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71)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71화
4월 초.
싸늘한 겨울 공기가 물러가고 새순이 돋는 봄이 와 날이 점차 따뜻해져 가는 와중에 우리의 컴백 날짜는 하루하루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참고로 강지우는 설 연휴 동안 알차게 찌워 온 살을 뮤직비디오 촬영 전까지 도로 빼는 것에 성공했다.
“별로 찌지도 않았었거든?!”
“별로 찌지도 않은 살에 비명 질렀으면서.”
“평소에는 거의 안 찌니까 그렇지!”
“형 재수 없어요.”
조금만 체중이 늘어도 티가 잘 나는 편인 견성하가 강지우의 말에 가벼운 짜증을 냈다.
이윽고 화제는 나로 옮겨왔다.
“온라온 쟤는 연습하다가 보면 곧 죽을 사람처럼 힘들어하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8시간 자고 온 사람처럼 쌩쌩해져 있어.”
“혼자만 뭐 좋은 거 먹는 거 아니지?”
고질적인 체력 문제 때문에 연습하다가 죽을 것처럼 힘들어지면 아껴두었던 은총 스킬을 써서 회복한 것이 다른 멤버들 눈에는 신기하고 이상하게 비친 모양이었다.
뭐, 그렇다고는 해도 소모 자원과 한계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닌 은총 스킬을 남발할 수도 없기 때문에.
10시간 연습한다고 치면 1시간은 쌩쌩하고, 1시간은 지치고, 나머지 8시간은 죽을 것 같다.
이 거지 같은 체력.
“쉬는 시간 동안 짧고 굵게 자서 그래.”
“하긴. 네가 잠을 깊게 자기는 해.”
반요한의 말대로 이제까지 나와 한 공간에서 같이 잠을 잤던 사람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수면 설정을 (요즘은 잘 안 쓰는) 피로도 회복 모드로 해 놓고 자면 자다가 옆에서 사람이 죽어도 모를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그동안 멘탈 관리를 위해 일부러 외면하고 있던 다른 팀들의 컴백 소식을 한꺼번에 전해 들은 우리는 ‘끼아악’ 비명을 질렀다.
“와… 4월 컴백 무슨 일…?”
“체리스틴 선배님들이랑 유피테르 선배님들 유닛이랑 거기에 20주년 크로니클 선배님들까지…….”
“얘는 크로니클 선배님이 뭐냐. 대 붙여. 크로니클 대선배님.”
“맞아. 크로니클이 온라온보다 나이 많아. 그 정도면 그냥 선배 아니고 대선배님이지.”
‘아니거든. 내가 나이 더 많거든.’
숨겨진 진상을 말해봤자 정신에 문제 있는 사람 취급만 받을 게 분명해 대놓고 반박하지 못하는 게 한이었다.
“98년에 데뷔하셨으니까 성하보다 많아.”
“동갑이거든요.”
“달까지 세면 크로니클 선배님들이 먼저다.”
그렇게 ‘크로니클과 견성하 중 누가 먼저인가?’ 하는 어이없는 화제가 마무리되었다.
다들 첫 컴백을 앞두고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어 보였다.
“이번에 1위 후보는 들 수 있을까요.”
혼자서 답을 정해놓은 것 같은 견성하의 물음에 잠시 시무룩한 침묵이 흘렀다.
저번 해방 활동 때 여러 번 1위 후보에 들었던 만큼 이번에는 케이블 방송에서라도 1위를 한 번쯤은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해 보기도 했었는데.
함께 컴백하는 가수들이 저번 이상으로 강했다.
풀죽은 공기를 몰아내려는 듯 반요한이 일부러 더 냉정하게 말했다.
“아니. 이제 겨우 2집째인 우리가 그 선배님들이랑 붙어서 이길 거라고 생각하는 게 어불성설이지 않니.”
“뭐! 2집째가 뭐 어때서!”
강지우가 과장되게 발끈했다.
“겨우 2집째인 우리가 저 선배님들이랑 감히 맞붙는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거지.”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이럴 때 쓰는 말이라고.
반요한이 정정한 말에 강지우가 만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앞으로도 그렇게 긍정적으로 표현해 주기를 바란다.”
“강지우 진짜 짜증 나.”
“됐고, 연습이나 하자.”
모두가 이런 헛소리를 계속 떠들고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연습이나 하는 게 훨씬 이롭겠다는 것에 동의했다.
이윽고 크로니클의 히트곡 ‘Alive’의 음원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 * *
크로니클은 기념할 만한 데뷔 20주년을 맞아 최근 각종 예능에 활발히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평소에도 다양한 예능에 출연해 왔던 주연호, 김성영, 한도균 등은 물론이고.
지난해 픽 유어 하트에 멘토로서 출연했던 것을 다들 이례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단체 예능이 아닌 단독 예능 출연이 드물었던 묵혜성마저도 이번에 큰마음을 먹고 한 공중파 예능 섭외에 응했다.
[크로티클 묵혜성X오르카 온라온 ‘텐 투 텐’ 출연 확정]우리뉴스=박주민 기자
크로니클 묵혜성이 ‘텐 투 텐’에 출연해 베일에 감싸인 사생활을 공개한다.
2일 MBS ‘텐 투 텐’ 측은 묵혜성이 ‘텐 투 텐’ 출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묵혜성은 그동안 크로니클 멤버들과 함께 ‘감성 트립’, ‘어서오세요’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바 있지만, 단독으로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생활을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작년 멘토로 출연했던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픽 유어 하트3’를 제외한다면 ‘심야 캠핑 클럽’ 이후 약 10년 만의 단독 예능 출연인 셈이다.
(중략)
또한 당숙과 당질, 오촌이라는 특별한 혈연관계로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픽 유어 하트3’ 출신 오르카의 온라온 역시 게스트로 섭외가 확정되었다.
온라온 역시 이번이 첫 단독 예능 출연으로 이미 ‘픽 유어 하트3’와 ‘2018 설 특집 아이돌 예능 대전’ 등의 프로그램에서 예능 병아리로서 여러 매력을 선보인 가운데 이번에는 선배 가수이자 오촌 친척 묵혜성과 어떤 활약과 케미를 보여줄지 기대감이 커졌다.
(중략)
한편 1981년생인 묵혜성은 1998년 크로니클의 멤버로 데뷔해 현재까지 활발히 가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중략)
묵혜성과 온라온이 출연하는 ‘텐 투 텐’의 방송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기사가 뜨고, 크로니클 팬들은 난리가 났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예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관찰형 예능 프로그램에 묵혜성이 그 귀한 발걸음을 한다니.
– 나 7년차 이터널인데 탈덕 전까지 묵옵 단독예능 못 볼 줄..
┗ 222 심지어 관찰예능이라니ㅠㅠㅠ 텐투텐이라니ㅠㅠㅠ 이게 머선일이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크로니클은 이제 시작이다ㅜㅠㅠㅠ
– 묵옵 목관리 몸관리 아직도 너무 잘해서ㅠㅠㅠㅠ 방송만 좀만더 자주 나오면 너무 좋을 텐데……
온라온의 팬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 묵혜성 온라온ㅠㅠㅠㅠㅠㅠ 저만 이조합 기대한거 아니죠??
┗ 저도요ㅠㅠ ㅅㅊ했음ㅠㅠㅠㅠ
– 이번에 활동시기도 겹쳐서 친목 기대했는데 같이 예능 출연이라니ㅠㅠ
– 훗,, 20세기 대표 미남과 21세기 대표 미남의 만남이라,, 엠브스가 오랜만에 수신료의 가치를 보여주겠군,,,,
┗ 말투 뭔뎈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 묵혜성 리즈시절 보고 가세요 지금도 존멋이지만 한세기 전에는 그 시대만의 대체불가능한 본새가 있습니다
┗ ㅁㅊ 지금도 잘생기셨다고 생각했는데 훨씬 어렸을 때는 진심 개잘생겼네??????
┗ (사진) 하 진심 그 어떤 시대에도 부동의 인기멤이었던 남자.. 아이돌이 뭐냐고 코웃음치던 나를 머리채 풀고 달리게 만들었던 남자.. 콘서트에서 한번 웃으면 다음날 코어가 배로 불어나 있다는 말도 안되는 소문을 그냥 사실로 믿게 만들던 남자.. 그 성격 그 피지컬에 그룹막내라서 또 반전매력 넘치던 남자.. 하여튼 이오빠는 지금 데뷔해도 존ㄴㄴㄴㄴㄴ나 인기 많을 듯
– 아니근데 묵혜성은 진심 어떻게 저얼굴로 30대 중반..? 당숙 아니고 나이차이 10살쯤 나는 사촌형이라고 해도 믿겠음ㅋㅋㅋㅋㅋ
– 친목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 친목은 응원함
┗ 222 혈연은 인정이죠
┗ ???: 그런 속된 인연에서 나오는 호의였다니..
┗ 아 웃음쿨타임 돌았다 이거 다시보러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
온라온의 예능 출연 소식, 컨셉 포토, 하이라이트 메들리 등 날마다 새롭게 올라오는 콘텐츠들에 늘 떡밥에 목말라하던 에어리들은 설레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 무반주쌩목 하라메라니.. 시드.. 저예산으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프로모션을 하는 중이라는 게 너무 잘 느껴짐ㅠ
– 이런 거 올라올 때마다 고모님이 울 애들 실력에 자부심 뿜뿜한거 느껴져서 넘 조타구요 이런 거 더 많이 올려달라구요
– 오르카 존버 리스트
1. 오르카 컴백(확정)
2. 에어리1기
3. 오르카 응원봉(이번에도 공방 임시응원봉 들고가는거 실화냐 일해라 시드ㅠㅠ)
4. 오르카 단체예능(울애들 예능감 미친거 세상사람 다 알아야함)
5. 오르카 광고(워터파크, 생수, 이온음료 등등 실패하지 않는 청량픽)
6. 오르카 콘서트
7. 음원 레코딩 비하인드
8. 파자마 비앱
(후략)
– 와 이번에 애들 머리가??ㅠㅠㅠ 특히 요한이 넘 찰떡ㅠㅠㅠㅠㅠ
그날 자정. 뮤직비디오의 첫 번째 티저가 공개되었다.
[ORCA (오르카) ‘Dream’ MV Teaser]한 에어리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티저 썸네일을 클릭했다.
썸네일은 창백한 백금발을 한 반요한의 서늘한 측면 얼굴이었다.
‘와… 미쳤네…….’
미리 공개된 컨셉 포토 등으로 반요한의 염색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러나 동영상을 재생한 지 몇 초가 지났는데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이상함을 느낀 에어리는 스피커 볼륨을 확인했다.
모두 정상이었다.
기이한 침묵과 어두운 화면이 묘한 불길함을 자아내는 가운데.
눈을 감고 들으면 동화 속 오르골에서 흘러나올 것처럼 행복하고 밝으나, 어둑한 분위기의 티저 영상과 함께 들으면 그 부조화에 묘하게 소름 끼치는 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