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188)
188화
“그게 어딘데?”
“어디겠습니까?”
기무라는 말하면서 오른손 집게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얼핏 보면 아무것도 아닌 행동 같지만, 와타나베는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다.
“펜트하우스를 말하는 거야?”
“거기 말고는 생각나는 곳이 없어서 가 봐야겠는데, 문제 있습니까?”
“거길 함부로 들어갔다간 회장님이 가만있지 않으실 거야.”
“그 한국 놈 놓치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습니까?”
“그렇긴 한데…….”
“이의 없는 걸로 알고 가보겠습니다.”
“할 수 없지. 확인해 보고 바로 연락해.”
“그러죠.”
호텔에 있다는 건 와타나베도 동의하는 거라서 어디든 확인해 보고 넘어가야 할 판이라 기무라 의견을 무시할 수 없어서 그러라고 했다.
“잠깐!”
“또 뭡니까?”
“혼자 괜찮겠어?”
“혼자가 편합니다.”
“그래도 백업이 있는 게 낫지 않을까?”
“필요하면 바로 연락하죠. 이제 됐습니까?”
“가봐!”
기무라는 VIP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복도에서 느끼는 이질감이 스위트룸이 있는 23층과는 살짝 다르다는 것도 직감적으로 알았다.
회장이 부재중이니 훈기가 돌아선 안 되는데 사람 냄새가 느껴졌다.
오래 훈련된 감각이 아니었다면 그럴 수도 있다는 식으로 치부해 버렸겠지만, 기무라에겐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정말 여기 있는 거냐?’
순간 의문이 들었다.
만약 펜트하우스에 숨어들었다면 내부 조력자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철컥!
권총을 꺼내서 슬라이드를 당겨 장전했다.
그리곤 조용히 무릎을 꿇고 소음기를 돌려서 부착했다.
괜히 오싹함이 느껴져서 뒤를 확인했다.
당연히 아무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돌아본 것이지만 막상 아무도 없는 것이 확인되자 두근거리던 심장이 점차 안정되기 시작했다.
‘후~ 간만에 떨리는데?’
펜트하우스 출입문이 있는 곳으로 접근하면서 다시 뒤를 확인한 기무라는 이대로 문을 열어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 놈들이 무장하지는 않았을까?’
마스터키를 문에 데려다가 멈칫했다.
누가 도와줘서 펜트하우스로 들어갔다면 무장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노우에 회장의 사생활 보호 때문에 펜트하우스에서 나가려면 출입문을 제외하고는 옥상에서 창 쪽으로 내려가는 방법뿐이다.
그것도 통유리를 깨야 하기에 쉽지 않은 방법이라 출입문을 통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나 마찬가지였다.
잠깐 생각하던 기무라는 여기서 지원을 요청하기는 싫었다.
그랬다가는 와타나베 사장이 비웃을 것 같아서다.
‘젠장! 어쨌거나 들어가 봐야겠군.’
슥!
슬며시 카드키를 대자 삐빅! 하는 소리와 함께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도록 문고리를 조용히 돌리면서 문을 슬그머니 밀었다.
그러자 순간 안에서 두 개의 손이 나오더니 문고리를 잡고 있던 손목을 잡아서 쏙 잡아당겼고, 기무라는 엄청난 힘에 끌려들어 갈 수밖에 없었다.
놀라는 와중에도 총을 쏴서 잡힌 팔을 자유롭게 만들고자 했지만, 각도가 나오지 않았고 몸의 중심도 잡기 어려웠다.
“컥!”
확 잡아 당겨져 상체가 굽혀진 터라 시선이 바닥을 향해 있었기에 기무라에겐 불리한 자세였다.
기무라는 뭐라도 해보려고 했다.
그러나 연이어 뒤통수에 충격이 가해지더니 눈앞이 아득해지는 것이 느껴지자마자 정신을 잃고 말았다.
“이놈이군요. 해결사가.”
“소음기까지 챙긴 걸 보니 이놈이 맞는 것 같습니다.”
“야마다 오야붕이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해 보세요.”
“네. 대표님!”
해결사를 잡았으니 시간은 번 셈이다.
그렇다고 해도 야마다 회장이 빨리 도착해야 안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
“한 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생각보단 빠르네요.”
“위협을 제거했으니 조금만 더 버티면 되겠습니다.”
“아직 방심하지 마세요. 무슨 짓이든 할 놈들이니까.”
“알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스위트룸으로 복귀하죠. 이놈이 여기 온 거 보니까 지원 병력이 올 수도 있겠어요.”
“5분만 주십시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그러세요.”
우리가 펜트하우스에 숨은 것도 등잔 밑이 어둡다는 것을 이용한 것인데 지금쯤이면 우리가 묵었던 스위트룸은 확인했을 것이기에 역으로 생각해서 다시 그리로 가려는 거였다.
기무라를 묶어서 한층 아래로 이동했고, 본래 내가 묵었던 방으로 경호팀까지 몽땅 들어가서 야마다 회장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 ? ? * ? ? *
자기 사무실에서 기다리던 와타나베 사장은 긴장된 나머지 연신 시계만 확인했다.
더디게 가는 시간이지만 꾸역꾸역 움직이는 초침을 보면서 사방으로 흩어졌던 보안 요원들 보고를 확인했다.
“펜트하우스 말고는 어디에도 없단 말이지?”
“네. 그렇습니다.”
“펜트하우스로 올라가서 확인해 봐.”
“알겠습니다.”
지원을 보내놓고 기무라에게 전화를 해봤는데 받지를 않았다.
‘불길한 이 느낌은 뭐지?’
초조하다 보니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기무라를 기다려야 할지 아니면 지원 병력을 보내야 할지 고민하던 와타나베는 결국 연락이 안 되는 것을 수상히 여겨서 보안 요원을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히로다!”
“네. 사장님!”
“병력 끌고 펜트하우스로 올라가 봐.”
“거긴 기무라 님이 가지 않았습니까?”
“가라면 갈 것이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넵! 바로 올라가겠습니다.”
사장이 벼락같이 소리치자 보안 요원들은 화들짝 놀라서 후다닥 튀어 나갔다.
그러나 펜트하우스에는 아무도 없었고, 사람이 왔다 간 흔적도 없었다.
“조장! 기무라 님은 어디로 갔을까요?”
“글쎄, 흔적도 없는 거 보니 수상하긴 해.”
“옥상에라도 가볼까요?”
“두 명만 데리고 가서 확인하고 와.”
“알겠습니다.”
히로다 조장은 혹시나 몰라서 펜트하우스를 꼼꼼히 살펴보고 다시 복도로 나왔는데 그사이 옥상으로 갔던 조원들도 복도로 돌아와 있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디로 갔을까?”
“밖으로 나가지 않았을까요?”
“밖으로 나간 흔적은 없다고 했어.”
“위장하고 나갔을 수도 있잖습니까?”
“너무 많은 걸 생각하지 마. 우린 시키는 일이나 잘하면 돼.”
“그래도 찾아내기만 하면 보너스를 받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깟 보너스 좀 받으려다가 죽는 수가 있어. 명심하라고.”
“말이 그렇다는 겁니다.”
“그만 까불고 아래층으로 가보자.”
히로다는 사장과 기무라가 하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펜트하우스에 아무도 없으니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위트룸이 있는 층을 점검해보겠다는 거였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좋아.”
“근데 조장!”
“왜 그래?”
“놈들이 총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겠죠?”
“한국 놈들인데 총은 무슨… 왜? 겁나냐?”
“겁난다기보단 엄마가 꿈자리 사납다고 조심하라고 하셔서.”
“장난해?”
“아, 아닙니다.”
“얼른 앞장서기나 해.”
“넵!”
겁나기는 히로다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중에선 선임이라 체면 때문에라도 겁나는 척을 해서는 곤란했다.
계단을 통해 23층으로 내려간 보안 요원들은 비어 있는 두 개의 방을 점검하고 마지막으로 하나를 남겨 놓았다.
“여기가 마지막입니다.”
“벌써 튄 거 같은데 혹시 모르니까 들어가서 꼼꼼히 살피고 나와.”
“알겠습니다.”
조원 중 한 명이 마스터키를 이용해서 출입문 잠금을 해제하고 문을 열었는데 조금 열리더니 턱! 하니 막혔다.
“어?”
퍽! 퍽!
거의 동시에 두꺼운 나무로 된 문에 총알이 박히면서 나무 파편이 튀었고, 누군가 안에서 총을 쐈다는 것이 확인되자 복도에 있던 보안 요원들은 일제히 엎드렸다.
쾅, 소리를 내면서 문이 다시 닫히자 바짝 엎드렸던 히로다와 보안 요원들은 계단 쪽으로 피신했다.
“뭐야?”
“여기 숨었나 본데요?”
“원래 묵고 있었던 방이잖아.”
“그러게 말입니다.”
“일단 사장님께 보고부터 드려야겠다.”
“기무라 님은 당한 걸까요?”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히로다는 복도 쪽을 기웃거리면서 와타나베에게 전화로 현 상황을 보고했다.
놀라기는 와타나베 역시 마찬가지였고, 기무라부터 확인했다.
―기무라는?
“펜트하우스랑 옥상까지 다 뒤져봤는데 보이지 않습니다.”
―설마 당한 건가?
“놈들에게 무기가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할까요?”
―안에 있는 것이 확인됐으니 독 안에 든 쥐나 다름없어.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고 연락할 테니까 일단 잘 감시만 하고 있어.
“알겠습니다.”
복도가 소란스러워진 것을 눈치챈 정인회가 문이 열리는 것을 보고는 재빨리 걸쇠를 걸고 총알 두 발을 발사했다.
쾅!
“단단한 나무라 총알이 통과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단단히 묶어 두기라도 하죠. 손잡이가 돌아가지 않게.”
밖으로 열리는 문이라 바리케이트는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총알을 막아줄 소파도 가져다 놓고 묵직한 식탁까지 쌓아서 문이 열리더라도 한 번에 들어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혹시 몰라서 창을 가리기 위해 커텐도 쳤고, 출입문과 통유리 사이에 있지 않도록 측면에서 매복했다.
“경찰 불러도 소용없겠죠?”
“확률 99%로 부패한 경찰이 담당하고 있을 겁니다.”
“할 수 없군요. 야마다 회장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근데 야마다 회장이 제어할 수 있을까요?”
“여기가 자기네 홈그라운드라 해도 오사카를 통제하는 야마다 회장을 무시하진 못할 겁니다. 그랬다간 도쿄 원로들이 가만있지 않을 테니까요.”
“없애고 중재를 요청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까지 무리할 생각이라면 저도 어쩔 수 없긴 한데 이노우에 회장이 그렇게 배짱이 좋을지는 두고 보기로 하죠.”
오사카를 제낄 생각이 아니라면 야마다 회장을 건드리진 못할 것이다.
더구나 이번 일은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이노우에 회장이 급진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정 이사와 가까이 있으면서 수시로 바뀌는 미래를 읽어 들이고 있는데 요코하마에서 죽을 팔자는 아니었다.
“별일 없을 거라고 믿습니다.”
“별일 있을 것 같았으면 아까 시간 있을 때 헬기를 불렀을 겁니다.”
사실 후회하고 있었다.
언제든 변수가 발생할 수 있으니 헬기를 불러서 이 호텔을 빠져나가는 것이 맞았는데 말이다.
‘나답게 처리해야 하는데 괜히 객기를 부렸어.’
최대한 안전을 추구해야 하는데 이번엔 그러질 못한 거다.
총 맞고 칼 맞으면서 깨달은 사실인데 능력 좀 있다고 방심한 거다.
‘평소에 운동 좀 열심히 하는 건데.’
실탄 사격 연습도 하고 호신술도 열심히 익혔어야 했는데 경호팀이 있다는 핑계로 게으름을 피운 거다.
“15분 남았습니다.”
야마다 회장이 오기까지 15분만 버티면 되는데 아직 푸닥거리가 남았다는 것이 문제다.
“그냥 끝날 것 같지 않으니까 습격에 대비하세요.”
“아직 끝난 게 아니군요.”
“그러기엔 우리가 받을 돈이 너무 많아요.”
“주기는 할까요?”
“그래서 야마다 회장이 오는 겁니다.”
“채권을 파실 생각이군요.”
“요코하마를 접수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오사카에서도 야마다 회장과 그의 최측근만 내 존재를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면 내 존재가 드러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야마다 회장과의 약속을 이렇게 지키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말아야죠.”
쿵! 쿵! 쿵!
드디어 올 게 왔다.
“왔군요.”
“최대한 시간을 끌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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