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9)
에픽 아티팩트 제작 (3)
“제가 가진 광석 중 가장 뛰어난 녀석입니다.”
렌은 현수를 바라보며 웃었다.
미스릴 광석.
나무로 만들어진 상자의 천에 올려진 이 광석은 은은한 은빛이 감돌았다.
“이 광물이 비로소 진짜 주인을 찾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렌은 웃었다.
대장장이는 요리사와 같았다.
모두 같은 재료를 가지고 요리해도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렌은 현재 이 초보존의 미스릴 광석을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이는 현수라고 확신했다.
“감사합니다. 렌.”
현수는 마다하지 않았다. 자신은 이걸 가질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다.
미스릴 광석에 손을 뻗는 현수의 가슴이 미친 듯이 쿵쾅쿵쾅 뛰었다.
‘새로운 광물…….’
한 번도 접하지 못한 신광물.
더불어 미스릴은 실존하지 않는 광물이었지만 RPG 게임이나 혹은 다양한 소설 속에서 이 미스릴은 흔히 알려져 있다.
(초보존의 미스릴 광석)
등급: 레어
제한: 레벨 30 이상
난이도: 중상
특수능력
·언데드에 대한 공격력 최대 7% 상승.
·공격 속도 최대 11% 상승.
·힘, 민첩 최대 7 상승.
설명: 일반 미스릴보다 훨씬 뒤떨어지나 초보존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광물일 것이다.
미스릴 광석을 확인해 본 현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레벨 제한 30 이상?’
레벨 30 이상만이 이 미스릴을 제련할 수 있다는 건가?
현수가 미스릴 광물을 쓰다듬다가 모루 위에 올린 후 퉁, 하고 망치로 약하게 가격했다.
‘되는데?’
제한이라고는 하지만 분명 물리적인 충격이 가해진다.
그렇다는 건 실제로 제련 시도는 가능하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 제한은 뭘까?
‘아레스는 다양한 레벨대가 존재하지.’
사실상 현수는 1레벨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명검 제작자다.
그러나 이 1레벨의 레어 검은 30레벨의 유저가 착용한 일반 검보다 훨씬 못한 수준이다.
레벨이 높아지면 모든 것의 수준은 높아진다.
몬스터도, 퀘스트도, 유저도.
그에 맞춰 아티팩트는 계속 변화해야 한다.
또 이 ‘제한’은 꼭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대부분 모든 아티팩트에도 이 ‘착용제한’이 붙는다.
그 조건을 충족한 레벨대의 유저만이 착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300레벨이 착용할 검을 1레벨 유저가 찬다면 얼마나 밸붕일까.’
하지만 미스릴은 분명히 망치로 두들겨진다. 이건 착용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니까.
“아……!”
현수는 눈치챘다.
아레스는 결국 게임이다.
30레벨 이상부터 사용 가능하다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내가 30레벨 이상이 되어야만 자동제작에 의한 제련이 가능하다는 건가?”
실제로 대장장이는 넘쳐 났으나 99.9%의 대장장이들은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다.
즉, ‘자동제작’ 버튼 하나로 제작을 진행하는 거다.
실제로 현수는 대장장이 유저들의 영상을 몇 차례 접했다.
그들은 자동제작을 진행하다가 빨간색 점이나, 푸른색 점등이 번쩍이면 그때마다 자동제작을 풀고 두들겨 주기만 하면 된다.
즉, 이 제한이란 ‘게임의 도움을 받기 위한 조건’이다.
“…….”
현수의 입가에 웃음이 지어졌다.
이 제한은 어쩌면 현수에겐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된다.
남들은 제련법이나 만지는 법을 몰랐기에 30레벨에 제한되는 것이나 현수는 지금도 수작업으로 만질 수 있다는 것이 된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시행착오는 있을 거다.
성질, 특성, 휨의 정도, 불순물의 정도.
다양한 변칙수가 존재한다.
그러나 현수에겐 ‘목각인형 부수기’에 성공해야 할 이유가 있었고 이 미스릴이 도와줄지도 모른다.
미스릴을 확인한 현수는 곧 사철강괴의 불순물 제거 작업마저 끝냈다.
띠링!
[이 땅에 없는 새로운 광물 제련에 성공하셨습니다.] [누적된 보상을 받습니다.] [모든 스텟 1을 획득합니다.] [손재주 219개를 획득합니다.] [명성 100을 획득합니다.] [사철강괴가 10% 더 뛰어나집니다.] [사철 제련법을 획득합니다.] [칭호 광물 제작자를 획득합니다.]얻게 된 보상은 훌륭했다.
사철 제련법이란 보상은 확인해 보자 말 그대로 제작 과정이 적혀 있었다.
그다음 광물 제작자란 칭호.
(광물 제작자)
유일칭호
등급: A
특수능력:
·손재주 3%
·광물에 대한 이해도 100%
‘광물에 대한 이해도라?’
현수는 미스릴을 다시 만졌다.
[초보존의 미스릴] [철과 망간, 산소, 인, 규소, 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레카!
현수는 희열했다.
이 미스릴의 제련을 시도하기 전에 앞서 현수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라 느껴졌던 부분.
그 부분이 바로 이 구성 물질이었다.
그런데 이제 광물을 만지기만 하면 자신은 그 구성 요소에 대해 알게 된다.
‘할 수 있다.’
미스릴 제련을 어차피 할 것이긴 했지만 온전한 미스릴을 얻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미스릴의 절반도 얻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구성 물질을 알게 된 순간 이야기는 달라졌다.
곧바로 완성된 사철강괴도 확인해 봤다.
(사철강괴)
등급: 레어
제한: 제작자에겐 제한 없음.
난이도: 중
특수능력
·일반 철보다 공격력 최대 17% 상승.
·일반 철보다 내구도 최대 35% 상승.
·일반 철보다 치명타 확률 최대 40% 상승.
설명: 유저 현수만이 제작법을 가진 사철강괴이다.
“……역시.”
초보존의가 붙지 않았다.
현수의 숨이 떨려 왔다.
렌은 그가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는 걸 보며 작게 웃었다.
그도 현수가 이곳에서 무엇을 하려는지는 이미 들어 알고 있었다.
이제껏 무수히 많은 이방인들이 도전했던 목각인형 부수기.
“보조하겠습니다.”
렌이 자신의 가슴을 탕탕 두들겼다.
모든 재료는 갖춰졌다.
“렌.”
“예.”
알림에서 렌은 현수에게 충성을 다한다고 되어 있었다.
실제로 이제 렌은 그의 충직한 심복이라도 된 듯.
그가 기쁜 일이 곧 자신의 기쁜 일이라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초보존에서 두 번 다시 없을 명검 제작에 함께하겠어?”
렌이 힘차게 답했다.
“예!”
***
특별유저관리팀.
김태석의 등 뒤에서 식은땀이 계속 흐른다.
이지희 사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필이면 광물 제작자라는 칭호를 얻다니…….”
광물 제작자는 자신들도 알지 못하는 보상이다.
즉, 이는 슈퍼컴퓨터이자 인공지능 아레스가 스스로 창조하여 그에게 하사한 칭호이다.
문제는 그 칭호의 광물 이해도로 인하여 현수가 그 안의 구성 물질을 파악하게 되었다는 것.
“이거 완전 벨붕인데요……?”
1레벨이 30레벨 유저들이 만들 수 있는 광물을 사용한다는 것.
“근데 자기 실력이잖아.”
그 누구도 딴지를 걸 수 없는 팩트.
하지만 김태석과 이지희는 알고 있는 사실이 있었다.
“레벨 제한에 따른 제약은 시스템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것만 있는 게 아니야.”
바로 레벨에 의한 난이도 상승이다.
“또 미스릴에 대해 구성 요소만 알고 있잖아.”
“맞아요.”
“미스릴은 일반 철광석보다 3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려.”
말 그대로다.
더 오랜 시간.
더 고된 노가다를 들여야만 한다.
물론 이는 대장장이의 레벨이 높아질수록 사라지는 제약이다.
레벨 30짜리 대장장이는 미스릴 하나를 사용하기 위해 일주일이 소요될 수 있다.
하지만 100짜리 대장장이는 미스릴 하나를 사용하기 위해 이틀이면 충분하다.
200레벨 대장장이는 하루면 충분하다.
이런 식으로 스킬과 다양한 것의 보정을 받아 해낼 수 있다.
김태석이 보았을 때 1레벨로 미스릴을 사용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거다.
‘일반적인 상식에서라면…….’
김태석과 이지희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봤다.
***
현수는 누구보다 잘 알았다.
이 완성될 검으로 목각인형을 부수냐 마냐가 결정될 것이며 자신의 인생의 변환점이 될 것임을.
시작한다.
용광로가 뜨겁게 달궈진다.
그 뜨겁게 달궈진 용광로 안으로 미스릴 광석을 집어넣는다.
시간이 흘러 기다란 길로 붉은 쇳물이 흘러내렸다.
그 흘러내린 쇳물을 식혀 준다.
그다음 불순물을 제거하는 정제의 과정.
울퉁불퉁한 그 미스릴의 불순물을 칼처럼 날카로운 도구로 수작업으로 제거해 준다.
이것만 해도 굉장히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뭐지……?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
현수는 깨달았다.
철과 구성 요소가 비슷해도 이 녀석 자체가 더 오랜 시간을 소요하는 것일지 모른다.
아니면…….
‘레벨 제한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다 정제로에 녀석을 넣었다.
그때.
[탄소량을 낮춰야 합니다.] [탄소량 조절에 실패 시 미스릴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현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탄소량 조절은 중요하다.
탄소량에 따라 철의 강도는 완전히 달라진다.
“무슨……!”
렌도 이상함을 감지했다.
당장 탄소량을 낮출 방법이 필요하다.
그때.
“렌, 철광석을 가져와.”
“예? 그게 무슨…….”
“빨리.”
제련, 정제되지 않은 철광석을 넣으려는 현수의 의도를 렌은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수가 철광석을 넣자 탄소량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탄소량이 낮아집니다.] [탄소량이 낮아집니다.]철광석으로 철광석의 탄소량을 잡는다.
아버지에게 배운 비법이다.
어느새 만들어진 은빛의 불순물이 제거된 미스릴.
그리고 놓인 사철강괴.
현수는 이 두 가지 성질을 섞어 볼까 한다.
‘미스릴은 확실히 일반 철광석과 비슷해, 할 수 있어.’
두 개의 강괴를 섞는 작업을 거친다.
현수는 계속 배가 고플 때마다 입에 빵과 생수를 들이부었다.
그러면서 모루 위에서 뜨겁게 달궈진 그것을 두들기는 걸 멈추지 않았다.
따아아앙-! 따아아앙-! 따아아아앙-!
사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진 모르겠다.
렌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 버린 기색이었다.
‘아빠.’
사실 잘 만들 수 있을까 두렵기도 하다.
검도 천재, 궁술 천재, 유도 천재, 축구 천재.
세상엔 많은 천재가 있었고 그들은 노력 끝에 보상을 받았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을 보며 사람들은 환호했다.
그리고 세계에 몇 안 남은 아버지와 나란 명장은.
‘민원 넣을 거예요!’
‘아니, 요즘 세상에 대장간이 무슨 말이에요!’
‘대장장이? 아직도 그런 게 남아 있나?’
‘대장간 연기 때문에 얼마나 불편한지 아세요!?’
그 보상을 받지 못해 왔다.
지금의 세상의 대장장이는 그런 것이다.
‘너는 대장장이 천재다. 현수야.’
아빠는 내게 말씀하셨다.
그런데 나는 무엇을 얻었는가.
스포트라이트 속 환호도.
비행기에서 내려 맞이하는 온 국민의 사랑도.
목에 꽃목걸이를 걸어 주며 환호하는 세상도 없다.
‘걱정 마라, 현수야.’
그러나 아버진 내게 말씀하셨다.
‘네 노력, 네 의지, 네 하루, 이틀, 일주일이 너의 작품으로 증명된다.’
현수가 두려운 이유.
자신의 재능을 의심해서가 아니다.
나의 처음의 물건부터 마지막 물건까지.
함께 만들었던 나의 아버지가 없었음이다.
‘현수야, 이제 네가 유일한 명장이다.’
그러나 용기를 낸다.
너무 오랜 시간의 망치질로 더 이상 망치 쥐기 힘들어하셨던 아버지가 했던 말.
이제 이 세상의 유일한 명장.
유일한 천재.
유일한 명검 복원자.
유일한 광물 제작자.
유일한 수작업 제작자.
유일한.
유일무이한.
오로지 너만이.
‘최고의 검을 만들 수 있다.’
일순 현기증이 일었다.
비틀거리면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일반 철보다 훨씬 더 고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이 미스릴과 싸우며.
사철강괴와 싸우며 물러서지 않았다.
정신을 바로 잡는다.
나는 세상이 외면했던 천재.
내 작품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날붙이.
그러나 이 세상에선.
따아아아앙-!
모두가 필요로 하고, 모두가 가지고 싶어 하는.
따아아아아앙-!
최고의 무기 제작자.
흠뻑 젖은 몸에서 쉴 새 없이 흐르는 땀.
울긋불긋 팽창되는 근육.
그리고 점차 완성되어 가는 검.
치이이이익-
담금질과 매질의 연속 과정.
담금질로 강도를 높이며 매질로 모양을 잡는다.
오로지 노가다, 노가다, 빌어먹을 노가다.
따아아아앙-!
따아아아아앙-!
그러나 확신하여 할 수 있는 말.
검도 천재든, 궁술 천재든, 어떤 천재든.
‘나 또한 그들만큼 노력해 왔다는 것!’
그의 손끝에서 검의 날이 갈아진다.
연마의 과정을 거쳐 간다.
어느새 짙게 내린 밤이 걷혀 간다.
어느 날, 아버지와 나는 일주일이 넘는 작업 끝에 완성된 우리의 작품을 보며 웃은 적이 있다.
마치 그날과 같다.
고생 끝에 얻는 우리의 작품.
아버지는 어둠 속에서 깃드는 해를 보며 말씀하셨다.
‘현수야, 이 작품은 마치 광명 같구나.’
어둠 속에서 찾아온 빛.
‘광명은 밝고 환함이란 뜻도 가졌지만 다른 뜻도 가졌단다. 그것은 밝은 미래와 희망이란다.’
밤의 작업 뒤에 찾아온 아름다운 아침.
현수가 선 대장간 안으로 광명의 빛이 스며든다.
띠링!
마침내 완성되었다. 세상이 놀랄 노력의 결과물이자 누구도 찬사하지 않았던 한 천재 대장장이의 작품.
현수는 아버지와 함께 섰던 대장간에서 서로를 보며 웃었던 기억이 스쳤다.
이젠 말할 수 있다.
당신이 없어도 계속 명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검의 이름을 정해 주시기 바랍니다.]들려오는 알림 속 현수는 이 검의 이름을 정했다.
“광명.”
이 검의 이름은 광명(光明).
현수의 밝은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