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33)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33화
온라온이 숨을 얕게 내뱉었다.
‘뭐 이딴 상태이상이 다 있어?’
금규리의 말을 듣고 자신이 멈칫한 거야 이해할 수 있었지만, 상태이상까지 걸렸다는 사실이 어처구니가 없었다.
덕분이라 해야 하나. 몇 달 전 느꼈던 벅찬 울림이 떠올라 순간 찌르르 저릴 뻔했던 가슴은 이제 말짱했다.
‘정신 차리자.’
비록 그를 지탱해온 추억에 대한 미련이 철철 넘쳐 곡 복원이라는 터무니없는 짓을 저지르고 있기는 하나, 온라온은 눈앞의 현실에 집중해야 할 때는 집중하는 사람이었다.
다행히 자기 이야기를 하느라 반쯤 무아지경에 빠졌던 금규리는 온라온에게서 별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
금규리가 할 말을 대강 다 끝마친 것으로 보이자 온라온은 그녀의 긴 이야기에 성심껏 반응한 후, 제대로 된 반격을 개시했다.
비록 금규리가 그의 약점 아닌 약점을 알고서 콕 찌른 것은 아니겠지만, 이대로 공격만 당하고 보내면 나중에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았다.
“저한테 궁금한 거 혹시 없으세요? 없으시면 제가 물어봐도 돼요?”
그렇게 말하며 몸을 기울인 온라온의 얼굴이 조금 더 가까워지자 금규리는 숨 쉬는 법을 간단하게 잊어버렸다.
“그때 귤 맛있었어요?”
“어, 어?”
일전의 일을 암시하는 말에 금규리는 진심으로 기절할 것 같았다.
그때 눈도 마주치고 손짓까지 해줬으니 어쩌면 기억할지도 모른다고 기대하기는 했었지만!
미니 팬 미팅 때 멀리서 스피커를 통해 들을 때도, 라디오를 통해 나직한 웃음소리를 들을 때도 온라온의 목소리는 마냥 좋았다.
그러나 지근거리에서 눈을 맞추고 직접 듣는 것에는 한참 못 미쳤다.
그때 온라온이 금규리의 정신을 일깨우기 위해 더한 충격요법을 사용했다.
비어있던 손을 깍지 낀 금규리의 손 위에 살포시 겹친 것이다.
“!”
금규리의 한 손을 가운데에 두고 온라온의 두 손이 포개어진 꼴이었다.
왼손에 낀 팀 반지가 조금 차가웠지만, 그런 쇳덩이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온라온이 그렇게 겹친 손을 제 뺨에 가져다 대었기 때문이다.
온라온의 뺨에 닿은 것은 온라온 본인의 손이었기에, 팬이 만질 수 있는 것은 가수의 손까지라는 규칙에 위배되지도 않았다.
요모조모 뜯어보면 아직은 앳된 구석이 제법 남아 있는 완벽한 얼굴이 썩 애교스러웠고 금규리는 자신이 전생에 무슨 공을 세웠길래 이런 호사를 누리는지 순간 고민했다.
그 이후부터는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았다.
분명 뭘 많이 얘기하기는 했는데…….
“다음에 또 봐요.”
“네……!”
정신을 차리고 나니 시간은 훅 지나 있었다.
잠깐 사이 멤버 다섯 명에게 기가 쭉 빨려 자리로 돌아온 금규리가 멍하게 앉아 있다가 한참 뒤, 심각하게 생각했다.
‘돈을…… 어떻게 모으지?’
한 번도 안 와봤다면 모르겠지만, 한 번 맛을 본 이상 두 번 오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됐다.
* * *
당첨된 팬 100명 중에는 금규리처럼 긴장해서 있는 대로 떠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미 산전수전을 다 겪어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능숙하게 대응하는 사람도 많았다.
윤선우는 그중 한 명이었다.
다들 어디서 팬 사인회 특강이라도 들은 것처럼 끊임없이 말을 걸어주는 통에 기분 좋게 견성하까지 클리어한 윤선우가 선뜻 인사하는 온라온에게 가져온 은색 티아라를 건넸다.
“혹시 괜찮으면 한 번만 써줄 수 있어요?”
윤선우는 실제로 웨딩 티아라로 쓰이는 것을 대여해 왔는데, 전체적으로 크고 우뚝한 디자인 때문에 티아라보다는 대관식에 쓰이는 왕관에 가까운 느낌이 들었다.
“와. 이런 거 어디서 구해 오시는 거예요?”
한쪽 손에 끼고 있던 푹신푹신한 고양이 손 장갑을 쑥 벗은 온라온이 감탄하며 티아라를 자기 머리에 올렸다.
뒤에 있던 팬 매니저가 약간 비뚤어진 각도를 귀신같이 조절해 주자 셔터음이 여느 때보다도 크게 울렸다.
“…….”
‘누나가 너 위해서 나라 하나 망하게 하고 뺏어온 거야’ 따위의 드립을 치려던 윤선우도 현실로 구현된 망국 황자에 잠시 넋이 나갔다.
한편으로는 온라온이 티아라에 거부감이 없어 보이는 것에 안도했다.
소위 말하는 ‘공주템’이나 ‘웨딩템’으로 분류되는 티아라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기에 물건을 챙겨 오면서도 걱정이 많았던 것이다.
너무 작지도, 아기자기하지도, 조잡해 보이지도, 유치해 보이지도 않은 것을 신경 써서 고른 보람이 있었다.
물론 처음에는 아예 남성용 왕관을 찾아보기도 했으나, 눈에 찰 만큼 괜찮은 걸 좀처럼 찾지 못했다.
안타깝지만 사인을 하는 동안 떨어지지 않게 제대로 고정할 상황이 아니라 온라온은 머리에 한번 얹어본 티아라를 책상에 도로 조심히 내려놓아야 했다.
“죄송해요. 망가뜨릴 것 같아서. 나중에 사인 다 끝나고 사진 찍는 시간 있다고 했는데, 그때 한 번 더 써볼게요.”
날 때부터 왕관을 쓰고 나온 것처럼 잘 어울리는데, 정작 자기는 사진을 못 찍을까 걱정했던 윤선우가 그 말에 완전히 마음을 놓았다.
“그런데 이거 보석 진짜는 아니죠?”
“진짠데.”
“!”
“거짓말이에요.”
놀리는 맛이 있었다.
* * *
3시간에 걸친 팬 사인회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오르카 팬 사인회에 식당처럼 별점을 줄 수 있다면 별 다섯 개가 100개 찍혔을 것이다.
SNS에는 오르카 첫 팬 사인회 후기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 오르카 목동 팬싸 후기: 요한이가 여우예요
– 강쥬 수다떨러 맛집에서 만난 친구처럼(이분은 만나서 카페따위 가지않습니다 123차 모두 맛집만 골라갈거라고 굳게 믿습니다) 종알종알 얘기 짱많이함
애들 점심 김볶먹었대서 내가 시켜먹는게 맛있는지 해먹는게 맛있는지 물어봤는데 할 줄 아는 건 자기 입맛에 맞게 해먹는게 훨 맛있고 나중에 강쥬부표 김볶 레시피 알려주겠다고ㅋㅋㅋ 밥 절대 굶지 말라는 얘기까지 들음ㅋㅋㅋ 청순하고 선량한 그이에게서 느껴지는 익숙한울엄마의포스..
– 성하 생각보다 더 피지컬 좋고 더더 순하고 더더더 수다쟁이야ㅋㅋㅋㅋㅋ 덩치큰 멍뭉이처럼 헤~하는 것 같은 눈웃음짓는데 저는 그냥 죽었고요ㅇ[-[
– 4. 성하
댕: 우와옷엄청잘입으셨어요바로저희스타일리스트로취업하셔도될것같아요저도관심있는분야여서연습할때도좀신경써서입는편이에요핏좋은옷입고거울보면기분좋지않아요?사실저는좋아요(진짜뿌듯해보여서많이귀여웠음ㅋㅋㅋ)그런데지우형은의식주중에제일관심없는게의라서볼때마다너무답답해요제가맨날뭐라고하는데도아직도그래요내가날잡아서무릎나온바지들다태워버릴거ㅇ
팬매: 넘어가실게요
과장 아니고 ㄹㅇ 이랫음.. 놀라운건 저기서 생략한말도 있다는사실.. 아진짜요를 말할 틈조차 안주는 유익한 tmiㅍㅏ티 말투도 엄청 멍뭉멈뭄해서 귀여움ㅠㅠㅠㅠㅠ 이 댕댕이가 무대위에서 카리스마 뿜뿜하던 피지컬천재 맞나ㅠㅠㅠㅠㅠ 이 누나는 갭에 미쳐도라버려요!!!
– 아동생라인 왜 다 랩하고 있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 성하-라온 이 라인이 진짜 방심하다가 넋놓는 구간임ㅋㅋㅋㅋㅋㅋ 하나 물어보면 삼천포까지 빠지는 성하+얘기 잘 들어주나 싶더니 자기가 팬한테 뭔가 물어보느라 더 바쁜 라온ㅋㅋㅋㅋ 후기보면 다 그랰ㅋㅋㅋㅋㅋ
– (사진) 결이한테 닮은 동물 그려달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고퀄롴ㅋㅋㅋㅋㅋㅋ 코알라 한마리 슉슉 그려줘서 집와서도 계속 피식거리는중ㅋㅋㅋㅋㅋㅋ 아 왤케 귀엽냐ㅋㅋㅋㅠㅠ
– 요한: 알려주고 싶은 거요?
나: 응응ㅠㅠㅠㅠ
요한: 음 제 이름 한자이름이에요
나: 헉진짜?
요한: 네 따로 말 안하면 다들 종교적인 이름인줄 알더라고요~
밝을 요에 한가할 한 쓴다고…. 굉장히 자신감 넘쳐하면서 포스트잇에 한자 휙휙 쓰는데 전 그냥 죽음ㅠㅠㅠ
– 허어어어ㅓㅠㅠㅠ 나 떠느라 말이 진짜 한마디도 안나왔는데 결이가 손잡고 가만히 기다려줘서 준비한 말 다 할 수 있었음 눈 차분하게 맞춰주는데 이남자손잡고 그대로 식장갈뻔함
– 애들 사운드가 비는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음 잠깐 말 끊기나 싶으면 옆에 앉아 있던 멤이 툭 끼어들어서 뭐라고 한마디하곸ㅋㅋㅋㅋㅋ긴장한 게 보이는데도 할말은 다하는겤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대유잼 애들 잘해주려고 노력한 것도 보여서 돈쓴거후회없는팬싸 또가고싶은데 또갈수있으려나..
다양한 소품을 착용한 멤버들의 사진도 한가득 올라왔다.
팬 사인회에 가지 못한 팬들은 예쁘게 보정까지 된 사진들을 보이는 족족 저장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 (사진) 결이한테 페이스체인+가죽장갑 준 배우신 분 누구세요..? 오늘 착장 약간 수트인듯 수트아닌수트같은 느낌이라 무대도 짜릿했는데 개잘어울려ㅠㅠ
– (사진) 경찰모+경찰복 입은 견성하.. 장르물 드라마 벌써 백편 찍었음 우리애 꼭 연기시켜주세요
– (사진) 대표이사 반요한 명패[이거 진짜 누가 줬냐곸ㅋㅋㅋㅋㅋ 나중에 요한이가 한번 집안싸움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해보겠다고 한게 올해최고로웃긴순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반가을 대표님 이말 듣고 어땠을지 궁금해서 기절ㅋㅋㅋㅋㅋㅋㅋ
– (작은 빨간 리본 머리띠를 쓴 강지우가 사과를 베어무는 듯 동작을 취하는 움짤) 오늘부터 백설공주는 백설공쥬로 개명했다 반박시 독사과 100개 먹기
– (사진) 푹신냥발+고양이귀베레모 온라온VS티아라+명화액자틀 냉라온
┗ 죽어도11
┗ 11111 라온이 흰냥발ㅠㅠㅠㅠ 냥냥펀치 한번만 해줘퓨ㅠㅠㅠㅠㅠㅠ
┗ 당연 2222 이제 냉라온의 시작이야윈터 냉라온파는 각성하라
┗ 1은 개냥이 그자체라면 2는 겨울왕국 소년왕 모셔온 것 같음.. 이게 하루에 찍힌 사진이라니 냉라온은 그냥 천재아이돌임!!
┗ 이 사람 은근슬쩍 냉라온이라고 하네;
┗ 이건 진짜 주관빼고 2 온라온 백발인것까지 완벽하게 홀리함 저 왕관 ㄹㅇ 올해의 팬싸템임 온세너님 진짜 배우신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