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556
556화 전선(2)
여기서 당황해서 무너지면 최고가 되지도 못했을 것이다.
나폴레옹은 바로 수습에 들어갔다.
일단 후퇴.
나폴레옹의 석궁병들이 일제히 후퇴했고, 이신의 석궁병들이 계속 뒤쫓았다.
그 순간, 나폴레옹이 뒤돌아 반격했다.
움찔한 이신은 잠시 한 발 후퇴했다.
왜냐하면 이신의 병력은 1시에서 온 석궁병들과 오르막길 아래쪽에 있는 병력들로 양분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아래쪽에 있던 석궁병들이 오르막길을 오르느라 잠시 늦어졌고, 그 틈에 나폴레옹이 1시에서 온 석궁병들에게 반격을 가한 것.
각개격파를 당할 수는 없으므로 이신은 잠시 후퇴시켜서 절반의 아군이 오르막길을 올라와 합류하길 기다렸다.
그 틈을 타서 나폴레옹은 다시 후퇴했다.
날카로운 반격 덕에 거리를 벌려놓은 나폴레옹은 나머지 석궁병들이나마 무사히 챙길 수 있었다.
이어진 나폴레옹의 수습은 앞마당에 화살탑을 건설해 이신의 공격에 방비한 것이었다.
‘들어가진 못하겠군.’
화살탑 건설이 조금만 늦었어도 들어가서 노예들을 살육했을 것이다. 조금의 빈틈만 있어도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 이신의 공격성이었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중요한 전투에서 패배했지만 뒷수습을 아주 훌륭히 했다.
이신은 공격대신 나폴레옹의 앞마당 앞에 넓게 포진했다.
나오지 못하게 봉쇄해버린 것이다.
물론 투석기가 제작되어서 바위를 쏘면 금방 물러나야 하는 봉쇄였지만.
주도권을 잡은 이신은 계속해서 흐름을 잡기 위하여 투석기 제작을 시작했다.
특수 병영에서 소환된 마르몽이 투석기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상황은 이신이 좋았다.
전투 승리로 석궁병의 숫자가 더 많았고, 나폴레옹이 앞마당에 화살탑을 건설한 데 비하여 이신은 방어에 돈을 쓸 필요가 없었다.
덕분에 다소 무리하게 일찍부터 병영을 2채 건설하고 석궁병을 모으느라 가난했던 상황이 만회되었다.
무엇보다 나폴레옹의 앞마당 앞을 점거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양진영에 투석기가 나타나면 그때부터 진짜 시작이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자리싸움에서 아주 유리해졌다는 뜻이었다.
[투석기 제작이 완료되었습니다.]첫 투석기의 위치는 바둑의 포진이나 다름없었다.
어디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향후 적과 전장을 양분하는 지형도가 달라진다.
초반 전투의 승리로 인하여 이신은 첫 투석기를 멋진 곳에 배치하는 데 성공했다.
바로 12시와 1시 사이.
문제의 오르막길을 지나 나폴레옹의 앞마당에서 가까운 곳에 투석기가 배치된 것이다.
몇 걸음만 더 가면 나폴레옹의 앞마당에 바위를 날릴 수 있는 위치였다.
이신은 이곳에 자리를 잡고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마르몽의 근처에 모여 있어라.’
이신은 석궁병들을 마르몽 근처에 모아놓았다. 이는 마르몽의 능력 때문이었다.
[오귀스트 마르몽(휴먼, 공병)무기: 사브르(공격력 +5%)
방어구: 가죽갑옷(방어력 +5%)
능력: 빙의, 명중률(주변 아군의 원거리 무기 명중률이 100%가 됩니다.)]
마르몽이 명중률 능력을 펼치면 그가 다루는 투석기뿐만이 아니라, 근처에 있는 석궁병들의 명중률까지 100%가 되기 때문이다.
나폴레옹도 이신의 사도들 능력을 전부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쉬이 덤벼들지 못했다.
이래저래 첫 단추를 잘못 꿰는 바람에 나폴레옹은 이번에도 어려운 국면에 놓인 셈이었다.
나폴레옹은 하는 수 없이 이신이 거기서 더 접근하지 못하도록 방어선을 구축하는 수밖에 없었다.
유리한 포진을 만들어놓은 이신은 확장을 시도했다.
마력석 채집장을 새로 구축한 지역은 1시.
지금 병력이 포진하고 있는 자리만 잘 지키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이었다.
3시, 4시, 5시 같은 경우는 나폴레옹이 기동력이 빠른 기사를 우회루트로 침투시키면 타깃이 될 수도 있는 지역이어서 그쪽에 확장을 하지 않았다.
앞으로 나폴레옹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계속 우회침투로 흔들기를 노려올 것이기 때문에, 수비에 손이 많이 가지 않도록 처음부터 신중하게 전선을 짜는 이신이었다.
투석기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서서히 전장이 양분되기 시작했다.
전선은 1시부터 8시까지로 그어졌다.
1시는 이신이 차지했지만, 시작 지점이라 마력석이 많이 매장된 8시는 둘 중 누구도 차지할 수 없는 첨예한 대치가 되어 있었다.
영토 규모만 따져도 전장의 6할 이상을 이신이 잠식한 상황.
마력석 매장량으로 따지면 더 격차가 벌어져 있는 대치 구도였다.
이대로 시간을 보내도 자연히 점점 유리해지는 이신에 반해, 나폴레옹에게는 이신의 전선을 뚫고 지금의 대치 상태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졌다.
‘자, 어서 돌파해봐. 기다리고 있으니까.’
이신은 만반의 태세를 갖춰놓고서 나폴레옹이 전선 돌파를 시도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공격은 시도하는 쪽이 더 위험하기 마련.
특히나 휴먼 대 휴먼의 대결에서는 더더욱 그랬다.
이신은 나폴레옹이 돌파해오는 순간, 그 병력을 잡아먹고서 바로 대대적인 역습을 펼쳐서 승부를 낼 참이었다.
시간은 자신의 편이었지만 장기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신.
눈을 번뜩이며 결판을 낼 수 있는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간절히 기다리는 이신의 마음에 응답한 것일까?
마침내 나폴레옹이 병력을 움직였다.
일단의 병력이 전장의 중앙 지역에 집중되기 시작한 것이다.
‘중앙 돌파?’
이신의 두뇌가 무서운 속도로 회전했다.
보통 나폴레옹이 노려야 할 곳은 2군데.
첫째, 자신의 본진과 매우 가까워 위협이 되고 있는 12시와 1시 사이의 그 길목.
이곳에 배치된 이신의 병력이 몇 발자국 더 전진하면 바로 나폴레옹의 앞마당을 타격할 수 있게 되며, 본진에서 소환된 병력이 밖으로 나올 수 없게 통로를 틀어막게 된다.
즉, 패배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위험한 급소에 이신의 병력이 주둔해 있으니, 여길 먼저 걷어내는 판단을 해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리고 둘째, 바로 8시 지역.
12시, 2시, 6시, 8시.
8시는 이곳 제 9 전장 아르셀의 시작 지점 중 하나였다.
시작 지점은 다른 지역보다 마력석 매장량이 풍부하기 때문에 장기전을 벌일 때 반드시 차지해야 하는 지역이었다.
이신은 2시와 함께 6시 지역도 차지한 상황.
그러면 나폴레옹도 자신의 본진인 12시 외에도 8시를 먹어야 공평해진다.
그런데 현재 8시는 나폴레옹과 이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서 둘 중 누구도 차지할 수 없는 지역이 되어 있었다.
한 마디로 이신이 나폴레옹이 8시를 먹지 못하도록 그곳에 병력을 배치해놓고 알박기를 하는 중이었다.
나폴레옹이 불리한 국면에 처한 것도 바로 이 8시가 문제였다.
8시를 놓치게 된 이유?
그건 이신이 12시-1시 사이 길목에 병력을 배치한 채 나폴레옹의 숨통을 위협하고 있어서 운신이 자유롭지 못한 탓이었다.
한마디로 나폴레옹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돌파해야 할 곳은 바로 이 두 가지 지점이었다.
그런데 나폴레옹의 판단은 그 2곳이 아닌 중앙 돌파였다.
그러니 이신의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중앙은 시선 끌기다.’
이신의 시선이 중앙에 쏠리게 하고서, 실제로는 12시-1시 길목이나 8시를 칠 것이다.
이신도 나폴레옹의 이 의도에 어울려주기로 했다.
이신도 병력을 중앙에 집중시켰다. 하지만 12시-1시와 8시에 배치된 병력은 그대로 놔두었다. 결국 그 2곳 중 하나를 치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 어디냐?
원하는 대로 따라주었으니 이제 그만 목적을 보여줘야지?
어디를 돌파할 것이냐?
이신은 나폴레옹의 병력이 움직이는 흐름을 면밀히 살폈다.
그리고…….
[적이 출현했습니다.]8시에서 적이 나타났음이 알려졌다.
하지만 전투는 없었다.
병력을 가득 실은 나폴레옹의 열기구 6척이 그대로 이신의 군대의 머리 위를 유유히 지나갔으니까.
나폴레옹과 이신의 전선은 8시에서 맞닿아 있었다.
양측 군대는 8시 안으로 진입하는 통로를 투석기 사거리에 두고 있어서 누구도 8시를 차지하지 못하던 형국이었다.
이에 대한 나폴레옹의 선택은 돌파가 아닌 드롭.
열기구에 병력을 태워 이신의 전선을 건너뛰고 8시 안으로 무혈 입성한 것이다.
‘열기구를 숨기고 있었구나.’
무언가 준비할 거라고 생각은 했다.
마법사나 그리핀이나 열기구 셋 중 하나인데, 열기구였던 모양이었다.
중앙 지역을 이신이 꽉 잡고 있어 육상으로 이동이 제한되니, 열기구로 날아다니며 전술을 펼치겠다는 의도였다.
열기구에서 내린 나폴레옹의 병력들이 일제히 8시에 자리 잡고서 수비 태세를 갖췄다.
그리고 함께 타고 있던 노예가 그곳에 마력석 채집장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제야 시작 지점을 양측이 똑같이 2곳씩 가져가게 된 셈이었다.
‘그런 선택을 했다 이거군?’
이신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차라리 결판을 짓자고 덤빌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섣불리 승부를 보는 것보다는 어떻게든 장기전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신이 뻔히 알고 기다리는데 총공세를 펼쳤다간 대패하기 일쑤였으니까 말이다.
무모함과 우연에 의존해 승리를 바라기보다는 실력으로 승리를 만들겠다는 정신이었다.
이제 간신히 이신에 대항할 구색이 맞춰진 나폴레옹.
이제 시간은 이신의 편이 아니었다. 나폴레옹도 8시를 가졌으니까.
‘그럼 그 대가를 치르게 해줘야지.’
설마 8시를 공짜로 가져가려 했다면 나폴레옹은 양심 없는 남자였다.
이신은 병력을 8시에 집중시켰다.
8시로 진입하는 통로를 사이에 두고 대치했던 양측의 구도가 깨졌다.
이신이 밀어붙이자 나폴레옹의 군대는 맞서 싸우지 않고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8시 본진은 나폴레옹이, 8시 앞마당은 이신이 차지한 형태가 되었다.
이어서 이신은 그곳에 화살탑을 건설했다.
초반에 소환했던 석궁병들을 그 화살탑에 집어넣었다.
화살탑이 8시를 꽁꽁 둘러서 열기구가 드나들지 못하도록 가둬놓는 형태가 되었다.
이어서 이신은 그리핀 편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열기구를 보는 족족 격추시키기 위해서였다.
그야말로 이신의 대대적인 작업으로 나폴레옹의 8시 지역이 외부와 단절되었다.
나폴레옹의 병력이 8시와 그 이외 지역으로 양분된 것.
8시 병력을 묶어놓고서, 이신은 다른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전군 10시로 진격.’
‘그리핀 편대는 9시의 제공권을 장악하고, 8시에서 적군이 못 나오게 지원할 것.’
이신의 지상군이 나폴레옹의 10시 방면 방어선을 공격했다.
동시에 그리핀 편대는 9시 지역에 주둔한 채 넓은 활동 반경을 보이며 활약했다. 때로는 10시에서 아군의 공격을 지원했고, 때로는 8시로 내려가서 습격을 하기도 했다.
이신은 서서히 8시 쪽에서 병력을 조금씩 빼내 나폴레옹을 공격하는데 투입했다.
나폴레옹은 총 전력의 3할 가량이 8시에 묶여 있는 상황.
이신은 8시를 고립시키는 데 1할 가량의 병력만 쓰고 나머지는 공격에 투입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9대 7의 싸움이었으니 나폴레옹은 정면으로 맞서기보다는 중요하지 않은 지역은 내주면서 최대한 버티는 쪽을 택했다.
8시를 가진 대가로 이 정도 값을 치르리라는 건 나폴레옹도 이미 각오했던 일.
이신은 계속 전 지역에서 파상 공세를 퍼부으며 나폴레옹에게서 영역을 조금씩 떼어갔다.
나폴레옹은 금싸라기 땅만 빼고 불필요한 군더더기는 이신에게 내주었다.
전장에서 이신의 영역이 점점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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