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428)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428화
오르카가 스페이스 레코드와 계약했다는 내용의 공식 기사가 발표된 이후 국내 연예 커뮤니티는 관련 내용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생각보다 반응 괜찮은 오르카 미국 데뷔]이번에 오르카가 계약했다는 스페이스 레코드는 전 세계 음악 시장 통틀어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메이저 에이전시임
소속 연예인은 대표적으로 엘라 와이어트, 제임스 티어니, 하비에르 마일즈 터커 등이 있고 아시아에서는 이번에 오르카가 최초로 계약하게 됨. 대단한 일!
몇 년 동안 해외로 눈 안 돌리고 국내 기반 탄탄하게 다져놓은 지금 시기에 해외 시장 노리는 게 맞는 것 같음
– 와 잘 모르겠지만 좋은 데랑 계약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
– 오르카 이미 데뷔한 거 아니야? 저번에 미국 방송 나가지 않았나?
– 팬들도 지금 어리둥절해하는 중이라 말해줄 수 있는 게 없다
– 저번 방송은 저쪽에서 섭외해서 간 걸로 아는데 이번엔 뭐가 다른 거지???
– 솔직히 오르카가 스페이스랑 계약할 급은 아니지 않아? 시드도 솔직히 ㅈ소인데 어떻게 계약한 건지 모르겠네
┗ 웃긴다. 스페이스가 좋아서 계약서에 도장 찍었다는데 너가 뭔데 급이 아니니 뭐니 따져
[미국 진출 선언했다가 무리수라는 말 듣고 있는 오르카]여태까지 국내 활동 잘하던 도중에 미국 가서 망한 그룹이 한둘이 아닌데……
– 국내콘 2주 잡은 거 칭찬한 게 어제 일인데 갑분 미국 데뷔요??
– 그동안 미국 가서 잘된 돌이 별로 없지 않나??
– 이제 계약 소식 하나 떴는데 말 ㅈㄴ 많네 ㅋㅋㅋ
– 미국 데뷔.. 좋고 싫고를 떠나서 우리 애들 또 ㅈ같은 인종차별 당하고 오는 거 아닌가 걱정부터 든다
– 팬인데 솔직히 미국 데뷔 전혀 반기지 않음
┗ 팬인데 이런 까글에 좋다구나 하고 댓글 남김??
– 오르카 음악색에는 차라리 일본 데뷔가 나을 것 같은데….
– 다음 컴백 때 외퀴들만 ㅈㄴ 늘고 국내 팬은 대거 떨어져 나갈 듯
최근 국내에서 마땅한 적수가 없을 정도로 성공한 오르카였지만, 무대가 바다 건너 미지의 땅으로 바뀌는 순간 팬 아닌 사람들이 말을 얹을 건수는 무궁무진하게 많았다.
– 시드는 무슨 생각일까..
아무 생각 없이 일단 큰 회사가 계약하자고 하니까 옳다구나 하고 사인한 걸까…
계획이 있긴 있는 거겠지 불안하다ㅋㅋ..
누군가의 불안한 예상과는 달리 주도적으로 미국 음반사와의 계약을 꾀하고 멤버의 활약으로 기어이 계약을 따냈던 시드 엔터는 나름대로 계획이 있었다.
시드 엔터도 지금 시점에서의 섣부른 해외 진출은 자충수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
사실 무리하게 해외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없기도 했다.
앞선 사례들만 봐도 국내 인기가 궤도에 오르고 곡 컨셉과 안무, 여러 콘텐츠만 우수한 질로 공급해도 해외 인기는 알아서 따라오는데 뭐 하러 시장 개척이라는 험난한 길을 가겠는가.
다만 그들이 분석했을 때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국내 인기가 치솟은 것처럼, 곧 해외 인기도 임계점 이상으로 증가할 게 보였다.
단순한 희망 사항이라기에는 여러 지표가 오르카의 해외 성공을 객관적으로 말해주고 있었다.
곧 있으면 우리 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터진다!
스페이스 레코드와 계약한 것은 그 물이 쏟아져 들어올 때 저을 노를 구한 것과 같았다.
국내 시장이야 자신들이 발로 뛰면 어떻게든 일을 진행하는 게 가능하지만, 저 먼 미국 땅에서는 노력한다고 해결되지 않으니까.
따라서 한국 에어리들의 우려와는 달리 오르카가 갑자기 영어 곡으로 꽉 찬 앨범을 발표한다거나, 휴식기에 외국으로 떠나 떡밥이 뚝 끊긴다거나, 기껏 간 낯선 땅에서 소홀한 대접을 받는다거나 하는 일은 다행히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르카 멤버들은 늘 그랬듯 개인 일정을 소화하며 콘서트를 준비하는 틈틈이 팬들과 소통했고, 물밑에서는 시드 엔터와 스페이스 레코드가 미국 데뷔의 성공을 가를 ‘Alien Friend’의 발매 시기와 프로모션 방법 등을 논의했다.
그러던 중, 연예계를 들썩이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연예계 불공정 계약 또?… 이샛별 “정산 문제로 신뢰 잃어”] [‘유어스’ 출신 이샛별, 소속사에 전속 계약 소송… ‘정산 불투명’] [이샛별, 타크 엔터 떠나나… 전속 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 중]– 이샛별이 행사를 얼마나 뛰었는데 정산을 하나도 안 해줄 수가 있냐
– 안지성 같은 탑급도 정산 못 받아서 난리 났는데 이샛별은 얼마나 만만해 보였겠어.
– 안쓰럽다 유어스 멤버 중에서는 솔로로 성공할 제일 가능성 높아 보였는데 컴백 한 번 한 뒤에 활동 못 하는 이유가 있었네…
바로 정산 문제였다.
시드 엔터처럼 소속 연예인이 정산 자료를 달라면 기다렸다는 듯 꺼내 주는 회사가 있는 반면, 기본 중 기본인 자료를 제대로 안 보여주는 회사도 흔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이샛별은 픽하트 시즌2 데뷔 그룹인 유어스가 해체한 이후 새로 찾은 소속사에서 제대로 정산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사실 법적절차는 이미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었고, 기사만 이번에 난 모양이었다.
온라온은 수년 전 이샛별이 들려주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 거지 같은 조인수 PD가 힉하트 데뷔를 인질로 잡고 타크 엔터랑 부당 계약을 맺게 했댔지. 타크 엔터랑 계약 안 하면 순위 조작해서 떨어뜨리겠다고 협박하면서.’
이샛별은 픽하트 데뷔의 위험성을 경고했을 뿐만 아니라 트루와 뮤직박스라는 두 악질 조직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돕기도 했다.
이샛별의 일을 신경 썼다고 해서 특별히 할 수 있는 일은 없었겠지만, 온라온은 자신의 무관심을 반성했다.
그리고 반성의 결과.
“대표님!”
온라온은 음악에 취해 있던 대표실로 쳐들어갔다.
“어, 어, 라온아. 왜 그렇게 흥분했어.”
“이분 우리 회사로 모셔 오면 안 돼요?”
안경을 고쳐 쓴 반가을 대표가 온라온이 내민 핸드폰을 살폈다.
뉴스 기사 하나를 띄워 놓은 핸드폰 화면에는 활짝 웃고 있는 이샛별의 사진이 박혀 있었다.
“샛별 씨?”
“이번에 준비하는 밴드에 보컬이 마땅히 없어서 고민된다고 하셨잖아요. 이샛별 선배님은 그런 장르에 특히 강점 있는 분이고 짬도 있으시니까 밴드 리더 역할 맡기에 너무 좋을 것 같은데.”
저번에 강지우에게 들었던 대로 시드 엔터는 아이돌 후배를 준비하는 대신 새 장르를 개척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런 얘기는 좀 갑작스러운데….”
반가을이 가벼운 난색을 보였다.
아무리 시드 엔터가 대표의 처참한 작명 실력을 대놓고 비난할 수 있을 만큼 수평적이라고 해도, 이번 건 온라온 자신이 봐도 다소 주제넘은 발언이다.
‘내가 뭐 소속사 개국 공신이라 나이 서른에 연예 기획사 이사로 선임된 것도 아니고, 캐스팅 권한은 전적으로 회사에 있으니까.’
하지만 이미 오르카부터가 학연과 혈연 등의 인맥으로 태어난 그룹이 아니던가.
쉽게 할 수 있는 말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못 할 말도 아니다.
게다가 수년 전 위험을 무릅쓰고 도움을 준 이샛별에게 은혜를 갚을 방법은 이것뿐이었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갖춘 온라온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명의 프로듀서로서 이분을 꼭! 우리 회사로 모셔 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알트나 뮤직박스랑 척질 위험도 없어요, 개인적으로 알아본 바에 따르면 이제 알트랑 타크 엔터 사이 연결 고리는 끊겼다고 봐도 좋답니다. 저번에 알트 윗선 싹 바뀌면서 분리됐나 봐요.”
“알았으니까 진정 좀 해봐.”
“네.”
“샛별 씨랑 무슨 사이야? 사내 연애 뭐 이런 거 하고 싶어서 나한테 찾아온 건가?”
사명감으로 불타는 온라온의 눈을 본 반가을 대표가 몹쓸 농담을 던졌다.
온라온이 기겁해서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그럼?”
“픽하트 때 일인데…….”
온라온은 시드 엔터와 계약하기 전 이샛별과 있었던 일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짧은 이야기가 끝나고.
“그걸 왜 이제 말하니?”
* * *
두 달 뒤, 이샛별은 터크 엔터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 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서 승소했다.
반가을 대표는 터크 엔터를 떠나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해진 대신 얼굴이 반쪽이 된 이샛별과 비밀리에 마주 앉았다.
“그러니까 저랑… 전속 계약을 하고 싶으시다고요.”
“네. 맞습니다. 이번에 밴드를 한 팀 준비하고 있는데, 보컬 자리가 마침 비었거든요. 우리 회사로 말할 것 같으면…….”
현란한 말솜씨로 이샛별의 정신을 쏙 빼놓은 반가을 대표가 사람 좋게 웃었다.
“물론 저희가 워낙 영세한 회사라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반년마다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소속 연예인 만족도 설문조사에서는 늘 괜찮은 결과를 내고 있답니다. 혹시 샛별 씨가 특별히 원하시는 조건 있으시면 되도록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게요.”
“아, 아니요. 저는….”
기존 소속사의 불공정 계약을 고발한 이후 자신의 연예계 커리어가 끝난 줄 알고 한동안 망연자실해 있던 이샛별은 이렇게나 좋은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말을 잇지 못하고 눈만 깜빡였다.
원래도 음악적 기반이 탄탄했고, 최근에는 오르카의 성공으로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시드 엔터라니.
“저어, 괜찮으시겠어요?”
“괜찮다니… 뭐가요?”
“기존 소속사에서…….”
“에이. 신경 쓰지 마세요. 저희 아티스트 중에서 권겨울 씨라고 있는데 지금 탈 없이 활동하고 있어요.”
긴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지금보다 더 체급이 작았을 때도 뮤직박스라는 거인을 막 들이받았던 시드 엔터는 무서울 게 없었다.
“감사합니다.”
“저희가 더 감사하죠.”
“시드 분들이 왜…….”
“샛별 씨 덕분에 라온이도 무사히 우리 회사로 데려올 수 있었는데요.”
“아…!”
인맥으로 돌아가는 연예계에서 자신과는 아무런 연도 없던 시드 엔터가 왜 갑자기 계약 제의를 해온 건지 이샛별은 그제야 이해했다.
“그럼 혹시 라온 씨가…?”
“맞아요. 은혜를 갚아야 한다나.”
“그분이 그 일을 지금까지 기억하고 계실 줄은 몰랐어요.”
“물론 그 일 때문만은 아니고, 샛별 씨가 충분한 실력과 앞으로 더 잘 될 가능성을 가진 분이라 이렇게 계약 제안 드리는 거예요.”
“정말 감사합니다.”
“계약서는 믿을 만한 사람이랑 잘 검토해 보고 천천히 연락해 줘요.”
얼마 뒤.
[새 둥지 찾은 이샛별… 시드 엔터테인먼트 전속 계약 (공식)]– 샛별 ㅊㅊㅊ
– 시드면 그래도 터크 같은 데보다 훨씬 낫지
– 컴백 기대된다
– 밴드로 데뷔할 예정이라는데 밴드샛별 너무 기대돼
– 이샛별 밴드 데뷔하는 거면 오르카 차기는 진짜 없는 건가??
– 샛별아 그동안 고생 많았다ㅠㅠㅠㅠㅠㅠ
실력파 보컬 이샛별이 시드 엔터에 합류했다.
그렇게 시드 엔터가 몸집을 불리는 한편, 온라온의 연기 데뷔작 ‘유어 컬러’가 왓투게더에 공개되는 날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