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23)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23화
쇼케 끝나고 바로 새벽사녹이라 애들 피곤할까봐 넘 걱정이었는데 다들 그 시간에도 반짝반짝했음 첫음방이라 기분좋은거 보여서 우리도 힘나고 애들도 신나고 귀여웟다 어려운거 알지만 앞으로도 쭉그래주렴!]
(중략)
┗ [동생라인 갑자기 가위바위보 해서 이기는 사람이 애교 한번씩 부리는 내기했는데 이무슨개이득.. 근데 라온이 가위바위보 진짜 못해ㅋㅋㅋ 성하만 계속 이겨서 댕성 애교 실컷 봄]
┗ [처음에는 진짜 수줍어하면서 머리 위로 큰하트 같은 거 살짝씩 하다가 나중에는 아예 우리한테 물어봐서 뭐할지 고르더라 짱귀졸귀ㅠㅠ 결국 끝까지 한판도 못 이긴 라온이도 졌는데 이긴것 같고 이긴 것 같은데 진 것 같다면서 온랑하트 해줬음… 서서 기절할 뻔]
┗ [글고 애들 다 라이브 너무 잘하는데 특히 잘한다고 느낀 건 지우랑 결이.. 말해뭐해ㅠㅠㅠ 해방은 음원도 좋았지만 라이브로 들었을때 진짜 최고인듯 요한이는 방청간 리와인드때보다도 실력이 더 늘어있었구ㅠㅠㅠㅠ]
┗ [라온이는 첫번째 녹화 때는 진짜 클린했는데 나중에는 살짝 거칠어졌음 근데 그게 의외로 더 보는맛이 있어서 좋았어요 숨소리나는 날것의 그맛… 지치면 처연미가 생기는 우리애.. 녹화 딱 한번만 더했으면 진짜 장난아니었을것같은데요ㅠㅠ.ㅠ.. 총3번으로 끝나서 아쉽 그리고 성하가 진짜 빡세게 춤추더라 (후략)]
* * *
결국 해방 녹화만 3번 했다.
그리고 방송에는 내가 제일 못한 세 번째 녹화본이 나갈 예정이었다.
음이탈이 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먼저 했던 무대를 더 잘했는데.
조금 억울하다.
‘하지만 인생은 다 이런 거겠지….’
마음 같아서는 세 번째 녹화가 끝나고 조금만 쉬었다가 다시 한번 하자고 말하고 싶었는데, 체력이 도무지 견디지 못할 것 같아서 참았다.
사녹은 일찍이 환상정원까지 모두 끝났지만, 전 출연자가 1위를 발표할 때 자리를 지켜야 했기에 우리는 여전히 열악한 대기실에 신세를 지고 있었다.
“야. 살아 있냐…?”
“…….”
그런 걸 굳이 물어봐야 알 정도로 상태가 안 좋다는 게 보이면 그냥 말도 걸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생각이 겉으로 드러났는지 눈치 없이 말을 붙인 견성하가 슬금 멀어졌다.
‘리허설이라도 힘 빼고 할 걸 그랬나.’
솔직히 당장 스위치를 내려 버리고 싶을 만큼 힘든데, 드라이 리허설까지 본 무대처럼 하는 건 체력이 부족한 내게 특히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물론 동선과 음향 정도만 적당히 확인하는 드라이 리허설을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라고는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다.
‘누가 강요한 건 아닌데…….’
옆에 있는 사람이 각 같은 거 안 재고 일단 열심히 하니까 뭔가 나도 따라가야 할 것 같았단 말이지.
특히 견성하.
서문결이 고수가 내공을 단련하는 것처럼 차분하게 갈고닦는다면, 견성하 쟤는 스스로한테 압박감까지 줘가면서 치열히 발돋움했다.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할 것 같아서 걱정이 되는 한편 그 열성에는 나도 모르게 동조하게 된다.
팀에 저런 사람이 있으면 좋은 자극이 되는 건 사실이었다.
피로감도 배가 되겠지만….
나만큼이나 피곤해 보이는 곽상현이 대기실 안으로 들어온 것은 그때였다.
“얘들아, 인사 가자.”
함께 음악 방송에 출연하는 선배 가수들에게 우리 앨범을 들고 인사를 다닐 시간이었다.
우리는 일정을 소화하는 틈틈이 사인을 해 둔 앨범을 바리바리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허리 무조건 팍팍 굽히고, 창피하다는 생각 하지 말고 목소리 크게 하고.”
여기에 어제 데뷔한 우리보다 후배인 가수는 없고 설령 후배가 있어도 겸손한 자세를 늘상 잊지 말아야 한다며, 신인 아이돌을 담당하는 매니저들의 고정 레퍼토리일 것 같은 곽상현의 당부가 길게 이어졌다.
들은 잔소리의 양에 비해 인사는 별일 없이 무난하게 끝났다.
우리가 없는 곳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거의 웃는 얼굴로 우리가 내미는 앨범을 받았다.
“앨범 고맙고 데뷔 축하해요.”
“감사합니다!”
대부분 초면이었지만, 조금은 안면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그룹도 한 팀 있었다.
바로 픽하트에 멘토로 출연했던 주안의 그룹, 플루토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멘토와 연습생으로서 만났는데 이제는 같은 아이돌 대 아이돌로 만나니 감회가 새로웠다.
물론 저쪽은 우리랑 비교도 할 수 없는 커리어와 팬덤을 보유한 4년 차 아이돌이지만.
이제까지 해왔던 것보다 대중적인 곡과 컨셉으로 저번주에 컴백한 플루토는 어제 있던 음악 방송에서도 1위를 했다.
아마 오늘도 큰 어려움 없이 1위를 차지하지 않을까.
플루토를 끝으로 우리는 대기실로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안네 선배님들은요? 우리랑 같이 컴백하셨다고 안 했나?”
반요한의 말대로 우리 데뷔 쇼케이스랑 저쪽 컴백 쇼케이스 날이 겹치기까지 했으니 안네가 컴백을 하기는 분명히 했다.
저번에 ‘To. 안네 선배님’이라고 적힌 앨범에 싸인을 했던 기억도 분명히 나는데.
“아, 안네 분들은 이번에 지상파 음방만 돌아서 내일 따로 인사하러 가야 돼.”
무사히 인사를 마친 이후 자리에 앉아 한숨 돌리던 곽상현이 답했다.
“지상파만? 안네 선배님들 엠스테 안 나가세요?”
강지우가 의아한 눈치로 물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이제까지 트루 가수들은 뮤직박스에서 하는 음악 방송인 엠스테이지에서 컴백 무대를 화려하게 꾸려왔다는 듯했다.
그런데 갑자기 엠스테이지에 안 나가는 게 이상하다는 거지.
“음…….”
칸막이로 막힌 주위 낌새를 살핀 곽상현이 우리에게 겨우 들릴 만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최근 트루랑 뮤직박스 사이가 별로 안 좋은 것 같더라.”
* * *
금요일 뮤직 라운드를 시작으로 음악 방송 활동 주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기본적으로 아이돌들이 출연하는 음악 방송은 일주일에 지상파 음악 방송 3회, 공중파 음악 방송 3회. 총 6회가 잡혀 있다.
다만 우리는 아직도 관계가 단절된 뮤직박스의 엠스테이지에는 아예 출연하지 않기로 해서 일주일 중 닷새만 고생하면 됐다.
사실 음방 스케줄 자체가 워낙 힘들었기 때문에 이유야 어찌 됐든 횟수가 한 번 줄어든 것 자체는 솔직히 좋았다.
오늘 있는 지상파 음악 방송인 뮤직팡팡은 출근길이 아예 공개되어 일종의 포토라인까지 공식적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게 특징이었다.
이것 때문에 아이돌들은 새벽부터 샵에 들러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받고 출근길에 올랐다.
우리 같은 신인을 보러 일부러 온 사람 자체는 그렇게 많지 않겠지만, 그게 우리를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뜻은 아니므로 팬이 있든 없든 신경을 쓰기는 써야 했다.
그냥 와서 보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기자들이 인터넷에 출근길 사진이나 영상을 그대로 올리기도 하고.
“…….”
피곤하다.
왜 아침 댓바람부터 이래야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이런 것도 다 돈이 되니까 하는 거겠지. 그런데 이런 게 왜 돈이 될까. 이런 거 안 하는 대신 예쁘게 잘 찍은 셀카를 올리면 안 되는 건가. 아, 졸리다…….
“라온아, 어디 아픈 거 아니지? 어제부터 멀쩡히 눈 뜨고 깨어 있는 걸 본 적이 없네.”
곽상현이 걱정스레 물었다.
하품을 길게 내뱉은 내가 그래도 샵에서 열심히 말하면서 풀린 목으로 대답했다.
“그냥 피곤해서 그래요. 계속 자는 건 일할 때 대비해서 체력 비축….”
사실이다. 뭐니 뭐니 해도 피로도 회복에는 자는 게 제일 효과가 좋았다.
“몸 많이 안 좋으면 언제든지 말하고, 그리고 조금 있으면 너네 나갈 차례니까 지금부터 정신 차려 둬.”
“네에에.”
머리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고개를 푹 숙이고 한참 졸았더니 목이 다 뻐근했다.
의식적으로 눈을 감았다 뜨며 목을 주물럭거리다가 잠시 뒤, 내리라는 곽상현의 말에 차 문을 열고 나갔다.
차 안에서도 바깥이 시끌시끌한 게 느껴졌는데 내리니까 몇 배로 더 왁자지껄했다.
우리 이름을 부르는 소리, 셔터를 누르면서 나는 소리, 눈 쉴 틈 없이 터지는 플래시….
픽하트 때도 비슷한 경험이 몇 번 있었지만 오랜만이라 그런지 새삼 낯선 기분이 들었다.
발 밑에 스티커로 표시된 포토존에 서서 크게 단체 인사를 한 다음 본격적인 포토 타임이 시작됐다.
“왼쪽부터 보겠습니다!”
“하트 해볼게요, 하트! 결 씨 하트!!”
그리고….
“라온 형! 잘생겼어여어어!!”
여기도 음방 출근길 마스코트 같은 남자가 있군.
아니, 그런데.
“진짜 제가 형이에요?!”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아무리 봐도 저 사람이 고등학생 이하로는 안 보여서 순간 잠이 확 달아났다.
“아니, 사실 내가 형이야아악!!”
“근데 왜 형이라고 해요!”
“우리 누나가 잘생기면 오빠래서!! 저도 따라서 잘생기면 형이라고 하기로 했어억!!!”
끝내주는 논리에 와르르 웃음이 터져 나왔다.
다만 저 사람이 정말 내 팬인 것은 아니다.
[얘네는 나중에 행사 데이터 잘 팔리겠네. ……가 셔터를 누르며 가격을 고민합니다.]이런 알림에 비추어 보았을 때, 저 남자는 아마 우리 사진을 찍어다가 파는 전문 업계인 같은 게 아닐까.
다른 건 다 차치해 두고서라도 수완이 좋다.
저렇게 크게 소리치는데 저쪽을 무시하기도 어려운 일이니, 사진도 상대적으로 잘 건지겠지.
또 예전에는 호감도 알림창에 내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도 실명이 그대로 다 나왔으나, 인명 표시를 끈 이후로는 점 여섯 개로 익명을 보장해 주고 있었다.
[반요한이 불필요하게 시끄러운 것을 싫어합니다.]뭐 이런 식으로 내가 아는 사람의 경우에는 익명이고 뭐고 없지만.
‘근데 이것도 슬슬 아예 안 보이게 해줘도 되지 않나?’
누군가의 속마음이 한정적이기는 해도 보인다는 게 때때로 위화감이 들었다.
단호하다. 상처받을 뻔했다.
[아직은요.]이미 상처받았는데 아직이고 뭐고 무슨 소용이냐.
어쨌든 우리가 포토 타임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안쪽으로 들어가려는데, 웅성거림이 한층 커졌다.
“플루토 왔나 보다.”
비교적 가까이에 있던 기자 한 명이 질린다는 듯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저편에서 현장을 통제하려 애쓰는 현장 관계자들의 짜증과 분노가 짙게 묻어난 고함이 들렸다.
“넘어오지 마세요!”
“다쳐요! 뒤로 가세요!”
“아, 넘어오지 말라고!!”
몇몇…이라기에는 꽤 많은 수의 플루토 팬과 대리찍사들이 넘어오지 말라고 설치해 둔 펜스를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오며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잘못하면 사고 나겠네….’
역시 이런 출근길 같은 건 공익을 위해 없애버리는 게 좋겠다.
우리는 건물 안으로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잠시 길목에 서서 대기해야 했다.
건물 입구에서 무슨 인터뷰 같은 걸 해야 한다나.
그러는 사이 약간은 경직된 표정의 플루토가 입장해 우리가 섰던 곳에서 애써 웃으며 포즈를 잡고 있었다.
잠시 뒤 포토 타임을 마친 플루토는 안전 문제 때문에 저 앞에서 하는 인터뷰는 생략하기로 했는지 우리 뒤에 멈추지 않고 안으로 쭉 걸어 들어갔다.
그렇게 혼잡한 상황이 마무리되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니, 쟤들 미친 거 아니야?!”
“뭐 저렇게까지, 와… 와…… 아니, 시× 애들 다친다고!”
사방에서 플루토의 팬들과 카메라를 든 대리찍사들이 플루토의 뒤를 따라 우르르 난입했다.
그러니까, 우리가 서 있는 길까지 말이다.
우리 옆을 머리카락과 옷자락을 휘날리며 미친 듯이 달려가는 플루토 팬들에 나는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뒷걸음질 쳤다.
“조심…!”
몸이 퍽, 하고 밀쳐지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앞만 보는 데이터팔이에게 제대로 치였습니다. HP –30]‘아, 바디 어택 미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