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6
5화 모의전(2)
사령부를 응시하자 다시 메시지가 나타났다.
[마력이 50을 넘기셨습니다. 사령부에서 노예를 소환할 수 있습니다. 소환하시겠습니까?]“소환한다.”
[노예를 소환합니다. 소환에 시간이 걸립니다.]노예는 정확히 13초 만에 소환되었다.
전장에 소환된 나이 든 사내는 주위를 둘러보며 믿겨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도 마력을 캐라.”
“어엇?!”
나이 든 사내는 갑자기 자기 몸이 멋대로 움직이자 화들짝 놀랐다.
마력석을 채집하던 노예들이 한마디씩 한다.
“이번에 처음 소환됐나 보군.”
“당황하지 말고 열심히 일해. 계약자님께 폐가 되지 않도록 말이야.”
그제야 나이 든 사내도 상황 파악을 했는지 그들과 함께 묵묵히 마력을 채집한다.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 뜻대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거구나.’
그 점은 확실히 게임 같았다.
이신은 마력이 모일 때마다 노예를 소환해 마력 채집에 열을 올렸다.
그렇게 노예가 13명으로 늘었을 때였다.
‘이제 슬슬 다른 걸 만들어볼까?’
[노예를 시켜 건물을 지을 수 있습니다.] [가장 처음 만들 수 있는 건물은 병영으로 150마력이 필요합니다.]이신은 150마력이 모였을 때 노예 한 명을 지목해 병영을 건설하게 했다.
건물을 짓기 시작하자 노예는 갑자기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뭐지?!’
이신은 깜짝 놀랐다. 거의 눈에 안 보일 정도로 빨리 움직이지 않은가.
그러면서 건물이 조금씩 올라가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정말 게임 같잖아?’
정말 살아 있는 인간으로 하는 게임이라는 것이 꺼림칙했지만, 그런 양심의 가책과 별개로 이신은 점점 흥미를 느꼈다.
하지만 병영 건설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였다.
[적이 나타났습니다!]‘뭐?’
이신은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말로 입구 부근에서 검정색 개 한 마리가 나타났다.
[헬하운드: 전투에 쓰이는 마물입니다. 가장 약한 전투형 마물이지만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50마력에 2마리씩 소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검은 개는 기웃거리며 이신의 진영을 살폈다.
‘정찰이군.’
헬하운드는 다시 출입구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신은 아차 싶었다.
‘나한테는 전투에 쓸 유닛이 없어!’
그걸 그레모리도 헬하운드 정찰을 통해 확인했을 터였다.
그렇다면 다음에는?
이신은 마력 채집 중인 노예들 중 하나를 지목했다.
“그 개를 쫓아가!”
공교롭게도 아까 어리바리하던 나이 든 사내였다.
나이 든 사내는 자신의 몸이 또 멋대로 움직이자 당황했다. 하지만 곧 굳은 얼굴로 소리쳤다.
“시, 시키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맡겨주십시오!”
그리고는 헬하운드가 떠난 출입구로 달려 나가는 것이었다.
죽을지도 모르는 명령을 내렸음에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충실히 따르려 하는 모습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아니, 이곳에 소환된 노예들 모두 그랬다.
충실하고, 헌신적이고, 무엇보다 이신에게 잘 보이려 하고 있었다.
‘여기 소환된 인간들은 지옥에 있던 자들이라고 했지?’
이신은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지옥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 자신을 따르는 것이라는걸.
‘나에게 뭔가 그들을 구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모양이군.’
일단 참고해 두기로 했다.
아무튼 이신은 황급히 상대의 공격에 대처했다.
‘병영을 건설해! 저곳에다가!’
“네!”
또 다른 노예가 출입구로 달려갔다. 그곳에 병영을 건설하니, 그렇지 않아도 좁은 출입구가 더 좁아졌다.
건물로 길목을 좁게 해 방어에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는 사이, 헬하운드를 쫓아 달리던 나이 든 사내 노예는 바깥 상황을 계속 이신에게 알리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멀리 떨어져 있어도 텔레파시를 통해 그가 보고 듣는 것이 이신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멀리서 5마리의 헬하운드가 달려오는 게 보였다.
정찰을 마치고 달아나던 헬하운드까지 총 6마리였다.
‘온다!’
헬하운드 6마리가 정찰을 온 노예에게 거칠게 덤벼들었다.
“으아악!”
노예, 나이 든 사내는 한순간에 비참하게 물어 뜯겨 죽었다.
“……!!”
이신은 너무 놀라 심장이 멎을 뻔했다. 정말로 사람이 죽었다. 게임이 아닌, 진짜 전쟁이었다.
그때, 처음 짓기 시작한 병영이 완공되었다.
[병영: 궁병·창병·방패병을 소환할 수 있는 건물입니다.] [필요한 건물을 짓지 않아 창병·방패병은 소환할 수 없습니다.] [궁병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 궁병을 소환하려면 50마력이 필요합니다.]“궁병 소환.”
[궁병을 소환합니다. 50마력이 소모됩니다.]“노예도 1명 소환한다.”
[사령부에서 노예 1명을 소환합니다. 50마력이 소모됩니다.]이신은 마력을 채집하던 노예들 중 4명에게 지시했다.
“스크럼을 짜서 입구를 막아.”
노예 4명은 입구 쪽으로 뛰어갔다.
아직 건설 중인 병영으로 좁혀진 출입구가 노예 4명으로 인해 완전히 막혀 버렸다.
그때, 반가운 소리가 잇달아 들려왔다.
[궁병이 소환되었습니다.] [병영이 완공되었습니다.]“오오, 전장이구나!”
소환된 궁병이 소리를 지르며 좋아했다. 궁병은 뺨의 칼자국이 인상적인 장년 사내였다.
“여긴 아스테이아구만. 어? 계약자님이십니까?”
“그렇다.”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쾌활한 만큼 다소 껄렁껄렁해 보였던 장년 사내가 대뜸 정중하게 돌변했다.
“적이 온다. 막아라. 노예들이 막고 있으니 뒤에서 활을 쏘면 돼.”
“알겠습니다!”
마침내 헬하운드 6마리가 나타났다.
“크르릉!”
“크르르르!”
“싸워! 입구를 지켜라!”
노예 4명과 헬하운드 6마리가 치고받고 싸우기 시작했다.
물론 맨손인 노예들은 흉측한 이빨을 가진 헬하운드를 당해내지 못했지만 사력을 다해 몸부림을 치며 저항했다.
“크악! 이 새끼들!”
“개새끼들이!”
“죽어, 젠장!”
그러는 사이에 뒤에서 궁병이 활을 쏘기 시작했다.
쉬익― 파악!
“캥!”
궁병이 쏜 화살이 헬하운드의 몸에 박혀들었다.
하지만 그 헬하운드는 죽지 않고 노예 1명의 목덜미를 물어뜯었다.
궁병이 또 쏜 화살이 목에 틀어박혔고, 옆에 있던 노예가 손으로 눈알을 후볐다.
“캐앵―!”
비로소 헬하운드 1마리가 죽었다.
하지만 이쪽도 노예 1명이 희생됐고, 다른 노예들도 피투성이.
이신은 급히 병영 건설을 했던 노예 2명도 싸움에 투입시켰고, 병영 2개에서 궁병을 계속 소환했다.
치열한 싸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