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70)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70화
길었던 연휴가 끝나고,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월요일 밤에는 B앱 라이브를 켜서 20분 정도 설에 있던 에피소드들을 적당한 선에서 에어리들과 공유했다.
라이브 방송을 마치고는 에어리들의 격한 요청에 따라 대박이와 소박이와 마당에서 놀던 영상 하나를 엄선해 SNS에 풀었다.
– 개냥이가.. 강강쥐를….
– 2018 최고의 마약 영상
– 랑구 대박이 쓰다듬다가 대박이가 잠깐 한눈파니까 울상지으면서 섭섭해하는 표정 ㄱㅇㅇ
– 우리는 강쥬에게 실망했다. 우리 사이가 보통 사이도 아니고 이런 천사들의 존재를 여태껏 숨기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 본 에어리는 강지우에게 앞으로 하루에 한 번 박박이들 사진을 올려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바이다.
가만히 있던 강지우는 그 소식을 듣고 주기적으로 대박이와 소박이 사진을 SNS에 올릴 것을 흥분한 에어리들에게 엄중히 약속했다.
라이브 방송 채팅창에는 언제 컴백하냐는 질문도 많았다.
당시에는 못 본 척 넘어가기는 했지만, 그 말대로 우리는 다음 컴백 준비를 시작했다.
묵혜성의 부탁이라는 것도 다음 활동과 관련한 것이라 (나야 200만 원까지 받은 마당에 무조건 수락한다는 자세였지만) 그에 대해 곽상현에게 허락을 구했다.
우리 스케줄에 대한 것을 전담하는 곽상현은 괜찮을 것 같다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제안 오면 승낙하겠다고 전해줘. 이런 건 원래 우리 동의 안 구하고 그냥 하라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건인데, 이쪽 사정도 고려해 주시고, 좋은 분이네.”
“안 그래도 감사하다고 인사드렸어요.”
묵혜성은 내가 부담스러워할 거로 생각했는지 굳이 부탁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그런 건 우리 쪽에서 오히려 우리 시켜달라고 부탁해야 맞는 것이라 나는 얼마 전에 부탁의 자세한 내용을 듣고 그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런데 너희 안 그래도 바쁠 텐데 괜찮겠어?”
“뭐 그거 하나 한다고 죽기야 하겠어요. 그냥 일 많으면 좋죠.”
그런 나를 곽상현이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거,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면서.
* * *
며칠 뒤, 평소보다 일찍 깨어난 것은 요란스럽고 촐싹대게 ‘디롱디롱’거리는 소리 때문이었다.
보통 시끄러운 게 아니라, 날카롭고 찌르는 듯 울려 정말 안 일어나고는 못 배기는 소리였다.
‘여우 새끼가 알람 바꿔놨나…….’
전에 반요한에게 비슷한 장난을 한 번 당한 이후로 다시는 안 하겠다는 약속까지 받아냈는데.
나는 반요한이 그 약속을 어겼다면 녀석에게 여우 새끼와는 비교도 안 될 만한 멸칭을 지어주겠다고 다짐했다.
자기 전에 핸드폰을 놓아뒀던 곳을 더듬어 알람을 끄려 했지만, 내 핸드폰은 더없이 잠잠했다.
다른 멤버 알람 소리 같지도 않고 해서 나는 짜증을 참으며 뻑뻑한 눈을 떴다.
‘대체 무슨 소리야?’
그런 나를 시스템창 하나가 반겼다.
[귀환 1주년 기념 선물이 지급되었습니다!] [선물을 열어 보시겠습니까?] [Y/N]여우 새끼가 아니라 개새끼 짓이었군…….
‘오해해서 미안하다.’
나는 아직 곤히 자는 반요한에게 소리 없는 사과를 건넸다.
물론 녀석은 내가 자기를 욕한 것도, 그를 사과한 것도 모를 것이다.
귀환 1주년이라…….
그러고 보니 내가 이 세계에 귀환한 지 오늘로 딱 1년이었다.
1년 전에 내 방에서 강냉이를 먹으며 이상한 게임을 하려다가 갑자기 PC방에 떨어졌다가 한국말도 잃어버린 채로 낯선 거리를 헤맨 게 아주 오래된 일 같기도 했고, 바로 얼마 전의 일 같기도 해서 퍽 신기했다.
처음에는 어디서 자고 뭘 먹을지도 막막했는데, 1년 만에 그때는 상상도 못 했던 것들이 넘치도록 주어졌다.
작년의 내게 “앞으로 1년 동안 너한테 이러이러한 일이 벌어질 거란다!” 하고 말해주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었고 그렇게 말해도 과거의 내가 절대 안 믿을 걸 알아서 별 쓸데없는 망상을 그대로 접어버렸다.
그 대신 조금 더 생산적인 생각을 하기로 했다.
이를테면 녀석이 내가 두고 온 강냉이를 먹었을까, 하는.
그거 한 봉지에 5,000원 하는 강냉이라 맛있는데.
먹었으면 좋겠다.
잘 지냈으면 좋겠고.
그러고 보니…….
‘그때 온라온은 왜 PC방에 가 있었지?’
녀석이 게임 같은 걸 하는 성격 같지는 않고.
아마 오피스텔에 있는 컴퓨터가 고장 나서, 컴퓨터가 필요한 무슨 일을 했을 것 같은데.
그 이상으로는 잘 모르겠다.
내가 갑자기 이 세계에 옴으로써 녀석이 하려던 중요한 일을 방해한 게 아니기만을 바랄 뿐이다.
‘문제가 있었다면 진작 뭐라도 일이 생겼겠지.’
그러는 사이 잠이 완전히 깼다.
더 잘 마음이 아예 사라진 나는 아예 몸을 일으켜 세웠다.
‘선물이고 뭐고 꼭 이 시간에 줘야겠냐고…….’
나는 속으로 투덜거리면서도 지급되었다는 선물을 확인했다.
[진실의 입(일회용)이 지급되었습니다.] [특수 아이템: 고대 진실의 입(일회용)▶ 고대의 신관이 제작한 일회용 진실의 입. 사용 대상에게 일정 시간 동안 진실만을 말하게 한다. 진실을 말하는 것을 거부할 시 극심한 고통이 따른다.]
정말 현실감이 떨어지는 비인간적인 아이템이었지만, 언젠가는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귀한 잠을 깨운 래리 놈을 관대히 용서했다.
* * *
28일에는 자정이 되자마자 서문결의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이미 내 생일 때 한 번 써먹었기 때문에 저번처럼 가짜 회의까지 준비하면서 단체로 아무것도 모르는 척 깜짝 생일 파티를 준비하지는 않았다.
그 대신 이번에는 다른 방향으로 진심이 되었는데.
멤버들과 곽상현이 다 같이 어디선가 구해온 인형 탈을 쓰고 아무것도 모르고 혼자 연습실에 있던 서문결을 습격한 것이다.
곰, 공룡, 원숭이, 너구리, 사자 등의 인형 다섯 마리가 서문결을 향해 뒤뚱거리며 달려가다가 고꾸라지고, 벽에 머리를 박고, 기어코 서문결을 이미 넘어진 인형 한 마리 위로 자빠트리는 것은 어디서 쉽게 볼 수 없는 진풍경이었다.
다행히 그 난장판과도 같은 축하에 서문결은 충분히 감동한 것 같았다.
야근하던 다른 직원이 케이크를 가져오고 서문결이 촛불을 불어 껐다.
인형 탈을 벗어 던지고 땀에 젖은 얼굴을 드러낸 다른 멤버들과 곽상현은 서문결의 반응이 예상했던 만큼 심심하다고 말했지만, 나는 서문결이 그 와중에 웃은 걸 보았다.
이걸 혼자만 아니까 조금 답답하기도 했다.
말해도 안 믿어주고!
서문결은 본인 입으로 말도 안 하고!
표정 읽기 스킬 남들한테 공유 안 되나.
[안 됩니다.]기대도 안 했다.
기실 서문결의 생일은 2월 28일이 아니라 2월 29일이지만, 올해는 윤년이 아니므로 하루 일찍 축하한 것이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자면 서문결이 태어난 1998년 역시도 원래는 윤년이 아니었는데.
이 세계에서는 중대하고 특수한 천문학적 사정으로 그 해를 특별히 윤년으로 한 모양이었다.
하필 원래는 윤년이 아닌 그해 2월 29일에 태어나다니.
서문결의 인생을 고달프게 만들려는 누군가의 농간 같은 우연이었다.
뭐, 느낌이 그렇다는 거지 2월 29일에 태어난다고 사람이 실제로 불행해지는 것도 아니니까.
만우절이 생일인 사람이나 크리스마스가 생일인 사람보다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 * *
3월 말.
팬들의 가슴을 요동치게 하는 소식이 들려왔다.
– 오르카, 4월 컴백 확정(공식)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르카의 컴백 일정이 확정된 것이다.
– 와 드디어 컴백ㅠㅠㅠㅠㅠ
– 짱르카 컴백 너무 기대됨
– 얘네 무대 잘해서 재밌더라
– 공백기에 풀린 떡밥 대비 유입 꽤 된 것 같아서 이번 성적 기대~~
– 얘네 저번 초동 얼마였지??
┗ 6.7이었나
– 4월에 대형돌 컴백 많이 해서 안묻히면 다행ㅠ
– 이번에 초동 10만장 넘으려나
┗ 왤케 올려침 얘네 그정도 아니야;;;
– 오르카는 지금 괜찮기는 한데 한번 망하면 그대로 가라앉는 중소돌이라.. 컨셉이든 뭐든 각 잘 잡아야 할 것 같음
– 오랜만에 기대되는 남돌인데 컨셉 확실히 잡고 나왔으면 좋겠음 데뷔곡이 티잍 생각나게 하더라
┗ 엥 뭔솔
┗ 전혀 아닌데?
┗ 티잍팬인데 그런거 전혀 못 느꼈음
– 이번에도 코디님 믿습니다ㅠㅠ 제발 해방 때초럼만…
– 이번에 아예 쎈곡 나오려나
┗ ㄴㄴㄴ티저 이미지 뜬 거 보면 딱히 쎌것같지는 않음
오르카 공식 SNS에는 미니 2집 ‘Lucid’의 티저 이미지와 이번 앨범 컨셉에 맞추어 주열음이 새로 제작한 로고가 게시되었다.
공개된 티저 포스터 이미지 중 하나에는 묘하게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속 거리에 배치된 붉은 불과 푸른 불이 모두 켜진 신호등 이미지와 함께 ‘Lucid’라는 글자가 크게 박혀 있어 이번 앨범 이름을 알 수 있었다.
저번 앨범 때도 특유의 미감으로 좋은 평을 받았던 로고는 이번에는 정신을 현혹하는 환각과도 같은 무지갯빛이 일렁이도록 꾸며져 팬들에게 ‘마약 같다’ 혹은 ‘홀릴 것 같다’라는 반응을 끌어냈다.
– 나도 모르게 계속 보게됨
– 마약하면 이런거 볼것같아서 좀 무섭다
– 주썸머 이번에도 로고 잘뽑았네ㅋㅋㅋㅋㅋ
– 나중에 로고 싹 모아서 홀로그램 스티커 뽑으면 예쁘겠다
┗ 개천재 아이디어 시드야 굿즈로 내줘
– 이번 컨셉 내 취향일 것 같아서 기대된다
– 난 근데 컨셉 너무 마이너할 것 같아서 좀 걱정..
┗ 222 해방은 겨울청량이라 너무 세지도 않고 약하지도 않고 딱 괜찮았는데 이번건 불안
┗ 뜬거 로고랑 포스터밖에 없는데 뭘 걱정이고 불안이야
– 저번보다 말 얹는 사람들 많아진 거 보면 얘네 더 뜨겠네ㅋㅋㅋㅋ
한편 4월에 컴백하는 것은 오르카만이 아니었다.
– 음원 강자 체리스틴, 4월 23일 컴백 확정(공식)
– 유피테르 CT, 1년 2개월 만의 컴백 신호탄…기대감 고조
– 데뷔 20주년 크로니클, 역대급 완전체 컴백 예고…예능 활동에도 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