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14
밥만 먹고 레벨업 1015화
사마천과 쉬챠지가 민혁의 말에 할 말을 잃었다.
칭다오 왕국의 전술전략가 사마천.
그가 지금 이 순간에도 짱돌을 굴리기 시작했다.
“자, 잠깐……! 지금 우리를 죽이면……!”
그러나 사마천이 그 말을 끝맺기도 전에 민혁이 그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콰지이이이익-!
“커헉!”
사마천은 경악했다. 그저 맨주먹에 맞았을 뿐인데 해머로 두들겨 맞은 듯한 충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HP가 큰폭으로 감소했다.
사마천은 칭다오 왕국의 실질적인 실세였다.
그러한 사마천이 두들겨 맞자 칭다오 왕국을 떠나는 유저들의 속도가 가속화되었다.
[로이민이 칭다오 왕국을 떠났습니다.] [베이곤이 칭다오 왕국을 떠났습니다.] [하른이 칭다오 왕국을…….]벌써 약 3%에 이르는 유저들이 칭다오 왕국을 버리고 도망쳤다.
마음대로 왕국을 떠날 시 큰 페널티를 받는다는 것도 무시한 걸 보면, 눈치 빠른 이들은 깨달은 것이다.
‘칭다오 왕국은 끝났다.’
사마천은 말 그대로 민혁에게 맞아 죽었다.
그 모습을 본 쉬챠지는 전의를 상실했다.
민혁이 쉬챠지를 단숨에 베어 넘겼다.
“꺼억!”
쓰러지는 쉬챠지를 바라보며 민혁이 말했다.
“기다려, 곧 너희 왕국에 갈 테니까.”
쉬챠지는 소름 끼치는 표정을 짓는 민혁을 보며 공포에 떨었다.
칭다오 왕국의 왕 쉬챠지가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
그다음 남아 있는 칭다오 왕국 잔당을 민혁이 처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
흑염룡은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며 작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처음, 아들이 ‘함께 헤쳐나가자’ 했던 말에서, 어깨를 무겁게 했던 많은 짐들을 내려놓은 듯한 기분을 느낀 흑염룡이다.
또, 그가 홀로 수백만 대군에 맞설 때는 흑염룡은 전율마저 느꼈다.
그때, 흑염룡은 의문점 하나가 떠올랐다.
‘어떻게 민혁이가 이곳에 온 거지?’
용들의 땅에 민혁이 온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흑염룡이 듣기로, 민혁이는 근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들었는데 말이다.
“어떻게 이곳에 온 것이냐?”
흑염룡의 그 질문에 민혁은 민망한 듯 웃었다.
“아버지가 용이 되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아벨에게 부탁해, 그 정보를 받았거든요. 아버지가 바라던 것을 이루어 드리고 싶었어요.”
“…….”
흑염룡은 말문을 잃었다.
자신은 처음, 용이 될 수 있음에도 아들을 위해 요리재료를 택한 바 있다.
그리고 아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용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흑염룡은 이 순간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아비인지 깨달았다.
민혁이 말한다.
“아버지.”
그 눈빛은 존경과 확신을 담고 있었다.
민혁은 회장이 되고 싶냐는 진환의 질문에 이미 답한 바 있다.
“전 일화그룹을 이끌고 싶습니다.”
“……!”
사실 흑염룡으로서는, 아들에게 너무 큰 짐을 짊어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맨몸으로 회사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너무도 큰 욕심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민혁의 생각은 달랐다.
“동경해 왔습니다. 일화그룹을 이끄는 아버지를요.”
민혁은 그저 아버지라고만 생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회사의 회장으로서 그를 아끼고 사랑했다.
그런 그를 보며 어린 시절부터 꿈을 품어왔다.
“저 또한 아버지 같은 회장이 되고 싶습니다.”
하나 흑염룡과 민혁은,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것임을 알았다.
민혁은 아테네를 그만둘 수 없다.
그렇지만.
“전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오로지 민혁이기에 확신 어린 말을 할 수 있었다.
그가 말한 것이었기에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제 혼자 짊어지지 마세요.”
민혁은 이 말을 하고 싶었다.
혼자 짊어지지 말아달라.
그 말에 담긴 뜻을 알아챈 흑염룡은 눈시울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때.
“크크크큭, 내 친구의 아들인가? 나 또한 친구와 심장을 나눴으니, 아들이라면 나에게도 혈육과 같군. 크크크큭, 아비를 닮아 몸속 뜨거운 피가 이 나에게도 느껴진다.”
흑염룡이 답했다.
“크크크크크큭, 내 아들은 나를 닮아 영특하고 위대하도다.”
“……?”
민혁은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
흑염룡이 서둘러 용황제를 속박한 밧줄을 풀어줬다.
그러자 용황제의 손끝을 따라 모든 용들을 포박한 밧줄들이 스르륵 잘려 나갔다.
그러자.
“크크크크크크큭.”
“크흐흐흐흐흐!”
“인간들, 우리는 그토록 쉽게 죽지 않지.”
그리고 그 모든 용들 틈에서 함께 웃고 있는 흑염룡.
‘아, 아빠……?’
아버지가 너무 행복해 보였기에, 민혁은 말문이 막혔다.
* * *
용황제.
그는 자신들을 구하기 위해 인간들에게 뛰어들었던 흑염룡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사실 흑염룡에게 용황제의 자리를 내어줌으로써 용들이 반발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 정도는 생각한 바 있다.
그러나 흑염룡이 자신들을 위하는 마음을 생각하면, 그 어떤 용도 더 이상 토를 달지 않을 것임을 알게 되었다.
“크크큭, 오늘 나를 이어 이 땅을 이끌어갈 새로운 지도자가 탄생했노니.”
용황제가 무수히 많은 용들 앞에서 선언했다. 그리고 용황제 앞에 흑염룡이 있었다.
용황제가 그에게 다가가 자신이 목에 걸고 있던 목걸이를 흑염룡의 목에 걸어주었다.
그 순간, 그가 건네준 목걸이가 흑염룡에게 흡수되기 시작했다.
흑염룡은 감격에 차올랐다.
오랜 시간 꿈꿔왔고 오랜 시간 바라왔던 순간이었으니까.
이윽고 흑염룡에게 목걸이가 완전히 스며들자 알림이 울려왔다.
[당신은 원할 시에 용이 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용이 될 시 공격력과 방어력이 60%가 상승하며, 대신 갑옷과 검을 착용할 수 없게 됩니다.] [흑염의 브레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띠링!
[당신은 용황제로부터 용들의 땅의 모든 권한을 위임받았습니다.] [이제부터 당신이 새로운 용황제가 되었습니다.] [용들은 당신의 명령을 이행할 것입니다.]알림을 통해 흑염룡은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원할 때에 인간의 모습이 될 수도, 용의 모습이 될 수도 있었다.
흑염룡은 지체하지 아니했다.
그가 용이 되고자 한순간 그의 몸이 꿈틀거리며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에 흑염룡이 희열했다.
“내 몸속의 용이 미쳐 날뛴다!”
그의 외침과 함께 거대해지기 시작한 흑염룡.
오로지 칠흑같이 검기만 한 흑염룡의 검은 비늘은 빛을 받아 번들거렸고, 길게 뻗은 지느러미는 다른 용들보다 더 크고 화려했기에 멋들어졌다. 눈은 뱀의 것처럼 누렇고, 검은자는 좁았다.
진짜 용이 된 흑염룡의 주위로, 네 마리의 사대용들이 모여들었다.
“끼에에에에에에에엑!”
흑염룡의 거대한 포효가 용들의 땅 전체를 뒤흔들었다.
이내 그를 축하하듯, 용들의 땅의 모든 용들이 거대한 포효를 터뜨렸다.
포효를 끝낸 용들이 미친 듯이 광소했다.
“크크크큭, 새로운 용황제의 반들거리는 비늘이 내 가슴속 피가 끓어오르게 만드는군.”
“으흐흐흐, 진정한 지도자. 으윽, 나 또한 내 안에 숨은 더 강한 힘이 미쳐 날뛴다……!”
“아아, 미쳐 날뛴다……!”
“미쳐 날뛴다!”
용들이 일제히 외친다.
“내 몸속의 힘이 미쳐 날뛴다아아!!!”
그렇게 외치던 용들. 그 용들의 시선이 일제히 민혁에게 향했다.
넌 왜 안 하냐는 듯.
“…….”
잠시 머뭇거리던 민혁이 말했다.
“내, 내 몸속에 흐르는 흐, 흑염룡의 피가, 미쳐 날뛴 다아아앗!!!”
민혁의 몸에 소름이 돋아올랐다.
* * *
쉬챠지. 그녀는 살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혼자인 민혁에게 완패를 당했으나, 자신들이 정당하게 점령한 용들의 땅을 민혁과 흑염룡이 빼앗으려 했다고 말할 작정이었다.
실질적으로 칭다오 왕국이 그들보다 먼저 용들의 땅을 선점한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또 그들이 용들의 땅을 빼앗는 것뿐만이 아닌, 이젠 칭다오 왕국의 모든 것을 빼앗으려고 한다고.
‘이것은 강자의 약자에 대한 횡포!’
이런 식으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동영상을 찍은 이들에게 ‘자신들이 용들을 포박하고 채찍질을 해 용의 눈물을 획득한 사실’은 숨기고 올리라고 명령했다.
중국인들이 크게 분노했다.
[천외제국 너무 막 나가는군. 혼자 왕국 하나 무너뜨릴 수 있는 민혁이 칭다오 왕국의 모든 것을 빼앗으려 한다? 우리 중국인들의 힘을 보여줄 때인가.] [이건 강자의 횡포다. 천외제국 가만두지 않겠어!]조작된 동영상들이 올라가기 시작하자, 중국에서 비난 여론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 그 비난 여론은 금세 잠재워졌다.
그 이유는.
[칭다오 왕국. 이번 사건의 진실.]한 동영상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본인을 칭다오 왕국의 간부진이었다고 밝힌 이가 업로드한 영상에는, 용들을 착취하고 용황제로부터 용의 눈물을 받아내는 칭다오 왕국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 과정에서 흑염룡이 난입하여 용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며, 또 그 중간에 민혁이 난입하는 모습까지 그대로 담겨 있다.
해당 영상이 급속도로 번져 나갔다.
또한 이것이 초탄이 되어 세계 곳곳에 칭다오 왕국의 만행에 대해 알리는 유저들이 갈수록 늘어만 갔다.
중국이 돌아섰다.
[칭다오 왕국.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저딴 짓을…….]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도를 넘어선 거 아니야?] [그뿐만이 아니죠. 칭다오 왕국은 NPC들뿐만이 아닌 이제껏 많은 유저들을 착취하고 이용해 왔다는 사실입니다.]“으, 으아아아악……!”
쉬챠지는 미쳐 버릴 것 같았다. 불씨가 지펴지기 시작하자 그 불씨는 거대한 산불처럼 번져 나갔다.
세계에서 칭다오 왕국을 비난하는 여론이 늘어가고 있었다.
또한, 칭다오 왕국은 각종 중국 기업에서 지원을 받고 있던바.
[위약금 낼 준비하시죠.] [당신과의 거래는 끝입니다.]쉬챠지는 그들로부터 빗발치는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작은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품은 쉬챠지.
그녀가 아테네에 접속했다.
그리고 접속한 순간 쉬챠지는 볼 수 있었다.
“끼에에에에에에!”
“끼햐아아아아아아!”
“끼이이이이이이!”
자신이 빼앗으려 했던 용들의 땅의 수만 마리에 이르는 용들이 칭다오 왕국 전체를 불바다로 만들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하늘 높이 솟아 거대한 포효를 터뜨리는 흑염룡이 있었다.
-칭다오 왕국의 멸망을 선포한다.
민혁이 했던 말이다.
그 말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하루 만에 칭다오 왕국을 떠난 유저들의 숫자가 자그마치 40%에 이르렀다. 이는 갈수록 커져 결국 모두가 떠나갈 것이다.
그 틈에 있는 민혁이 보였다.
민혁은 말했다.
칭다오 왕국이 멸망할 때까지, 자신은 혼자 계속 공격을 가하겠다고.
물론 말처럼 혼자는 아니었으나, 민혁은 흑염룡을 제한 다른 이들은 데려오지 않았다.
심지어.
“항복하는 자는 죽이지 않겠다.”
민혁은 죄 없는 백성들은 투항하면 살려주겠다는 말로 중국인들의 지지까지 샀다.
중국인들은 흑염룡이 당하는 모습을 영상을 통해 보았기 때문에, 분노하고 있는 민혁을 백번 천번 이해했다.
그러나 그 분노를 평범한 백성들에게 돌리지 않는 것을 극찬했다.
민혁이 칭다오 왕국의 모든 것을 흡수한다.
그것은 이제 천외제국의 영토가 될 것이고 자원이 될 것이다.
쉬챠지, 그녀가 급하게 민혁에게 귓속말을 넣었다.
[쉬챠지: 펴, 평생 네 노예로 살겠다, 제발 한 번만 용서해 다오! 나는 네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그는 발렌티노도 구원해주지 않았는가?
그는 적이었던 많은 자들을 포용해주지 않았는가?
그에 들려온 민혁의 답변.
[민혁: ㅋ]이틀 후. 칭다오 왕국이 멸망했음을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