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7
6화 모의전(3)
온몸으로 헬하운드들을 막던 노예들이 하나둘 죽었다.
그때마다 마력 채집을 하던 노예를 추가로 싸움에 투입한 이신이었다.
“으아악!”
그렇게 노예 4명을 희생하고서야 헬하운드 6마리를 막을 수 있었다. 궁병이 추가로 2명 더 소환된 덕분이었다.
추가로 헬하운드 2마리가 더 공격해 왔지만 간신히 버텨냈다.
‘이렇게 막기 어렵다니.’
이신은 궁병의 활 공격이 생각보다 약해서 실망했다.
활이 조악한 건지, 마물답게 헬하운드의 가죽이 두꺼운 건지 알 수 없었다.
“이겼다!”
“아자!”
궁병 4명과 살아남은 노예 2명이 함성을 질렀다.
이신은 일단 살아남은 노예 2명도 다른 노예들처럼 마력 채집장으로 돌려보냈다.
그라고 곰곰이 생각했다.
‘이쪽 피해는 노예 4명. 그레모리 님은 헬하운드 8마리.’
헬하운드는 50마력에 2마리씩 소환되니, 양측 다 200마력을 소모한 셈이었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신의 피해는 그보다 훨씬 컸다.
노예가 생산유닛이라는 점.
많은 노예를 싸움에 투입하느라 마력 채집을 시키지 못했고, 지금도 희생된 노예 4명만큼 마력 채집이 늦어졌다.
‘그래도 벌써 헬하운드 8마리가 나타난 건 이상하다.’
프로게이머로서의 감각이 묘한 촉을 주었다.
마침 두 병영에서 궁병 2명이 더 소환된 상태였다.
“궁병 6명과 노예 4명은 공격에 나서라!”
명령을 내리자 전 병력인 궁병 6명과 일하던 노예 4명이 저절로 출발했다.
진영을 떠나 출입구 밖으로 나서는 병력들.
아직 그레모리의 진영이 어디인지는 확인 못했지만, 이신은 짐작하고 있었다.
[제1전장 아스테이아의 시작 지점은 네 군데, 11시·1시·5시·7시 지역입니다.] [이신 님의 진영은 11시 지역입니다.]‘7시군.’
정찰을 내보내서 헬하운드들에게 가장 먼저 살해된 노예 덕분에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때 헬히운드 5마리는 7시 방면에서 달려왔었다.
***
직접 마물 종족을 지휘하던 그레모리는 깜짝 놀랐다.
[적이 나타났습니다!]‘뭐?’
그레모리는 자신이 역습을 받았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아까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혔으니 방어에 치중하며 좀 더 서열전에 대해 공부할 거라고 생각했던 그녀였다.
그런데 난데없이 반격이라니?
‘상관없어. 휴먼의 궁병은 약하니까.’
그녀도 지금은 마력 채집에 신경 쓰던 터라 헬하운드가 두 마리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헬하운드를 소환하고, 그동안은 마력을 채집하는 클로들을 동원해 방어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적은 궁병 6명에 노예 4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노예까지?!’
노예 4명이 앞에서 스크럼을 짜서 길을 막고, 궁병 6명이 뒤에서 활을 쐈다.
정교한 전술로 그레모리의 진영을 휘젓는 이신의 병력.
심지어, 노예 한 명이 그 자리에서 화살탑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화살탑: 휴먼의 방어건물. 안에 궁병 4명이 들어가 화살을 쏠 수 있습니다.]적 진영 한복판에 화살탑을 짓다니! 이런 경험은 처음인 그녀였다.
화살탑이 완공되었을 때, 살아남은 이신의 병력은 궁병 2명과 노예 1명.
궁병 2명은 화살탑에 들어가려 했다.
“안 돼! 막아!”
때마침 소환된 헬하운드 6마리가 일제히 달려들었다.
“으아아! 이 새끼들아!”
단 하나 살아남은 노예가 고함을 지르며 앞길을 막았다.
“무시해!”
그레모리가 버럭 소리 질렀다.
하지만 노예는 악을 쓰며 헬하운드들의 앞을 막아섰다.
“크르릉!”
우득!
“꺽!”
노예는 그대로 목이 뜯겨져 나가 즉사했다.
하지만 노예의 투혼으로 약간의 시간이 벌어졌다.
아주 약간의 시간이었다.
궁병 2명이 화살탑 안에 들어가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화살탑에서 궁병들이 화살을 쐈다.
하필이면 화살탑이 지어진 곳이 마력석 근처였다.
화살탑에서 날아오는 화살로 인해 마력 채집이 불가능해졌다. 우연이라 하기에는 지나치게 공교로웠다.
‘계산된 작전이야!’
고작 첫 모의전인데…….
그레모리는 오싹함을 느꼈다.
하지만 동시에 벅차오르는 희열을 느꼈다.
자신이 계약자를 아주 잘 골랐다는 확신이었다.
***
[악마군주 그레모리 님께서 패배를 선언하셨습니다. 이신 님의 승리입니다.] [모의전이므로 마력과 서열의 변동은 없습니다.]‘이겼다.’
이신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파앗!
이윽고 그의 몸이 다시 어디론가 소환되었다.
소환된 곳에서 그레모리가 웃는 얼굴로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훌륭하세요,”
“운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정교하게 맞아 떨어지는 운이 어디 있겠어요? 정말 처음 해본 게 맞는지 의아스러워요.”
“감사합니다.”
계속된 칭찬에 이신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데 어째서 역습을 할 판단을 하셨어요?”
“제가 막 병영을 완공했을 때 이미 그레모리 님께선 헬하운드 6마리를 데리고 있었습니다.”
“그랬죠.”
“즉, 초반에 마력을 쥐어짜 기습 공격에 투자하신 겁니다. 맞습니까?”
“맞아요.”
“그럼에도 완전히 승부를 보시지 않고 공격을 중단하셨지요. 헬하운드가 더 있었다면 공격을 계속하지 않았을 리가 없지요.”
“그래서 제게 전투용 마물이 없다는 걸 아시고 역습을 생각하셨군요?”
“예, 승부를 더 길게 보고 마력 채집에 집중하신 거라고 짐작했습니다. 아마 초보자인 제가 보다 서열전에 대해 잘 알아가게끔 배려하셨던 거겠지요?”
“어머, 그런 점까지 역이용하셨군요? 정말 못됐어요!”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그렇게 그레모리의 칭찬으로 승리를 장식하면서, 이신은 생각했다.
‘정말 못한다.’
아무리 그래도 초보자인 자신에게 지다니…….
“어머, 방금 무례한 생각 하셨죠?”
그레모리가 대뜸 지적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신은 즉시 철판을 깔고 거짓말을 했다. 그레모리는 의심스럽다는 듯 눈이 가늘어졌는데, 그 모습조차 매력적이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흠흠, 그보다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호호, 물어보세요.”
“전장에서 소환되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가여우신가요?”
“……예.”
“후훗. 착한 분이시네요.”
“제가 착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같은 사람으로서 조금 마음에 걸렸습니다.”
“호호, 전에 말씀드렸듯 그들은 본래 지옥에서 고통받던 자들이에요. 지옥에 비하면 전장에 소환되어 당신의 명령을 받는 건 훨씬 행복한 일일 거예요. 게다가 공적을 세우면 포상으로 휴식도 주어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