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395
395화 눈물(2)
예상 못한 타이밍에 펼쳐진 지우펑의 기습적인 아바타 소환.
공격력과 방어력의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는 타이밍을 노렸던 이신의 계획이 틀어졌다.
하지만 지우펑도 다시 모으던 병력을 한차례 소비한 상황.
이신은 즉시 치고 나갔다.
이신 역시 아직 풀 병력이 아니었지만, 이 타이밍을 놓치면 지우펑에게 점수를 내주고 마는 셈이었다.
이신은 당한 대로 즉시 되돌려주지 않으면 직성이 안 풀리는 스타일이었다.
-카이저가 치고 나옵니다!
-지우펑 선수는 아직 병력이 충분히 않습니다.
-여유가 있는 건 아바타뿐인데요? 버틸 수 있을까요?
-확장기지 하나만 내주고 막으면 잘 막은 겁니다. 하나도 안 내주고 병력을 역으로 싸먹으면 최고의 시나리오겠죠!
-자, 카이저는 1시로!
이신의 지상군이 가파른 속도로 맵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며 1시 지역으로 향했다.
가장 최근에 구축되어서 자원이 쌩쌩한 지우펑의 확장 기지를 먼저 쳐부수기로 한 것이다.
앞장서서 움직이는 건 역시나 이신의 돌격대인 고속전차들.
11시에서 1시로 이어지는 경로에 지뢰를 매설했다.
11시 본진에서 생산되는 지우펑의 병력이 1시를 구하러 오는 경로를 차단시키는 치밀함이었다.
이신은 방해받지 않고 1시에 도달했다.
선두에 있던 기동포탑 3기가 포격모드로 변신. 이윽고,
-퍼퍼펑-!
3기의 기동포탑이 1시 확장 기지를 타격하기 시작했다.
거기서 이신의 전술적인 탁월함이 돋보였다.
그 기동포탑 3기만 남겨놓고 나머지 병력은 곧장 12시로 진격한 것.
-곧바로 12시! 멋진 판단입니다. 지우펑 가만히 있다간 1시와 12시 모두 날아가 버립니다!
-지우펑도 움직입니다. 아바타가 가고 있어요!
-봉인 마법으로 병력 상당수를 얼릴 생각이겠습니다만, 카이저도 전술위성이 매의 눈을 뜬 채 주시하고 있습니다.
함께 데려온 전술위성이 수시로 전후좌우로 움직이며 아바타가 접근하는지 살폈다.
아바타가 접근하면 마법을 쓰기도 전에 무력화탄을 쏴버릴 태세였다.
지우펑의 아바타는 접근하다가 전술위성을 보자마자 즉시 뒤로 물러났다.
전술위성이 무력화탄으로 맞추기 위해 쫓아왔지만 아바타는 다행히 벗어날 수 있었다.
-생각을 다 읽고 있습니다. 지우펑 곤란한데요?
이윽고 기동포탑들이 일제히 포격모드로 변신.
계단식으로 배치된 기동포탑들은 11시 방면에서 출현할 적 병력에 대비한 완벽한 포진이었다.
지우펑의 아바타는 도리어 이신의 진영으로 향했다.
오히려 똑같이 공격해서 서로의 살과 뼈를 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전술위성이 나타났다.
-카이저가 지우펑의 생각을 전부 알고 있어요!
-지우펑! 어떡할 겁니까?
쫓아오는 전술위성.
다시 위로 도망치는 아바타.
갈 길을 잃은 아바타는 무슨 판단이 들었는지 돌연 대각선으로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
-카이저의 병력 머리 위에 소환 마법으로 병력을 꽂아 넣을 생각인가요?
-그곳도 전술위성이 있는데요? 무력화탄에 맞아 아무 마법도 못 쓰면 정말 패배에 몰립니다!
포진된 채 12시를 타격하는 이신의 병력 진형.
그 근처까지 아바타는 접근했다.
그곳에서도 전술위성이 마중 나왔다.
앞뒤에서 접근하는 전술위성들!
이신의 치밀한 몰이에 의해 아바타는 꼼짝없이 무력화탄에 맞아 마법 에너지를 잃을 듯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파아앗!
그 자리에서 아바타가 소환 마법을 펼쳤다.
광신도들로 구성된 지우펑의 일부 병력이 소환되었다.
-아! 어정쩡한 곳에 소환이 펼쳐졌는데… 어?!
-오오오?!
11시 방면에서도 나머지 병력이 달려 나오고 있었다.
측면과 후면!
양방향에서 병력이 달려든 것이다.
그대로 이신의 병력을 덮쳤다.
-퍼퍼퍼퍼펑!
-콰앙! 쾅!
-으악! 아아악!
-펑! 펑!
치열한 격전이 펼쳐졌다.
광신도 위주로 급히 병력을 생산한 지우펑의 판단은 상당히 유효한 것이었다.
거신병기보다 값싸고 빨리 생산할 수 있는 광신도들은 스피드도 빨라 포화를 뚫고 들어가 이신의 기동포탑에게 접근했다.
지뢰가 튀어나와 제동을 걸었지만, 무시하고 그냥 달렸다.
계속 달렸다!
“와아아아아!!”
“지우펑! 지우펑!”
엄청난 투혼!
죽어도, 또 죽어도 계속 생산된 광신도들이 달려왔다.
공격력 업그레이드가 지체된 것 또한 이번 전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신의 기동포탑들이 잇달아 파괴당했다.
1시 확장 기지는 이미 파괴됐고, 12시 확장 기지도 대신전 건물이 반파된 상황.
조금만 더 두들기면 12시 확장 기지도 날려버릴 수 있는 찬스였다.
하지만 그 약간의 시간차를 앞두고 이신의 기동포탑들은 지우펑의 필살의 반격에 의해 모두 파괴당했다.
지우펑의 병력 손실도 상당했지만, 신족의 병력 물량 생산력은 인류를 능가했다.
이신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판단을 내려야 했다.
결국 혀를 차고는 그나마 살아 있는 고속전차를 일제히 후퇴시켰다.
1시를 치던 기동포탑 3기도 포격 모드를 풀고 후퇴시켰다.
-막아냈습니다!
-딱 주문하셨던 대로 확장 기지를 하나만 내준 선에서 막아냈죠?
-일꾼 피해는 적었기 때문에 1시도 대신전만 다시 지으면 금방 복구 가능합니다. 아니, 카이저에게 다시 공격을 시도할 여력이 없으니 확장 기지를 하나 더 가져가도 되겠네요!
-썰물처럼 후퇴하는 카이저. 이제 지우펑이 거의 70% 승기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퇴각하던 이신의 고속전차가 다시 방향을 돌려 쏜살같이 올라갔다.
지우펑의 병력을 피해 맵을 우회하여서 12시를 향해 빠르게 질주!
노리는 것은 바로 12시 확장 기지가 공격받을 때 대피했던 신도들이었다.
지켜냈으니 다시 일하러 12시로 신도들을 보낼 거라고 예측한 것이다.
완벽한 타이밍.
정확한 시간, 정확한 지점에서 자기가 노리는 타깃을 포착했다.
기습적으로 출몰한 고속전차들이 신도들을 닥치는 대로 학살했다.
이신 필생의 컨트롤이었다.
신도들을 일점사로 죽이는 한편, 일부 고속전차는 지뢰를 매설해서 구하러 오는 지우펑의 병력을 차단했다.
‘크윽!’
지우펑이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뒷목이 너무 아팠다.
다 이겼다고 생각한 순간에 당한 뼈아픈 반격이었다.
12시는 물론 1시에서 일하던 신도들도 거기에 포함되어 있었던 탓에 피해가 상당했다.
거기에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 광신도 위주로 병력을 뽑은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원거리 공격을 할 수 있는 거신병기가 부족한 탓에 잽싼 고속전차들을 막기 까다로웠던 것.
광신도들이 다가와 반격했음에도, 고속전차들은 잽싸게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며 신도들을 잡았다.
상당수의 신도가 죽었다.
임무를 완수한 고속전차들은 쏜살같이 도망쳤다.
경기장은 열광에 찼다.
-이게 카이저입니다! 또 기울어지던 승부의 균형추를 돌려놓습니다!
-웃음밖에 안 나오네요. 정말 대단합니다, 카이저! 집요하게 상대를 물어뜯어서 어떻게든 패배를 모면합니다. 이러면 다시 5.5대 4.5 정도로 형세가 팽팽해졌죠?
-예, 그쯤 될 겁니다. 지, 지우펑의 아바타가 무언가 일을 해내지 못한다면 말이죠!!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해설위원의 외침.
지우펑의 아바타가 새로 구축된 이신의 6시 확장 기지로 날아간 것이다!
-파아앗!
아바타가 소환 마법을 펼쳤다.
소환된 건 10기 가량의 광신도들뿐.
하지만 광신도들은 자원을 채집하던 건설로봇들을 후려패며 깽판을 피우기 시작했다.
대형화면에 비치는 지우펑의 눈빛은 흉흉하게 빛나고 있었다.
끝없이 타오르는 투지.
당하자마자 다시 되갚아주는 지우펑의 빠른 판단이 놀라웠다.
이신은 급히 고속전차들을 보내 광신도들을 제압하고 6시를 지켜냈지만, 일꾼 피해나 한차례 일을 못한 자원 손해가 적지 않았다.
-굉장한 템포로 치고받고 있습니다! 전투의 신들이 벌이는 치열한 혈전입니다!
악착같이 생명줄 같은 6시를 지켜내고 복구한 이신은 기동포탑을 다시 생산해 모았다.
지우펑의 방해로 지체되었던 공격력 업그레이드도 다시 차근차근 이루어졌다.
그러면서 끝없이 움직이는 고속전차들!
그것이 이신을 지탱해 주고 있었다.
지뢰를 깔아 방어하고 게릴라로 적의 자원 수급을 방해하며 끈질기게 시간을 끌었다.
지우펑은 침착하게 견제를 막아내면서 꾸준히 병력을 생산했다.
잘잘하게 잽을 넣는 이신의 견제 플레이를 제외하면 소강상태.
양측 모두 병력 소모가 컸던 탓이었다.
하지만 병력을 재생산하는 속도는 신족인 지우펑이 더 빨랐다.
‘틈을 주지 않는다!’
병력이 아직 인구수 제한까지 다 차지 않았지만, 지우펑은 이른 타이밍에 또다시 공격에 나섰다.
움직이는 건 역시나 아타바.
아바타 2기가 약간의 간격을 두고 줄줄이 6시로 향하고 있었다.
이신의 유일한 자원 줄인 6시 확장 기지를 끝장내 버리겠다는 악의가 역력했다.
하지만 그곳에는 이신이 전술위성을 배치한 상태.
아바타가 접근하자마자 전술위성이 무력화탄을 쐈다.
-펑!
순식간에 마법 에너지가 0이 되면서 무력화된 아바타.
하지만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간격을 두고 뒤따르던 아바타가 그대로 6시로 들어갔다.
그리고 소환!
-파아앗!
“우와아아아!”
병력이 소환되자 경기장이 환호로 가득 찼다.
왜냐하면 병력이 소환된 자리에는 지뢰가 잔뜩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퍼퍼퍼퍼퍼퍼펑!
-콰콰쾅!
-으악! 으아악! 아악!
소환되자마자 수많은 지뢰들에 의해 괴멸당한 지우펑의 병력.
-막았어요!
-방어가 완벽하게 된 자리에 소환이 들어가면서 지우펑이 병력을 잃었습니다. 이러면 주도권은 카이저에게로 넘어가는……!
하지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소환된 병력 중에는 아바타 1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놀랍게도, 소환된 아바타가 그 자리에 다시 소환 마법을 펼쳤다.
-파아앗!
거신병기 4기와 광신도 8기로 구성된 초라한 병력이 소환되었다.
하지만 6시 확장 기지에서 깽판을 피우기는 충분했다.
-오 마이 갓!!
-2중 소환! 소수의 병력을 또 소환해서 기어코 6시를 공격합니다!
-지우펑도 정말 지독하네요!
광신도들은 건설로봇들을 공격.
거신병기 4기는 공중에 띄워져 느릿느릿한 속도로 대비하는 통제사령부 건물을 공격했다.
이신의 병력이 6시로 들이닥쳐서 병력을 막아냈다.
아슬아슬하게 통제사령부 건물이 파괴당하기 전에 지우펑의 모든 병력을 처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안 끝났어!’
지우펑은 집요했다.
그 자리에 있던 아바타 3기가 달라붙어서 계속 통제사령부 건물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약하긴 하지만 분명 공격 기능이 있는 아바타.
3기가 붙어서 열심히 때리자 통제사령부 건물의 체력이 점점 바닥으로 치달았다.
-저걸 지켜야죠! 통제사령부 수리해야죠!
-급합니다! 부서지느냐 마느냐!
건설로봇들이 재빨리 달려와서 통제사령부 건물을 수리했다.
하지만,
-퍼어어엉!
얄궂게도 통제사령부는 끝내 파괴되었다.
-아아아!
-집념의 공격으로 기어코 6시를 날려버린 지우펑!
-카이저의 유일한 자원 수급 루트였는데요!
경기는 아직 안 끝났다.
이신은 그 즉시 전 병력을 끌고 북상(北上)하기 시작했다.
자원이 다 고갈된 본진에 있는 통제사령부 건물을 띄워 6시로 보내는 한편, 전 병력은 지우펑의 11시 본진을 향해 진격.
지우펑은 방금의 공격으로 병력을 소모했다.
이 기회를 놓치면 패배뿐이었다.
월드 SC 그랑프리 개인전, 4강전 2경기 5세트.
대결은 숨 가쁜 템포로 격화되고 있었다.
게임이 끝나면 분명 누군가는 눈물을 흘려야 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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