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Crime RAW novel - Chapter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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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나는 창고 밖에서 경비원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누가 들어가서 확인을 해 보란 말이다!”
“연기가 너무 독해서 들어 갈 수가 없습니다!”
“잘못해서 기름통에 불이 옮겨 붙으면 우리 다 죽는다고!”
다른 경비원들의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실장이 언성을 높였다.
그렇지만 딱히 그럴듯한 해법이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경비원 한 명이 더듬거리며 말했다.
“시, 실장님. 지금이라도 소방서에 신고를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실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건가! 소방관들 몰려오면 일이 얼마나 복잡해지는 지 알아? 바퀴벌레처럼 이곳저곳 마구 들쑤시고 다닐 거라고. 지금 소꿉장난 하는 거 아니잖아!”
경비원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만약 이곳에서 장기 매매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어떻게 될까.
원장과 실무자들은 대부분 중국 삼합회 출신의 마피아 소속이었다.
그들은 걸리더라도 도망칠 구석이 얼마든지 있었다.
그러나 손을 더럽히는 더러운 일을 담당한 경비원들은 어떻게 될까.
이런 일에는 희생양은 필요한 법이다.
모든 죄를 끌어안고 자살로 위장 되어 살해 될 수도 있었다.
보일러실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는 말 그대로 끔찍했다.
조금만 들이마셔도 온몸의 구멍에서 물이 줄줄 흘러나올 정도였다.
“씨벌 도대체 어디에 불이 붙었기에 저딴 연기가 나오는 거야?”
국군의 특산품 중 하나인 CS탄의 위엄이었지만 그것을 알 턱이 없는 실장의 가슴은 까맣게 타들어갔다.
“이걸 쓰면 유독 가스를 막을 수 있을 겁니다.”
눈치 빠른 경비원 하나가 수건에 물을 적셔서 간이 방독면을 만들어 왔다.
순간 실장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래? 그럼 당장 안으로 들어가서 어디에 불이 붙은 건지 확인해 보고 와라. 그리고 몇 놈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소화기 챙겨 오고. 아무래도 불은 우리끼리 꺼야 할 것 같으니까.”
“제, 제가 안으로 들어가는 겁니까?”
“그럼 내가 들어갈까?”
“아, 아닙니다.”
결국 자신이 만들어 온 방독면의 성능 실험을 하게 된 경비원은 울상을 지었다.
그렇지만 실장의 명령을 거절할 배짱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어쩔 수 없이 물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은 다음 과감하게 연기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케헥……. 켁!”
그렇지만 CS탄은 고작 그 정도로 막을 수 있을 정도로 만만한 녀석이 아니었다.
안으로 들어간 경비원이 고통스런 기침을 하는 것을 보며 실장은 혀를 찼다.
“그러게 만들 거면 제대로 만들어 와야지.”
들어간 지 얼마나 지났을까.
연기 사이로 검은 그림자가 커다란 드럼통을 들고 나왔다.
놀라운 것은 아무리 보아도 드럼통 안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이었다.
“여기입니다. 여기서 연기가……. 콜록! 콜록!”
실장은 눈을 부릅뜨고 경비원이 가지고 나온 물건을 바라보았다.
“그럼 불이 난 것이 아니라고……?”
경비원 몇 명이 입을 막고 드럼통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숨겨진 트릭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독가스는 아닌 것 같고. 아무래도 연막탄이랑 무언가를 섞은 것 같습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순간 실장의 뇌리에 무언가가 떠올랐다.
“……잠깐만. 지금 건물 안에 누가 남아 있지?”
“워낙 급한 상황이라 거의 전원이 다 나와 있는 것 같습니다.”
부하의 대답을 들은 실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허리에 차고 있던 권총을 꺼내 들며 말했다.
“아무래도 함정에 빠진 것 같다. 인질들이 위험해.”
무장한 경비원들은 굳은 얼굴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태혁이 예상한대로 정확히 1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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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경비원들이 돌아올 시간이 되었군.”
팬텀의 목소리를 들은 수빈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어, 어떻게 해요. 다들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데…….”
수빈은 구해낸 아이들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전부 신체의 일부분을 잃어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몸이었다.
그나마 구해 낼 수 있었던 것은 네 명 뿐이었다.
나머지는…….
팬텀은 한쪽 다리가 사라진 남자 아이를 이동용 침대에 태우며 말했다.
“혹시 수난이대라고 알고 있나?”
“아…….”
수빈은 팬텀이 한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
그것은 교과서에도 나온 유명한 소설이었다.
일제 징용에 끌려갔다가 팔을 잃고 귀향한 아버지와 6 ․ 25 전쟁에서 수류탄을 맞아 다리를 잃은 아들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상대방을 걱정하며 살아간다는 내용이었다.
“지도에 탈출 루트를 표시해 두었다. 그대로 따라가면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밖으로 나가면 핸드폰에 미리 등록해 놓은 번호로 전화를 걸어라. 구해줄 사람이 올 거다.”
김수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문득 탈출 계획에 팬텀이 빠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팬텀은 탈출하지 않는 건가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어서 말이지.”
김수빈은 우물거리며 물었다.
“우리들을 구하러 오신 거 아니에요?
“말했잖은가. 덤이라고.”
팬텀은 김수빈이 무엇을 걱정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자기들끼리 빠져나가다가 혹시라도 다시 잡힐 것이 두려운 것이다.
팬텀은 같이 가자는 표정으로 옷자락을 잡고 있는 수빈을 향해 조용히 말했다.
“걱정 하지 마라. 경비원은 내가 막을 것이다.”
“그, 그 문제가 아니라…….”
수빈은 무언가 말하려다가 포기한 것인지 그대로 몸을 휙 하고 돌렸다.
그리고 그대로 고개만을 돌린 채로 팬텀을 바라보았다.
“또 만날 수 있는 거죠?”
“그건 힘들 것 같군.”
“그, 그렇지만 구해준 보답을 하고 싶은데…….”
팬텀은 피식 웃었다.
“미안하지만 나는 비싼 남자다. 내가 만족할 정도의 돈은 없지 않은가.”
“누, 누가 돈으로 준다고 했어요. 그, 서, 성의란 것이 있잖아요.”
“그런 게 있으면 송해미에게 주도록 해라. 나를 움직인 것이 그 아이니까.”
“해, 해미가요?”
팬텀은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덧붙인 다음 지하 2층으로 내려갔다.
“네가 살아 있는 것은 운명에 맞선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임을 기억해라. 살아 있는 1분, 1초가 기적임을 느껴라. 그러니까 잘 살거라, 김수빈.”
김수빈은 그것이 팬텀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격려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돌봐줄 사람이라곤 한 명도 없는 고아였고.
이제는 한쪽 팔마저 없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살아남았다.
지금 이렇게 숨을 쉬고 있다.
다시 한 번 해미를 안아 줄 수 있다.
팬텀은 어느새 그녀의 앞에서 사라졌다.
어째서인지 수빈의 눈에서는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 나왔다.
납치된 5명의 아이들은 T의료원이라는 지옥에서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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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pt의 인연치를 획득하였습니다.] [인연치를 사용하여 범죄스킬을 강화시키거나 숨겨진 특성을 발동 시킬 수 있습니다.]태혁은 조마경에 떠오른 문장을 바라보았다.
다행히 5명의 아이들은 무사히 밖으로 빠져 나간 것 같았다.
‘으 닭살……. 이제 들을 사람 없으니 변조를 풀어야겠다.’
정체를 숨기기 위해 김범수의 목소리를 흉내 냈다.
그 부작용으로 쓸 데 없이 근엄한 말투가 튀어 나왔다.
태혁은 방금 얻은 포인트로 전투 능력을 강화하기로 마음먹었다.
‘폭탄이 있긴 하지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보험을 들어 두는 것이 좋겠지?’
폭력 The Violence.
그것에는 올릴 수 있는 특성이 몇 가지 있었다.
평생 싸움에 매진한 사람은 살기를 다룰 수 있게 된다.
적의 공격 의지를 읽어 순간이긴 해도 미래 예지에 가까운 육감을 얻는다.
단 한방이긴 해도 엄청난 위력을 가진 일격이 가능해 진다.
그리고 수많은 싸움 끝에 최적의 공격 루트를 알 수 있게 된다.
그 모든 것이 폭력 스킬에 부여 할 수 있는 특성이었다.
태혁이 고른 것은 상대의 공격의지를 감지하는 ‘식스 센스’였다.
‘마침 정확히 5포인트고.’
[범죄스킬 : 폭력에 새로운 특성을 부여했습니다.] [상대의 공격 의지를 읽는 ‘식스 센스’를 획득 하였습니다.] [염탐 스킬의 영향으로 감지 할 수 있는 범위가 증가했습니다.]무사히 스킬에 특성이 부여된 것을 확인한 태혁은 한숨을 쉬었다.
감지 할 수 있는 범위는 대략 2~3미터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이거만 있으면 근접전에서는 적수가 없겠는데?’
지금도 이 정도인데 ‘귀족’이 된다면 얼마나 더 강해질 것인가.
태혁은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음. 이제 오는군.’
복도 끝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스킬을 쓸 필요도 없었다.
“……아이들이 사라졌습니다!”
“뭐, 뭐야!”
무리의 가장 앞에 서 있는 것은 전직 이종 격투기 선수인 박 실장이었다.
“박 실장님! 아무래도 저 사람이 범인인 것 같습니다!”
태혁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한 누군가가 소리쳤다.
‘10명 중에 4명이 총을 가지고 있잖아.’
삼합회의 지원을 받는 곳답게 무장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그것만 해도 이곳에 얼마나 많은 이권이 걸려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쳇. 괜히 눈먼 총알에 맞아 죽고 싶진 않으니까. 여기선 그걸 써야겠군.’
방금 배운 새로운 특성의 위력을 느껴 보고 싶었지만 상황이 좋지 않았다.
태혁은 달려오는 경비원들을 향해 말했다.
“멈춰라.”
“무슨 개 소리야! 너 잘 걸렸다. 우선 눈깔부터 뽑은 다음에 산채로 토막 내 주지. 다들 덮…….”
태혁은 달려오는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을 튕겼다.
“파이어.”
그리고 그대로 몸을 던져 바닥에 엎드렸다.
퍼어어엉!
그러자 미리 설치해 둔 폭탄이 폭발하며 엄청난 기세로 불길이 뿜어져 나왔다.
쿠구구구궁!
그리고 지하 2층 반절이 사라졌다.
태혁은 최대한 몸을 낮춰 폭발의 충격에서 몸을 피한 상태로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러게 내가 뭐라고 했나. 멈추라고 했잖아.”
다시 봐도 엄청난 위력이었다.
폭탄마가 만든 것 중에 가장 약한 녀석이 이 정도였다.
다른 것이었다면 건물 전체가 무너져 내렸을 것이다.
“그럼 이거로 마지막 폭탄이 남았군.”
태혁은 가방 속에 들어 있는 상자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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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큭……. 이, 이 자식…….”
폭발에 휘말렸음에도 대부분의 경비원들은 목숨이 붙어 있었다.
물론 몸이 성하지는 않았다.
적어도 어디 한 군데는 부러졌다.
태혁은 몸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전의를 상실한 경비원들에게 다가갔다.
“애피타이저는 제대로 즐겼나? 아참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섣불리 다가오지 않는 편이 좋을 거다. 방금 것 보다 100배는 강한 녀석이 여기 있거든.”
“크, 크흑!”
등에 메고 있는 가방을 두드리는 태혁의 모습을 보며 경비원들이 거친 신음을 토해냈다.
“그쪽이 대장인 것 같은데. 살아 있는 사람을 데리고 원장 실로 간다. 따라 오도록.”
“뭐, 원장님에게 간다고?”
“그래. 싫으면 이곳에서 산 채로 수몰되던지. 곧 이 녀석을 폭발시킬 예정이거든.”
경비원들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방금 터진 폭탄의 위력만 해도 엄청났다.
그런데 그 100배?
그 정도면 이 건물 자체가 사라질 것이다.
태혁은 느긋한 표정으로 지상 2층에 있는 원장실로 걸어갔다.
그 뒤를 부상당한 경비원들이 따라왔다.
그 수는 채 반절도 되지 않았다.
통행을 가로막는 방범장치는 박 실장이 가지고 있는 통행증으로 해결했다.
겉보기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문을 열자 T 의료원의 원장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삼합회의 간부인 량 웨이였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권총을 꺼내 태혁에게 겨냥했다.
“처음 보는 얼굴이군. 무슨 용무지?”
량 웨이는 태혁의 뒤에 있는 경비원들의 모습을 보고 핏줄을 세웠다.
태혁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귀가 있다면 방금 전에 터진 폭발은 들었을 거다.”
“你做了什么?(무슨 짓을 한 거지?)”
당황한 량 웨이의 입에서 중국어가 흘러 나왔다.
태혁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얼마 전에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는 소식은 들었을 거다.”
“설, 설마.”
“그래. 참고로 방금 터트린 것은 내가 가진 폭탄 중에서 가장 약한 녀석이지. 아참. 총을 쏘고 싶으면 얼마든지 쏴 봐. 그 즉시 이 녀석이 폭발할 테니까.”
“狗屁!(개소리!)”
량 웨이는 의자에서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방금 것으로도 건물 전체가 흔들릴 정도였다.
그런데 더 강한 폭탄이 남아 있다고?
“한국말로 해라. 아까 보니 잘 하더만.”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설마 천패(天貝)에서 보낸 자객인가?”
“땡! 마리아 수녀원에서 보냈다.”
량 웨이로서는 처음 듣는 조직이었다.
“그런 표정으로 생각해 봐야 그쪽이 알고 있는 곳은 아닐 거다. 고아원이거든.”
그제야 태혁의 목적을 깨달은 량 웨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일부러 힘없고 돌보아 줄 사람 없는 고아들만을 노리고 납치를 했다.
그런데 저런 경호원이 붙어 있을 줄이야.
량 웨이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외쳤다.
“제, 제발 조용히 돌아가 줄 수는 없겠나? 도, 돈이라면 얼마든지 주겠다.”
“그러니까 내가 엄청 나쁜 사람 같지 않나. 나는 당신들을 죽이려고 온 것이 아니거든. 그저 아주 간단한 게임을 하나 시킬 생각이다.”
“게임?”
태혁은 원장실 구석에 있는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지금부터 정확히 10분을 주지. 이곳에 있는 모든 관계자들을 모아라. 9분도 11분도 아니라 정확히 10분이다. 1분이라도 늦으면 폭탄이 터져 건물채로 날아가 버릴 거다.”
“큿!”
칼자루를 쥔 것은 태혁이었다.
량 웨이는 조용히 따를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묻지. 무슨 게임을 시킬 생각인가?”
태혁은 큭큭 웃으며 말했다.
“인형 놀이.”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애독자 여러분.
죄송합니다만, 이번 토요일에도 찾아 뵙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쉽게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만, 이번 주말에는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편안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범죄의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