 이유.”
“전부 기억하고 있으니까.”
“그 날의 사건도, 그 아이에 대한 일도. 자신의 무력함과 잘못도. 전부 기억하고 있으니까.”
“그 아이는 허락한 거야.”
“같은 고통을 느꼈던 선생님에게도 자신의 복수를 지켜볼 기회를.”
“도움이 되지 못했던 선생님에게 이번에도 그저 무력하게 지켜보기만 하라고.”
치에선생님은 웃었다.
“그 아이가 선생님의 곁을 떠났어도, 선생님은 여전히 그 아이의 선생님이고 싶어. 그러니까… 분명히 말할 수 있어.”
“너희에게 세뇌술사의 정체는. 복수를 위해 돌아온 그 아이의 정체는 절대로 알려주지 않아.”
아샤가 충격 받은 얼굴로 중얼거렸다.
“3년 전의 사건에 대한 학생회의 기록. 유실된 페이지는 설마….”
“그래. 전부 선생님이 지운 거야. 이번에야말로 그 아이를 지켜주기 위해서. 선생님이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이 정도밖에 없으니까.”
젠젠다메다 아카데미 유학생들이 아우성을 쳤다.
“사정은 알겠지만 저흰 아무 잘못도 없잖아요.”
“마리야 죽일 년이지만 저흰 그저 어쩌다가 마리랑 같이 온 유학생일 뿐이라고요!”
“알아. 그 점은 선생님도 미안하게 생각해.”
“그럼 어떻게 말 좀 해주세요. 세뇌술사가 누군지. 아니면 히로시군에게 우리라도 풀어달라고 전해달라고요. 당신, 선생님이잖아요!”
치에선생님은 웃었다.
“그래서 미안한 거야.”
치에선생님ㅠㅠㅠㅠ
세뇌술사한테 이런 백스토리가 있었어…?
나 999회차 플레이언데 첨 보는 스토리임
999회차동안 뭐함? 인생 헛살았네
시발… 난 이게임 얀데레 시뮬레이터인줄 알았다고…
정상참작 인정합니다…
그냥 저 쓰레기들 다 죽여버리죠
몰살검객이 옳았어. 여동생 빼고 다 죽여야해
인간적으로 치에선생님은 살려주자ㅠㅠㅠ
치에선생님의 고백과 폭로는 끝났다.
소꿉친구 이신아는 방관자가 됐다.
유학생 마리는 도피자가 됐다.
그들 모두 죄의 대가를 짊어져야 마땅하다.
그렇기에 해응응은 묻고 싶었다.
[저도 마찬가지였나요?]“알고 있잖니? 네 능력. 그게 재판에서 얼마나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는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히로시의 능력 .
기억의 전시관에 여덟 개의 액자를 전시하고 이를 스크린폰이나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는 능력.
그의 목격정보가 법정에 제출된다면.
그가 증인으로 법정에 선다면.
한 학생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 수 있었다.
그러나 히로시는 침묵했다.
히로시도 이신아와 다를 것 없었다.
함께 침묵했다.
그렇기에 세뇌술사의 표적이 되었다.
‘그렇군요. 이 모든 건 복수로부터 비롯된 이야기. 미연시의 탈을 쓴 복수극이었어요.’
자신의 오빠가 폭주를 일으켜 사고를 자처했다는 세상의 낙인에 맞서, 세뇌술사는 세상 모두에게 폭주를 유발하는 각자의 를 심었다.
돈과 권력으로 진실이 왜곡된 세상을 이번에는 세뇌술사가 라는 능력으로 왜곡했다.
침묵으로 누명을 확정지은 히로시에게 복수하고자 그와 여동생들을 위협했다.
이것은.
슬프고도 잔혹한 복수극이었다.
[미안해요. 그때의 저는 겁쟁이였어요.]해응응은 사과했다.
자신이 히로시의 몸을 빌려, 히로시의 인간관계를 누리며 살아왔다면.
그의 과오마저 함께 책임지는 것이 마땅했다.
그것이 이 미연시의 주인공.
히로시가 된 플레이어가 책임져야 할 과거다.
“그래서. 히로시군은 이제 어떻게 하고 싶니? 선생님을 협박할 거야? 세뇌술사의 정체를 말할 때까지 고문이라도 할 거야?”
[그 아이에게 지켜야 할 가족이 있었듯이, 제게도 지켜야 할 가족이 있으니까요.]치에선생님은 웃었다.
“전부 이해해. 선생님도 그런 마음으로 지금껏 살아왔으니까.”
“그러니까 히로시군도 이해해줘. 3년 전에는 지키지 못한 그 아이의 소중한 것을, 그것이 피로 얼룩진 복수라도 지켜주고 싶은 선생님의 마음을.”
해응응은 그녀의 앞에 마주섰다.
강하다.
이 사람의 각오는 아마 무너지지 않는다.
어지간한 고통으로는.
신체를 절단하고 잘게 써는 고문조차도.
그녀의 입을 열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독해질 수밖에 없었다.
점혈을 이용해 기혈의 순환과 근골을 뒤틀어 고통을 선사한다.
보통사람은 1초도 견디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고, 성인남성도 3초 안에 눈물을 쏟으며 발버둥을 치며, 무림인도 10초가 지나기 전에 절규한다.
수법의 잔혹함으로 인해 무림에서는 공식적으로 금술??로 지정된 금지기술.
꽈드드득
혈관이 뒤틀리는 고통에 숨도 쉬기 힘들 텐데도, 치에선생님은 비명소리 한 번 흘리지 않았다.
주르륵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려도.
혈관이 피부 위로 돋아나도.
두 눈이 붉게 충혈 되어도.
치에선생님은 세뇌술사의 정체를 실토하지 않았다.
뿌드득
뿌득
근골이 뒤틀릴 대로 뒤틀려도.
이제는 본래의 형태를 되찾기도 아슬아슬할 정도로 신체가 심각한 손상을 입어도.
치에선생님은 그저 말없이 웃었다.
‘이 사람… 받아들일 작정이에요. 이 모든 고통을, 자신의 죽음을. 능력을 사용해서라도.’
피스 오브 마인드Peace of mind.
어떤 동요상태에서도 마음의 평화를 부를 수 있지만 사용시간이 길수록 능력발동 이후의 우울증도 커지는 능력.
그 능력이 그녀의 고통을.
살려달라고 울부짖으며 아는 것은 뭐든 실토하게 만드는 고문을 평화 상태로 뒤덮었다.
그렇다고 물러설 수는 없다.
세뇌술사의 정체까지 앞으로 한 발.
치에의 실토만 얻어내면 흑막의 정체에 도달한다.
피이잉!
이각의 뿔 능력을 응용한 전기능력.
이를 자신의 눈에 걸어 특정한 방식으로 발동시킨다.
[당신은 능력의 새로운 운용법을 깨달았다.]무림에서 얻은 기술은 힘을 쓰는 무공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살아남기 위해 터득해야만 했던 기술도 있다.
마음을 읽는 기술.
섭혼술도 그 중 하나다.
‘편리한 능력. 그만큼 대가는 가혹하죠.’
무림인에게 눈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아무리 빠른 초수교환도 눈으로 ‘본’ 정보를 바탕으로 대응초식을 머리에서 떠올린다.
감지조차 못한 기술에는 무의식도 대응할 수 없다.
물론 상승경지에 도달한 무림인은 시각 외에도 다양한 감각으로 적을 감지한다.
오감을 넘어선 기감.
기감조차 능가하는 육감.
그러나 지금 요구되는 감각은 오직 시각뿐이다.
이러다 둘 다 죽겠어!!
이 못된 무림인 녀석! 치에선생님을 괴롭히지 마!
눈에서 피를 흘리는 히로시.
입에서 피를 흘리는 치에선생님.
양측의 출혈은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았다.
“오라버니, 그만하세요!”
“그만 둬, 멍청아! 죽을 작정이야?”
이오와 린이 말려도 해응응은 멈추지 않았다.
치에선생님의 정신력은 강하다.
3년의 시간동안 쌓이고 쌓였던 후회와 고통의 시간.
그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제자를 지킨다.
그런 의지가, 무엇에도 굽힐 수 없는 정신력이 현실에서 이미 초절정의 경지에 이른 무림인의 상단전을 통해 전해지는 내공을.
자연지기를 변환하여 펼쳐내는 고급기술을.
분근착골과 섭혼술의 동시발동을 버티고 있다.
훈련받은 요원 민우성은 물론이고, 무림맹 군사 출신이자 초절정고수였던 백소천조차 버티지 못할 고문을 견뎌내는 기적을 선사했다.
‘진심이었군요. 학생을 아끼는 당신의 마음은.’
히로시의 사건에는 침묵하고 외면했던 치에선생님.
그녀를 글러먹은 선생이라고 여겼던 때도 있었다.
이제는 안다.
그것이 복수를 위한 것임을.
자신의 제자를 위한 진술에 나서지 않은 겁쟁이에게.
그가 했던 침묵과 방관을 그대로 돌려준 것임을.
‘부럽네요. 당신 같은 분이 제 선생님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치에는 한 사람만의 선생님이었다.
그것은 해응응의 한쪽 눈이 퍽 소리와 함께 터지고.
치에선생님의 심장이 터질 때까지도 변치 않았다.
[섭혼술이 마음을 읽어냅니다.]생명이 끊어지는 일순간.
흔들리는 능력.
그 틈을, 섭혼술이 파고들었다.
미안해. 도움이 되지 못해서.선생님은 여기까지 인가봐….참 변변찮지?3년 전에도, 지금도.알아. 네게 많은 실망을 끼친 거.이런 무능하고 못난 선생님이지만…….적어도 마지막만큼은.이 못난 선생님을 용서해줄 수 있겠니……?
그것은 치에선생님이 떠올린 마지막 생각이었다.
해응응은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마지막 순간.
그녀의 시선이 바라본 것은 세뇌술사임을.
자신이 서있는 방향.
자신의 곁에 있던 사람임을.
그녀의 곁에 있던 것은 오직 두 사람.
두 명의 가짜여동생.
이오와 린.
두 사람 밖에 없다.
두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둘 중에 한 명이.
치에선생님이 지키고자 했던 하나뿐인 제자.
이 세계의 진정한 주인공.
세뇌술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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