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60)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60화
가만히 서서 찾았다면 모르겠으나 춤추면서 노래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정신없고 힘든데 그 와중에 카메라까지 잘 찾아야 한다니.
귀신처럼 카메라를 찾아내 예쁘게 웃어주는 화면 속 아이돌들이 약간 존경스러워졌다.
그렇게 오늘 밤 잠자리를 위해 기를 쓰고 카메라를 찾으려 노력하다가 노래가 끝났다.
[일일 퀘스트 [home my sweet home: DAY 7> 완료!] [퀘스트 확정 보상이 지급됩니다.]무대 뒤쪽에 있는 두고 온 핸드폰에도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보낸 입금 확인 문자가 도착했을 것이다.
오늘은 그 자체로도 중요한 퀘스트라고 할 수 있는 리허설이 있는 날이라 그런지 시스템이 좀 쉬운 걸로 내준 듯했다.
실패했다면 뭐 이딴 걸 퀘스트로 내냐고 욕했겠지만, 성공했으니 괜찮다.
무대가 끝나고 카메라 감독이 간단한 조언을 해주었다.
“아까 너희 도는 부분에서 앵글 확 뒤집히는데 이따가 마지막으로 리허설할 때 거기 잘 확인해.”
“네!”
“그리고 라온이 너는 두 번째 무대인 것치고 카메라 잘 찾는다? 회사에서 연습 열심히 시켰나 봐?”
카메라 감독의 그 말이 계기가 되었을까.
[스킬 《카메라 찾기》를 획득했습니다.] [스킬 《카메라 찾기》 – 자고로 아이돌이란 정수리와 뒤통수에도 눈이 달린 것처럼 언제 어디서든 카메라를 찾아내어 아이 컨택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당신을 찍는 카메라의 위치를 직감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스킬을 사용하는 도중에는 피로도 누적량이 소폭 상승합니다. 스킬 효과를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스위치식 스킬입니다. (현재 상태 ON)]
처음으로 스킬다운 스킬을 얻었다.
마지막 리허설에서 확인해 본 스킬 성능은 아주 좋지도 않았고 나쁘지도 않았다.
‘아… 왠지 저쪽 카메라인 것 같은데…….’ 같은 막연한 느낌이 들어서 시선을 돌리면 빨간 불이 들어온 카메라가 보이는 수준?
그렇다고 해서 모든 순간에 그렇게 알려주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
숙련도가 높아지면 더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된다고 시스템이 설명해 주었다.
그래서 숙련도는 어떻게 하면 빨리 높일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당연히 카메라를 많이 접하며 경험을 쌓아야 하지 않겠냐는 답이 돌아왔다.
‘……뭐든 많이 하면 느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괜히 속는 느낌이었다.
리허설은 늦은 밤이 다 되어서야 모두 끝났다.
“다들 푹 쉬고 내일 보자.”
“으어어, 내일이면 끝이다.”
“끝이다!”
피곤에 찌든 낯으로 서로 인사하고 그대로 헤어지나, 싶을 때.
“시간 늦었잖아. 키넥스면 바로 근처니까 태워다 줄게.”
서문결이 고마운 제안을 했다.
“그럼 고맙지.”
교통비도 아까워서 그냥 걸어갈까 했는데 잘됐다.
반요한과 합류한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곽상현이 차를 세워둔 곳까지 걸어갔다.
“안녕하세요.”
“어. 왔어? 앞에는 짐 있으니까 다 뒤에 타야겠다.”
곽상현의 말대로 조수석에는 짐이 쌓여 있어서 우리 셋은 뒷좌석에 나란히 앉았다.
“라온이 넌 어째 그새 살이 더 빠진 것 같다.”
“살 빠지면 좋죠, 뭐.”
내가 약간 자조적으로 한 말에 곽상현은 한숨을 내뱉더니 걱정 섞인 어조로 충고했다.
“너희 굶으면서 살 빼야 하는 건 나도 잘 아는데 그래도 건강은 챙기면서 해.”
“에이. 그래도 건강 걱정할 정도는 아니에요.”
“정말?”
나는 말없이 웃음으로써 대답을 대신했다.
“그거 알아?”
자동차 실내등을 켜둔 채 내 표정을 탐색하는 눈길로 보던 반요한이 입을 열었다.
“넌 할 말 없거나 너한테 불리한 상황이면 웃어넘기려 하더라.”
“내가? 아닌데?”
“아냐. 맞아. 확실해.”
“확실까지?”
내가 조금 어이없어할 때, 곽상현과 서문결도 반요한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요한이 말이 맞는 것 같다. 좀 전에도 더 잔소리하려다가 그래서 넘어갔잖아. 일부러 그러는 것 같은데?”
“너 저번에 깜짝 카메라 할 때도 계속 웃었어.”
두 사람의 증언에 반요한이 재차 말했다.
“봐봐. 맞다니까?”
“진짜?”
“그럼 가짜냐? 이렇게 증인이 셋인데.”
저 사람들 말이 맞다고 치고 잠시 생각해 보니, 왜 그런 버릇이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예전에, 그러니까 아직 내 방에 틀어박히기 전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난처한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내가 한 번 딱 웃으면 그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는 거 아닌가.
그때 버릇이 들어서….
아, 허풍이 아니라니까 그러네.
웃으면 행복해진다는 말이 있듯이 내가 살짝 웃으면 사람들이 보내던 뾰족한 시선이 어쩔 도리 없이 한결 부드러워지고는 했다. 진짜로.
“얘 졸린가 봐. 눈 풀렸어.”
전에도 말했듯이 나는 졸면서도 이성적인 생각을 할 줄 안다.
“아무튼 시간도 늦었고 피곤할 텐데 얼른 가자. 라온이는 숙소가 어디야? 키넥스 근처라고는 들었는데.”
“아, 저 데일리 게스트하우스요.”
“게스트하우스면 모르는 사람이랑 같이 쓰는 거 아닌가? 괜찮아?”
“그렇기는 한데 아직 다른 손님은 한 명도 못 봤고 혼자 써가지고, 거의 호텔 같아요.”
“그럼 다행인데, 그런 데서 사생 특히 조심해.”
“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한 곽상현이 차를 출발시켰다.
핸드폰으로 제목은 모르겠지만 몹시 신나는 노래를 튼 반요한이 선곡과는 달리 지쳐서 조금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넌 진짜 보면 볼수록 1분 PR 영상 찍은 애랑 동일 인물이 맞나 싶어.”
“원래 사람은 큰 충격을 받으면 그걸 기회로 삼아서 새로 태어나는 거야.”
경험으로 직접 증명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형은 보기보다 성격 이상해. 내가 할 말 없을 때 웃든 안 웃든. 누가 그걸 대놓고 말하냐?”
이건 반요한이 NPC라 할 수 있는 말일까, 이런 말로는 녀석의 기분이 상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서 할 수 있는 말일까.
내 말에 반요한은 살짝 놀란 표정을 하며 반문했다.
“원래 그렇게 할 말 다 하고 살아?”
무슨 생각이었을까.
등받이에 푹 기댔던 상체를 갑자기 확 일으켜 세운 나는 뒷좌석 선반에 있던 황금색 무선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정말 무슨 생각이었는지.
나는 목으로 까딱까딱 박자를 타기 시작했다.
“원 투투 쓰리쓰리쓰리.”
마침 음악도 딱 좋았다.
[서문결이 또 시작이냐는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서문결 호감도 +1 현재 호감도 +66]요즘 랩 연습을 열심히 하고 조원들에게도 칭찬을 막 들었더니 힙합에 대한 내 자신감은 최고조에 이른 상태였다.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로 본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지. 이제 난 참지 않지. 할 말 다 하는 나는 호박고구마도 호구마도 호구도 아니지! 헤이, 넌 어때. 세상에 뭐 불만 없어 MC 반반무마니?”
처음 박자를 탈 때부터 허파에서 끌어 올린 공기를 입으로 격렬하게 내뱉던 반요한이 아직도 웃느라 파들파들 떨리는 손으로 내가 내민 마이크를 받아 들었다.
터져 나오는 웃음을 힘겹게 내리누르고 호흡을 가다듬은 반요한은 어디서 본 건지 모를 손동작까지 하면서 짐짓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다다다 내뱉기 시작했다.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전화하지 마. 톡도 보내지 마. 숙소에도 오지 마. 애들 학교에도 가지 마. 답장 대신 고소장 받고 싶다면 계속해 보지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너도 한 번 해보지 그래, MC 문결 아니고 결.”
“가자! 문결 아니고 결이 형!”
하필이면 서문결은 나와 반요한 사이에 끼어 앉아서 양쪽에서 보내는 부담스러운 시선을 피할 길이 없었다.
결국 보이는 것보다 힘이 센 반요한에 의해 반강제로 마이크를 받아 든 서문결이 입을 열었다.
“내 이름 문결 아니고 결… 이거 왜 켜졌어?”
“푸학하하하!”
“아하학하하하!”
원래 반요한이 할 때까지는 마이크가 꺼져 있었는데, 서문결의 손에 들린 마이크는 언제 켜졌는지 듣기 좋은 목소리가 차 안에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형 부끄러워하지 마! 그냥 해! 해! 가자! 오늘이야말로 세상에 형이 결이라는 사실을 알려줄 날이다!”
“워후, 멋있다! 잘생겼다! 얼굴로 벌써 다 찢었다!”
양옆에서 정신 사납게 들들 볶는 통에 무언가 체념한 듯한 서문결이 쓸데없이 고퀄리티로 자신의 이름을 주제로 한 랩을 이어갔다.
마이크 전원을 켠 범인인 반요한은 몸을 앞으로 숙이고 부들부들 떨었다.
운전을 하던 곽상현까지 포함해 단체로 실성한 사람들처럼 한바탕 웃고 났더니 차 안이 다시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옛날 옛적에, 군대 다시 한번 갈 생각에 내가 이성을 잃고 ‘할 수 있다’를 외쳤을 때 제일 먼저 내 파이팅에 동조한 반요한은 그렇다 쳐도….
서문결은 이런 이미지가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사람이 너무 피곤하면 정신줄을 아주 살짝 놓게 되는 것 같다.
“야… 너네 진짜 충격적으로 잘 논다. 술 마시고 온 거 아니지?”
나는 다시 몸을 뒤로 편히 기대며 체력이 고갈되어 급격히 차분해진 목소리로 곽상현에게 답했다.
“어휴, 술이라뇨. 저 미잔데. 금주해야 돼요.”
술을 마셔본 적도 없으면서 표현이 금주가 뭐냐며 간신히 진정한 반요한이 다시 웃었다.
저 녀석 웃음이 헤프군.
“그게 아니라 제가 요즘 랩을 배웠거든요.”
사실 우리 조는 연습할 때마다 이런 식으로 분위기를 끌어 올려왔다.
주로 초보 래퍼인 나와 징샤오가 아무렇게나 랩을 하면 다른 조원들이 누가 이겼는지 승패를 봐주는 식이었다.
노는 게 아니라 엄연히 무대 준비의 일환이었고, 믿을 수 없겠지만 효과도 어느 정도 본 것 같았다.
“어쩐지…. 성하가 랩 처음 배웠을 때 딱 너처럼 했는데. 아니, 근데 네가 한 열 배 심해.”
“아, 그래요?”
견성하 일 년짜리 놀림거리 찾았다.
“근데 요한이는 진짜 술 마신 애 같은데….”
“저 형은 그냥 인생 자기 맘대로 즐겁게 웃으면서 사는 걸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건 그렇지. 요즘 뭐, 욜로라 하던가?”
“완전 요한이 형을 위해 존재하는 말이네요. 랩 네임 반반무마니 말고 욜로요한 하자.”
“마음에 든다. 둘 다 할래.”
“이런 욕심쟁이 같으니라고.”
우리 대화를 기묘한 것을 본다는 표정으로 듣던 곽상현이 말했다.
“원래 저렇게까지 활발하지는 않았는데. 내가 봤을 때는 너랑 어울린 다음부터 애가 그나마, 그나마 잡고 있던 나사가 풀어진 것 같거든….”
“그건 그냥 저 형이 원래 그랬던 거죠. 아무 잘못 없는 제 탓은 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쟨 그렇다고 치고. 그럼 결이는?”
“죄송합니다. 저희가 물들였어요. 제가 드릴 말씀이 없네요.”
서문결이 뒤늦게 창피해졌는지 눈을 감고 팔짱을 낀 채 자는 척을 하는 것을 보고 반요한이 또 웃겨 죽으려 했다.
나는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근데 막상 같이 잘하는 거 보니까 저 형도 평소에 말만 없을 뿐이지 속에 뭔가 반요한… 형이 있는 것 같아요.”
“미쳤니?”
반요한이 “있다면 내가 아니라 너겠지!”라고 외치면서 바닥에 굴러다니던 반쯤 마신 생수병을 주워 들어 펑펑 소리가 나도록 나를 난타했다.
“악! 결이 형, 살려줘!”
“…….”
안 도와준다.
……이 형 삐질 줄도 알아?
“옆에서 동생이 이렇게 맞고 있는데 안 도와주고 계속 어설프게 자는 척을 하다니… 당신 누구야! 서문 결 아니고 서 문결이지!”
“사악한 문결아! 우리 순수하고 착한 결이 돌려줘!”
내 개그가 취향에 맞았는지 반요한이 대번에 태세를 전환해 서문결의 옷자락을 잡고 흔들었다.
“헐. 설마 안에 있는 게…… 문결이 아니야?”
“와, 소름이다.”
“얘들아… 적당히 놀려라……. 결이 그러다 울겠다.”
차가 신호에 걸려 멈춘 사이 곽상현이 머리가 아프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요한이 너는 미쳤니가 뭐냐. 너 이제 입 조심해야 해.”
“더 혼내주세요. 이 형 진짜 아프게 때렸어요.”
“아프면 얼마나 아프다고.”
“아팠거든? 진짜 맨살을 그걸로 그렇게 때리는 게 어딨냐? 형이 때린 게 벽에 머리 박았을 때보다 더 아파.”
HP가 한 번 맞을 때마다 1씩 깎였는데 8번 맞아서 8이나 깎였다, 이 말이다.
“그럼 나보다 센 벽보다 센 반요한…?”
“봐봐. 너 지금도 그냥 반요한이라고 하고. 아까도 그냥 반요한이라고 하려다가 늦게 형 붙인 거 내가 다 알아.”
“유치하게 그런 거 가지고 사람을 이렇게 치냐? 평소에 그런 거 하나도 신경 안 쓰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형답지 않게 왜 그래?”
“나다운 게 뭔데.”
“지우 형 말을 빌리자면 안하무인 천상천하 유아독존.”
“뭐가 더 늘었다? 너보다 센 벽보다 센 나한테 한 번 더 맞아볼래?”
“……얘들아, 술 진짜 안 마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