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280)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280화
가입 신청을 받는 홈페이지로 달려가 알찬 구성의 공식 키트를 포함한 팬클럽 혜택을 손에 넣은 에어리들은 행복했다.
비록 그다음 날도, 다다음날도 한 번 한 번이 소중한 음악방송이 아시안 게임 중계로 인해 결방했지만.
– 아시안 게임 배구 경기하는데 점수 딸 때마다 그리고외쳐갓게인 싹 깔리는 거 너무 희-열
그래 음방은 역시 아시안게임이지
– 대한민국 수영계의 자랑! 희망! 기적! 견유성 선수 200m 자유형 금메달 축하드립니다
저 그런데 혹시 그 금메달 동생분한테 하나만 양도해줄 생각 없으신지,,, 금은 좀 아까우신 거 이해하니까 올림픽 한정 은메달도 괜찮은데요 가진 메달 많으시니 이왕 주는 거 동생 친구들한테도 하나씩.. 어떻게 안될깝쇼ㅎㅎ…!
┗ 야 너 밑에가 본론이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직 안 늦었다 맏형즈 군대 갈 때까지 10년 좀 안 남았으니까 그 안에 병역면제권 양도 가능하게 법 바꾸자
┗ 커뮤니티 규칙 위반으로 삭제된 댓글입니다. (사유: 정치성 댓글 작성)
┗ 아 누가봐도 웃자고 한 드립인데 신고 누구냐ㅡㅡ
┗ 저걸 신고 받아준 운영자도 웃기긴 한데 너네 너무 진심같더라
┗ 들켰다
방송 점수나 실시간 문자투표 점수를 포함한다면 어쩌면 음원 차트 최상위권 장기 집권 중인 여자 솔로 가수를 제치고 첫 주 음반 판매량의 힘으로 지상파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을지도 모르지만….
– 시드빡추들 도저히 용서가 안됨 누가 이따위로 컴백을 하냐고 빈집털기는 빈집 아니면 1위 못 할 때 해야지 아 개빡쳐
– 너네 빈집일 때 1위한 거 아니냐고 어그로들이 두고두고 후려칠 거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음
수험생 에어리가 시험을 보고 올린 글이 화제가 되어 모범생 컨셉으로 찍은 반요한과 온라온의 ‘Again’ 포토카드 시세가 급상승하는 웃기면서 슬픈 일도 있었지만…….
– (사진) 재수생에어리 이번 9평에 뭐라도 믿고 싶어서 수만서수포카랑 대한미국인포카 들고 갔는데 역대급으로 대박남 이대로 수능까지 같이간다
┗ 아 댕웃겨ㅋㅋㅋㅋㅋㅋ 쓰니님 수능 대박나세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용하네
┗ 이거 보는 학생들 피눈물 흘리고 싶지 않다면 1학기 중간고사에는 반요한 포카가져가지 마십쇼^^~~
┗ 반대로 내 윗등수 놈 가방에는 요한포카 슬쩍 넣어주면됨
┗ 악마도 울고 요한이고3담임도 울었다
┗ 왜 본인이 아니라 담임이 우는데요…? 아니 울수야 있지만 보통 당사자가 운다고 하지않아????
┗ 저희 애는 안 울어서요..
┗ 저때 아픈 본인은 원래 시험 보고 있을 시간에 침대 누워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나 고민했고 담날 학교 갔을 때 학교 선생님이 대신 우셨다는 게 무려 본인피셜
┗ 이세상 멘탈이 아닌데
– 수시올인하다가 고3중간고사 망쳤을 때 한강가는 놈.. 그놈은 삼류다
어떻게든 생기부 붙잡고 이미 죽은 수시 살려보려는 놈은 이류다
그냥 바로 수시 버리고 정시 올인해서 수만서수했다가 휴학하고 아이돌로 데뷔해서 음방 1위하는 놈.. 그놈이 일류다
┗ 아니 그놈은 진짜 일류잖아요;
┗ 여러분은 지금 드립 실패의 현장을 보고 계십니다
……어쨌든 행복했다.
* * *
뮤직 라운드에서 첫 1위를 한 이후, 지인들에게 축하한다는 말과 어떻게 그런 걸 감쪽같이 속였냐는 연락이 쏟아졌다.
묵쌤 [라온아 1위 축하한다. 웃는 모습이 행복해 보여 좋네. 이번 타이틀이 네 곡이었다니 놀랍지만 주위 반응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앞으로도 겸손하게 연예계 생활할 수 있도록 (후략)]
가 [선배 1위 축하합니다. 의미있고 좋은 곡을 다른 누구보다 먼저 들을 수 있어서 기뻤어요. 건강 조심하고 아체대 촬영 때 봬요.]
리프틴명수형 [라온아 1위 축하해!!! 준우리츠샤오도 너네 1위 축하한다는 말 전해 달래.]
리프틴명수형 [사실 너네 1위하던 날 지오랑 나 빼고 폰 다 뺏겼거든… 이것도 들키면 매니저형한테 혼나서 답장 안해줘도 괜찮아(우는 이모티콘) 다음에 보자!!]
빛제나갓제나황제나 [라온아 1위 정말 축하해! 하루하루 성장하는 네 모습 보는 게 나도 정말 뿌듯하다! 팬들 앞에서 웃는 것도 좋지만 힘든 일 있으면 꼭 얘기해야 해 앞으로도 파이팅(힘내라는 이모티콘)]
MBS텐투텐정유진PD님 [라온씨 그동안 잘 지냈나요? 1위 했다길래 축하 겸 안부 연락입니다 ^^ 그리고 최근에 숙소 옮겼다던데 독립이나 개인활동 예정은 아직 없는지요?]
이밖에도 방송국 관계자, 아이돌 체육 대회 응원전 연습 때 번호를 주고받은 청팀 아이돌 등 연락온 사람이 워낙 많아서 겹치는 내용 없이 하나하나 답장하기가 힘들었다.
오죽하면 막판에는 이 사람들을 그냥 다 한 단톡방에 초대해서 ‘감사합니다ㅎㅎ’ 같은 문자 하나 보내고 말면 안 되나,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까지 했겠나.
아무튼 오늘은 음악방송이 없는 날이라 팬 사인회를 길게 진행했는데.
“견유성! 견유성!”
“와아아아아악!!”
스크린에 띄워놓은 실시간 중계 방송을 보던 백 명도 넘는 사람들의 함성이 팬 사인회가 열리는 홀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견성하 형 견유성이 아시안게임 200m 자유형 결승에서 막 금메달을 획득한 참이었다.
우승 직후의 과열된 분위기가 조금 차분해졌을 때, 열심히 응원하다가도 왠지 어이가 없어진 내가 말했다.
“아니, 그런데 대체 누가 팬 사인회에서 아시안게임을 응원해요? 그것도 축구나 야구 같은 팀 경기도 아니고 수영을?”
내 말에 잔뜩 몰입해 있던 멤버들이나 팬들에게서 와르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저희는 물에 살고 물에 죽는 아이돌이기 때문에 마치 한 마리의 상어 같은 유성이 형에 대한 신의를 지킬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컨셉에 잡아먹힌 아이돌을 보고 계십니다.”
참고로 사인이나 전체 질문 받기, 포토 타임 같이 평소에 하던 것들을 다 마친 다음 수영 경기를 보기 시작한 시점에서 이미 평균적인 팬 사인회 진행 시간은 훌쩍 넘겼고.
단지 우리가 욕심을 부려 평소보다 팬 사인회를 길게 길게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돈 아깝게 뭐 이런 걸 하냐는 불만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가 억지로 붙잡아 놓은 게 아니라 이거 보기 전에 먼저 갈 사람 자유롭게 가셔도 된다고 했는데 아무도 안 간 거다.
우리는 견성하 형을 함께 응원해 준 것에 대해 고마워할 겸, 첫 1위도 기념할 겸, 오늘 팬 사인회에 온 팬 분들에게 치킨을 한 마리씩 쐈다.
덕분에 환기가 안 되는 팬 사인회장에서는 우리가 떠날 때까지도 치킨 냄새가 폴폴 났다.
“여러분, 근데 아까 저희 형 보고 너무 좋아하시던데요.”
“…….”
까르르 웃던 에어리들이 견성하의 뼈 있는 말에 급격히 조용해지며 우리 시선을 막 피했다.
“성하 씨 질투해요?”
“왜요. 하면 안 돼요?”
견성하의 불퉁하면서도 애교스러운 반문에 팬들이 꺄악 소리지르고.
‘얘 미쳤나 봐.’
나는 대놓고 끼를 부리는 걸 듣자마자 사레가 들려 켁켁거렸다.
환장하는 멘트를 던진 견성하에게 집중하느라 아무도 나를 못… 보지는 않았고.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에어리들이 내 쪽을 보고, 카메라 여러 대가 처음부터 나를 쭉 찍고 있던 걸 보니, 오늘 밤쯤에는 견성하 말 듣고 놀라는 내 영상이 널리 퍼질 거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하긴. 그분 몸이 예술이기는 해요. 근육이 아주 그냥.”
주의를 돌리려는 의도가 다분한 내 말에 에어리들이 넘어가 준다는 듯 조용히 웃었다.
“저희도 그렇게 막 근육 키우고 할까요?”
“아니요!”
“안 돼!”
한 명도 빠짐없이 극도로 질색하는 게 보였다.
우리도 하하 웃으며 여러분 뜻 잘 알겠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름 경력 있는 아이돌인 주안 말에 따르면 아무리 꽃다운 아이돌이라 해도, 나이가 들면 건강 문제 때문에라도 운동을 통해 최소한의 근육은 만들어야 한다지만.
많아 봐야 스물둘인 우리에게는 아직 해당되지 않는 얘기였다.
“여러분. 그럼 유성이 형이 좋아요, 성하가 좋아요?”
장난칠 기회를 놓치지 않는 반요한의 물음에 대부분은 냉큼 견성하를 말했지만, 약간 장난기 있는 에어리는 일부러 견유성이라고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견성하가 진짜 토라지는 걸 끝으로 그날 팬 사인회가 치킨 뼈 백여 개와 함께 모두 끝났다.
* * *
임시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
“와, 근데 유성이 형 군면제는 진짜 부럽다.”
여태 딴 올림픽 메달만 5개에,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만 금메달을 벌써 2개째 목에 건 견유성은 국민 인지도와 호감도로만 따지자면 우리보다 훨씬 유명했다.
“그 형 면제 아니야.”
“진짜? 나는 유성이 형 군대 안 가시는 줄 알았는데. 재작년에 올림픽에서 메달도 여러 개 따셨잖아.”
면제가 아니라는 견성하의 말에 강지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면제가 아니라…….”
설명할 말이 잘 생각나지 않는 듯 인상을 찡그리는 견성하를 대신해 반요한이 말했다.
“성하 말이 맞아. 면제보다는 예술체육요원으로 대체 복무한다는 게 더 정확한 말이지. 군 복무만 안 하는 거야.”
“맞아요. 저거예요. 무조건 면제는 아니라고요.”
“내가 봤을 때는 넌 지금이라도 가서 훈련하면 뭐든 할 수 있어. 유성이 형처럼 면제 받고 와.”
농담이었는데, 서문결의 위로 덕분에 에어리한테 삐졌던 게 풀린 견성하가 약간 서운해 하는 기색이었다.
“너는 내가 없었으면 좋겠냐?”
“있었으면 좋겠지.”
호감도가 오른 걸 봐서 서운해했던 건 별 문제가 안 될 것 같았다.
만약에 저 기간 동안 은퇴하고 다른 일자리를 찾아가기라도 한다면 남은 기간은 현역으로 입대해서 메꿔야 하고, 견성하가 당장 저기 아시안게임 가서 금메달을 따와도 우리랑 같이 활동하려면 다시 2년 10개월을 기다려야 하므로 그냥 쿨하게 군대 다녀오라고 반요한이 제멋대로 결론을 내렸다.
“근데 우리는 왜 제일 부러워해야 하는 사람을 옆에 두고 이러고 있냐.”
강지우의 말에 조금 전에 쿨하게 다녀오라던 반요한을 포함해 차 분위기가 약간 침울해졌다.
‘얘들아, 형도 다 갔다 왔다.’
그런 허무맹랑한 말을 꺼내는 대신.
“그러고 보니까, 오늘 이상하게 나한테 무슨 캐릭터 그림 보여주는 사람 많더라.”
아예 주제를 전하는 내 말에 강지우가 관심을 보였다.
“캐릭터? 너랑 닮았다고?”
“어. 보통은 동물 캐릭터 같은 거 가져오시는데. 이번에는 아예 사람 캐릭터라 좀 신기했어.”
“아, 나도 봤다. 그런데 진짜 닮았다기보다는, 머리색이나 분위기 정도만 비슷했지.”
“그정도면 닮은 거 아니냐?”
“뭔지 궁금한데 팬카페에 물어볼까.”
* * *
‘Again’이 소위 동남아나 서양 등지에서 잘 먹히는 류의 센 컨셉은 아니었기에 시드에서도 이번 활동은 국내 팬덤 모으기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반응은 예상 밖의 곳에서도 왔다.
바로 일본이었다.
오르카 위튜브 채널에 올라가는 자체 콘텐츠에 간혹 달리는 일본어 자막을 제외하면 일본을 대상으로 한 별다른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지 않은 실정이었다.
시드 엔터는 최근 부쩍 늘어난 일본 쪽 반응에 당황하며 그 이유를 알아 보았다.
“……이게 뭐야?”
– (사진) 한국 아이돌 리얼 스즈미야 나기 군이 한국에 있다! 삼차원 나기 군은 실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