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15)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15화
하루를 최대한 즐기겠다는 오르카의 진심과 성공적인 PPL을 하고자 하는 제작진의 진심이 만나 완성된 설정이 공개되었다.
변형된 단짝 게임 규칙과 그에 따른 설정을 설명하면서는 운동화 브랜드, 화장품 브랜드, 영어 회화 인터넷 강의 사이트, 전자책 서비스 플랫폼의 PPL 컷이 각 멤버들과 함께 뻔뻔스럽게 들어갔다.
PPL임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고 하나의 콘텐츠로서 짧고 재치 있게 연출되었기에 출연자인 오르카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던 시청자들은 일단 유쾌하게 받아들였다.
– 아하ㅇㅋㅇㅋ 기초라인은 바닐리아 쓰라 이말이시죠 에버그린 세일하면 바로 산다
– 오르카 광고길만 걸어
– 영어는 소리스쿨^^
– 근데 설정 진짜 골때리넼ㅋㅋㅋㅋㅋㅋㅋ
– 제작진이 생각했던 것: 짝을 정해주면 애들끼리 잘 놀겠지?
오르카가 받아들인 것: 파국 직전의 일방향성 관계와 나는 나와 친구한다
결국 완성된 것: 전심전력의 하트어택과 ppl의 대환장 콜라보
서로에게 쉽게 넘어가지 말라고 단단히 엄포를 놓은 오르카 멤버들은 본격적으로 라테월드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첫 번째 코스는 롤러코스터 ‘타키온’이었다.
강지우가 롤러코스터를 함께 탈 짝을 나누었다.
혼자 타게 된 반요한을 제외한 짝끼리 사이좋게 손을 잡고 순서를 기다리는 사이, 멤버들이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특히 무섭지 않은 척하지만, 동공이 떨리는 견성하와 멀리서 비명이 들려올 때마다 슬쩍슬쩍 어깨를 움찔거리는 온라온이 주로 카메라에 잡혔다.
마침내 탑승할 차례가 되었는데, 막 도착한 롤러코스터에서 비틀비틀 내린 시민 한 명이 온라온을 알아보고 그의 이름을 불렀다.
[시민: 와… 온라온!] [라온: 안녕하세요.] [시민: 팬이에요.] [라온: 감사합니다.]시민은 웃음을 힘겹게 참았다.
누가 봐도 ‘나 지금 겁먹었소’라고 말하는 것처럼 한껏 경직된 톤과 자세로 짧은 대답만 가까스로 하니 지켜보는 입장에서 웃음이 나오는 것도 당연했다.
그것은 화면 속 시민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 무섭구나ㅋㅋㅋㅋㅋ
– 동생라인이 겁이 많넼ㅋㅋㅋㅋㅋ
[제작진: 솔직히 무서웠어요?] [라온: 솔직히 말해서 긴장은 됐는데 별로 무섭지는…….]뒤이어 급격한 하강 직전의 롤러코스터가 정상에서 잠시 멈췄을 때, 온라온과 서문결이 나눈 대화가 송출됐다.
[라온: 형, 나 손, 손잡아줘.] [결: 응.] [라온: 무서워서 그런 게 아니라…. 뭔지 알지?] [결: 알았어.]– 안 무섭긴 무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서문다정한테 제안한다 나랑 사귀자 비록 내 키 150이지만 널 위해서라면 20센치 힐도 신고 다닐 수 있어
┗ 사랑이네
┗ 그치ㅎㅎ
┗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 시×아
그리고 온라온의 개인 인터뷰 장면이 나왔다.
혼자 찔려서 카메라를 똑바로 마주 보지 못하는 온라온을 비춘 다음, 화면은 다시 롤러코스터로 돌아왔다.
[3] [2] [1]카운트다운이 끝나고, 롤러코스터가 급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하며 라테월드 근처에 쩌렁쩌렁 울리는 강지우의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다.
반요한은 신나게 즐기고 있었고, 견성하는 강지우를 따라 득음 중이었다.
한쪽은 행복의 비명이고 다른 한쪽은 공포의 비명이라는 게 좀 달랐지만.
그리고, 롤러코스터가 허공에서 360도를 돌든, 수직 낙하를 하든.
[경치가 마음에 안 드는구나.]시종일관 평온함 그 자체인 서문결의 셀프캠 영상에 목탁 소리가 곁들여진 명상 음악이 배경 음악으로 깔려 송출됐다.
서문보살이 그의 별명에 추가되는 날이었다.
서문결이 촬영에 신경 쓸 여유가 없는 온라온까지 자신의 셀프캠에 나올 수 있도록 팔을 높이 든 덕분에 온라온까지 함께 찍혔는데.
[←이분은 성불하신 듯]두 사람의 극명히 대조되는 상태가 웃음을 유발했다.
이윽고 롤러코스터가 출발 지점으로 돌아왔다.
[라온: 아, 그래도 그렇게 무섭지는 않다.] [그래… 라온이 말이 다 맞아]빤히 보이는 허세에 ‘막내의 허세는 모아이 석상도 웃게 한다’는 자막이 나왔다.
– 무서워하느라 소리도 못 질렀으면서ㅋㅋㅋㅋ
– 서문결 약간 가소로워하는 듯
– 라온이 옆에 앉은 사람이 결이라 저정도로 끝난거지 지우나 요한이었으면 진짜 오늘 하루종일 놀렸다
마침 강지우는 나란히 앉았던 견성하를 얄밉게 신나게 철없게 놀리고 있었다.
[성하: (부들부들)]그 모습을 메마른 눈으로 지켜보는 서문결과 온라온의 모습 아래로 ‘저러고 싶을까…’ 하는 자막이 들어갔다.
[지우: 아아악! 미안해! 잘못했어!] [성하: 내가 적당히 하라고 했죠…!]견성하는 강지우에게 보답으로 친애의 포옹을 선물해 주었다.
꽉 끌어안고 힘을 무지막지하게 주었다는 뜻이다.
멤버들은 롤러코스터 코스 중간에 설치된 카메라에 찍힌 사진을 확인했다.
입을 크게 벌리며 가장 다이나믹한 표정을 지은 견성하가 베스트 샷으로 뽑혔다.
뒤이어 ‘빙글빙글 커피잔’ 분량이 방송됐다.
서문결과 견성하의 폭주가 인상 깊었다.
[라온: 으… 토할 것 같아…….] [지우: 안 돼! 아이돌은 토나 침이나 콧물이나 방….] [요한: 그만 말해 강지우!] [지우: 아무튼 더러운 건 절대 안 돼!]– 무릎 나온 츄리닝은 되지만 더러운 건 안 된다는 우리 지우..
– 그래 차라리 무릎 나온 츄리닝이 낫다 흉한 옷은 갈아입으면 되지만 행동거지는 안 바뀌니까 초심 잃지 말아라
– 근데 진짜 무섭게 돌리기는 했음 온라온 중간에 튕겨나갈까 걱정되더라ㅋㅋㅋ
점심을 먹은 오르카는 틈틈이 간식거리를 사 먹거나 노점에서 머리띠 같은 액세서리를 사 착용하며 라테월드 탐방을 계속했다.
범퍼카에서는 유독 성능이 좋아 빠르게 움직이는 차를 뽑은 반요한이 여기저기 요란하게 들이받고 다녔고.
열차에 타 광선이 나오는 총으로 벽에 랜덤하게 투영되는 괴물을 사격해 점수를 따는 어트랙션에서는 온라온이 뛰어난 집중력과 반사 능력을 보이며 의외의 1등을 차지했다.
그리고 여기서 ‘친해져요, 오르카’ 4회 방송이 끝났다.
라테월드 편은 분량상 2주에 걸쳐 방송될 예정이었다.
팬들은 리얼리티가 벌써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못내 아쉬워했다.
그동안 ‘친해져요, 오르카’ 시청률은 미세하지만 꾸준히 올라 신규 팬들이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그즈음 오르카는 라테월드에서 아무 걱정 없이 놀던 시간은 꿈이었다는 것처럼 막바지 연습에 매달리고 있었다.
11월 1일, 오르카의 데뷔 쇼케이스 티켓 판매가 개시됐다.
그리고 3,000석이 빠르게 매진되며 오르카는 데뷔도 하지 않은 중소 기획사 신인치고 높은 화제성을 증명하였다.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데뷔를 4주 정도 앞둔 날.
[친해져요, 오르카 5회] [본 프로그램은 가상 및 간접광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친해져요, 오르카’는 어느덧 마지막 방송을 맞이했다.
라테월드에는 괴물로 분장한 이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견성하가 괴물들에게 둘러싸여 춤을 추는 장면은 ‘쓸데없이 잘 춘다’, ‘괴물들 잘 추니까 신기해한다’ 등의 반응을 끌어내었다.
반요한의 조 배치에 따라 멤버들이 활발하게 말을 주고받은 다음, 가장 먼저 강지우가 홀로 관람차에 올랐다.
강지우가 받은 미션은 두 가지였는데, ‘1년 전의 자신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 쓰기’와 ‘1년 뒤의 자신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 쓰기’였다.
[지우: 아… 저 이런 거 잘 못하는데.]관람차가 제법 높은 곳에 다다를 때까지 좀처럼 입을 열지 못하던 강지우가 마음을 가다듬고 렌즈를 마주 보았다.
괜히 감성을 자극하는 배경 음악이 잔잔하게 흘러나왔다.
[To. 1년 전의 지우] [지우: 많이 힘들지. 8년 동안 연습하느라.]8년이라는 유난히 긴 연습 기간을 가진 강지우는 초등학생 때 SS 엔터라는 대형 기획사의 공개 오디션에 합격해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2군 정도에 위치한 SS의 보이그룹 ‘체이서’의 데뷔 조까지 들었지만,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해 강지우의 데뷔는 막판에 무산됐다.
이쪽 바닥에서 특별히 드물지는 않은 일이었다.
데뷔 무산과 함께 SS를 나온 강지우더러 오라는 회사는 많았다.
최종 데뷔 조에서 탈락한 이유가 실력 부족 같은 것은 아니었다.
‘지친다….’
하지만 심리적 방황을 겪던 강지우는 바로 다른 회사로 옮겨 연습생 생활을 이어가기보다는, 얼마간 휴식을 취하는 것을 택했다.
그리고 강지우가 반요한의 권유로 자기 환기 겸 가수 서바이벌 프로그램 ‘천상의 목소리 시즌2’에 참가한 것은 19살 때의 일이었다.
누가 알았을까.
강지우가 그곳에서 무려 준우승을 거두리라는 사실을.
돌연 득음이라도 한 것처럼,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만 해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폭발적 성장을 이룬 강지우는 ‘노래 좀 하는 애’에서 ‘노래를 어마어마하게 잘하는 애’로 진화했다.
‘날 버린 걸 후회하게 해주겠어!’
…따위의 앙심 같은 것을 품고 서바이벌에 임한 강지우는 둥글둥글하고 착해 보이는 인상 아래 독한 승부욕을 감춘 서바이벌 특화형 인재였던 것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시련은 그를 강하게 할 뿐이었다.
그러고 나니 온갖 회사에서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열정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그럴 만도 했다.
당시 천목2는 최고 시청률이 10%대에 이르는 지상파 프로그램이었다.
아예 솔로 데뷔를 권하는 이도 한둘이 아니었고, 심지어 강지우가 회사를 나갈 때 미련 없이 보내주었던 SS조차 은근슬쩍 다시 연락해 왔다.
그리고 강지우는 유명한 곳들을 모두 뒤로하고 아이돌 제작 경험이 전혀 없는 시드를 선택했다.
주변 사람 모두가 미쳤냐며 반대했다.
시드를 추천한 장본인인 반요한만이 태연히 말했다.
– 나 한 번 믿어서 잘됐잖아. 두 번 믿어봐.
뭘 믿고 고등학교 졸업도 안 한 녀석의 저런 사기꾼 같은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강지우는 나중이 되어서야 생각했다.
시드를 선택한 것은 천목2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강지우의 보컬이 발전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을 주었던 발라드 가수 배세일이 시드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뭐…… 이제 와서 그런 이유를 하나하나 따지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강지우가 시드 연습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따돌림을 알리기 위해 반가을을 찾아갔던 일도, 또다시 데뷔가 무산됐던 것도, 중요한 기회였던 픽하트3 출연을 앞두고 다리를 다쳤던 일도.
다 지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