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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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소제목으로 글의 전개를 금방 알 수 없으니 답답하긴 하더군요…^_^;;
라스와 브래디 암할로브가 테사를 묻어 주고 다시 하루 정도 근처에서 함께 머물다가 프란시스코 성으로 돌아왔지만, 이런 두 사람을 찾는 것은 전리품을 얻느라 정신이 없던 스펜서뿐이었다.
“어이~ 라스 너 어딜 갔다 이제 오냐?”
“······잠깐······누가 찾기라도 하던?”
“아니. 아치 영감이 잠깐 찾긴 했었는데 지금은 모르겠어.”
라스는 자신을 찾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말에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가 퍼뜩 생각난 것이 있어 브래디 암할로브를 누가 찾았는지를 물어 보았다.
“응? 아무도 없었어. 왜?”
“아냐, 그냥······”
암할로브는 토벤 보직이 곤란할 때 여러 차례 도와주었지만, 이런 때 찾지 않는 것을 보아하니 정작 토벤 보직은 암할로브를 단순히 자신의 종자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무슨 일 있었냐? 안색이 영~ 아니다?”
라스는 걱정을 하는 스펜서에게 사정을 이야기 해 주었고 스펜서는 테사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는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연달아 하는 스펜서를 다독인 라스에게 암할로브는 조용히 인사를 한 후 일단은 자기 주인인 토벤 보직에게 되돌아갔다.
암할로브가 자기 주인에게 돌아가자 라스는 미안함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스펜서와 함께 왕궁으로 나가 자신이 없는 사이 벌어진 일을 확인해 보았다.
국왕 죠셉 레이야드 3세의 사후 국왕의 자리가 공석이 되어버렸으니 자연스럽게 새로운 국왕을 받들자는 논의가 어니어스 보직 하세를 편들었던 귀족들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었다.
우습게도 새로운 국왕을 받들자는 논의는 처음부터 어니어스를 편들었던 사람이 아니라 그에게 항복했던 귀족이나 기사들을 중심으로 보다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사실 그것도 이해가 되는 것이 죠셉 레이야드 3세의 사촌 형님으로 현재 대세를 결정짓고 있는 어니어스 보직이 국왕에 오른다고 해서 굳이 문제될 것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하필 죠셉 레이야드 3세가 장의 칼에 죽었다는 사실이었다. 죠셉 레이야드 3세의 죽음은 어니어스 보직이 처음에 내세웠던 대의 대신 왕위를 노려 이번 반란을 일으켰고, 앞으로도 왕위를 위한다고 한다면 누구든지 왕을 죽이고 왕위에 앉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큰 문제로 부각되어져 있었다.
이것 때문에 어니어스 보직은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중이었지만 다른 뭇 대신들은 다른 사람이 왕위에 오르기 전에 어니어스가 먼저 왕위에 올라야만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었다.
모두의 바램과는 달리 그가 쉽게 왕위에 오르는 일을 결정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자 뭇 귀족들과 기사들은 죠셉 레이야드 3세의 죽음과 퀸터 매트 성, 그리고 마커스 조이 성과의 전쟁으로 혼란해진 레나르트를 수습하기 위해서 어니어스 보직이 하루라도 먼저 왕위에 오를 것을 원하고있다는 청원을 계속해서 넣고 있었다.
이런저런 정치 논리 때문에 상황이 혼란스러워진 탓에 라스와 암할로브가 성을 나가 2일 동안 돌아오지 않았어도 아무도 신경조차 쓰지 않은 것 같았다. 라스는 지금이 떠나기 아주 좋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그런가······그렇게 되었는가······”
다만 아치만이 라스를 신경 써 주었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 주었을 따름이었다. 아치도 테사가 죽었다는 말에 착잡한 기분을 감추지 못하고 안타까워했다. 테사도 죽었고 이곳에 미련을 두고 싶지 않다며 문득 너무 자신이 불행해 지는 것 같아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말을 꺼내는 라스에게 아치는 그의 마음을 이해한다며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아치는 라스를 십분 이해하는 말을 하면서 기분이 좋지 않아 떠날 때 떠나더라도 지금은 부친의 장례 때문에 이곳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발레리아를 찾아가 보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해 주었다.
라스도 테사 때문에 마음이 우울한데 부친이 죽은 발레리아를 위로해 주어야 한다는 말이 갑자기 가슴에 와 닿았고, 자신과 처지가 같은 것처럼 느껴진 발레리아를 찾아가 보고 싶어져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스펜서와 함께 발레리아의 집을 찾아간 라스는 마치 작은 성곽처럼 지어져 있는 귀족의 저택을 보고 무척이나 놀랐다. 현관을 두드리자 누구인지를 확인해 보는 고압적인 태도의 집사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의외로 기사라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발레리아를 찾아왔다는 사실을 알려 주니 쉽게 문을 열어 주었다.
발레리아가 머물고 있는 저택은 보통 남자 두 사람은 나란히 위로 세워 놓을 정도의 높은 벽돌로 쌓은 담과 그 안쪽에 펼쳐져 있는 대리석과 벽돌로 쌓아 만든 여러 채의 크고 넓은 건물들이 있었다. 그런 저택의 크기와 풍겨오는 위압감은 라스의 마음을 주눅 들게 했다.
“젠장······겁나게 크구만······”
발레리아의 집에 처음 와 보는 라스와 스펜서는 그녀가 어마어마한 귀족 출신의 영애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라빈이 그녀를 가문의 정식 후계자로 삼으려 했다는 사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를 몸소 실감해야 했다.
라스가 도착했을 때 분위기를 보아하니 라빈의 장례식은 이미 끝이 난 것 같았다. 그리고 라빈의 죽음 때문에 모여든 카라타스 부족 바가렛사 가문의 사람들은 후원에 둘러 앉아 포도주를 나누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저기······기사님······”
“응? 뭐?”
나름대로 분위기는 가라앉아 보였지만 갑자기 무엇인가 말을 하려는지 머뭇거리는 노예들은 덩치가 크고 험악해 보이는 라스와 스펜서가 괜스레 겁이 났는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조금 이상하기는 했지만 라스와 스펜서는 노예들의 안내를 받아 별다른 제지 없이 짐승 가죽 덧옷을 입고 활을 메고 칼을 차고 있으며 전투 도끼까지 옆구리에 찬 모습으로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웬 놈이냐! 무장을 하고 오다니!”
무엇인가 잘 못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인지 뒤따르고 스펜서가 무엇이라고 말을 하려 했지만 라스의 움직임이 워낙 빨랐다. 후원으로 들어온 험악하게 생긴 라스와 판금 갑옷의 팔 부분을 입고 그 위에 가죽 갑옷을 걸치고 철퇴를 든 스펜서의 모습을 본 순간 후원에서 포도주를 마시던 모두의 표정이 굳어지며 험악한 소리가 튀어 나왔다. 완전히 무장한 남자 둘이 흉흉한 기세를 풍기며 들어서는 것이 결코 좋은 뜻으로 보이지는 않았던 것이다.
“모두 진정하세요! 제 손님입니다!”
바가렛사 가문의 모두가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는지 당황한 사이 갑자기 근처에서 낭랑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바로 화사한 하얀 색의 옷감을 시샘하듯 엷게 분홍물이 들어 있는 여자 옷을 입고 있는 발레리아가 막 후원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발레리아는 키가 보통의 남자만큼이나 크고 머리카락이 검으며 몸이 군살이 없이 마른데다가, 눈이 크고 눈동자가 도렷하며 콧날이 오똑하고 피부가 하얗고 입술이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딱 적당한 외무를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다가 지금 여자 옷을 입으니 더할 수 없이 매력적으로 보였다.
발레리아는 처음 보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늘 남자옷만 입고 있었으니 마치 여신이 내려온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니 일순간 다른 사람 같아 보였다. 처음 느끼게 된 라스의 황홀한 기분과는 달리 발레리아는 라스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표정이 없었다.
“누구냐? 이 사람은?”
바로 이 순간 발레리아가 무엇인가 다른 말을 꺼내기 전에 갑자기 포도주 잔을 들고 있던 머리가 하얗게 세고 눈이 크고 뚱뚱한 남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질문을 받자 발레리아는 대수롭지 않게, 아니 약간의 경멸이 남겨져 있는 눈으로 그 눈이 크고 뚱뚱한 머리가 하얗게 센 남자를 바라보며 나름대로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라스 경입니다. 북쪽의 마녀를 제거하고 디노 맥시밀리엄 성의 최강 기사 브랜트 코날드를 쓰러뜨린 바로 그 사람이죠. 토드 숙부님.”
토드 숙부라고 불리워진 남자에게 발레리아가 공손하게 라스를 설명해주자 갑자기 그 자리에 있던 젊은 남자 중 한 사람이 몸을 일으켰다.
“아하~ 이거 반갑구려. 그 유명하신 라스 경을 이렇게 보게 되다니 영광이군요.”
누군가 고개를 돌려 보니 라디우스 정도는 됨직한 나이의 다소 평범해 보이는 남자였다. 그도 역시 손에는 포도주 잔을 들고 있었다. 누군지 몰라 잠시 머뭇거리자 그 남자는 먼저 자신을 소개했다.
“나는 카라타스 부족 바가렛사 가문 토드의 아들 제프리라고 하오.”
누구누구의 아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것을 보니 지금 눈앞에 있는 제프리라고 하는 남자는 발레리아와는 달리 관직이 없거나 있다고 해도 그렇게 대단한 위치에 있지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스입니다. 제프리 경!”
하지만 재빨리 대답해야 했기 때문에 라스는 서둘러 제프리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에게 인사를 했고 그 남자는 여전히 대단하다는 표정으로 무슨 일로 이곳까지 들어왔는지를 물었다. 그 말뜻이 이해가 되지 않은 라스가 잠시 머뭇거리자 옆에 있던 노예들이 주저하며 너무 기세가 흉흉해 함부로 막기 힘들었다며 움츠렸다.
“이 멍청한!”
“퍽! 쨍강!”
제프리는 갑자기 화를 벌컥 내며 손에 들고 있던 잔을 노예를 향해 내던졌다. 노예는 피하지 않고 그 잔을 얼굴에 맞았다. 이내 피인지 포도주인지 모를 액체가 얼굴과 노예의 옷에 잔뜩 묻었고 잔은 경쾌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져 굴렀다.
잔을 머리에 맞은 노예가 머리를 감싸 쓰러지자 제프리는 더욱 화를 내며 그에게 다가가 마구 짓밟아 버리려 했다.
“만약에 이 사람들이 불손한 뜻을 가지고 있었다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네놈들이 정신이 있는 거냐!! 네놈들이 그렇다고 해서 의무를 다했다고 하는 거야! 이 버러지 같은 놈들이!!”
갑자기 자신의 앞에서 제프리가 자신의 노예에게 잔을 던지며 화를 내자 라스는 자신이 어찌해야 할지 몰라 몹시 당황했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되려는 찰나 이내 토드라고 불린 뚱뚱한 남자가 몸을 일으키더니 라스에게 발레리아를 보러 왔는지를 물었다.
“제프리! 그만해라!······그나저나 라스 경은 무슨 일로 이곳에 왔는가?”
그의 질문을 받은 라스는 깜짝 놀라 퍼뜩 정신을 차린 후 높은 귀족인 토드에게 뒤늦게나마 간략한 인사를 건넨 후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를 밝혔다.
“아! 다른 뜻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그저 늦게나마 먼 곳으로 떠나신 분의 조문을 하러 왔습니다.”
라스가 자신이 온 이유를 밝히자 토드는 순간 헛웃음을 내뱉더니 눈앞에 있는 사람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한참을 웃었다. 겨우 웃음을 멈춘 토드는 갑자기 한 마디를 던졌다.
“겨우 이름 밖에 없는 평민이 조문을 올 정도로 우리 가문이 라빈 형님 한 사람을 잃었다고 쇠락하지 않았소. 그래도 형님을 위해 이곳에 왔으니 음식은 내어 줄 테니 어서 먹고 물러가시오.”
갑자기 라스가 겨우 이름이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내세워 조문조차 허락하지 않으니 그는 황당해 했고 묵묵히 라스의 뒷자리를 지키고 있던 스펜서도 얼굴 표정이 좋지 못했다. 이런 분위기를 눈치 챈 것인지 발레리아가 라스의 팔을 잡아끌었다.
“가죠. 라스 경. 이렇게 찾아오셨으니 제가 직접 대접해 드리리다. 다른 건물로 갑시다.”
발레리아는 노예들에게 음식을 마련해 오라고 지시한 후 라스를 데리고 가문의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을 피해 조금 멀리 떨어진 곳으로 라스를 안내하려 했다. 이내 세 사람이 멀어지려는 순간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오히려 발레리아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헤~ 저런 잡벌레만도 못한 놈들과 어울려 다니더니 결국에는 어떻게 사람을 조문하는지도 모르는 저런 무지렁뱅이 녀석까지 집안으로 끌어 들이는 건가?”
이 순간 라스는 화가 치밀어 올라 자신이 허리에 차고 있던 전투 도끼를 들고 뛰어들어가 닥치는 대로 쳐 죽여 버리고 싶다는 생각에 저절로 손이 움직였다. 하지만 이러한 라스의 기분을 잘 알고 있는지 발레리아는 갑자기 억센 힘으로 그의 팔을 잡아끌었다.
조금 거리가 멀어진 순간 방금 까지 자신이 있던 곳에서 누군가의 구슬픈 비명과 제프리의 고함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어떻게 주인이 있는 곳에 무장한 사람을 제지 없이 들일 수 있냐는 목소리와 더불어 자비를 베풀어 달라는 노예의 애원이 뒤엉켰지만 라스는 더러워진 기분 그대로 발레리아를 따라갔다.
난로에는 불이 피어올라 나름대로 따뜻한 곳에 도착하니 라스는 입고 있던 갑옷을 벗고 가벼운 옷만 하나 걸친 후, 사람이 눕기도 앉을 수도 있도록 만들어진 등받이가 없는 넓은 의자에 앉아 음식이 차려진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발레리아와 마주 했다.
자리에 앉은 발레리아는 어깨가 드러나고 허리선이 강조되어 있는 옷이 어깨선을 따라 자꾸 옷이 흘러내리는 것이 불편한지 몇 번이고 몸을 추슬렀지만 그래도 애써 태연한 체 하며 크게 내색을 하지는 않았다.
주변을 밝히기 위해 촛불을 위가 트여 있는 유리병에 넣어 주변에 잔뜩 놓아둔 탓에 어딘지 모르게 화사한 여자 옷을 입고 있는 발레리아가 무척이나 아름답게 보였지만 라스는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장례식은 잘 치르셨어요?”
자신 또한 테사를 묻어 주고 왔지만 이러한 사실을 숨기고 발레리아에게 의례적으로 말을 건네니 그녀는 빙긋 웃으며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응······와 줘서 고마워······”
짧은 대답뿐이었지만 그녀의 표정과 분위기에서 라빈의 죽음으로 그녀가 얼마나 큰 상심에 빠져 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수양딸인 발레리아에게 아버지 라빈의 존재감은 무척이나 큰 것이었을 테니 말이다.
잠시 서로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라스는 문득 토드 숙부에 대한 솔직한 자신의 느낌을 털어 놓았다. 별로 좋지는 않은 이야기였지만 발레리아는 그저 피식 웃기만 했고 라스에게 좋은 음식을 내주며 많이 먹고 나름대로 즐거운 기분을 가지도록 해 주기 위해 많은 배려를 해 주었다.
이런 저런 좋은 음식을 먹다 보니 시간이 늦을 때까지 있게 되었고, 무엇이든 잘 먹는 스펜서가 더 이상 먹지 못하게 되었다며 힘들어 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이곳을 떠나야 할 때라는 사실을 알아 차렸다.
“응? 방을 내어 줄테니 조금 더 있다가 가지 그래?”
라스가 이만 일어나려 하자 발레리아는 밤이 늦었다며 방을 내어 줄 테니 쉬고 가라며 잡았다. 하지만 라스는 스펜서가 슬쩍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먼저 서두르자 작별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몇 걸음 걷다 보니 스펜서는 대뜸 발레리아의 사정이 좋지 않게 된 것 같다며 걱정을 했다.
“무슨 말이에요?”
그래도 눈치가 있으니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귀족에 대해 나름대로 잘 알고 있는 것 같은 스펜서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려 하니 스펜서는 대수롭지 않게 앞뒤가 보인다며 나름대로 그럭저럭 정리해서 자신의 생각을 설명을 해 주었다.
“아마도 그 토드인가 하는 사람 말이야. 제프리 인가하는 아들을 내세워서 말이지. 음······듣기로 라빈이 아들이 없었다고 하잖아! 물론 발레리아가 있지만 발레리아가 여자라는 점을 내세워 가문을 계승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 분명해······발레리아를 어딘가로 시집보내 얼마간의 돈을 떼어 주면 조금 전에 보았던 그 커다란 저택하고 노예하고 재산이 몽땅 자신의 것이 되는데 말이야. 아마도 당연히 그렇게 하겠지.”
스펜서는 라스가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자 귀족 가문 계승에 대한 자신이 알고 있는 사항들을 덧붙여 주었다.
“보통 지금 라스가 갖고 있는 기사 작위는 당대에 끝이 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이 성(姓)을 하사받지 못하면 라스 네가 죽으면 그대에서 기사 작위는 이어지지 못하고 끝이 나지. 물론 라스 너의 눈으로 보면 귀족이나 기사나 비슷해 보이겠지만 말이야. 귀족의 작위 단계는 제법 복잡하다면 복잡해서 말이야. 공작-후작-백작-자작-남작 뭐 이런 순인데, 아~ 순서가 맞나? 에잉~ 쯧~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지만 나중에 확인해 보았을 때 틀렸어도 이해해줘. 알겠지?”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하라며 슬쩍 멋쩍은 웃음을 지은 스펜서는 계속해서 자신이 하고 싶어 한 말을 이어 주었다.
“어쨌든 간에 너도 알고 있듯 어디 부족의 어디 가문의 누구의 아들이며 이런 식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저런 대귀족들은 가문을 이어나가고 유지하는데 많은 관심을 보이거든. 귀족 작위 자체가 많은 권세를 내세우는 것이니, 뭐 당연한 것 아니겠어?”
라스도 높은 귀족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행동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이해 못할 것이 아니었다. 그러자 스펜서는 발레리아의 아버지인 라빈은 특별하게 아들이 없자 양자를 들여 가문을 계승하는 일을 하지 않고 발레리아를 자신의 후계자로 내세워 가문을 이어나가게 하려는데 이 일은 분명 다른 라빈의 형제나 친척들을 자극했을 것으로 짐작했다.
“아마도 토드인가 하는 자는 라빈의 작위나 그가 모아 놓은 돈 같은 것들이 발레리아에게 남겨지는 것을 그다지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을 것이 분명해. 이제 라빈도 죽었으니 뭐 자기 아들을 죽은 라빈의 양자로 삼는 식으로 그의 가문을 계승하게 만들면 자신의 아들이 라빈의 작위를 이어가게 될테고 그의 많은 재산을 차지할 수 있으니 손쉬운 장사 아니겠어?”
여기까지 말을 해 주니 라스는 지금 발레리아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깨달았다. 바로 이 순간 스펜서는 그녀가 여자 옷을 입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은근히 떠벌리기 시작했다.
“발레리아야 뭐 듣기로 이제 20살이나 먹은 노처녀니 말이지. 어디 시집보내거나 그렇지 않으면 돈 얼마를 떼어 주고 분가시켜 버리면 남은 돈이 얼마인데? 일단은 여자라서 다른 남자들이 귀족 가문을 계승한다고 나서면 한 걸음 물러나야 하거든. 돈 얼마 떼어 주고 시집보내면 끝인데 그렇게 하고도 작위하고 남는 재산을 차지하면 조금의 노력으로 어마어마한 부자가 그냥 앉아서 되는 거지.”
스펜서는 가만히 보니 발레리아 같은 사람이면 성격이 남자 같아서 집에서도 움직이기 편한 남자 옷을 입고 다닐 것이 분명한데 조금 전에 보았듯 여자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면 라빈을 제외한 다른 집안사람들이 그녀가 칼을 차고 말에 올라 전장을 다니는 것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준다며 은근히 자신의 생각을 라스에게 강요했다.
발레리아가 입고 있는 어깨가 훤히 드러나고 허리선을 강조한 옷에만 정신이 팔려 있던 라스는 스펜서의 말을 듣고 보니 문득 그녀가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꽤나 불편하게 여기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하긴 그것도 그렇겠어요. 그러고 보면 발레리아는 여자 옷을 입고 있는 것이 좀 불편해 보이기도 했으니 말이죠.”
이제야 라스가 이해를 한 듯 하니 스펜서는 갑자기 발레리아 정도면 어디에서 빠질 사람이 아닌데 겨우 결혼을 하게 되어 자신의 인생을 망치게 될 것이라며 무척이나 안타까워했다. 귀족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내보이지 않던 스펜서가 갑자기 그녀에 대해서는 좋게 이야기 하는 것이 의아하게 생각된 라스가 의문을 표시했다. 이에 스펜서는 자신이 본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어디에서 들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족을 더했다.
“뭐······라스 네가 잘 몰라서 그러는가 본데 귀족 여자는 뭐 그냥 돈 많은 남자하고 만나 결혼하는 것만이 인생의 목표라고 보아도 무방하거든. 물론 아이 낳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말이야. 대부분이······그래~ 전에 내가 이야기 해 주었지? 가문과 가문 사이의 유대관계를 늘이기 위해서 여자가 자주 이용된다는 거······자매가 세 사람 있는데 큰 언니가 유력 가문에게 시집갔고 두 가문이 인척이 되었는데 언니가 불의의 사고나 병으로 죽었다고 치자고. 그러면 곧바로 동생이 언니 대신 시집가고 그 동생도 죽으면 집안의 다른 여자나 혹은 다른 남자와 결혼한 막내 동생을 이혼 시키고 그 유력 가문에 보내는 경우도 보았거든. 뭐 남자만 좋지 뭐······자매 셋을······에헤헤헤헤······부럽다. 쭈압~ 나는 언제 그렇게 해 보냐! 츄릅~츄릅~”
스펜서는 갑자기 쓸데없는 예를 들어 주었지만 라스는 귀족이라는 것이 결코 그렇게 편안하고 좋은 존재들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문득 발레리아에게 테사의 죽음에 대해 한 마디도 꺼내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에휴~ 그러고 보면······”
라스가 길게 한숨을 내쉬자 스펜서는 그의 어깨를 두드려 주며 조용히 무겁게 내려앉은 그의 마음을 위로 했다.
“가자~ 날이 샐 때까지 술이나 한 잔 하자~ 물론 내가 사 줄 테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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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발레리아가 위기에 봉착했군요…어찌 되려나…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22…
아참참…오늘도 저 아뒤쥔장이 독대를 진행하겠나이다…
● ‘underworld’님…1타를 축하드립니다…^0^)/…으음…테사의 죽음은 라스가 2부나 3부에서 행할 일의 복선(이라고 하기에는 좀 거리가 있지만요)이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테사하고 깨소금이 떨어지는 생활이 2편정도 있었지만 제가 과감히 가위질을 했다지요…으음…조금 남겨둘 걸 그랬나…쿨럭~
● ‘호박의정령’님…네 감사합니다…근데 저 이모티콘은 직접 만드신 것인지요…짐작컨대 어디선가 긁어(…)오신 듯 한데…어디인지 좀,,,^_^;;; 요즘 쓰이는 이모티콘은 잘 몰라서리…-.-a
● ‘흑마법사닉’님…집에 가기는 합니다…단지 상당히 후의 일이라지요…일단 눈에 띄는 공적이라는 것과…공식적으로 루벤으로 가는 일…을 생각해 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릴 듯…음…그리고 여주인공(??)들은 일직일찍 정리하기로 했답니다…
● ‘메리마을’님…네…라스를 죽일 겁니다…저랑 작가넘은…라스를 늙어 죽게 만들 겁니다…^_^;; (모 영화의 패러디…)
● ‘가연을이’님…음…일단 사과드립니다…하지만 히로인이라고 한 적 없는디요? 단지 비중이 있는 여자 케릭터…정도일까요…으음…히로인의 출현은 아직 멀었답니다…
● ‘skygenious’님…뭐…조금만 주의해서 보면 테사가 죽을 것이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게 서 놨지요…으음…개인적으로는 모니크가 죽은 것이 조금 아쉽지만…앞으로도 많이 죽어나갈 텐데 뭘 이정도 가지고 그러십니까…ㅋㅋㅋ
● ‘B612’님…그렇지 않아도 방금 작가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전화기 반납하라는 것을 안냈다고 하더군요…발각되면 퇴소시키기도 한다는데…덜덜덜…)…일단 입소하자마자 CS복을 따로 주고…행군도 하고…화생방도 했다는군요…게다가 오늘밤에는 야간 매복도 한다고…으음…군대 일찍 갔다 온 것이 천만다행…쿨럭~
● ‘블래스터’님…으음…힘이 없는 자의 말로라는 것이 어떻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게 되었으니…나름대로 발전이 있지 않을까…합니다…역시나 파이팅!…이겠지요? 괴롭히는 입장(일단은 편집자이니…)에서 하기에는 조금 그렇지만요…^_^;;;
● ‘soulschaos’님…감사합니다…^0^)/ 발레리아랑 라빈이랑은 본디 조금 더 돈독한(?) 사이랍니다…나중에 다시 나오니 뭐라 설명을 드리기가 조금 거시기 하군요…그 덕분에 라스에게도 무언가 영향도 있고 말이지요…^_^;;
● ‘현돌’님…네…맞습니다…라스의 마음도 몸도, 정신도 더 성장해야지요…라스는 이제 갓 17세입니다…물론 요즘 사람들보다 성장단계가 빠른 옛날 사람이지만…(요즘은 교육 때문에 사회진출이 옛날에 비해 굉장히 늦은 편임) 아직 어리지요…
● ‘마쑤’님…으음…제가 가위질을 하지 않았다면 테사는 한 3~4편 정도는 더 나왔을 겁니다…허나…빠르고 간결한 진행을 위해 가위질을 하다 보니 대폭 삭제되어서…쿨럭~ 그렇다고 외전을 바라지는 마시길…쓸 의향이 없다고 하니 말이지요…
● ‘야오’님…으음…저도 마음이 아픕니다…누군들 여자 케릭을 죽이는 것을 좋아 하겠습니까? 단지 일의 진행을 위해 필수불가결했기 때문이지요…음…그리고 이미 여자 케릭 중에는 불사신이 등장했는디요…
● ‘우유동자’님…음…2부요? 어디보자…(비축분을 뒤적이고 있는 아뒤쥔장…)…음…1부가 끝나고 2부로 넘어 가려면…조아라에 올릴 분량을 기준으로 한다면 한 100편 쯤 남아 있군요…물론 미수정판으로 말이지요…후후후…
● ‘알리’님…단체라…그런 것 보다는 라스는 인재를 우선적으로 끌어 모으고 보는 타잎이라서리…스펜서도 그렇고 아치도 그렇고…암할로브도 아마 그럴 듯…인재란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요…돈이야 벌면 그만…쿨럭~
● ‘쵸코파이’님…암할로브…저도 처음에 보았을 때에는 오타인줄 알았답니다…작가넘을 족치니 정상적인(??) 이름이라더군요…쿨럭~ 나중에는 별 희한한 이름이 나오지 않을까 무지 걱정이 됩니다 그려…
● ‘도우’님…으음…아직 조금 더 남았습니다…일단 루벤으로 간 후 모종의 사건을 겪고 다시 생각해 보아야 겠지요…어찌 될런지 전체적인 스토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만, 스포일링을 자제하라는 작가넘의 당부로 말미암아…쩝…
● ‘英雄’님…히로인요? 아직 안나왔는지 나왔는지 잘 모르겠…퍽~!! 윽…장난입니다…하나는 나왔습니다…라스랑 연결이 될런지 안될런지는 두고 보시면 알고요…다른 하나는 히로인이라고 보기엔 조금 무리라서…
● ‘slimeball’님…네…이것은 전작 크라우프에서 여자 케릭을 살려두라는 압박 때문에 스토리에 영행을 미치는 것을 격고 난 작가넘이 빨랑빨랑 정리를 하고자 마음을 먹은 탓입니다…하긴…등장 케릭이 너무 많으면 관리에 골치가 아프지요…^_^;;
허거걱…갑자기…우우우웅~ 하는 소리가 점점 다가오더니 폭우가…쿨럭~ -ㅅ-;; 대단합니다 그려…앞이 안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