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16)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16화
어렸을 적부터 유난히 운이 안 따르는 인생을 살아온 강지우는 친구 말만 듣고 무턱대고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 신청을 하던 고등학생 때보다 한참 더 단단해져 있었다.
[지우: 인생사 새옹지마라잖아. 오히려 그 덕분에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날 거니까 걱정하지 마. 진짜 조금만 더 버티면 정말 좋은 애들이랑 같이 데뷔 준비하게 될 거니까 연습 열심히 하고…. 그동안 고생했다. 앞으로 조금만 더 하자.]이어진 1년 후의 자신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는 초심을 잃지 말라는 경고가 대부분이었다. 그동안 힘들었던 만큼 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담겨 있었다.
눈물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또박또박 말하는 사이 오래된 감정들이 표정에 하나둘 떠오를 때마다 시청자들의 가슴은 오밤중에 먹먹해졌다.
– 다른 애들 연습기간 다 합쳐도 지우랑 거의 비슷할듯ㅠㅠㅠ
┗ 요한이 빼면 다 2~3년씩 해서 그렇게 짧은 것도 아닌데 8년.. 하.. 그냥 8년도 아니고 8년 8개월…
– 연습기간 긴 거 자랑 아님 짧을수록 잘하는 애들 많아 노래 잘하는데 아직도 데뷔 못 한건 뭐 문제 있는 거
┗ 너 친구 없지
– 지우야 버텨줘서 고마워 이제 꽃길만 걷자
이제 화면은 다른 관람차 쪽으로 넘어갔다.
서문결과 견성하는 ‘서로에 대한 칭찬 쉬지 않고 주고받기’라는 미션을 받았다.
처음에는 ‘노래를 잘한다’, ‘춤을 잘 춘다’, ‘성격이 좋다’ 같은 무난한 것들을 말하던 두 사람은 나중에 가서는 정말 별의별 칭찬거리를 생각해 내야 했다.
[성하: 형은… 아침에 제일 먼저 일어나서 못 일어나는 사람 깨워주는 게 진짜 대단한 것 같아요.] [결: 고마워. 연습 마치고 숙소 들어가면 현관에 있는 신발들 깔끔하게 정리하는 거 번거로울 텐데 고마워.]그러다 도중에 견성하가 울 뻔했지만, 다행히 눈시울이 붉어지는 정도로 그쳤다.
화면은 마지막으로 반요한과 온라온의 관람차로 전환됐다.
‘상대방과의 추억 이야기하기’라는 미션을 받은 두 사람이 평화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방송됐다.
팬들은 그제야 조인수가 통편집으로 시원하게 날려 먹은 두 사람의 픽하트 시절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요한: 너 지금 뭐 하니?] [라온: 설득.]설득이랍시고 꽃받침을 한 채 바라보는 것은 어지간한 사람이었으면 웃기려고 하는 거구나, 하고 넘어갈 만큼 꼴불견이었겠으나.
– 온라온 본인 얼굴로 설득하려는 게 지금 예능인지 진심인지 모르겠어
┗ 둘 다인 듯.. 오르카는 예능에도 진심이고 온라온 얼굴에도 진심이야 설령 온라온이라 해도 예외는 아님
┗ 이게마따 온라온도 오르카다
– 설득 맞음 나였으면 눈 마주친 순간 주민번호 뒷자리랑 통장 비밀번호부터 인생 계획까지 싹 털어서 줬어
이어서 어이없어하는 반요한의 인터뷰 컷이 나왔다.
[요한: 평소에 멤버들이나 회사 분들이 하도 잘생겼다, 잘생겼다 해주니까 애가 약간 이상한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원래는 안 그랬는데.]그런 반요한의 인터뷰에 반박하듯 제작진은 특히 잘 나온 온라온의 사진들을 내보낸 이후 ‘이상한 자신감은 아닌 듯…’ 하는 자막을 띄웠다.
제작진이 누구 편인지는 자명했다.
잠시 뒤 관람차에서 내린 멤버들은 금속 공방으로 이동해 우정 반지를 만들었다.
– 헐 우리애들 우정반지!!
– 우리도 네가 하고 싶은 건 다좋아라니 지우야ㅠㅠ결아ㅠㅠㅠㅠ얘들아ㅠㅠㅠㅠㅠㅠ
– 와 온라온 손 진짜 예쁘다 하얗고 길쭉길쭉한 거 완전 내취향
– 우리 애는 손도 잘생겼고 귀도 잘생겼고 그냥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 잘생긴 구석이 없어ㅠㅠ
– 댕.. 댕… 기염댕이 성하 넘 귀여어
반지를 다 만든 다음에는 단짝 게임의 파멸적인 결과를 발표했고, 이어 공개된 벌칙에 시청자들은 즐거워했다.
가장 먼저 온라온이 카메라 감독과 단둘이 귀신의 집으로 들어갔다.
온라온이 롤러코스터를 탈 때 상당히 무서워했기에, 시청자들은 이번에도 그가 겁을 먹고 재밌는 반응을 보여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라온: 감독님 저만 믿으세요. 저 잘 따라오시고요.]– 생각보다 안 놀라는데?
– 라온이보다 감독님이 너무 놀라섴ㅋㅋㅋㅋㅋ 감독님 챙기느라 바쁨ㅋㅋㅋㅋㅋㅋㅋㅋ
– 귀신한테 말은 왜 거는뎈ㅋㅋㅋ
예상외로 아무렇지 않게 여학생 귀신에게 말까지 걸며 교실 안으로 들어간 온라온의 시선이 캐비닛을 향했다.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처럼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배경 음악이 깔렸다가.
온라온은 신발을 벗어들고 까치발로 여학생 귀신에게 다가가 설득을 시작했다. 배경 음악은 어느샌가 일상적인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신발은 갑자기 왜 벗냐고 물음표를 띄우던 시청자들은 온라온이 남다른 언변과 의도치 않은 미인계로 여학생 귀신을 설득하고 캐비닛 안에 있던 귀신을 찾아내자 폭소했다.
– 아까 요한이한테는 약간 예능적인 모먼트로 뻔뻔하게 나간 것 같고 이번에는 그냥 무자각 얼굴 공격 발사한 듯 왜 난 라테월드에서 알바 안 했냐,,,
– 뭔뎈ㅋㅋㅋㅋㅋ 귀신이 저 안에 있는 건 어떻게 알았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
귀신이 저 안에 있는 걸 어떻게 알았냐는 제작진의 물음에 그냥 촉이 왔다는 온라온의 인터뷰 컷이 나왔다.
성공적으로 반지를 획득하고 귀신의 집을 탈출한 온라온 다음으로 도전한 것은 반요한&서문결 팀이었다.
두 사람은 그들을 놀래주려고 나온 귀신들이 약간 무안해할 만큼 순조롭게 반지를 찾고 귀신의 집 탈출에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강지우&견성하 팀.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있는 반지들을 앞서 들어왔던 멤버들이 다 가져가 버린 탓에, 하필 이런 것에 가장 약한 두 사람은 한참을 헤매야 했다.
역겨움을 참고 귀신의 집을 구석구석 뒤져봐도 나오지 않는 마지막 반지 하나를 남겨두고.
두 사람은 잔뜩 초췌해진 얼굴로 대책을 세웠다.
[지우: 안 되겠다. 성하야, 저분 좀 모셔와.]잠시 뒤, 거리를 두고 비딱하게 서 있던 선생님 귀신이 차마 흉흉한 것들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실눈을 뜬 견성하에게 붙잡혀 왔다.
[성하: 이래도 돼요…?] [지우: 돼!] [선생님 귀신: (당황)] [지우: 선생님. 저희가… 해치지 않습니다. 제자가 노래 한 소절 기가 막히게 뽑아드릴 테니 듣고 마음에 드셨으면 반지가 어디 있는지 좀 알려주십시오.] [여러분은 지금 귀신의 집에서 귀신을 납치 및 협박하는 아이돌을 보고 계십니다.]그리고 강지우는 정말로 스승의 은혜를 찬양하는 노래를 불렀다.
카메라의 시점이 귀신의 집 밖으로 전환돼 지나가던 사람들이 건물을 뚫고 나와 들려오는 강지우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는 장면이 나왔다.
먼저 귀신의 집을 탈출해 강지우와 견성하를 기다리던 다른 멤버들도 눈을 동그랗게 떴다.
[라온: 저거 설마 지우 형 목소리야?] [결: 그런 것 같은데….] [요한: (폭소)]– 성량 미쳤다 진짜 저것도 라이브잖앜ㅋㅋㅋㅋ 마이크도 없잌ㅋㅋㅋㅋㅋㅋㅋ
– 강지우는 노래로 퇴마 가능할 듯ㅋㅋㅋㅋㅋㅋ
– 아 나 지우한테 그거 시켜보고 싶어 롤코 타면서 노래 완곡하기! 개잘할 것 같음
여러 의미로 감동한 귀신에게 반지 위치를 친절히 안내받은 강지우와 견성하는 땀 범벅이 되어 탈출에 겨우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찡하게 한 반지 교환식과 함께 ‘친해져요, 오르카’ 방송이 모두 마무리되었다.
* * *
5주 동안 팬들을 흐뭇하게 했던 ‘친해져요, 오르카’가 끝나고 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2주 정도 앞둔 어느 날.
오르카 공식 위튜브에는 영상이 올라왔다.
[오르카(ORCA) – 2018 수능 응원 메시지]다소 일찍 올라온 수능 관련 영상은 단체 영상 말고도 하나가 더 있었다.
[고래동 일타강사mark1 요한 쌤mark2 수능 대비 알/짜/특/강mark3| 잠깐 쉴 때 보세요!]반요한이 본인의 경험을 살려 15분짜리 수능 대비 영상 컨텐츠를 준비한 것이다.
데뷔 준비 때문에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반요한이 주도적으로 제작 과정에 참여한 영상은 단순 홍보용이라기에는 공들인 티가 났다.
해당 영상에는 과목별 짧은 조언과 수능 당일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되는 팁들이 알차게 담겨 있었다.
특이한 이름이나 출신 지역, 하다못해 어느 손가락이 짧은지마저도 영업 거리가 되는데, 수능 만점이라는 전무후무한 경력은 팬들을 ‘내 새끼가 이렇게 잘났다!’ 하는 자부심에 취하게 하기 충분했다.
[올해 수능 대비해 특강해준 재작년 수능만점 아이돌 연습생.jpg]>오르카 반요한[
실제로 재작년 수능 문과 만점자고 설대 경영학과 수석입학했는데 지금은 데뷔 준비 때문에 휴학 중
(중략)
‘문제를 풀었는데 평소보다 느낌이 좀 안 좋다. 무섭죠. 당연히 무서울 거예요. 그래도 걱정 마세요. 다른 사람도 다 똑같아요. 와, 내가 이만큼 어려우면 다른 사람들은 더 큰일났겠네? 이런 근거 있는 자신감을 가지고 끝까지 버티시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난 작년 수능 봤는데 이말 진짜 공감ㅠㅠㅠ
(사진)
(움짤)
이번 달 30일에 데뷔하는 오르카 많관부~
– 아이돌 좋아해서 뭐하냐고요? 저희 집 아이돌은 수능대비특강을 해줍니다 성적이요? 아ㅎ 별건 아닌데ㅎ 적당히 수능 만점이요ㅎㅎㅎ
– 간지오졌다 수만서수 출신 아이돌은 이제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듯
┗ 수만서수 설마 수능만점설대수석임? 별다줄
– 왜요..? 제가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 맞고 설대 경영학과 수석 입학한 아이돌 팬으로 보이시나요…??
– 허참.. 이래서 부모님들이 틈만나면 자식자랑 하는 거구나 여러분 저희 애가 이렇게 잘났습니다!
– 단체 응원 영상은 그냥 훈훈하고 귀여웠는데 일타강사 하니쌤 특강 트니까 갑자기 대치동 한복판에 와있는 것 같다고ㅋㅋㅋㅋㅋ 진한 현강의 맛..
– 반요한 진짜 공부해본 사람 맞네 요점만 딱딱 짚고 끝낸 것도 짱
– 설대 가면 이런 선배 있나요
┗ 작년까지는 있었는데 이젠 없어요
┗ 아ㅠㅠ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 사이 삐딱한 말들도 간간이 보였다.
– 반요한 중고등학교도 서울 좋은 동네에 있던데 얼마나 금수저길래 취미로 아이돌을 할까..
– 아버지가 설대교수라며ㅋㅋㅋ 오르카 잘 안 돼도 별 상관없겠네 원래 아이돌할 생각 없었는데 그룹도 소속사 대표인 고모 덕분에 운좋게 들어간 것 같고.. 아이돌로서는 좀 비호감이다
– 금수저 영업 왜 함? 잘난게 부모님이 만들어준 배경밖에 없어서??
– 근데 진짜 잘사는 애들은 국내대학 안 가고 아예 유학가서 해외대학 감 반요한이 금수저는 맞는데 그사세까지는 아닐 듯 좀 어중간한ㅇㅇ
가만히 있다가 창조 논란으로 얻어맞은 팬들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슬슬 견제 들어오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