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201
200화 성과(2)
-운명의 대회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신 선수가 전 병력을 끌고 진격합니다. 최영준 선수도 기다렸다는 듯이 마중 나갑니다!
-이번 승부를 좌우하는 전투가 될 겁니다.
그때, 대형화면에 잡히는 유닛이 있었다.
바로 전술위성.
이신이 싸움에 앞서 전술위성을 최영준의 앞마당 쪽으로 보낸 것이다.
-아, 역시 이신 선수입니다. 싸우기 전에 먼저 ‘무력화탄’으로 대사제의 마법 에너지를 없앨 의도입니다.
-이때쯤 대사제 몇 명이 나와서 에너지를 채워놓았을 거라고 다 알고 있는 거예요!
-아바타와 함께 이번 싸움의 핵심인데요. 대사제의 전격 마법이 없으면 안 되는데요!
언덕 너머로 나타난 전술위성은 앞마당에 있던 대사제 2명에게 무력화탄을 쐈다.
-파앗!
-아아아! 에너지가 빠졌어요!
-근데 대사제가 2명밖에 없는데요? 저것밖에 없는 건 아닐 텐데…… 아! 역시!
앞마당에 병력과 함께 있던 대사제 2명은 일부에 불과했다.
본진에 대사제 4명이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었다.
전투가 벌어질 때 수송기로 드롭시켜서 재빨리 전격 마법을 휘갈길 생각이었던 것이다.
이것이 올해 들어 최영준이 보강한 마법 활용 전술 중 하나.
-최영준의 1시 진영을 향해 북상하는 이신 선수의 병력! 최영준 선수도 어마어마한 물량이 뛰쳐나갑니다. 물량 만만치 않습니다. 광신도·거신병기·아바타 비율도 아주 좋아요.
-예, 그러면서 대사제를 태운 수송기는 반대편으로 일단 빼두죠. 전투가 벌어졌을 때 예상 못한 방면에서 찌르고 들어와서 전격 샤워를 날릴 겁니다!
-먼저 아바타가 갑니다!
최영준의 아바타 2기가 먼저 날아왔다.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이신의 기계보병들이 전면에 나와 대공미사일을 쏘아댔다.
-아! 기계보병 사거리 업그레이드가 되어 있습니다!
아바타 1기는 격추.
나머지 1기는 격추당하기 전에 간신히 봉인 마법을 펼쳤다.
-아! 하나는 성공!
-대략 기동포탑 5기 가량이 봉인됐네요.
기계보병들이 계속 쫓아가서 아바타 1기를 마저 격추시켜버렸다.
이윽고,
-퍼퍼퍼퍼퍼펑!!
-크억!
-크어억!
일대 전투가 시작되었다.
포격모드로 전환된 기동포탑들이 일제히 불기둥을 뿜었다.
광신도들이 비명을 지르며 죽어나갔다.
하지만 체력이 좋은 광신도들은 절반 이상이 살아남아 가까이 달라붙었다.
고속전차들이 일제히 그 앞을 가로막고 기동포탑들을 보호했다.
-퍼엉! 퍼어엉!
-콰르릉!
-크억!
-끼리릭!
양측의 유닛들이 치열하게 맞붙었다.
그리고 따로 빼두었던 수송기가 대사제 4명을 태운 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스르륵―
익숙한 효과음.
-어? 어어?!!
-와! 저걸 준비했습니까!
스텔스 모드로 모습을 감춘 스텔스 전투기 1대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나 수송기를 공격했다.
-귀신 같이 알아차린 이신 선수!
-와! 최영준 선수가 대사제를 수송기에 태워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눈치 챘어요. 알고서 전투기 1기를 생산해서 저기다가 딱 배치해놓는 센스! 와……!
-이신 선수가 정말 준비를 많이 해온 것 같습니다. 철두철미해요!
-퍼어엉!
수송기가 격추되었다.
격추당하기 전에 내린 대사제는 2명.
전투 컨트롤에 신경 쓰느라 수송기에 많이 신경 쓰지 못한 결과였다.
하물며 살려놓은 대사제 2명 또한 위기가 끝난 게 아니었다.
-와아!
-철두철미한 신!
고속전차 2기가 빠른 스피드로 달려와 대사제들을 공격했다.
도망치던 대사제들이 결국 남김없이 사살되었다.
아바타의 봉인 마법도, 대사제의 전격 마법도 실패한 채 벌어진 전투는 단연 이신의 우세였다.
‘제길!’
최영준은 낭패를 느꼈다.
판단은 빨랐다.
안 되겠다 싶자, 즉시 공격을 중단하고 병력을 물렸다.
잠시 숨고르기였다.
‘앞마당까진 내준다.’
앞마당까지 밀고 들어왔을 때, 이신은 병력을 따로 나눠서 다른 확장 기지까지 치려 할 것이다.
바로 그때가 승부였다.
앞마당을 밀렸다 해도, 확장 기지까지 아슬아슬하게 지키는 선에서 상대 병력을 잡아먹어 버리면, 완전 승리는 아니더라도 우세를 만들 수는 있었다.
‘견적 나왔다. 조금 난이도가 높은데.’
최영준은 위기 속에서도 침착하게 병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광기의 물량이 폭발했다.
다행히 거신병기가 상당수 살아 있는 덕에, 참회실에서 광신도를 꾸역꾸역 쏟아내 병력 조합을 맞췄다.
-이신 선수가 최영준 선수의 앞마당을 포격하기 시작합니다!
-앞마당은 그냥 내주겠다는 판단! 침착하게 계속 병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역전의 한 타를 기다립니다!
-근데 확장 기지까지 밀리면 저 병력을 걷어낸다 해도 엄청난 손해인데요? 확장 기지는 어떻게 막아낼지!
최영준은 침착하게 움직였다.
확장 기지를 향해 이신의 병력 일부가 움직이자, 광신도 1명이 확장 기지의 출입구에 서서 길을 막았다.
그리고 그 광신도에게 아바타가 봉인 마법을 썼다.
“와아아아!!”
“오오오!”
봉인된 유닛은 움직이지도, 공격을 하지도, 받지도 못한다.
봉인 마법에 걸린 광신도 하나 때문에 확장 기지를 밀 수 없는 상황이 나타난 것이었다.
-저렇게 막을 생각이었어요!!
-최영준의 역대급 센스!
-하지만 이신 선수도 전혀 당황하지 않습니다. 기동포탑 몇 기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앞마당 쪽으로 돌아갑니다! 예, 안으로 진입하지는 못해도 기동포탑의 포격 사거리가 안까지 닿죠.
이신은 기억력이 좋았다.
수송기 격추에 써먹었던 스텔스 전투기 1기가 날아와 확장 기지 안쪽까지 시야를 밝혀주는 역할을 했다.
스텔스 전투기가 시야를 밝혀주자 기동포탑들이 포격을 개시했다.
‘침착해야 돼. 시간이 있어.’
최영준은 좀 더 참으며 병력을 더 생산했다.
아직 확장 기지가 부서지지는 않았다. 그 직전에 모두 걷어내면 된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전투가 시작되었다.
참고 참던 최영준이 반격에 나선 것!
***
이신의 진형은 굉장히 특이했다.
기동포탑들이 뱀처럼 길게 늘어선 모양으로 최영준의 앞마당까지 줄서듯 배치되어 있었다.
기계보병은 뱀의 머리에 서서 태세를 갖췄고, 고속전차들은 뒤에서 대기 중이었다.
최영준은 곧 반격해올 거란 걸 예측하고 대비한 진형이었다.
최영준의 병력 물량은 앞마당처럼 공간이 협소한 곳에서 빛을 발하지 않는다. 그러니 필연,
‘소환이겠지.’
전투 중에 소환 마법 개발을 눌렀다면, 지금이 개발 완료될 타이밍이었다.
이신은 그걸 계산해놓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파아아아앗!!
앞마당 바깥쪽에서 아바타가 나타나 소환 마법을 펼쳤다.
본진에 있던 병력을 넓은 바깥으로 빼내 덮칠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소환이 이루어지는 지점에는…….
***
-안 돼요! 거긴 안 돼요!
-거긴 지옥입니다!
반격을 준비하던 최영준의 비장함에 몰입해 있던 해설진들이 다급히 소리쳤다. 물론 그 목소리가 최영준에게 닿을 리 없었다.
최영준의 소환 마법은 이신이 지뢰를 잔뜩 매설해놓은 지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끼리릭! 끼릭!
-퍼어엉! 퍼어어엉!
발동된 지뢰들이 소환된 최영준의 병력을 덮쳐버렸다.
거신병기들도, 광신도들도, 지뢰에 당해 싸워보지도 못하고 몰살당했다.
-아아아!!
-너무나 철두철미한 이신! 소환할 거란 걸 다 알았어요. 그래서 예상되는 포인트마다 지뢰를 매설한 거예요!
-저걸로 병력의 절반가량을 잃었습니다. 정말 소름끼칩니다, 이신 선수!
-최영준 선수는 이제 확장 기지를 포기해야 합니다. 지금 이신 선수의 병력을 걷어낼 방도도 없고요,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는…… 예! 저겁니다!
아바타 1기가 이신의 진영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타깃은 병력 생산이 이루어지는 이신의 본진!
그곳에 남은 병력을 소환해서 기갑 정거장들을 파괴해버리면, 이신도 더 이상 병력을 추가 생산할 수 없어서 타이밍을 놓칠 수밖에 없다는 최후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남은 병력을 다 본진 소환에 써버리면, 자기 본진은 어떻게 지킬 겁니까?! 최영준 선수, 섬멸전은 승산이 없습니다!
섬멸전은 서로가 서로의 진영을 공격하는 싸움이었다.
누가 먼저 상대방의 건물을 전부 부수느냐를 경쟁하는 치킨레이스였다.
물론, 최영준은 그걸 노린 게 아니었다.
-파아앗!
아바타 1기가 본진 출입구에 선 광신도에게 봉인 마법을 걸었다.
-아아! 저걸로 또 본진을 지키고, 이신 선수의 본진을 치겠다는 계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리할 수 있는 길을 찾는 최영준 선수입니다. 예, 톱클래스의 선수는 저래야지요!
아바타가 마침내 이신의 본진에 이르렀을 때였다.
그 길목에 대기하고 있던 전술위성이 아바타를 반겼다.
-파앗!
-무력화탄!!
이미 알고 기다렸던 전술위성이 무력화탄으로 아바타의 마법 에너지를 빼놓았다.
에너지를 잃은 아바타는 힘없이 이신의 본진에 도착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방황했다.
-저 수까지 읽었어요! 저것마저도 이미 알고 있었어요!
-무슨 제갈공명입니까? 대체 몇 수 앞을 보는 겁니까?! 관심법이라도 씁니까?!
양 팀 벤치.
감독이며 코치며 선수며 모두 입을 쩌억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히이익!”
“세상에…….”
“진짜 사람이 아니다 저건.”
“신이다 신…….”
그리고 관중석은,
“꺄아아아아아악!!”
“사랑해요, 오빠!”
“너무 멋져! 어쩜 좋아!”
이신교의 광신도들이 마약이라도 한 것처럼 미쳐 날뛰었다.
그 열광의 도가니 속에는 외국에서 이곳까지 원정 관람을 온 외국인들까지 섞여 있었다.
외국인들은 ‘Kaiser’ ‘Lee Sin’ 등이 적힌 응원 피켓을 들고 흔들고 소리를 질렀다.
그중 한 외국인 사내의 피켓 문구가 인상 깊게 클로즈업되었다. 그건 우연히 나온 희대의 연출이었다.
[God of SC]“우와아아아아아!”
“오오오오!!”
함성이 더 커졌다.
마침내 최영준이 GG를 선언했을 때, 부스에서 걸어 나온 이신은 뜨겁기 이를 데 없는 열광과 비명에 깜짝 놀랐다.
심지어 ‘God of SC’ 피켓을 들고 응원하던 장년의 백인 사내는 어지간히도 흥분했던 모양이었다.
관객석에서 벌떡 일어난 백인 사내가 이신이 있는 무대 사이드 쪽으로 달려 나왔다.
누가 말릴 틈도 없었고, 이신도 흠칫했다.
물론 갑자기 덮치거나 하지는 않았다.
백인 사내는 단지 들고 있던 ‘God of SC’ 피켓을 이신 앞에 내밀었다.
경배.
칭송.
백인 사내의 눈빛에 담긴 뜨거운 열기는 진심이었다.
이를 보고 이신은 피식 웃었다.
잠시 손짓으로 백인 사내에게 기다리라고 하더니, 부스 안에서 자신이 썼던 마우스를 가지고 나와 선물해주었다.
엄청난 명경기를 펼쳤던 그 마우스를 선물 받은 백인 사내는 너무도 놀라 소리를 질렀다.
“Oh god! Oh my god!!”
흥분해서 어쩔 줄 모른 채, 백인 사내는 황급히 달려 나온 경기장 스태프들에 의해 제자리로 돌아갔다.
외국에서 온 열성팬을 상대로 보여준 이신의 즉흥적인 퍼포먼스에 경기장은 뜨겁게 달아올랐고, 그만큼 쌍성전자 벤치는 더욱 죽을상이 되었다.
똑같은 1승인데도 이신의 승리는 파괴력이 남달랐다.
덩달아 기세가 오른 덕에, 올도어SCC는 그날 3대 1로 쌍성전자를 물리쳤다.
‘역시 쓸모가 있었어.’
이신의 완벽한 승리에는 그의 탁월한 설계도 있었지만, 급조해서 만든 전략팀의 분석 정보도 큰 몫을 했다.
아직 미숙한 전략팀임에도 당장에 효과를 발휘하자 이신은 기분이 좋아졌다.
그 덕에 오늘 승리는 어느 때보다도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