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190)
190화
내가 일본에 다녀온 사이 동재가 집을 구해 놓았는데 집이 좀 낡아서 보수도 하고 인테리어까지 공사를 맡겼다.
에밀리와 노박은 그사이 호텔에서 지내는 중이고 앞으로 뭘 하며 지낼지는 차근차근 생각해보기로 했다.
“정 이사님!”
“네. 대표님!”
“제가 디트로이트로 가는 건 위험하겠죠?”
“노 팀장도 학을 뗀 곳입니다. 저희가 가서 활동하기엔 위험이 따를 겁니다.”
“그건 알겠는데 존이 신경 쓰여서요.”
“존은 자신의 길을 선택한 겁니다. 돌아온다면 모르겠지만 대표님이 무리해 가면서까지 도울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음! 생각 좀 해봐야겠네요.”
정 이사의 충고를 받아들여서 당장 미국에 가는 일은 취소했다.
에밀리와 결혼 준비도 해야 하고 인테리어 공사 중인 집도 살펴봐야 하니까.
마음을 정하고 나니까 속은 편해졌는데 막상 결정을 내리고 나니까 존에게서 전화가 왔다.
―접니다. 대표님!
“어떻게 된 거야?”
―죄송합니다. 진작 연락드렸어야 했는데…….
“괜찮은 거야?”
―전 괜찮습니다.
“괜찮다니 다행이군. 피터 그린이라고 탐정이 거기에 가 있으니까 찾아봐. 존 여자 친구 근처에 있을 거야.”
―역시 대표님이 보낸 사람이었군요.
“알고 있었어?”
―네. 그렇지 않아도 그 문제로 확인할 것이 있어서 연락드린 겁니다.
사랑하는 여자의 안전을 위해 지켜보고만 있었는데 주변에 이상한 낌새가 느껴져서 내게 전화한 거였다.
“철수시킬까?”
―안전을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그녀 이름은 나디아입니다.
“존이 직접 해도 되잖아.”
―아버지 쪽 사람이 나디아를 감시하고 있을 겁니다. 누군지 모르지만요.
“알아보라고 할까?”
―모른 척하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아버지 세력이 위협적이면 존도 세력을 구축하는 건 어때?”
―그러기엔 돈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들 겁니다.
“지금 존의 아버지는 개털이야. 내가 다 털었다는 거 알잖아.”
―숨겨둔 돈이 적지 않아서 타격은 있어도 괴멸적인 수준은 아닌 듯합니다.
“FBI에 정보를 제공했는데 아직 건재한 모양이지?”
―여긴 디트로이트입니다. FBI도 함부로 작전을 펼칠 수 없는 곳이죠.
“아버지에게서 빼돌린 돈은 바하마 쪽 계좌로 정리해 뒀으니까 언제든 가져다 써도 돼. 그러니까…….”
어차피 존에게 주려고 한 돈이라 욕심나지도 않았다.
해서 받아 적으라고 한 다음에 계좌번호와 원격으로 돈을 뽑아 쓸 수 있는 비밀번호도 알려주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하거든 나중에 무사히 만나자고.”
―네. 대표님!
고양이 사건
“실장님! 얘기 들으셨어요?”
“무슨 얘기?”
“요즘 요 근처에 고양이 죽이고 다니는 놈이 있다잖아요.”
“정말이야?”
“그렇다니까요. 한 마리도 아니고 벌써 다섯 마리째래요.”
“어떤 미친놈이 그런 짓을 하고 다닌 데?”
“그러게요. 편의점에 갔다가 그 이야기를 듣는데 소름이 쫘악! 끼치는데… 어휴~ 뭔 일 일어날지 모르니까 실장님도 조심하세요.”
“나?”
“네.”
“호호호! 나 같은 아줌마를?”
“세상일은 모르는 거니까요.”
“나 말고 차 과장이나 조심해. 고양이나 죽이는 사이코패스 같은 놈들은 차 과장처럼 섹시한 여자를 좋아하니까.”
방배동 코스모스 빌딩 주위로 고양이를 죽이고 다니는 놈이 나타났다.
근방에서 고양이 사체가 처음 발견된 것은 석 달 전이다.
그 뒤로 점점 간격이 좁혀지면서 고양이 사체가 발견되곤 했는데 그게 벌써 다섯 번째였다.
“실장님! 끔찍하게 왜 이러세요?”
“아! 그러고 보니까 우리 빌딩 주변에서도 발견된 적 있었잖아?”
“그랬어요?”
“한 달 보름 전쯤에 들은 거 같아.”
“그럼 CCTV 남아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제가 살펴볼까요?”
“안 바빠?”
“바빠도 우리 빌딩 주변에 사이코패스가 돌아다니는 거보다는 낫죠.”
“업무 시간엔 안 돼.”
“네. 실장님!”
차수련 과장은 사무실 빌딩이 있는 주변에 고양이 사체가 버려지는 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난 것을 알게 되자 어떻게든 범인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빌딩 외부로 향하는 CCTV를 뒤지기 시작했는데 정말로 수상한 사람을 발견했다.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검은색 후드 티를 입은 수상한 사람을 발견한 것이다.
“대에에에박! 실장님!”
“왜 그래?”
“이거 좀 보세요.”
“뭐라도 발견했어?”
“제가 찾은 거 같아요.”
“진짜?”
“이거 보시라니까요.”
차수련 과장이 대단한 거라도 발견한 것처럼 소리를 질러대니까 강재경 실장과 이하 모든 직원이 차 과장 책상으로 모여들었다.
그런데 막상 녹화된 영상을 보니 얼굴은 보이지 않고 화질이 좋지 못해서 고양이를 죽이는 현장인지 사체를 두고 가는 현장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이게 범인이라고?”
“맞잖아요. 실장님! 자세히 보세요.”
“거리가 있어서 흐릿하잖아. 확대 좀 해봐.”
“확대하면 더 흐려져요. 보세요.”
“…음! 이것으론 확인하기 어렵겠다.”
“하아~ 이게 맞는데…….”
차수련 과장은 맞다고 우기는데 강재경 실장이 보기엔 암만 봐도 흐려서 저게 범인이 맞다고 확신할 수 없었다.
“뭔데 그리 옥신각신하세요?”
“어머! 대표님! 오셨어요?”
“대표님! 이거 좀 보세요.”
“뭔데 그러세요?”
“근처에 고양이 죽이는 놈이 있다고 해서 CCTV를 확인하다가 수상한 놈을 발견했거든요. 근데 흐리다 보니까 확신할 수가 없어서요.”
“고양이를 죽여요?”
“네. 편의점에 갔다가 들었는데, 몇 달 사이에 고양이 다섯 마리가 죽은 채로 발견됐대요.”
차 과장은 말하면서도 자기 팔을 쓰다듬는다.
소름 끼칠 때 하는 행동인데 자기가 말해 놓고도 마치 고양이 사체를 바로 앞에 보고 있는 것처럼 굴었다.
그런데 듣고 보니 고양이가 문제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보통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고양이를 죽이는 이유는 사람을 죽이기 전에 연습하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았다.
내 주변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가 그냥은 아닐 것 같았다.
“CCTV부터 바꿔야겠네요. 추가로 설치도 하고.”
“호호호! 차 과장! 일거리 늘어서 좋겠어.”
“실장님! 너무하세요.”
차수련 과장에게는 혹 떼려다 붙인 것처럼 난감한 상황이 돼 버렸다.
“정 이사님과 상의해서 빌딩 보안과 관련해서 업그레이드 부탁드릴게요.”
“네… 대표님.”
차 과장이 힘없이 대답했다.
“참! 인원 보강하는 건 어떻게 돼가는 중입니까?”
“이제 막바지에요. 그나저나 면접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비서실 면접은 사람을 가리기 위해서 내가 직접 면접을 보는 편이라 어떻게 할 거냐고 묻는 거다.
“인턴 기간은 거치는 거죠?”
“네. 3개월 동안 인턴 기간 거치고 나서 정직원으로 계약하게 돼 있습니다.”
“지원자가 얼마나 되죠?”
“서류 합격자를 기준으로 면접 보는데 300명쯤 됩니다.”
“50명 뽑는데 면접 합격자가 그렇게 많습니까?”
“지원자가 너무 많아서 서류 전형에만 2천 명 넘게 몰렸어요.”
“헐~”
“요즘 좋은 직장 취직하기가 어려운 세상이잖아요. 그리고 급여 수준이 대기업 최고 수준이라 원래도 지원 문의가 많은 편이었어요.”
“힘드셨겠어요.”
“같이 일할 사람인데 대충 뽑을 순 없잖아요.”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대충 못 하겠네요. 면접 지원자를 한자리에 모아만 주세요. 걸러내야 할 사람은 제가 걸러내겠습니다.”
이런 부분에선 이의가 없는 편이다.
강재경 실장이나 과장들도 나를 신기 있는 사람으로 여기고 있으니까.
“네. 대표님! 일정 공유해 드릴게요.”
* ? ? * ? ? *
“정 이사님! 빌딩 주변 순찰 좀 돌아야겠는데요?”
“고양이 사건 때문에 그러십니까?”
“네. 다른 걸 떠나서 직원들이 불안해하잖아요.”
“시설 점검하고 당분간 순찰 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예 주변 순찰을 프로토콜에 넣어 주세요. 인력 보강이 필요하면 그렇게 하시구요. 주변이 안전하면 나쁠 거 없잖아요.”
“알겠습니다.”
비서실 직원들은 오며 가며 수시로 만나기 때문에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같이 하는 편인데 피할 수 있는 일은 내가 알려주기 때문에 충성도가 아주 높았다.
사무실에 들어앉기가 무섭게 야마다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했다.
―하하하! 또 전화하셨군요.
“귀찮더라도 이해하세요.”
―귀찮은 것이 아니라 이렇게 관심 가져주시니 좋아서 그렇습니다.
“이노우에 회장 반응은 좀 어떻습니까?”
―아니라고 우겨봐야 소용없는 짓입니다. 도쿄 원로회에 중재를 요청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상태니까요.
“아! 그렇습니까?”
―네. 대표님! 그렇지 않아도 연락드리려고 했는데 먼저 전화를 주신 겁니다.
“그럼! 이노우에 회장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평소 성격으로 보면 제 밑에서 일할 사람은 아닙니다만 조금 더 두고 봐야 윤곽이 잡힐 것 같습니다.
4조 6천억 엔이 넘는 돈을 한국으로 보내려면 요코하마 조직 사업 전부를 쥐어짜야 할 것이다.
당연히 장기간 할부로 나누어 받아야 하는데 사실 나는 받아도 그만 안 받아도 그만이다.
그러나 굳이 주겠다는 돈을 마다할 이유는 없어서 일부는 투자하고 또 일부는 지분으로 받고 4분의 1 정도는 현금으로 넘겨받을 생각이다.
“상환 계획은 전적으로 회장님 처분에 맡길 테니까 입맛에 맞게 요리해 보세요.”
―감사합니다. 대표님!
돌려 말하긴 했어도 체하지 않게 요코하마를 삼키라는 의미에서 한 말이다.
“와타나베 사장의 거취는 어떻게 됐습니까?”
―호텔 감사에서 발견된 비리로 좌천됐으니 다시는 볼 이유가 없으니 걱정 마십시오. 심지어 하시모토 지배인 아들까지 납치했던 일이 탄로 났지 뭐겠습니까?
“다행이네요. 저한테 총부리를 겨눈 사람하고는 같이 일할 수 없어서요.”
―제가 혼쭐을 내줬으니 지옥을 경험하고 있을 겁니다.
그냥 말로만 하는 지옥이 아니라 정말 지옥으로 보내버렸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거기서 더 확인하지는 않았다.
“근데 지배인 아들은 찾았습니까?”
―네. 하와이에 있는 자기 지인에게 입양을 보냈더군요. 며칠 전에 아들을 만나기 위해 하와이로 떠났습니다.
“잘됐군요.”
―대표님 도움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별일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지배인이 고맙다는 말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그 문제는 회장님이 끝까지 도와주세요. 지배인 도움이 없었다면 버틸 수 없었을 겁니다.”
―물론입니다. 대표님!
* ? ? * ? ? *
약간 어둡긴 하지만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청바지에 남색 점퍼를 입은 남자가 코스모스 빌딩과 100미터 거리에 있는 오피스텔에 나타났다.
스윽!
‘큭! 재밌겠네.’
오피스텔을 올려다보고 다시 고개를 숙인 남자는 다름 아닌 이준영이다.
고양이를 죽이러 다니던 이준영은 드디어 현장 실습하는 마음으로 코스모스 빌딩에서 적당히 떨어져 있는 오피스텔을 골랐다.
심지어 방배동 택배 알바하면서 오피스텔에 여자 혼자 사는 호실을 파악해 두었다.
띵!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서 내린 이준영은 오른쪽으로 두 번 꺾어서 501호 앞에 섰다.
몰래카메라를 설치해서 도어락 비밀번호까지 알아두었기에 마치 자기 집인 양 비밀번호를 누르고 안으로 들어갔다.
‘흐흐흐! 재밌겠네.’
지금은 아침 6시다.
이 시간이면 술에 취해 들어온 여자가 깊은 잠에 빠져들어 있을 때라 거침없이 안으로 들어갔고, 짧은 복도를 지나니 바로 침대가 보였다.
예상대로 술에 절어 잠들어 있는 집주인이 대자로 퍼져 있었고, 이준영은 부엌칼을 집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