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67)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67화
“부담 가지지 말고. 타지 생활 힘든 건 내가 잘 안다.”
“알아주셔서 감사하지만 그렇게까지는 안 해주셔도…….”
“아들!”
“…….”
틀렸다.
혀는 그렇게 안 꼬부라지신 것 같은데 정작 말이 안 통했다.
나는 일단 강지우 아버지의 상태를 확인했다.
얼굴, 딸린 애가 넷이라는 걸 믿기 어려울 만큼 매끈하게 잘생기셨지만 몹시 시뻘거심.
기분, 아주 좋아 보이심.
술냄새, 엄청 많이 남.
결론. 이 아저씨 많이 취하셨다.
같은 생각을 한 건지 강지우 어머니도 미간을 찡그리며 말씀하셨다.
“애 당황하잖아. 이상한 소리 좀 그만해.”
“여보….”
“왜.”
“사랑해.”
강지우가 평소에 팬들에게 곧잘 하는 것처럼 머리 위로 큰 하트를 만들어 보인 강지우 아버지는 취했으면 얼른 들어가 잠이나 자라는 할머니의 꾸중을 듣고 마침내 작은 방으로 터덜터덜 사라졌다.
끝까지 손하트를 날리시면서…….
그러는 사이 강지우를 포함한 아이들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마지막 남은 오이를 한 조각씩 침통하게 씹어 먹고 있었다.
자기 아버지를 상당히 부끄러워하는 것 같았다.
다 그렇다고 쳐도.
강지우는 왜 저런 반응이지? 자기 객관화가 안 되는 건가?
이 집에 있으면 있을수록 강지우가 누굴 얼마나 닮았는지 무서울 정도로 알아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아니, 닮은 수준이 아니라 저 형은 진심으로 아저씨 쪽이 혼자 출아법으로 낳으신 것 같은데.
“정신 없지? 미안해.”
“아니에요. 아저씨 되게 좋은 분이신 것 같아요.”
“사람은 참 좋아.”
“엄청 잘생기셨고요.”
“라온이 너만큼은 아니어도 잘생기기는 했지.”
“사람 좋고 잘생기셨으면 끝났죠. 최고의 남편이랑 결혼하셨네요!”
“얘는…….”
친근하면서도 강단 있어 보이는 인상의 강지우 어머니는 다행히 내가 한 아무 말을 기분 나빠하시는 것 같지 않았다.
뭐, 내일쯤 되면 아들이니 뭐니 했던 건 잊어버리시겠지.
“이것도 좀 마셔봐. 직접 담근 거야.”
강지우 어머니가 내게 시원한 매실차를 권했다.
“감사합니다.”
“어때?”
“와, 맛있어요.”
한 모금 마셨더니 조금 느끼하고 기름졌던 입안이 싹 정돈되는 것 같았다.
“엄마, TV 켜도 돼?”
아까부터 뻐꾸기시계를 흘긋흘긋 보던 강보람이 물었다.
“뭐 볼 거 있어?”
“아! 맞아. 오늘 그거 방송하는 날이다.”
* * *
[M전드] 얘들아, 너희 아이돌이야…… “순결합니다” 美친 예능감으로 아예대를 뒤집어 놓은 오르카(ORCA) 활약상 모음|2018 설 특집 아이돌 예능 대전|MBS 18×××× 방송 외– 썸네일이 물에젖은온라온(+순결요한)인데 어떻게 안 들어옴ㅡㅡ 여러분 저 친구가 케이팝의 미래 오르카의 온라온입니다
┗ ㅇㅈ 썸넬 온라온이면 무조건 들어오게 돼있음
┗ 팬 아닌데 홀려서 들어왔습니다..
물오른 미모를 뽐내며 자기 PR을 하는 온라온과 뒤에 성스러워 보이는 후광을 매단 채 순결하다고 말하는 반요한이 들어간 썸네일을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친구가 얘네 개웃기다는데…….’
에어리를 친구로 두어 평소 오르카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었던 여학생은 백만이 넘어가는 조회 수로 위튜브 실시간 급상승 동영상에 오른 오르카의 영상을 클릭했다.
참고로 반요한의 ‘순결합니다’는 이미 방송 직후 SNS에서 수천 회 이상 공유된 바 있었고, 여학생도 그 글을 보았기에 영상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영상은 상황극을 하기 전 반요한과 한기준이 나누던 대화부터 시작되었다.
[솔직히, 대학 다니면서 미팅 얼마나 나가봤습니까?]‘말을 뭐 이따위로 해?’
– 요한이는 진실된 또라이 같아서 개웃긴데 한기준 ㄹㅇ 짜증 난다 방송에서 안 보였으면 좋겠음
2천 개의 좋아요를 받은 해당 댓글에 좋아요 하나를 더 추가한 여학생이 영상을 마저 봤다.
그러는 사이 반요한의 주옥 같은 멘트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제가 일단 뭐든 한 번씩은 직접 해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성격이라서요. 그런데 이런 게 중요한가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도 제 몸은 아직 순결합니다.] [아니, 이 사람 지금 신성한 아이돌 예능 대전에서 뭘 하는……. (당황)]– 아이돌이 순결드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ㅅㅂ 저것만 계속 봐서 반요한이 뭐라고 할지 알고 있었는데 부끄러움 1도 없이 순결ㅇㅈㄹ하는 순간 걍 대책없이 처웃게됨
– 저 말하는 톤앤매너+후광cg가 걍 미친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거기에 손가락 빙글빙글 돌리는 강지우+경멸하는 견성하온라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저 와중에 혼자만 평온한 서문결까지 넣어야 오르카 완성임
– 근데 클럽이든 뭐든 저렇게 궁금한거 한번씩 해본 애들은 진짜 잘못된 길로는 안 빠지고 큰 사고도 안치게 돼있음 이미 한번 해봐서 뭐 별거없다는거 다 아니까ㅇㅇ
┗ 아직 순결하다는데.. 그럼 그건…
┗ 뭐 평생 순결하겠음? 아이돌도 사람인데 할거 다 하겠지ㅋㅋㅋㅋㅋㅋㅋ
┗ 마즘 지금이야 데뷔한 지 1년도 안 된 쌩신인이라 당당히 저럴 수 있겠지만 솔직히 예쁘고 잘생긴 애들 싹다 모아둔 연예계에서 눈이 안 맞겠냐..
(중략)
┗ ㅂㅇㅎ 설대 경영학과라더니 빠순이들 니즈파악해서 장사잘하네ㅋㅋ
┗ 말을 뭐 이따위로 함;
– 타돌들 반응봨ㅋㅋㅋㅋㅋㅋㅋ 경악+충격+감탄ㅋㅋㅋㅋㅋㅋㅋㅋ
여학생은 읽어봤자 기분만 상하는 댓글을 적당히 넘기며 영상에 집중했다.
전설의 남매 미팅을 시작해 견성하의 남다른 운동 능력, 온라온의 의외의 민첩함과 자기 PR, 강지우의 요리 드라마, 서문결의 요리 예능 등 오르카의 활약상이 하나하나 펼쳐졌다.
– 남매미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제로 저랬으면 인생에 다시없을 흑역사
– 반요한이랑 비나 저정도면 찐남맨데ㅋㅋㅋㅋㅋㅋ
– 견성하 미쳤냐 레이스를 하라니까 액션영화를 찍고 있네; 어이가 없어서 참나;; 팔근육 어쩔 건데;;; 갓스물이 저렇게 으른미 뿜뿜해도 되는거냐고;;;;;
– 7:15 7:15 7:15 7:15
15:33 15:33 15:33 15:33
성하가 은재님 들어올려주고 바로 쭉 올라가버리고 뛰어내리는 거랑 두명 동시에 들어올리고 버티는 건 몇 번을 봐도 소름인 부분..
저 뒤에 다른 아이돌분도 저렇게 하려고 했는데 팔힘 부족해서 실패했다는 거 보면 절대 쉬운일도 아닌데ㅠㅠㅠ
은재님이 좀 느리게 와도 답답해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도 치인다..
– 견성하는 어떻게 이름도 견성하냐
┗ 서문결은 어떻게 이름도 서문결이냐
┗ 온라온은 어떻게 이름도 이하생략
┗ 반요한은 어떻게 이하생략
┗ 강지우는…. 강지우지……
┗ 우리 강쥬공쥬…
– 솔직히 온라온 생각보다 엄청 잘 뛰는 거 보고 좀 설렜는데 끝에 퐁당 물에 빠지는거 보고 그냥 다시 너무너무 귀여워짐ㅜ 아주 그냥 잔망의 의인화
– 우리결이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조각상같이 생겨놓고 담담하게 본인도 오르카라고 주장하는 거 저만 웃긴거 아니죠
– 서문결 잰말놀이 개잘하고 요리개망하고 과일조각 개잘하는거ㅋㅋㅋㅋㅋ 극단적이야 왤케ㅋㅋㅋㅋㅋㅋㅋ
– 체리스틴 슨배님들이랑 상황극으로 뒤집어놓은 것도 그렇고 지우 요리 극찬받은 것도 그렇고 (중략) 그냥 올해 아예대 오르카가 다 씹어먹네ㅠㅠ 반박은 온라온보다 잘생긴사람 사진으로 받음
‘얘네 웃기다.’
한 번 웃긴 걸 찾으면 해당 인물 다른 영상들도 다 봐야 직성이 풀리는 여학생은 위튜브 알고리즘에 몸을 맡겼다.
‘친해져요, 오르카’ 편집본, 무대 교차 편집 영상, 픽하트 시절 영상 등이 그녀를 반겼다.
…….
그리고 여학생의 인생에서 5시간이 고스란히 삭제되었다.
* * *
설날 아침, 아니… 점심.
“……!”
누가 나를 깨우려는 것처럼 내 몸을 흔들었다.
어제 아이돌 예능 대전 방송을 강지우 가족들이랑 다 같이 본 다음에 대박이 소박이랑 동네 산책 다녀오고, 애들이랑 보드게임 좀 하면서 놀아주다가 할머니, 할아버지, 강지우 어머니, 그리고 강민서랑 밤새도록 고스톱을 치다 잤더니 정신이 좀처럼 안 들었다.
휴일인데 조금만 더 자면 안 되나, 하고 게으르게 생각할 때.
“아들! 일어나!”
“?”
잠이 확 달아났다.
눈을 번쩍 뜨니 강지우 아버지가 나를 깨우고 있었다.
‘제가 왜 아저씨 아들……?’
정작 강지우 아버지는 내가 일어나자 몹시 자연스러운 태도로 방을 나가며 말했다.
“일어났으면 나와서 밥 먹어. 할머니가 떡국 맛있게 끓여 놨어. 아들도 같이 한 살 먹어야지.”
아들이라니.
이 아저씨가 어제 마신 술이 덜 깼다든가, 아니면 낮부터 술을 드신 건…….
나는 조금 전에 본 강지우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렸다.
‘멀쩡하셨는데?’
그럼 어제 술 취한 채 한 말이 진담이었다는 말인가?
“아들 일어났어?”
거실로 나가니 심지어는 어제 남편을 타박했던 강지우 어머니도 나를 아들이라고 부르지 뭔가.
네이버에 찾아보니까 한국에서는 자식의 친한 친구도 그냥 아들이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그 이상한 호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강지우 할머니가 떡집에서 잘라 온 가래떡으로 끓인 떡국은 적당히 간이 되어 맛있었다.
양이 적지 않았던 한 그릇을 다 먹고 조금 더 먹을 정도였다.
잘 먹는 나를 보며 어른들의 호감도가 단체로 올랐다.
과연 우리 숙소 공식 밥에 미친놈 강지우를 길러낸 가족다웠다…….
밥을 다 먹은 다음에는 명절의 빅 이벤트, 세배를 했다.
“아들도 와서 절해.”
“저도 해도 돼요?”
“그럼. 너도 아들인데 안 하면 섭하지.”
“지우는 이제 세뱃돈 안 받아도 될 나이 아니야?”
“엄마아아아.”
“지우도 아직 스물둘인데, 올해까지는 해.”
“할머니 최고.”
할머니가 살아계셨던 아주 어렸을 적 이후로 절을 안 해서, 조금 어색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강지우 하는 것을 보고 적당히 따라 할 수 있었다.
큰절의 대가로 초등학생은 만 원, 중학생은 이만 원, 고등학생은 삼만 원을 받았다.
혼자 오만 원을 받은 강지우는 자기는 고등학생 때까지도 계속 만 원이었다면서 조금 억울해했지만, 단호하게 지갑을 닫아버린 어머니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 * *
지방에 있는 본가에 내려가 있던 묵혜성의 핸드폰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오르카 온라온 [쌤]
오르카 온라온 [(강아지 세 마리가 절하는 이모티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르카 온라온 [(동영상)]
묵혜성이 이게 뭔가 싶어 동영상을 재생해 보니 얌전히 엎드려 있는 강아지 두 마리 사이에서 온라온이 새해 복 많이 받으라며 큰절을 하는 영상이었다.
픽 웃은 묵혜성이 답장을 보냈다.
나 [그래 너도 새해 복 많이 받아.]
나 [묵혜성 님이 돈 봉투를 보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