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40
밥만 먹고 레벨업 1041화
민혁은 시스템 베라든의 제자에 의해 깨달았다.
자신은 어느덧 괴물이 되어 있었음을.
처음 아테네를 시작한 그는 오로지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게임했다.
그러나 황제가 되었다는 이유로, 강해져야겠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짊어졌다는 핑계로.
‘나는, 강해질 수 있게, 신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요리했다.’
그의 최선에는 ‘무조건 저것들을 먹어 강해지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런데 시스템 베라든의 제자가 그를 깨우치게 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보자.’
민혁은 곧바로 아테네와 똑 닮은 이 땅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움직였다.
‘지쳐 버린 자를 치유해 주는 재료.’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이유.’
‘호불호 없이 모두가 맛있게 먹을 재료.’
이러한 특수능력이 붙어 있는 요리를.
대부분 전설 등급이었다.
‘이 아테네에서 뛰어난 재료란 온갖 특수능력이 붙은 것들이니까.’
그렇지만 이 전설 등급 재료들도 때론 신등급보다 맛있을 수도 있다.
언급했듯, 아테네의 뛰어난 대부분의 것들은 특수능력에만 있었으니까.
민혁은 그 재료들을 한데 모아 요리했다.
‘맛있겠다, 크. 한입 크게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네!’
이 순간 민혁은 초심으로 돌아간 듯했다.
요리를 하는 이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이 맛있는 것을 쓱싹쓱싹 비벼 입안에 가득 넣을 생각을 하자 기쁨이 차올랐다.
이상한 일이었다.
신의 의지로 정신이 맑아졌던 그때보다도, 지금이 훨씬 더 높은 집중도와 맑은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어떤 자도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현재의 민혁은 세상 그 누구보다 요리하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당신은 극의의 무아지경 속에 빠져듭니다.]알림들이 울려 퍼지나 민혁의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로지 이 ‘요리’를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로 만들어내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요리가 완성되어 확인했을 때, 민혁은 희열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
그 요리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비록, 뛰어나고 대단한 힘을 가진 것에만 반응하는 시스템 알림은 없었으나, 민혁은 지금 이 순간, 이 요리가 시대를 아우르는 요리를 뛰어넘었음을 확신했다.
또, 요리하면서 깨달았다.
‘시스템 베라든의 제자는 이것을 알고 있던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만.’
민혁이 이 대결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
‘바로 시대를 아우르는 요리보다 더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것이다.’
고작 그것뿐임에도 이길 수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애초에 시대를 아우르는 자의 요리는 절대신들의 숫자에 맞게 복제된다.’
그리고 그 요리들은 실제로 맛만 동일할 뿐, 특수능력이 똑같진 않았다.
이 내기의 시작은 그들에게 요리를 ‘대접’한다는 것에 있었고, 시대를 아우르는 자의 요리의 효과는 절대신들이 얻을 수 없기에, 오로지 ‘맛’으로만 결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애초에 민혁은 알레네가 영구적인 힘을 갖춘 요리를 만들어낸 것과 다르게 ‘버프요리’를 만들었다.
버프요리는 대부분 영구적인 힘을 내는 요리와 다르게, 인분수를 넉넉하게 하여 모두가 효과를 볼 수 있게 하는바.
민혁은 이 요리를 알레네처럼 복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확인해 보세요.”
(제육비빔밥)
등급: 전설
제한: 없음
특수능력
⦁호불호 없이 먹는 순간, 이제까지 먹었던 요리 중 가장 맛있게 느껴진다.
⦁몸에 활력이 솟아나, 피로함이 완전히 사라진다.
⦁먹는 순간 지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이는 자신이라 느낀다.
설명: 식신은 먹는 것을 좋아하는 신이다. 그러한 신이 맛과 관련한 재료만을 모아 만들어낸 요리이다. 특수능력과 같이 어떠한 이도 먹는 순간, 맛있다고 느끼며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다.
“……!”
알레네는 경악했다.
이 요리는 이 내기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
‘세상에서 아무리 맛있는 요리라 할지라도, 먹는 사람 입에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물론 애초에 대중적인 입맛의 요리를 하면 되지만, 그마저도 간혹 까탈스러운 이들은 그를 싫어하곤 한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민혁의 요리는 그것마저 사로잡았다.
심지어.
‘먹는 순간 행복하다고 느낀다?’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요리들로 먹으면서 ‘맛있다’라고 생각하지, 행복하다고 생각하기는 드물다.
자신이 행복하다 느낄 땐, 본인도 모르게 웃음이 나고 즐거울 때다.
그 행복감을 준다라?
‘시대를 아우르는 요리도 결국, 특수능력을 빼면 맛있는 음식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그랬기에, 특수능력 여부 자체는 민혁이 그들에게 ‘인정’받는 것에 필요치 않다.
“졌다…….”
요리의 신의 말에 민혁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사실, 요리의 신은 특수능력을 토대로 박박 우길 수도 있었다.
결국 저 요리는 큰 힘이 없다고.
그러나 요리라는 것의 본질은 강해지고자 함이 아닌, 얼마나 맛있고, 본인을 행복하게 하느냐에 있다.
또한.
[요리의 신이 식신을 찬사합니다.] [절대신 중 한 명인 요리의 신은 이제껏 단 한 번도 식신을 요리사로서 찬사한 적이 없습니다.] [손재주 2%가 상승합니다.] [카리스마 300을 획득합니다.]요리의 신 알레네가 작은 웃음을 띠고 있다. 절대신들과 신들은 웅성거리고 있었다.
요리의 신이 자신의 입으로 직접 ‘졌다’라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곧 절대신들과 신들 모두가 그 요리의 정보에 대해 확인했다.
‘무슨…….’
‘이런 요리가, 시대를 아우르는 요리를 뛰어넘었다?’
‘요리의 신이 노망이 났나?’
그들은 어처구니가 없을 지경이었다. 관중석의 신들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 이 내기의 본질을 깨달은 건 순전히 요리의 신뿐이었다.
요리가 끝났음을 안 알레네가 시대를 아우르는 소갈비찜을 복제하여 절대신들 앞에 놔줬다.
반대로 민혁은 일부러 인분수에 맞게 요리했기 때문에 절대신들 앞에 청양고추가 들어간 콩나물국을 함께 놔줬다.
그리고 신들.
신들은 궁금증을 참을 수 없었다.
‘도대체 요리의 신님은 왜 저딴 요리를…….“
‘이해할 수가 없군.’
‘먹어보고 싶긴 하다.’
그들이 궁금해할 때.
민혁이 모두를 위한 즐거움을 발동시켰다.
(모두를 위한 즐거움)
식신의 비기.
레벨: 없음
소요마력: 30,000
쿨타임: 240일.
효과:
⦁한 개의 요리를 수만 개 또는 수천만 개에서 수억 개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
⦁단 어떤 재료를 사용하든 특수능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맛은 동일하다.
⦁마을, 영지, 왕국, 제국 전체에 적용 가능하다.
민혁이 적용을 택한 곳.
바로 신들의 땅이다.
신들은 많아봐야 몇만의 숫자를 넘어서지 않는다.
영지 정도에만 적용 가능해도, 이 정도는 충분히 발동될 수 있는 셈.
또, 중요한 것이 있다.
이 모두를 위한 즐거움은 특수능력이 담기지 않는다.
그러나 ‘맛’은 동일하다고 되어 있다.
즉, 그들이 느끼게 될 행복감, 피로의 회복 등은 없어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은 벗어나지 않는다.
모든 신들은 감히 절대신들이 심사를 하기 전에, 수저를 들지 않고 바라봤다.
곧 절대신들이 젓가락을 이용해 시대를 아우르는 자의 소갈비찜을 먼저 집었다.
* * *
심판의 신.
그는 절대신 중 가장 깐깐한 신이다.
규율과 규칙을 지키는 신이었기에 그는 당연한 것이었다.
또 그만큼 융통성이라고는 쥐꼬리만큼도 없었다.
그랬기에 그는 알레네를 이해할 수 없었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군.’
그 효과를 보았을 때, 시대를 아우르는 자의 소갈비찜은 절대 범접할 수 없는 요리다.
다른 특별한 특수능력 없이 오로지 ‘맛있기만 한’ 요리를 알레네가 인정하다니?
심지어 그 재료들은 어떠한가?
‘값비싸 보이는 재료 따윈 하나도 없어 보이는군.’
제육비빔밥을 본 그가 혀를 차며 시대를 아우르는 자의 소갈비찜에 젓가락을 뻗었다.
다른 절대신들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시대를 아우르는 자의 소갈비찜에만 이목이 쏠려 있었다.
심판의 신도 간장을 머금고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그 소갈비찜을 한 입 먹어봤다.
씹는 순간, 엄청난 부드러움이 입안을 간질인다.
심지어 양념 맛은 깊었고 적당히 달콤하며, 적당히 짭조름했다.
눈을 감고 천천히 음미한 심판의 신이 감탄했다.
살면서 이렇게 고급스러우면서 맛있는 요리는 처음이다.
‘이게 바로 시대를 아우르는 요리.’
그가 감탄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다른 절대신들은 감탄을 넘어 탄식하고 있다.
“세상에, 이런 맛을 내는 요리가 있다니.”
“이건 요리가 아니라, 예술이다.”
“대단한 맛이야.”
그들의 평가는 과연 시대를 아우르는 요리였다.
곧 입가를 헹군 그들은, 다음 요리를 바라봤다.
바로 ‘제육비빔밥’이다.
위에 반숙의 계란프라이가 올라가 있었고, 잘 썬 깻잎, 김 가루, 콩나물, 제육볶음 등 특별하지 않은 재료로 이루어져 있었다.
수저로 툭툭, 기분 나쁜 표정으로 그것을 뒤적거리던 심판의 신이 한숨을 쉬었다.
‘내가 이딴 요리를 먹어야 한다니.’
그러나 모든 것은 공정해야 했다.
수저를 이용해 계란프라이를 으깬 그가 싹싹 비비기 시작했다.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생각보다 맛있을 수도?’
군침이 싹, 돌게 만든다.
먼저 제육비빔밥을 먹기 전에 맑은 콩나물국을 한 수저 떠먹어봤다.
‘시원하다.’
청양고추의 칼칼함이 국물을 덧없이 깔끔하게 느끼게 해준다.
‘나쁘지 않군.’
그다음, 잘 비벼진 비빔밥에 수저를 가져갔다.
조심스레 수저로 퍼 올리자 붉게 윤기가 감도는 비빔밥이 떠올랐다.
다채로운 재료가 섞인 그것을 심판의 신이 입에 넣었다.
그 순간.
“……?”
심판의 신은 알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
그는 하루에 3시간도 채 자지 못할 정도로 많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먹는 순간, 온몸의 피로가 싸아 하고 사라지는 듯하다.
더불어.
“뭐지?”
시대를 아우르는 요리를 먹을 때도 심판의 심은 무표정했다.
그런데 왜.
‘웃음이 나지?’
그는 자신도 모르게 아주 작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요리를 또 한 번 뜨려고 하자, 설렌다.
심지어.
‘나는 양념에 볶은 고기는 좋아하지 않건만.’
이 비빔밥 속의 제육볶음이 너무도 맛있게 느껴졌다.
심지어 방금 전 먹은 소갈비찜보다 더.
그가 숟가락을 계속 움직였다.
그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기 시작했다.
허겁지겁-
그는 말 그대로 허겁지겁 미친 듯이 먹기 시작했다.
목이 멜 때쯤이면 체통도 잊고 콩나물국을 들이켰다.
“하하, 하…….”
그는 웃음 지었다. 오래간만에 느끼는 기분이다.
모든 법을 관장하며 웃어본 적이 언제인지, 행복하다는 느낌이 언제인지 그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행복해,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어 행복해!’
그는 행복해하며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고 있다.
순식간에 비빔밥을 뚝딱 해치운 심판의 신.
그가 주변을 둘러봤다.
“……와.”
“이런…….”
“이거 맛이 너무…….”
절대신들은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신들은 말문을 잃었다.
고요한 식사 속. 허겁지겁 먹는 그들의 모습을 눈앞에서 직접 목도했기 때문이었다.
허겁지겁 먹었던 절대신들이 정신을 차렸다.
‘웃음이 난다.’
‘음식을 먹고 행복해하다니.’
사실상 절대신들은 모든 것을 가진 자들이다.
힘, 권력, 돈.
그 어떤 것도 없는 것이 없다.
그런데 음식 하나로 행복하다고 느껴본 적은 처음이다.
물론, 시대를 아우르는 갈비찜?
환상적이다.
두 번 다시 이런 요리를 먹어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런데 더 우스운 것은, 이 초라한 비빔밥에 불과한 요리가 더 맛있게 느껴진다는 거였다.
군신이 작은 웃음을 지었다.
민혁이 의도한 바를 정확하게 알아챈 것이다.
‘민혁이 졌으나, 이겼다.’
특수능력은 부족했으나 맛은 더 좋았으니.
또 이것은 내기이나 승부는 아니었다.
그저 민혁을 인정하는가, 마는가에 불과하다.
군신은 망설이지 않았다.
[모든 군대를 다스리는 신이 당신을 인정합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연달아.
[물러서는 것을 몰랐던 신이 당신을 인정합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죽음을 다스리는 누군가가…….] [남돕기를 좋아하는 누군가가…….] [누군가가…….] [누군가가…….]끊임없이 알림이 울려 퍼진다.
민혁이 단숨에 7레벨업을 해내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신들이 긴장했다.
또 모든 절대신들의 시선이 오로지 한 신에게 향했다.
그는 바로 심판의 신이다.
융통성이라고는 쥐꼬리만큼도 없는, 그의 기준에서는 시대를 아우르는 자의 요리가 더 뛰어남이 사실이다.
그랬기에 절대신들은 그가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
전혀 예상외의 알림이 울려 퍼졌다.
[만물을 다스리는 신이, 당신을 인정하며, 고마워합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민혁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건 내기의 보상과는 전혀 다른 보상이다.
민혁이 모두를 위한 즐거움을 적용시켰고, 이는 신들의 땅 모든 신들에게 적용된바.
아테네도 요리를 먹고 즐거워하고 있는 것이다.
신들이 웅성거린다.
“어머니마저?”
“이럴 수가…….”
“미쳤군, 미쳤어!”
모든 신들의 감탄 속에서, 심판의 신만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그리고 민혁의 가슴은 타들어 간다.
그의 선택에 따라, 자신은 아주 큰 것을 여러 개 얻을 테니까.
이윽고, 눈을 뜬 심판의 신이 작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인정한다.”
곧바로.
[규율과 규칙을 지키는 누군가가 당신을 인정하였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절대신들과의 내기에서 승리하셨습니다.] [모든 신들의 인정을 만장일치로 받아내셨습니다.] [당신은 절대신들에게 가능한 선에서 한 가지를 요구할 수 있게 됩니다.] [시대를 아우르는 소갈비찜을 획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