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486
486화 연전(3)
오크는 유목민족과 거의 흡사한 특성을 가진 종족이다.
서열전에서도 그런 종족 특성이 반영되어 있는데, 대표적인 종족 특성으로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비행유닛이 없으나 뛰어난 전투력과 기동성을 겸비한 기마병과가 지상군에서 강점을 발휘한다.
둘째, 대부분의 건물이 천막으로 되어 있어서 오크 노예가 분해·설치를 할 수 있으며, 분해된 상태에서는 이동시킬 수도 있다.
물론 건물을 분해하여 이동시키는 것도 오크 노예가 필요하며, 이동 시에 속도는 휴먼의 투석기보다 더 느리다.
이신이 그리핀 편대를 통해 발견한 광경은 그 두 번째 특성과 관계가 있었다.
전투 병과를 소환하는 오크의 건물인 전사양성소가 대거 이동하고 있었다.
분해된 전사양성소 건물을 짊어진 오크 노예들이 줄줄이 협곡에서 빠져나와 전장의 중앙 지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설마!’
이신은 그리핀 편대로 하여금 1시도 살펴보았다.
11시와 마찬가지로 1시 오크 또한 전사양성소 건물을 대거 밖으로 옮기고 있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하나였다.
병력 물량 회전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뜻!
병력이 생산되는 건물이 중앙 지역에 있으면, 추가로 소환된 병력이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극도로 단축된다.
그러면 후속 병력이 빠르게 합류하므로 결국 물량에서 상대를 압도할 수 있게 된다.
-놈들이 승부를 보려는 모양이군.
이 사실을 함께 본 알렉산드로스가 중얼거렸다.
-우리도 지금 치고 나가야 합니다.
이신이 주장했다.
건물을 옮기고 있다는 것은, 현재 병력을 더 소환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었다.
승부를 건다면 지금밖에 없었다.
건물들이 중앙 지역에 완전히 자리 잡는다면, 거기서 쏟아져 나오는 병력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좋아, 가지.
알렉산드로스도 동의했다. 전투를 마다할 그가 아니었다.
알렉산드로스와 이신의 전 병력이 대거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마룡, 헬하운드, 엔트로 구성된 알렉산드로스의 군세.
석궁병, 방패병, 장창병, 그리핀 편대, 그리고 열기구에 태운 마법사 등 다양하게 구성된 이신의 군세.
-지금부터 총괄 지휘를 할 테니 정신 바짝 차리고 쫓아와.
-그러죠.
-우선 그리핀 편대는 적의 배후로 돌아 건물을 옮기는 오크 노예를 저격한다.
-예.
-나머지 병력은 6시 지점에 합류. 마법사는 네가 알아서 기회가 보이면 투입해라.
알렉산드로스의 지시가 떨어졌다.
그리핀 편대가 세차게 날았다.
8시, 9시를 거쳐 11시 삼거리 협곡을 통과하여 12시를 경유, 쭉 아래로 남하하며 적의 배후에 도달했다.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덮치기 위해 전장을 크게 우회한 이신은 그대로 적을 뒤에서 덮쳤다.
‘분산 사격으로.’
“옛!”
이신의 지시에 로흐샨이 고개를 끄덕였다.
분산 사격은 그리핀에 탄 석궁병들이 2, 3개의 타깃을 각기 맡아서 집중 사격하는 방식이었다.
로흐샨의 유도 사격 능력을 응용한 U턴 샷과 달리 화력의 집중이나 정확·신속함은 부족하지만, 대신 여러 개채를 한 번에 사살하는 데 좋았다. 바로 오크 노예처럼 약한 타깃을 상대로는 말이다.
그리핀은 총 12마리.
그 위에 타고 있는 석궁병은 24명.
8명씩 오크 노예 1명씩을 노리고 분산 사격을 개시했다.
쉬쉬쉬쉭-
콰지직!
“취이익!”
콰직!
“취히익!”
전사양성소 건물을 분해하여 옮기던 오크 노예 셋이 단번에 즉사하였다.
건물 3채가 중간에 멈추자 뒤따라 건물을 옮기던 오크 노예들로 줄줄이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취익! 쏴라!”
“다 떨어뜨려 주마! gg!”
오크 노예들을 호위하고 있던 오크궁기병들이 응사하였다.
그리핀 편대는 재빨리 후퇴했지만, 그리핀 1마리가 격추당하고 말았다.
“으아악!”
“떨어진다!”
그 위에 타고 있던 석궁병 2명도 추락사한 건 매한가지였다.
하지만 피해를 감수하고 펼친 작전이었으므로, 오히려 적은 손실이었다.
로흐샨은 도망치는 와중에도 편대를 이끌고 U턴 샷을 2차례나 더 감행했다.
콰콰콰콱!
“취이익!”
쉬쉬쉭-
“취익!”
건물을 옮기던 오크 노예 둘을 더 죽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대가로 그리핀 1마리가 더 격추당했다.
다른 그리핀들도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였다.
‘9시 지점에서 열기구와 합류해라.’
이신은 전 병력을 아주 치밀하게 운영했다.
지상군은 전부 6시에서 알렉산드로스의 마물군단과 합류하여서 진용을 갖췄으며, 열기구는 마법사 3명과 콜럼버스를 태워서 9시 지점으로 이동시켰다.
그리핀 편대가 9시에 도착하여 열기구와 합류하자, 이신은 콜럼버스를 내리게 했다.
그리고 콜럼버스에게 빙의, 치유 능력을 펼쳤다.
작전을 펼치느라 상처투성이가 된 그리핀들을 치유한 것.
치유가 끝나자 빙의를 해제하고 다시 그리핀 편대를 출발시켰다.
체력을 회복한 그리핀들은 힘차게 날아올랐다.
그리고는 끈질기게 후방에서 적들에게 U턴 샷을 날리며 견제, 또 견제!
상처 입으면 다시 9시 지역으로 돌아와서 콜럼버스에게 빙의된 이신에게 치유를 받았고, 또 작전을 펼치러 떠났다.
그렇듯 그리핀 편대가 집중적으로 날뛰자, 그곳에 오크궁기병들이 집중적으로 배치되었다.
슬슬 이신의 포석대로 되고 있었다.
‘적의 후방에 큰 타격을 입히겠습니다. 타이밍에 맞춰서 진격해 주십시오.’
‘그걸 할 생각이군. 좋다.’
알렉산드로스는 지난 사흘간 함께 훈련을 했기 때문에 이신이 무엇을 시도할지를 알아차렸다.
이신은 이윽고 열기구 3척을 추가로 동원했다.
열기구 3척은 이존효를 비롯하여서 장창병만 24명을 태워서 9시로 실어 날랐다.
그리핀 편대도 작전을 마치고 9시로 돌아와 합류.
그리고 놀랍게도 12마리의 그리핀에서 석궁병들이 모조리 내리고, 대신 장창병들이 올라탔다.
“출발하자! 이제 우리의 시간이다!”
이제 그리핀 편대의 수장은 로흐샨에서 이존효로 교체되었다.
이존효를 비롯하여서 장창병들만 가득 태운 그리핀 편대는 다시 적을 후방에서 습격했다.
바짝 독이 오른 오크궁기병들이 대거 배치된 채 지키고 있는 상황.
이존효는 개의치 않고 소리쳤다.
“죽을 각오로 싸워라! 돌격-!!”
[계약자 이신의 사도 상급 악마 이존효가 능력 광기를 사용합니다.] [주변 아군이 광기에 휩싸여 공격력이 크게 강화되었습니다.]그리핀 편대가 광기에 휩싸였다.
저돌적인 돌격!
오크궁기병들의 화살세례가 쏟아졌지만 그래도 멈추지 않고 최대 가속으로 비행했다.
무려 2마리나 중간에 추락했지만, 계속 돌격!
마치 혜성처럼 오크궁기병들의 한복판에 떨어졌다.
콰콰콰쾅!
콰지지직!!
“취이익!”
“취익!”
오크궁기병들은 당황했다.
이번에도 얄밉게 그리핀에 탄 석궁병들이 볼트를 쏘고 도망칠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그리핀에는 석궁병이 1명도 없었다.
이존효를 비롯하여서 하나같이 근접전의 프로페셔널들인 장창병들만 탑승한 상황.
근접공격에 취약한 오크궁기병들은 그대로 그리핀 편대의 육탄돌진에 당해 살육당하기 시작했다.
“저공비행! 그리핀이 죽었으면 두 발로 서서 싸워라!”
이존효가 연신 짐승처럼 포효하며 싸웠다.
혼천절로 휘두르고 찌르고 베며 귀신같이 오크궁기병들을 베어 넘겼다.
오크궁기병들은 말을 타고 달아나며 활을 쏘려 했지만, 장창병들도 그리핀에 타고 있었기 때문에 능히 쫓아가서 장창으로 찔러 죽였다.
그것은 테무친 측의 실수였다.
아니, 2차전 내내 그리핀 편대로 괴롭히면서 포석을 두었던 이신의 설계였다.
그리핀 편대에 석궁병이 타고서 괴롭힌다.
뿐만 아니라 알렉산드로스도 마룡을 주력 병력으로 삼고 있는 상황.
그러니 자연스럽게 테무친과 바야투르는 오크궁기병의 비율을 높이고 오크창기병의 비율은 줄였다.
심지어 후방은 그리핀 편대가 계속 출몰한 터라 오크궁기병들만 배치된 상태.
이신은 의도적으로 오크궁기병이 집중되게 한 뒤에 그리핀 편대를 장창병으로 속성을 바꿔서 육탄돌격을 시킨 것이다.
“그리핀이 죽을 것 같아!”
“젠장, 내려! 여기서 뼈를 묻는다. 한 놈이라도 더 데려갈 거야!”
그것은 대성공이었다.
저공비행을 하고 있던 장창병들은 그리핀이 죽으면 내려서 끈질기게 싸웠다.
이존효의 광기 효과도 받고 있고, 근접전에 강한 오크창기병이 없으므로 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
결국 그리핀 편대는 전멸했고 이존효마저도 전사했지만, 거의 3배에 달하는 오크궁기병들을 죽인 엄청난 전과를 거두었다.
-적이 흔들린다! 이때다!
알렉산드로스는 승리의 냄새를 맡는 재주를 타고난 듯했다.
막대한 피해로 인해 적이 동요하고 있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총공격을 펼쳤다.
양측의 총병력이 정면에서 맞부딪친 대회전이었다.
마룡들이 하늘에서 불을 뿜었고, 엔트들이 정면에서 성벽처럼 오크창기병들의 공격을 막았다. 그리고 헬하운드들은 파도처럼 대량으로 쏟아져 적을 물어뜯었다.
계약자들의 능력이 일제히 발휘되었다.
이신도 콜럼버스에게 빙의된 채 아군에게 광범위한 치유를 마구 펼쳤다.
그야말로 대격돌이었다.
무시무시한 기세로 병력을 퍼부으며 맹공을 펼치는 알렉산드로스.
세련된 움직임을 펼치는 테무친과 바야투르의 기마군단.
병력을 하나하나까지 일일이 컨트롤하며 물 흐르는 듯한 신기의 용병술을 펼치는 이신까지.
올스타전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용병술에 실수가 벌어지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전력상 유리한 것은 알렉산드로스 측이었지만, 의외로 테무친 측은 끈질기게 버티며 싸움을 이어나갔다.
중앙까지 끌고 온 전사양성소에서 오크창기병·오크궁기병이 계속 소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환되자마자 즉시 싸움에 투입할 수 있으므로, 값싸고 빠른 헬하운드를 파도처럼 퍼붓는 알렉산드로스의 물량에도 버텨내는 중이었다.
‘이래서 중앙까지 건물을 가져오는 무리수를 두었군.’
이신은 테무친의 발상에 감탄했다.
그리핀 편대를 쓴 작전으로 타격을 입히지 못했더라면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즉,
‘하지만 이번 판은 우리의 승리다.’
승패를 가른 것은 1시 오크 진영에 출현한 열기구였다.
“파이어 스톰!”
“파이어 스톰!”
화르르르르륵!!
“취이익!”
“취익!”
마법사들이 마침내 활약한 것이다.
마법사들은 본진이나 앞마당, 뒷마당을 순회하며 마력석을 캐는 오크 노예들을 태워 죽였다.
이어서 11시 오크 진영도 열기구가 출현하여 같은 일이 벌어졌다.
총력을 중앙 지역의 대회전에 쏟고 있는 테무친 측은 이를 막아내지 못했다.
마력 공급이 끊기자 더 이상 병력도 소환되지 않았다.
결국…….
[악마군주 발라파르님의 계약자 보르지긴 테무친님께서 패배를 선언하셨습니다. 악마군주 바알님의 승리입니다.] [악마군주 바알님께서 마력 5만을 획득하셨습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님께 마력 5만이 분배됩니다.]2차전도 알렉산드로스 측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로서 이신이 여기서 벌어들인 마력은 무려 10만!
때마침 좋은 소식이 들렸다.
12위에 있는 발터 모델의 바로 코앞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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