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208)
208화
“너무 나간 거 아닌가?”
“그렇지 않고선 이렇게 순식간에 무너질 순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검찰이 전광석화처럼 움직인 것은 의아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국정원까지 나섰다는 건 좀…….”
“뭐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좋을 대로 생각하십시오.”
“그러지 뭐. 아! 그리고 이거 받아. 오늘 고마웠어.”
신우현이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봉투에는 천만 원이 들어 있었는데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됐으니 이거라도 챙겨가라는 의미였다.
“고양이 쥐 생각해주는 것 같네요.”
“차라리 내 밑으로 올 생각 없어?”
“당장은 돌아가는 판세를 봐야겠습니다.”
“좋을 대로.”
* ? ? * ? ? *
한강파가 무너졌다고 해서 타이거파가 전면에 나서긴 뭐했다.
다만 돌아가는 분위기를 살피는 중인데 최근 들어 돈 빌리러 오는 하부조직이 많아지긴 했다.
물론 노상수를 따르겠다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이용해 먹을 생각이었겠지만 말이다.
“다음 스텝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노상수 사장이 다음 단계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물어왔다.
“이럴 땐 인심을 써야죠.”
“어떻게 말입니까?”
“돈을 풀어야죠.”
“돈을요?”
“네. 중간 간부들 특히 신망이 있다거나 부하들 챙길 줄 아는 간부들을 스카웃하세요. 인재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잖아요. 이럴 땐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어도 좋습니다.”
중간 간부들을 스카웃해서 몸집을 키우다 보면 숙이고 들어오는 조직이 생겨날 것이고 그다음부터는 게임 끝이라고 생각해서다.
사실 조직이 돈을 벌어도 보스나 일부 간부들만 혜택을 볼 뿐이지 중간 간부나 하급 조직원들은 마지못해 붙어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 상황을 잘 이용하기만 한다면 피를 흘릴 필요도 없이 군소 조직을 통합할 수 있을 거였다.
그러나 갑자기 커지는 타이거파에도 부작용은 존재했다.
“돈만 받고 튀는 애들은 어떻게 합니까?”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포용 정책으로 나간다고 해서 모든 걸 용서해주는 건 아니니까요.”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조직이 커지는 만큼 배신자에 대한 처결은 확실하게 해야 하는 법이다.
스카웃하거나 자진해서 타이거파로 들어오는 조직원들은 여러 회사로 분산시키고 인천 쪽으로도 상당수 내려보냈다.
그리고 부작용을 이겨내는 가장 큰 장점은 따박따박 나오기 시작한 월급이었다.
4대 보험까지 적용되다 보니 자신들이 대우받고 있다는 사실이 아주 만족스러웠던 것이다.
“또 문제 되는 것이 있습니까?”
“일부 사채 조직이 문제긴 합니다. 워낙 악질적이라 피해자가 적지 않더군요.”
“돈은 돈으로 응징해줘야죠. 그 문제는 제가 따로 나서 보겠습니다.”
이런 일로 백은학 그 어른을 만나게 될 줄 몰랐지만, 종로파를 견제하고 악질적인 사채를 해결하려면 그 어른이 필요했다.
“허허허! 결혼식에서 보고 이렇게 빨리 보게 되 줄은 몰랐군.”
“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감사는 무슨. 당연히 가봐야지. 그래, 그냥 오지는 않았을 것이고 오늘은 무슨 일인가?”
“어르신 은행에 돈을 예치해볼까 합니다.”
“크흠! 얼마나?”
“한 1조 원쯤 생각하고 있는데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렇게나 많이?”
“대신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말해보게.”
산전수전 다 겪은 노인네라 그런지 1조 원이란 말에도 그리 놀라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 이면에 내가 뭘 원하는지를 더 궁금해하는 것 같았다.
“사채 때문에 피해를 보는 서민이 많습니다. 기업 대출이야 제가 상관할 바 아닙니다만 서민 대출 이자를 낮춰주셨으면 합니다.”
“우린 저축은행인데 이자를 낮춰봐야 얼마나 낮추겠나.”
저축은행이라 해도 내가 도와준 공은 이미 사라진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래서 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올 때랑 다르다고 하는 모양이다.
“5%면 어떻겠습니까?”
“우린 뭐 땅 파서 장사하나?”
“예치금을 늘려 드리겠습니다.”
“얼마나?”
“한 5조 원이면 되겠습니까?”
“기업 대출은 안 건드리겠다는 말이지?”
“네. 대신 사정이 어려운 자영업자나 서민들 상대로 대환대출도 포함해주셔야 합니다.”
“그거야 뭐 어려울 것 없는 일이지.”
“가장 먼저 지점을 늘리셔야 합니다. 동서남북에 한 20개 지점이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나 많이?”
“일자리도 창출하고 좋은 일도 좀 하셔야죠. 그래야 조금 더 발전시켜서 1금융권으로 발전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시작부터 1금융권이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렇게까지는 힘들었다.
해서 명동을 뜻하는 MD란 브랜드로 MD저축은행과 MD캐피탈을 출범시켰다.
대표이사는 백은학의 딸 백희정이 맡고 있으나 실질적인 대표는 백은학이나 마찬가지였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말이다.
“하나만 묻겠네.”
“네. 말씀하세요.”
“내가 언제까지 살 것 같은가?”
“네?”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다 알아. 그러니까 보태지 말고 말해봐. 정말 궁금해서 그러니까.”
“매년 건강검진만 받으세요. 앞으로 20년은 거뜬하니까요.”
“진심인가?”
“물론입니다, 어르신. 단, 딱 한 사람만 조심하시면 됩니다.”
“그게 누군가?”
“사위 될 사람이요.”
아직 결혼 전인 그의 딸 백희정에게는 만나는 남자가 있었다.
1년 정도 됐는데 서서히 결혼을 생각할 시기라 상견례를 하니 마니 그러는 중이었다.
“사위?”
깜짝 놀란다.
그렇지 않아도 딸이 만나는 남자가 있어서 조만간 볼 생각인데 사위 때문에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고 하니 참을 수 없는 적개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네. 안타깝지만 따님이 지금 만나는 남자는 위험한 사람입니다.”
“…….”
“겨우 방송국 PD에 불과한 놈이 위험하다고?”
“본래 사람 그릇은 함부로 재단할 수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우리 희정이랑은 인연이 아니란 말인가?”
“사람 인연이란 것이 억지로 갈라놓는다고 되겠습니까만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것이 상책이겠죠.”
백은학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껴야 했다.
딸이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딸이 만나는 남자 때문에 자기 목숨이 위험하다는데 그것을 묵인할 수는 없는 거였다.
문제는 속도다
가양일보를 필두로 3대 일간지가 일제히 사채로 인해 발생하는 폐해에 대해서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한강파에 속했던 한강 이남 소규모 사채 조직들은 몸을 사리는 중이니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생각했지만, 종로파는 사정이 좀 달랐다.
언론이 집중하고 대검찰청 특수부가 종로파에 집중하기 시작하니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다 MD 저축은행이란 신생 은행이 갑자기 저금리 대출 이자를 내세워서 대환대출까지 해준다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실시하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 달 만에 피해가 얼만 줄이나 알아?”
함수창에게서 불호령이 떨어졌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나한테 죄송할 것이 아니라 대책을 가져오란 말이야. 대책을…….”
“…큼! 저… 회장님! 차라리 백은학 그 노인네를 제거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검찰이 우릴 주시하고 있는 마당에 백은학 같은 거물을 죽이자고? 지금 제정신이야?”
“그, 그게… 죄송합니다. 회장님!”
“됐고, 누가 이런 분위기를 만들었는지 알아 와. 그게 우선이야.”
“네. 회장님!”
종로파도 한강파처럼 범죄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있고, 합법적으로 일해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있다.
초창기와는 다르게 기업화되면서 합법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익도 적지는 않지만, 근본이 범죄자들이다 보니 범죄 수익이 막히기 시작하자 엄청난 손해를 보는 것처럼 받아들였다.
함수창 회장에게 된통 깨진 신우현은 며칠 만에 중요한 정보를 알아냈는데 정말 뭐가 빠지게 돌아다닌 덕분이었다.
“누구라고?”
“두 사람이 의심스러운데 한 명은 GBL 그룹 오너인 이무혁이란 사람이고 다른 한 사람은 세화그룹 최현조 회장입니다.”
“그러니까 그 두 사람이 MD 저축은행에 거액을 예치시켜서 저금리 대환대출 상품을 만들게 했다는 거야?”
“그쪽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간 것을 확인했으니 틀림없습니다. 회장님!”
“빌어먹을… 최현조 회장이야 그렇다 치고 이무혁은 또 누구야?”
“아직 잘 알려지지는 않았어도 돈 많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한강파를 무너트리고 그 자리를 차지하다시피 한 타이거파에 돈을 댄 노상수와 이무혁이 접점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하더니 신우현이 뭔가를 알아낸 듯했다.
늦은 감이 없진 않았지만, 함수창이 내 존재를 알아챘다는 건 위협이 될 만했다.
“이무혁이 누군데?”
“혜성처럼 갑자기 나타나서 알려진 것이 별로 없는 인물입니다.”
“뭐 하는 놈인지 알아 와.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도 알아야겠어.”
“네. 회장님!”
함수창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을 철저하게 믿었다.
그래서 이무혁이 어떤 인간인지부터 알아보고 뭘 하든 하겠다는 생각에 그리 지시한 것이다.
* ? ? * ? ? *
함수창이 뭔가를 알아내고 전방위적으로 압박해 오는 중이긴 하지만 우리도 가만 구경만 하고 있는 건 아니었다.
사실 바쁘기로는 우리가 훨씬 바쁘게 움직이는 중이었고, 종로파를 감시 중이라 일거수일투족이 보고되고 있었다.
“함수창이 사람을 풀어서 나를 조사 중이란 거죠?”
“네. 대표님!”
“썩어도 준치라고 하더니 예리한 사람이군요. 함수창 그 사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일단 함부로 움직이면 어떻게 된다는 걸 보여줘야죠.”
“괜찮겠습니까?”
“민감한 시기니까 함부로 움직이진 않을 거에요. 우리도 그래야 하고.”
“어떻게 될지 모르니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그러세요.”
이렇게 되면 우리 쪽에서도 총력전이다.
박일권 차장검사에게 연락해서 함수창과 측근들을 긴급 체포해달라고 했다.
증거가 없어도 긴급 체포해서 48시간 정도는 잡아둘 수 있어서 그리 어럽지 않은 일이었고, 조폭 두목이니 핑곗거리는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봐야 고작 48시간 잡아두는 게 전부인데 뭘 어쩌려고?
“48시간 안에 함수창을 잡아넣을 만한 증거를 가져다드릴게요.”
―가능하겠어?
“가능하게 만들어야죠.”
―오케이! 이 대표가 그렇게 말하면 뭐라도 나오겠지.
“그럼 부탁드릴게요.”
―오케이! 내일 아침 10시까지만 기다려줘.
“알겠습니다.”
지나치게 확신하는 것도 이상해서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식으로 말했다.
보통 이렇게 말하면 불안해하는 것이 맞는데 박일권은 알겠다고 말하면서 기대까지 하는 눈치였다.
“접니다.”
이번엔 노상수에게 전화했다.
―네. 대표님!
“내일 오전에 함수창 회장이 긴급 체포될 겁니다.”
―뭐가 나왔습니까?
“아니요. 이번엔 먼저 잡아 놓고 시작하는 겁니다. 제가 내일 오후 1시쯤 연락드릴테니까 다리 건널 준비 좀 해주세요.”
―갑작스럽긴 하지만 준비하겠습니다.
“수뇌부가 무너지고 나면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그리 알고 있겠습니다. 대표님!
일단 함수창 회장과 측근이 검찰에 잡혀가면 종로파는 산불 만난 멧돼지처럼 난리가 날 것이다.
그때 함수창이 숨겨둔 것들을 찾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