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461
461화 포격(2)
원숭환의 군대가 앞마당 앞에 진을 치고 있었다.
위협적인 숫자.
하지만 공격은 없었다.
그냥 그 상태가 지속될 뿐이었다.
‘한 번쯤 공격 들어와서 병력을 교환할 생각도 들 텐데?’
저만한 병력을 모아놓고는 공격하기를 포기했다니.
공격 의지를 들킨 까닭에 소용없다고 판단했다면 매우 침착하다.
하지만 단지 그것뿐일까?
‘보통 이렇게 나오지 못하게 봉쇄를 하고 있는 건…….’
상대의 확장을 억제하고 자신은 확장을 하기 위함이다.
이신은 직감적으로 원숭환의 심리를 알아챘다.
‘동시 2확장이군.’
앞마당 확장이 상대보다 늦은 단점을 한 번에 만회하고도 남는 선택지였다.
물론 마력석 채집장을 동시에 2곳이나 구축하니, 거기에 마력을 투자하느라 테크 트리를 올리는 데 늦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지금 가진 병력으로도 시간을 벌 수 있다 이거군.’
투석기의 기동성이 가진 단점을 파악하고 이런 선택을 한 것이리라.
사실 맞는 판단이긴 했다.
하지만…….
‘후회하게 해주지.’
이신도 운영에 변화를 주었다.
의도에 맞게 건물을 추가로 건설하며 테크 트리를 올렸다.
* * *
시간이 흐르자 원숭환은 의아함을 느꼈다.
‘투석기가 이제 나와야 하지 않나?’
지금쯤 벌써 투석기가 전진 배치되어서 앞마당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병력을 쫓아냈어야 했다.
그러나 상대는 도무지 감감 무소식.
오히려 봉쇄를 하고 있는 원숭환이 갑갑한 기분이 들었다.
대체 무슨 꿍꿍이일까?
‘감춰놨다가 다수의 투석기를 한 번에 보여줄 참인가?’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상대를 방심시켰다가 다수 병력을 일거에 동원해 치고 올라가는 전략.
이런 경우를 수도 없이 본 원숭환이었다.
하지만 그건 너무 뻔한 게 아닌가 싶었다.
단지 그것뿐일까?
‘어쩌면 이렇게 나를 혼란케 할 생각인지도…….’
혹시나 싶어서 원숭환은 전장 곳곳에 드워프 총수를 보내서 정찰을 시켰다.
혹시라도 이신이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몰래 마력석 채집장을 구축했을 수도 있으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껏 잠잠한 게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메시지를 받은 원숭환은 깜짝 놀랐다.
적이 나타난 지점은 이신의 앞마당 쪽이 아니라 전혀 엉뚱한 곳이었다.
정찰을 위해 곳곳에 뿌려놓은 드워프 총수 1명이 적을 맞닥뜨린 것.
그 적은 바로…….
쉬쉬쉭―
[계약자 이신의 사도 중급 악마 로흐샨이 능력 유도 사격을 사용합니다.] [로흐샨과 가까운 아군 석궁병 10인이 동일한 타이밍에 동일한 지점을 적중시킵니다.]6발의 볼트가 일제히 드워프 총수에 명중되었다.
그대로 즉사해 버린 드워프 총수.
그랬다.
그리핀 3마리에 탄 석궁병 6명!
이신은 투석기 대신 그리핀을 소환한 것이다!
원숭환은 낭패를 느꼈다.
본진까지 합쳐서 수비해야 할 마력석 채집장이 총 3곳이었다.
그리핀 편대가 재빨리 누비며 습격할 터인데 그 3곳을 모두 수비하기란 불가능했다.
‘내 의도를 알아챈 것이군.’
자신의 확장 의도를 알아채고 그리핀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이다.
‘봉쇄를 당하고 있는 까닭에 정찰도 못했을 텐데 내 의도를 알아채다니.’
눈치가 귀신같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었다.
아무튼 이러면 급해진 쪽은 원숭환이었다.
그리핀 편대에게 피해를 입어 드워프 광부가 다수 살해당하면 마력석 채집장을 하나 더 가져간다 해도 상대적인 이점이 손해로 상쇄된다.
그리고 3곳을 모두 수비하려면 많은 병력이 필요했다.
‘어쩔 수 없구나.’
원숭환은 결국 이신의 앞마당 앞에 진을 치고 나오지 못하게 봉쇄하고 있던 병력을 모두 철군시켰다.
후퇴시킨 병력은 세 갈래로 나눠서 3곳을 수비시켰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날아든 그리핀 편대의 습격이 한 발 앞섰다.
쉬쉭-
“크헉!”
콰콰콱!
“으윽!”
드워프 광부들이 하나둘 살해당하기 시작했다.
이신은 전광석화 같았다.
원숭환의 병력이 수비하러 돌아오는 동안 최대한 많은 피해를 입히기 위해 그리핀 편대를 조종했다.
이신의 지시에 따라 로흐샨은 최단 거리로 최적화된 동선에 따라 원숭환의 진영을 누비며 피해를 입혔다.
원숭환의 병력이 돌아왔을 때는 이미 드워프 광부가 상당히 죽은 뒤였다.
봉쇄가 풀리자 이신은 재빨리 병력을 전진 배치시켜서 방어선을 구성.
그리고 7시 지역에 마력석 채집장을 추가로 건설했다.
이로서 마력석 채집장의 숫자도 똑같은 상태.
앞마당도 먼저 활성화시켰으며, 원숭환이 그리핀 편대에게 받은 피해까지 감안하면 이신의 완벽한 우세였다.
초반부터 벌어졌던 두 사람의 치열한 수 싸움은 이신의 승리로 끝난 것이다.
서서히 양측에 투석기와 대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신은 그리핀 편대로 계속 원숭환의 신경을 건드리면서도, 그리핀의 숫자를 더 늘리지는 않았다.
총 3마리의 그리핀으로 구성된 편대는 그것만으로도 큰 역할을 했다.
드워프 광부를 사살한 공적도 있지만, 가장 큰 역할은 역시나 정찰.
전장 곳곳을 시야 장악하는 싸움에서, 그리핀 편대가 있는 이신이 유리해진 것이다.
‘계속 여기저기 다니며 적의 시야를 끊어라.’
“옛!”
로흐샨은 계속 전장을 순찰했다.
원숭환도 드워프 총수 등을 한 명씩 세워놓고 시야 확보를 했지만, 그리핀 편대가 다니면서 계속 사살해서 그 시야를 지웠다.
전장에서 원숭환의 시야가 미치는 영역이 점점 줄어들었다.
시야 확보는 서열전에서 매우 큰 영향을 발휘했다.
원숭환은 그리핀 편대의 활약을 막기 위해 드워프 총수를 더 소환해야 했고, 그만큼 대포의 숫자가 줄어들었다.
또한 시야 장악이 되지 않아 상대의 움직임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투석기의 숫자가 원숭환의 대포 숫자보다 많은 이신은 시야 확보까지 잘 되었으므로 과감하게 움직였다.
제6 전장 데스트를 남북으로 양분했을 때, 이신의 투석기들은 원숭환의 북부 영역까지 들어가서 전선을 구성했다.
그렇게 형성된 전선은 6 대 4.
일부 투석기가 2시에 위치한 마력석 매장 지역까지 사거리가 미치고 있어서, 이대로 계속 가면 원숭환의 마력석 채집장 수가 이신보다 적을 수밖에 없었다.
그대로 투석기의 숫자를 계속 늘리며 전선을 굳히는 이신.
원숭환도 대포의 숫자를 늘리며 역습 준비에 들어갔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좋을 게 없었기 때문이다.
‘마법사가 나오기 전에 승부를 봐야 한다.’
원숭환은 병력을 일점에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지금밖에 없었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이제 이신에게서 마법사까지 등장할 것이다.
마법사의 파이어 스톰은 엄청난 변수를 일으키는 마법이므로, 싸워야 한다면 지금이었다.
‘보여주마. 내가 그동안 무엇을 갈고 닦았는지.’
사실은 초반부터 압박을 넣어서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온 다음에 승부수를 띄우려 했다.
하지만 이신의 수 싸움 능력과 심리전은 원숭환의 아래가 아니었다.
당초 구상과 달리 불리해진 상황.
그래도 원숭환은 준비해 온 전략을 펼쳐야 했다.
준비한 전략이란 허를 찌르는 책략도 무엇도 아니었다.
정공법.
대포의 화력을 활용하는 근본적인 용병술 자체.
원숭환이 갈고닦은 것은 바로 그 부분이었다.
‘보여주마!’
원숭환의 대포들이 일제히 전진했다.
이신의 투석기들이 있는 곳에 도달한 다음, 투석기 사거리가 아슬아슬하게 닿지 않는 곳에서 정지.
그때부터 원숭환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투석기 1기의 사거리 범위 안으로 대포 3기가 슬며시 접근했다.
투석기 1기가 바위를 날려서 대포에 타격을 입혔지만, 원숭환 측은 대포 3기가 일제히 응사했다.
퍼퍼펑-
콰아앙!
포격이 오가고서 투석기가 부서져 버렸다.
이 같은 식으로 원숭환은 계속 투석기를 1기씩 각개격파하기 시작했다.
원숭환은 알 리가 없었지만, 그것은 바로 e스포츠에서 각도기 싸움이라 부르는 컨트롤이었다.
상대의 사거리를 정확하게 눈짐작으로 잴 수 있어야 가능한 일.
원숭환은 그것을 해내고 있었다.
이 같은 원숭환의 공격을 보며, 이신의 머릿속에 든 생각은 하나였다.
‘골치 아프게 됐군.’
드디어 각도기 싸움을 할 줄 아는 계약자가 나타났다.
역시나 원숭환은 지금껏 본 휴먼·드워프 계약자들과 수준이 달랐다.
이신이 가장 싫어했던 상황이었다.
각도기 싸움을 능숙하게 할 줄 아는 드워프.
이신도 각도기 싸움에서 누구한테도 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휴먼의 투석기와 드워프의 대포라면 사정이 사뭇 달라진다.
이동을 할 때마다 분해와 재조립 과정을 거쳐야 하는 투석기의 단점!
반면 대포는 투석기보다 이동속도는 느리지만, 그런 복잡한 과정이 필요 없었다.
한 발짝씩 접근해서 싸우는 포격전이라면, 드워프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원숭환이 계속 밀어붙였다.
이신은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위험 지역에 있는 투석기들을 분해하여서 뒤로 뺄 수밖에 없었다.
1기만 각개격파로 공략할 수 없도록 투석기를 최대한 균일하게 배치할 수밖에 없었는데, 사도 마르몽의 도움을 받았다.
그렇게 전선을 재구축하는 과정에서 이신의 영역이 상당히 밀려났다.
파괴당한 투석기도 있었고, 여러 가지로 전세는 원숭환 측으로 기울어졌다.
원숭환은 끊임없이 포격전을 걸었다.
다수의 대포로 소수의 투석기와 싸우는 기본 방침이 적용되는 곳이 많았고, 이신은 조금씩이지만 차츰 밀려났다.
‘잘하는군.’
전보다 실력이 는 건지, 원래 이 정도 실력이었는데 몰랐던 건지, 아무튼 원숭환은 무서운 저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패배는 자명한 일이었다.
‘판을 바꿔야겠군.’
포격에서 밀리고 있으니 지상에서는 이길 수 없었다.
그렇다면…….
‘제공권은 내가 쥐고 있다.’
이신은 그리핀을 추가로 소환하며 그리핀 편대의 전력을 강화시켰다.
그리고 테크 트리를 올려서 마법사를 소환하기 시작했다.
열기구도 제작에 들어갔다.
철저하게 공중에서 흔들겠다는 결심이었다.
그러는 중에도 포격전은 치열하게 진행되었다.
매섭게, 그러나 차근차근 한걸음씩 밀어붙이는 원숭환.
이신은 사도 마르몽과 함께 심혈을 기울여서 버텼다.
투석기는 단점이 너무 명확하지만, 대포보다 연사 속도가 우수하다는 장점도 있었다.
이 점을 십분 활용하여서 이신은 대포의 숫자를 차근차근 하나씩 줄였다.
바위에 많이 맞아 내구력이 간당간당한 대포를 찾아내어서 일점사하는 이신의 눈썰미, 그리고 명중률 100%의 능력을 지닌 사도 마르몽의 눈부신 합작이었다.
하지만 원숭환도 사도가 없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대포를 다루는 드워프 사도가 여럿 있어서 무서운 속도로 이신의 전선을 뒤로 밀고 있었다.
‘마법사가 등장하면 그때부터는 골치 아파진다.’
원숭환도 이신이 마법사로 판을 흔들 생각이라고 대강 짐작하고 있었다.
그전에 최대한 밀어붙여서 격차를 벌려놓을 생각이었다.
잠시 후, 마법사가 모였고 열기구가 완성되었다.
이미 원숭환이 상당히 전장을 잠식한 상황.
이제 이신의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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