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42
밥만 먹고 레벨업 1043화
민혁은 미쳐 버린 재료를 만들기 위해 함께 떠나는 멤버 둘을 보았다.
‘이 정도의 멤버 조합은, 다신 없을지도 모른다.’
모든 신들을 이끄는 수천만 천군의 군주인 군신.
모든 요리사들의 어머니이며, 절대신들 중에서도 뛰어나다고 알려진 요리의 신.
그리고 차세대 군신인 민혁까지.
민혁은 천군만마와 함께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윽고 그들이 미지의 미로 안에 당도할 수 있었다.
“많은 신들은 이곳에서 길을 잃었고, 아직도 이 미로를 헤매는 신들도 있다고 한다.”
군신의 설명에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그러나 군신의 표정은 여유로웠다.
그건 일반적인 신들의 이야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가 품에서 나침반을 꺼냈다.
“군대를 이끄는 군주는 길을 잃어선 안 되는 법이지.”
[황금나침반이 길을 안내하기 시작합니다!]복잡하게 얽힌, 아주 어둡고 컴컴한 미로에서 황금나침반이 길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그 길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크아아아악!”
“그르르르륵!”
간혹 ‘미로 안에 갇힌 신들’이라는 750레벨대 중반의 몹들이 뭉텅이로 쏟아져 나왔으나, 군신과 민혁의 손에 매우 빠르게 정리되었다.
한 번씩 함정들도 발동되었으나, 그 함정들이 그들을 막을 순 없었다.
자그마치 1시간을 걸었다.
‘올바른 길만을 통해 왔는데도 1시간이나 걸리다니, 이러니까 신들도 길을 잃어버리지.’
경악하는 민혁의 눈앞으로 출구가 나타났다.
출구로 미로를 빠져나오자 폭포가 시원하게 내려서는 강가에 도달할 수 있었다.
[미지의 미로를 벗어나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미지의 미로에서 얻을 수 있거나 가능한 소원 세 가지를 빌 수 있습니다.]이 소원 세 가지는 말도 안 되는 보상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잘 생각해보면 미로 안에서만 소원을 빌 수 있다.
또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도 미로가 가능한 선에서였기에 어찌 보면 그렇게 미친 보상이라고 볼 순 없었다.
알레네가 말했다.
“미지의 미로 내에서 요리 성공 확률을 상승시켜 다오.”
[첫 번째 소원이 이루어집니다.] [어떤 재료를 선택하여 요리하든, 평소보다 훨씬 더 높은 성공률을 자랑할 것입니다.]“우리가 이곳에서 죽거나 요리에 실패해도, 총 열 번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해다오.”
[두 번째 소원이 이루어집니다.] [미지의 미로에서 사망하거나 요리에 실패해도 총 열 번에 한하여 모든 것을 리셋할 수 있습니다.] [유저의 경우 총 열 번의 리셋을 경험하는 동안, 어떠한 강제 로그아웃 페널티도 받지 않게 됩니다.]“세 번째 소원은 보류하겠다.”
[미지의 미로 내에서의 세 번째 소원이 보류됩니다.] [이 안에 있는 동안은 언제든 소원을 빌 수 있습니다.]미로의 세팅을 끝마치자 알레네가 숨을 골랐다.
그녀가 민혁을 보며 작은 웃음을 지었다.
“우리 꼭 해내자꾸나.”
알레네가 긴장된 기색으로 웃었다. 민혁도 마찬가지다.
‘요리의 신이 이토록 긴장하다니.’
민혁이 아테네의 미쳐 버린 재료를 생각보다 가볍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곧 민혁이 인벤토리에서 작은 상자에 담긴 그것을 꺼냈다.
겉보기에는 너무도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돼지등뼈.
“먼저 핏물을 뺀 후, 바로 요리에 들어간다. 정확히 이 녀석이 어떤 식으로 우리를 방해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지.”
알레네의 말에 민혁이 고개를 주억였다. 즉, 상황을 봐서 손발을 맞추자는 의미였다.
곧 민혁이 기이한 가마솥을 꺼냈다.
‘실제로 등뼈의 핏물을 빼는 데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민혁과 알레네는 이 핏물을 자신들이 가진 힘을 이용하여 빠르게 빼낼 생각이다.
고요 속에서 민혁이 알레네와 시선을 맞췄다.
끄덕-
알레네가 수긍하자 민혁이 돼지등뼈를 물속에 넣었다.
바로 그 순간.
[아테네의 미쳐 버린 재료의 요리를 시도합니다.] [아테네의 미쳐 버린 재료는 궁극의 재료입니다.] [궁극의 재료를 시도한 대가로 요리하는 데 실패할 시 강제 로그아웃 페널티 7배가 적용됩니다.] [아테네의 미쳐 버린 돼지등뼈가 갖은 방법으로 당신을 방해할 것입니다.] [미쳐 버린 재료를 지키는 궁극의 군주가 소환됩니다.] [미지의 미로의 힘이 궁극의 군주를 입구로 밀어냅니다.] [온 세상에 당신의 무모한 도전이 알려집니다.] [익명의 누군가가 궁극의 재료로 요리를 시도하고 있습니다!]민혁은 경악했다.
‘이런 미친……!’
그가 경악한 이유는 설명에 적혀 있지 않았던 페널티를 받게 되어서였다.
‘요리에 실패하면 강제 로그아웃 7번의 페널티를 받는다고?’
민혁은 아테네의 최고다.
그만큼 레벨도 높았고, 그렇기에 강제 로그아웃 페널티를 7배 받게 되면, 최소 10레벨 하락을 겪은 것과 마찬가지의 페널티를 입게 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페널티는 처음이었기에 입술마저 파르르 떨렸다.
‘어떻게든, 어떻게든 성공시켜야 해.’
이미 활시위는 당겨졌다.
콰콰콱-!
그리고 미로 너머 알 수 없는 굉음이 들려왔다.
“내 예상대로 미로에서 소환되는 궁극의 군주는 입구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이로써 시간을 번 거야. 서두르자.”
콰아아아아아아아앙-!
들려오는 굉음이 민혁을 긴장시킨다.
‘거의 지진이 일어나는 수준이다.’
엄청난 진동이 미로 전체를 감싸고 있다.
민혁은 궁금했다.
‘알레네 님이 말했던, 궁극의 군주는 죽지 않는다는 뜻은 뭐지?’
민혁은 그런 궁금증으로 미쳐 버린 등뼈를 묵묵히 바라봤다.
그때.
‘부풀어 오른다……?’
민혁은 의아함을 느꼈다. 등뼈에 붙어 있는 피막의 조금, 그 피막의 조금이 엄청난 빠르기로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피막을 제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피막을 시간 내에 제거하지 못할 시 재료가 썩게 됩니다.]경악한 알레네와 민혁의 시선이 마주쳤다.
거대해진 고기에 붙은 피막이 마치 촉수처럼 꿀렁였다.
까다롭기 그지없다. 민혁은 검을 휘둘러 피막을 제거하려다가 식칼을 빼 들었다. 알레네도 마찬가지다.
민혁이 곧바로 식신의 만능도구를 발동. 두 개의 식칼이 피막을 향해 움직였다.
민혁이 촉수처럼 출렁이는 피막을 식칼로 그었다.
‘뭐가 이렇게 질겨……?’
마치 얇게 펼친 돌을 써는 기분이다.
민혁은 깨달았다.
“이건…….”
“우리가 아니면, 그 어떤 요리사도 제거하지 못해!”
알레네가 소리쳤다.
피막의 곳곳에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파란 점과 붉은 점이 보인다.
두 사람은 동시에 알 수 있었다.
‘저 아주 작은 붉은 점을 찌르면 피막제거가 수월하다.’
‘그러나 자칫 파란 점을 찌르면 재료가 손상될 수도 있다.’
재료의 해체작업과 다듬기를 수만 번도 더 해온 궁극의 요리사들만이 가능할 듯싶다.
심지어 붉은 점은 고작 몇 개인 것에 반면, 파란 점은 수만 개였다.
그 피막 사이에 있는 붉은 점을 알레네와 민혁이 동시에 찔렀다.
그러자.
솨르르르르르르-
피막이 벗기기 쉬운 거미줄처럼 사르르 벗겨졌다.
그 이후에도 계속하여 파란 점과 붉은 점이 보인다.
처퍽, 처퍽, 처퍽-
제거된 피막을 땅에 버리는 소리다.
‘뭐, 이런 말 같지도 않은…….’
그뿐만이 아니다.
이제 수십만 개의 파란 점 사이에서 고작 하나밖에 없는 아주 미세한, 붉은 점을 찔러야 했다.
[피막의 제거가 완료되어 갑니다!]그리고 두 사람이 동시에 긴장했다.
[피막제거 막바지를 서둘러 주십시오.] [마지막 피막제거를 해내지 못할 시 재료가 썩게 됩니다.]미친놈의 재료다.
아주 잠깐의 틈만 보이면 썩어버리겠다고 경고한다.
두 사람이 긴장하여 마른침을 꿀꺽 삼킨다.
그리고 민혁이 힘껏 피막을 찌르려던 때.
“멈춰!”
알레네가 그의 손목을 잡아챘다.
그러곤 순식간에 위치를 옮긴 붉은 점을 힘껏 찔렀다.
푸화아아아악-
[피막 제거에 성공하셨습니다.] [돼지등뼈의 핏물이 훌륭하게 빠졌습니다.]“허억허억허억…….”
“끄으으…….”
민혁의 손이 파들파들 떨렸다.
방금 전 알레네가 자신의 손목을 잡아채지 않았다면 자신은 파란색 점을 찔렀을 거다.
그렇게 되었다면?
‘우리는 요리에 실패했을 것이다.’
민혁은 알레네에게 함께 요리하기를 제안한 것이 참 다행이라 생각했다.
‘나 혼자였다면 이건 절대 요리할 수 없었어.’
그런 생각을 하던 때.
쿵, 쿠쿠쿵, 쿠쿠쿠쿵-
“좋아할 때가 아닌 것 같다.”
군신이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들은 극도의 집중상태여서 눈치채지 못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고, 놈이 얼마나 다가왔는지.
시간은 자그마치 50분가량이 흘렀다.
그리고.
콰아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굉음과 함께 어떠한 존재가 미로의 일부분을 부수고 모습을 드러냈다.
흑빛 뿔투구를 쓰고 있으며, 역시 흑빛의 풀 플레이트 아머를 두른 놈은 흑빛의 검을 쥐고 있다.
그 키는 약 2m에 이르렀다.
“오랜만이다, 이 개자식아.”
군신이 분노했다.
자신과 함께 이곳에 왔던 요리의 신을 앗아갔던 자.
쿠오오오오오오오-!
군신은 한 번 패했기에 알고 있었다.
놈을 만난 순간 전력을 다해야 한다.
“군주의 다섯 장군.”
파파파파파팟-
군신이 거느리는 다섯 장군들을 딱 30초 동안 소환할 수 있는 스킬.
그리고 그 30초 동안 그들은 궁극기를 펼치고 돌아간다.
빛과 함께 등장한 군신의 다섯 장군.
민혁은 전율했다.
‘미쳤다.’
다섯 장군이 동시에 궁극기를 펼치는 힘이라니? 과연 군신이었다.
그들의 위용에 민혁이 압도당한다.
그리고 빛이 되어 빠르게 떨어지는 마법의 신의 손끝에서 거대한 메테오가 떨어진다.
그 수십 개의 메테오가 가속화되어 고작 3초라는 사이에 궁극의 군주를 강타했다.
콰아아아아아앙-
콰콰콰콰콰콰쾅-!
그 거대한 폭격을 바라보며 민혁이 희열했다.
“잡았……!”
그러나 곧 민혁은 볼 수 있었다.
스거억-
궁극의 군주가 마법의 신에게 도달하여, 그의 몸을 두 쪽 냈다.
“……?”
민혁이 놀란 숨을 들이켤 때.
회오리치는 거대한 화살이, 온 세상을 찢어발길 듯 쏟아진다.
궁극의 군주는 그 힘을 맨몸으로 받아내며 돌파하더니 신궁의 목을 떨어뜨렸다.
툭-
데구르르
“……!”
이윽고.
콰지익, 콰작, 카자아아악, 콰자아악-!
다섯 장군의 모든 궁극기를 견뎌낸 궁극의 군주가 다섯의 신을 땅에 떨어트렸다.
철퍽, 철퍽, 철퍼억-!
그 끔찍한 소리와 함께 민혁은 얼어붙었다.
알레네도 말도 안 되는 광경에 경악하여 궁극의 군주를 보고 있었다.
오로지, 군신만이 얼어붙지 않았다.
그는 이미 한번, 그와 싸워본 적이 있는바.
쿠화아아아아아앙-!
거대한 은색 빛이 그의 몸에서 터져 나간다.
거대한 빛을 휘감은 검에서 쏟아진 수백 개의 검기가 궁극의 군주를 집어삼켰다.
그와 동시에, 군신이 스킬 ‘백만의 군주’를 사용.
5분 동안 쏟아지는 백만의 군대가 궁극의 군주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런데, 궁극의 군주는 백만의 군대를 무시했다.
그는 자신을 미친 듯이 공격하는 군신의 한쪽 팔을 자르고.
“크아아아악!”
비명을 내지르는, 군신의 다리를 부러트렸다.
우지이익-!
“…….”
그리고 곧 민혁은 볼 수 있었다.
어느덧 다가온 궁극의 군주에 의해 알레네의 목이 땅에 떨어졌다.
풀썩-
민혁이 서둘러 반응하려 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푸, 푸푸푸푸푹-!
고작 몇 차례의 공격으로 민혁의 HP가 바닥에 떨어졌다.
민혁은 이 모습이, 흡사 과거 전대 요리의 신이 소멸했을 때와 비슷하다 여겼다.
어두워지는 시야로, 민혁은 볼 수 있었다.
어째서 궁극의 군주가 죽일 수 없는 존재인지.
[궁극의 군주 Lv ???, HP 및 MP 무한.]그렇다. 궁극의 군주의 HP는 무한이었다.
[미지의 미로에서 처음으로 로그아웃 당하셨습니다.] [리셋됩니다.]파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