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282)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282화
어느덧 9월.
첫 주와 둘째 주에 음악 방송을 몇 번 나가지 못한 것을 감안해 총 5주 활동으로 계획된 이번 앨범 활동도 벌써 중반에 접어들었다.
타이틀곡 어게인은 흔히 말하는 대중픽을 받은 것 같았다.
주요 음원 차트 상위권에 여전히 안정적으로 머무르고 있을 정도로 어게인 음원 성적이 기대보다 훨씬, 말하자면 역대급으로 잘 나와주고 있었다.
사실 해방에서 드림으로 넘어갈 때도 뮤직비디오 조회수, 공식 계정 팔로워 수, 앨범 판매량 등 각종 지표는 분명한 상승세였다.
이번에 드림에서 어게인으로 넘어오면서는 그 상승 폭이 훨씬 커졌다.
어쨌든 그 덕분에 우리는 대중성이 약한 남자 신인 아이돌로는 드물게도.
첫 주 음반 판매량 점수가 상당 부분 빠진 셋째 주에도 뮤직 라운드를 포함한 케이블 음악 방송에서 두 번이나 더 1위 트로피를 받는 성과를 내었다.
두 번째 1위 트로피를 받는 순간까지 눈물을 글썽거리던 견성하도 세 번째에는 울지 않고 의젓하게 소감을 말해 에어리들의 귀여움을 듬뿍 받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활동 초기에 지상파 음악 방송 쪽에는 거의 나가지 못한 것이 한층 더 아쉬워졌다.
‘진짜 잘하면 1위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러나 컴백 시기를 이렇게 잡은 것은 회사뿐만 아니라 멤버들 뜻이기도 했고.
지나고 보니 이런 아쉬움이 드는 것이며.
그때는 그게 제일 나은 선택이었기는 해서 더 미련 갖지는 않기로 했다.
‘하… 일주일만 미루거나 당겨볼걸.’
[당신의 모습은 미련 그 자체입니다. 연기력 +1]이 새끼는 나 놀리려고 스텟 올려주는 게 분명하다.
이제 진짜 미련 안 가져야지.
그리고 드디어 다음 주면 아이돌 체육대회 본 녹화 날이다.
그동안 아이돌 체육대회 준비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응원전 연습도 이제는 거의 마무리 되어, 오늘은 최종 리허설격 단체 연습을 하기 위해 늦은 밤에 AJ 사옥으로 모였다.
“죽겠다….”
활동기인 우리는 녹초가 되었다.
늦어도 너무 늦은 시간이라 이게 연말 합동 무대 준비보다 더하다고 선배 가수들이 푸념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그런 와중에도 늦은 사람은 별로 없었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는 안무가의 무리한 주문으로 다소 어수선한 감이 있었던 청팀 분위기가 오늘은 그나마 정돈된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청팀 사람들은 음악 방송 첫 1위를 한 우리에게 의례적으로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넸다.
“얘들아, 1위 너무 축하해.”
“노래 진짜 좋더라. 이번에 1위 할 만했어.”
“얘네 노래 다 좋아요. 전에 활동했던 것도 1위 못 한 게 제가 다 아깝다니까요.”
“근데 노래 좋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라, 그거 이번에 저희 팀 응원가로 써도 될 것 같지 않아요? 딱인데.”
“어 맞아. 나도 그 생각 했어요. 올해 응원가 뭔지 아직 픽스 안 됐죠?”
“응. 원칙은 당일 공개잖아.”
팀 응원가는 아이돌 체육대회에서 팀원이 구기 종목 경기에서 득점했을 때나 다른 종목에서 1등을 했을 때 등, 어쨌든 팀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 제작진이 크게 틀어주는 팀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팀에 소속한 그룹이 그 해 발매한 곡 중 하나로 정해졌다.
공중파 방송에 같은 곡이 짧은 시간 동안 여러 번 노출되는 게 흔한 기회는 아니니 되면 일단 이득이었다.
“안 돼…. 그거 듣는 건 운동 갔을 때만도 충분해…….”
트레이너 선생님이 요즘 그 노래만 나오면 눈빛이 돌변해서 죽겠다는 청팀 주장 라이의 익살스러운 말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어게인 헬스 버전의 피해자가 여기도 있었군.
참고로 나 역시 그 피해자 중 한 명이었다.
그저께 밤에 운동 잠깐 갔는데 트레이너가 좋은 노래 만들어줘서 고맙다면서 내 뼈와 살을 핫핫 웃으며 분리하시더라니까.
좋은 곡 감사하다는 트레이너들의 행복 가득한 인사와 왜 이런 걸 만들어 세상에 내보냈냐는 피해자들의 원망과 저주가 공존하는 위튜브 댓글 창을 보다 보면 세상일의 양면성이 느껴지더라.
어게인은 몰라도 어게인 헬스 버전은 세상에 나오면 안 되는 곡이었다.
어쨌든 팀 응원가는 제작진이 알아서 정할 거니까 크게 신경 쓰지 말고.
그 밖에는…….
“라온 씨, 몸은 좀 괜찮아요?”
“저번에 병원은 좀 잘 다녀왔어요?”
“네. 병원 바로 갔는데 큰 이상 없었어요.”
“다행이다.”
“그때 걱정 많이 했어요. 이제 바로 컴백인데 몸 상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 괜찮아요.”
나에 대한 팀원들의 태도가 전에 비해 훨씬 우호적으로 변한 게 느껴졌다.
단순히 나의 끝내주게 잘생긴 얼굴만 보고 느끼는 호감과 그 밖의 요소가 관여한, 보다 심층적인 관심은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외모에 대한 호감은 온하제일 때 차고 넘치도록 겪어봤다.
저번에는 전자에 더 가까웠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후자였다.
그동안 팀원들과 별달리 교류가 있던 것도 아니라, 저 사람들이 갑자기 바뀐 이유가 뭐가 있을까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저번에 아크로바틱을 하다가 몸개그 비스무리한 것을 보여준 인간적인 허술함과 빈집이든 뭐든 최근 컴백한 아이돌 곡 중 가장 잘 나가는 어게인을 내가 작곡했다는 점을 후하게 쳐준 듯했다.
리프틴의 고경윤이 나를 알아두면 좋은 사람으로 여기는 것처럼, 저 사람들의 인간관계망에도 엇비슷한 카테고리로 들어가지 않았을까.
한바탕 각자 연습해 온 안무를 맞춰 본 뒤 맞은 쉬는 시간에 라이가 웃는 얼굴로 말했다.
“라온이는 그냥 주안처럼 친구 사귀는 거면 무조건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보니까 닮았기는 해도 그건 또 아닌 것 같다.”
“네?”
나랑 그 사람 붙잡고 떠들기 좋아하는 주안이 닮았다니.
그 터무니없는 조작 방송에 농락당한 사람이 여기도 있었군.
내가 인싸라는 잘못된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에 있어 그 망할 픽하트의 역할이 지대했다.
그래도 드디어 진실을 알아주는 사람이 나타난 게 반가워 나는 냉큼 라이에게 내 억울함을 알렸다.
“그죠. 저는 진짜 내향적이고 내성적인 사람인데 자꾸 사람들이 저 보고 이상한 오해를 하더라고요. 인싸니 뭐니 하면서.”
“그래. 지금은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너희보다 선배들이라 부담스럽겠지만…….”
내 한탄을 듣고 왜인지 표정이 약간 미묘해진 라이가 선배처럼 친절히 말할 때, AJ 소속 연예인 제나가 스태프 몇 명과 함께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대선배의 등장에 길어봐야 6년 일한 아이돌들이 끼리끼리 떠들다 말고 대번에 제나 쪽에 시선을 주었다.
“선배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내 옆에 있던 라이를 포함한 아이돌들이 꾸벅꾸벅 인사했다.
픽하트에서는 자주 봐서 잘 몰랐는데,
“안녕하세요. 안녕. 올해도 잠깐 들렀어요. 시간 늦었는데 이거 먹으면서 해요.”
제나가 스태프들 손까지 빌리며 사 온 푸짐한 간식거리를 연습실 한쪽에 내려놓자 “잘 먹겠습니다!” 하는 환호 섞인 인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전통적으로 청팀에는 AJ 소속 아이돌이 우선 배정되고 따라서 청팀 응원전 연습 역시 AJ 사옥에서 진행하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이유로 제나가 이렇게 응원전 연습 현장에 방문하는 일이 처음은 아닌 듯했다.
자기 후배들 챙기겠다 이거지.
제나와 그래도 친분이 있는 사람은 그녀 쪽으로 몰려가고, 별다른 친분도 없는 대선배가 부담스럽고 불편한 사람은 슬금슬금 한쪽으로 빠졌다.
아는 사람과 나누던 제나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내 이름을 반갑게 부르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라온아! 잘 지냈어?”
“네! 저번에 저희 챌린지 영상 같이 찍어주시기로 했잖아요. 오늘 찍어주시면 안 돼요?”
“맞다. 그럼 이따가 같이 찍자. 끝나고 시간 괜찮아? 너무 피곤하려나?”
“저는 괜찮아요.”
“그럼 내가 너희 안무 미리 보고 갈게. 싸비 쪽만 보면 되지?”
“누나 안무 익히는 거 10초면 되잖아요. 오늘은 그냥 제가 알려드리면 안 돼요?”
케이팝의 황제인 황제나에게 뭘 가르칠 기회가 흔하지 않다.
픽하트 때 제나나 묵혜성을 비롯한 멘토들은 막연히 가까이 있는 연예인이었는데.
이렇게 데뷔하고 나서 눈높이가 달라져서 보니 또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친절한 연예인에서 엄청나게 대단한 선배님으로.
내 말에 재밌다는 듯 웃은 제나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오케이. 그럼 이따 끝나고 연락해. 나 오늘 일 때문에 여기 계속 있을 예정이라.”
“와…… 혜성 씨도 라온 씨한테 형 소리 못 듣는데 제나 네가 누나 소리를 왜 들어? 아직 스무 살도 안 된 애한테?”
같이 온 AJ 직원이 깜짝 놀라며 묻자 제나가 나는 쟤한테 누나 소리 듣는 사람이라며 우쭐거리며 자랑했다.
“혜성 오빠는 자기가 아저씨라고 생각하니까 형이라고 부르라고 못 말하는 거고, 나는 내가 아줌마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누나라고 하라 했지. 솔직히 내가 얘한테 쌤 소리 들을 만큼 가르쳐 준 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그 나이, 그 얼굴에 다른 사람도 아니고 혜성 씨가 아저씨 소리 듣기는 좀…….”
직원의 말에 동조하는 수군거림이 퍼졌다.
“제가 당조카 자격으로 말씀드리는 건데.”
나도 묵혜성의 오촌 된 사람으로서 그가 이런 말을 듣는 걸 가만히 지켜보기가 좀 그랬다.
“그분 잘생겼을 뿐이지 아저씨 맞습니다.”
“!”
“근데 제가 이렇게 말한 건 묵쌤한테는 비밀로 해 주세요. 장문 카톡으로 혼나요.”
한바탕 웃음이 지나간 후 제나가 다른 쪽으로 가자, 옆에 있는 라이가 말 그대로 입을 쩍 벌리고 있는 게 보였다.
“내향? 내성……?”
라이가 내 얼굴을 보며 중얼거렸다.
[절대 아니다. 대하기 어려운 사람 Top 3에 제나가 들어가는 청팀 주장 라이가 세상에서 당신 혼자 믿는 사실을 단호히 부정합니다. 이지석 호감도 +3 현재 호감도 +29]이 양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