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44
밥만 먹고 레벨업 1045화
요리의 신 중 최고라고 불리는 알레네.
그녀는 어떠한 요리의 신들보다 노력하였는데, 그 이유는 자신의 스승이었던 분의 복수를 하기 위함이었다.
궁극의 요리를 세상에 내놓으시겠다며 작은 미소를 짓고 떠났던 그분은, 신이셨기에 죽음으로써 영원한 소멸을 맞이하셨다.
알레네는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맛봐야만 했다.
그리고 이를 바득바득 갈며 다짐했다.
기필코, 궁극의 요리를 해내겠다고.
스승님을 죽인 궁극의 군주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그러나, 여덟 번의 리셋동안 알레네는 깨달았다.
‘요리할 수 없어.’
자신들과 똑같이 리셋하는 궁극의 군주의 미로돌파 시간은 갈수록 빨라졌다.
피막을 제거하기도 전에 이곳에 도달하고 있었다.
심지어 궁극의 군주는 자신들에게 절망감을 선사하려는 것인지, 등장과 함께 수많은 스킬을 퍼부어댔다.
‘발라나 님…….’
그녀는 마음속으로 스승의 이름을 울부짖었다.
그런 그녀가 군신을 돌아봤다.
군신 역시 패닉에 빠지긴 매한가지였다.
비록 전대 요리의 신과 각별한 사이는 아니었을지라도, 그는 함께 궁극의 요리를 완성시키자는 뜻을 가지고 왔었다.
그런데 요리의 신은 죽었고, 자신만 번듯이 살아남았다.
그에 의한 죄책감이 군신을 평생 괴롭혀 왔던 것.
그러나 그 죄책감과 분노 앞에서도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의 주먹이 꽉 쥐어졌다.
민혁 역시 혼란에 빠지긴 똑같았다.
‘갈수록 놈의 미로돌파 시간이 빨라지고 있다.’
스턴도, 동시에 퍼붓는 공격도, 심지어 놈이 나오기 전에 요리를 먹은 뒤 공격하여도 먹히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시간을 허비할 순 없었다.
“다시 새로운 전략을 짜죠.”
민혁의 말에 요리의 신과 군신이 고개를 주억였다.
결코 민혁이 그들보다 의지가 강해서는 아니다.
‘나는 고작 강제 로그아웃 페널티를 받으면 되는 거지만 두 신은 아니다.’
자신과 다르게, 오랜 시간 염원했던 것을 완전한 실패로 마무리 짓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보다 더 큰 상실감을 겪는 건 당연하다.
더욱 신중히, 더 오랜 시간 동안 회의를 거친다.
그 회의 끝에 결론에 도달한다.
“후우…….”
이제 리셋할 수 있는 회수는 1회밖에 남지 않았다.
즉, 열 번째 도전에서 군신이 죽는다면 목숨은 돌릴 수 없으며, 요리의 신이 죽어도 같은 상황이 된다.
“시작하자.”
요리의 신의 목소리와 함께 9번째 도전이 시작되었다.
* * *
ATV김대국 PD.
그의 손에 땀이 흥건했다. 방송국 관계자도 쓰고 있던 헤드폰을 벗고 자리에서 일어나 거대한 화면을 보고 있다.
어딘가로 향하던 고객센터팀원도, 기자들도, 리포터들도, 모두가 전부 그 자리에서 멈춰 서 화면을 보고 있다.
[우오오오오오오!!!] [궁극의 군주우우우우!!!]죽일 수 없는, 불사의 존재를 향해 한쪽 팔이 날아간 군신이 내달리고,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민혁이 함께한다.
그들의 처절함이 스크린을 통해 보인다.
현재 민혁이 켠 생방송은 여러 방송국들과 협력하여 생생하게 중계되고 있는바.
[푸화아아아아악-!]모자이크처리 되어 몸이 두 쪽이 나는 군신.
당혹한 민혁에게 곧바로 당도한 놈이 검을 꽂아 넣는다.
“…….”
김대국 PD는 한숨을 쉬었다. 아홉 번째는 꽤 오랜 시간을 끌었다.
그러나 말 그대로 시간 끌기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그때.
“……?”
김대국 PD는 볼 수 있었다.
민혁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반지. 그 반지가 붉은빛을 발산했다.
그와 함께.
[궁극의 군주 Lv 943. HP 3,500,000. MP 4,000,000.]“뭐야!?”
궁극의 군주에 대한 설명창이 변화했다.
그러나 고작 2초 남짓에 불과했다.
[궁극의 군주 Lv ???, HP 및 MP 무한.]본래대로 궁극의 군주의 설명창으로 변화했다.
“방금, 그거 뭐였지?”
“그러게요, 버그였나?”
“버그라고 하기엔 민혁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가 붉은빛을 띠었는데?”
김대국 PD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그러나 곧 한숨을 쉬었다.
‘고작 2초였다.’
무언가 돌파구가 생길지도 모른다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고작 2초에 불과했던 것이 사실이다.
작은 희망을 가지려던 김대국 PD가 허탈하게 의자에 주저앉았다.
그는 마른세수를 했다.
“후…….”
그가 여러 방송 화면들에 시선을 돌렸다.
경쟁사 방송도 틀어져 있는바.
각종 해설가와 전문가들이 떠들어댄다.
[아테네의 궁극. 애석하게도 이는 유저가 절대 도달할 수 없는 경지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도 일말의 가능성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갑자기 궁극의 군주의 설명창이 변화하였는데요, 이것 또한 고작 2초에 불과하였기에 돌파구가 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궁극’은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며, 현재 시청자분들도 그리 느끼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그들의 말처럼이다.
지금 전 세계의 모두는 궁극에 결국 도달할 수 없음을 느꼈다.
군신과 민혁을 단칼에 썰어버릴 힘이 있고, HP와 MP는 무한하다.
또한 민혁과 요리의 신의 요리는 더 이상 진척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김대국 PD가 현재 전 세계인들의 반응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한 시청자가 재미 삼아 올린 ‘성공한다 VS 실패한다’의 투표결과가 눈에 들어왔다.
[성공한다. 3%.] [실패한다. 97%.]허탈한 웃음이 흘렀다. 수백만 명이 참여한 이 투표에서 성공은 고작 3%였다.
‘심지어 저 3%는 민혁의 팬들이라는 거다.’
그런데 김대국 PD가 만약 투표했다면 어디에 했을까?
그 역시 실패한다에 투표했을 거다.
애석하지만 현실이다.
그가 민혁의 생방송에 접속했다.
[솔직히 이거 못 깨요. 이제 마지막 기회 사용했으니 포기하고 돌아가는 게 맞습니다.] [이걸 어떻게 꺀ㅋㅋㅋ ㈜즐거움 임원들이 풀템 두르고 와도 이건 못 깬다. 강태훈이 와도 못 깰걸?] [민혁 님, 이제 마지막 기회예요. 리셋기회도 안 남았고 이제 죽으면 군신이랑 요리의 신도 진짜 죽습니다.] [포기하세요.] [포기.] [포기!]그들의 말들은 합당한 것이다.
군신과 요리의 신은 너무도 사랑받는 신들이었다.
그런 신들을 사람들은 잃고 싶지 않은 거다.
김대국 PD 역시 마찬가지다.
[포ㄱ…….]채팅방에 적었던 김대국 PD가 서둘러 지웠다.
단지, 지금 자신의 기분을 표현했다.
솔직한 심정이었다.
시청자들이 답변했다.
[솔직히 우리도 처음에 에라이, 민혁이 혼자 다 해 먹네, 실패해라! 이랬거든? 근데 나도 엄청 먹먹함.] [궁극은 유저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단계잖아요. 그런데 민혁이 해내지 못하면, 결국 ‘궁극’은 영원히 풀리지 않을 거란 확신이 생기네요.] [저걸 어떻게 깨요……. 진짜……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먹먹한 거 인정합니다.] [민혁이 곧 우리죠. 우리의 미래를 민혁이 보여주는 셈인데, 저걸 지금 깨라고……. 휴.]김대국 PD는 먹먹함을 깨달았다.
유저가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 경지.
그러나 깰 수 없는 경지.
그것을 알기에 모두가 먹먹해하는 것이다.
‘실제로 투표율은 97%가 실패한다 하지만.’
그들의 가슴 속 깊이 숨은 무언가는, 그가 성공했으면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 헛된 희망이었기에 모두가 말한다.
이제 그만 포기하라고.
김대국 PD가 쓰게 웃었다.
그가 채팅방에 글을 적었다.
[화이팅.]포기하든, 포기하지 않든.
어떤 이도 민혁이 부족하기에 실패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지금 민혁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다.
[빠이팅!] [민혁이 빠이팅!] [빠세!] [화이팅!!] [화이팅!] [포기하면 어떠냐,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파이팅!!!]김대국 PD의 말과 함께 채팅창에 그 말들이 도배되었다.
그리고 김대국은 알았다.
‘민혁 유저라면 포기할 거다.’
무모하지만, 무모하지 않은 유저가 민혁이다.
그는 실패할 것이 확실시될 때, 시도하지 않을 게 분명했다.
* * *
더 이상 리셋할 수 없다.
민혁은 이것을 현재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이제 군신과 요리의 신이 죽는다면 그것이 진짜 그들의 소멸임도 눈치챘다.
‘재밌는 건 이 마지막 기회에서, 놈의 무한한 HP를 벗길 방법을 알아냈다는 거다.’
민혁은 궁극의 군주에게 죽기 전, 절대자를 깨부수는 반지의 깨부수는 자를 발동시켰다.
깨부수는 자의 효과는 ‘‘무조건’이라고 붙은 그 어떤 것이든 2초 동안 무시할 수 있다’였다.
즉, 그 무조건에 의해 궁극의 군주가 뒤집어쓴 ‘무한’이 잠시 사라진 거다.
‘HP량은 350만. 해당 레벨대 네임드와 비슷하다.’
그러나 재밌는 사실이 있다.
‘그의 특성은 무한의 HP를 만들어내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네임드처럼 상처를 재생할 수도, 모든 HP를 회복시킬 수도 없다.’
즉, 그는 350만의 HP량만 깎으면 죽일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절대자를 깨부수는 반지는 고작 2초 발동가능.’
그리고 군신도 이러한 스킬 하나쯤은 보유하고 있을 터.
군신도 그의 무한을 벗길 수 있음을 깨닫고 말했다.
“무한함을 벗길 수 있는 시간, 7초다.”
그렇다. 고작 9초.
그 안에 궁극의 군주를 죽이면 요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확실히 죽일 수 있을지 모른다.
더불어, 자신들의 주목적은 궁극의 요리다.
요리를 해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은 마지막 기회였으며, 기회가 아닐 수도 있으니까.
‘여기서 포기하고 돌아간다면 어떠한 일도 없으니까.’
민혁이 미로를 돌아봤다.
그가 혹여 시청자들의 의견을 빌릴 수 있을까 하여, 채팅창을 활성화했다.
그러자 도배된 내용을 보며 민혁은 쓰게 웃음 지었다.
[빠이팅!!!] [아자아자!] [할 수 있다.] [유저의 희망!] [힘들면, 그만해도 괜찮아!]응원글들로 가득 찬 채팅창 내용.
평소 민혁을 헐뜯던 자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궁극’은 모두에게 목표였다.
그러나 지금, 그 궁극은 그 누구도 해낼 수 없는 단계였기에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것일 터.
그만해도 괜찮다, 그 말이 민혁의 가슴을 편안하게 하고 있다.
사실 그는, 케런의 말을 듣고 방송을 켠 것을 조금 후회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케런은 말했다.
-뭘 해서 실패하든 성공하든 후원을 받을 수 있고, 당신을 지지하는 이들은 때론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그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채팅창엔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없었다.
그때, 한 유저가 말했다.
[궁극의 군주만 미로에서 못 빠져나오게 해도 요리하는 거 쌉가능인데…….]어쩌면 가장 쉽고, 빠른 길이다.
그러나 궁극의 군주는 이제 미로를 완전히 파악했고, 이제 10분이면 돌파한다.
자신들의 힘으로, 놈이 미로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잠깐.”
민혁이 멈췄다.
자신들의 힘으론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다른 힘으론 가능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민혁이 집중하기 위해 채팅방을 다시 비활성화했다.
‘미로는 물리적 충격에 부서지는 부분도 간혹 존재하나, 대부분 부술 수 없다.’
한 번씩 궁극의 군주가 벽을 부수고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 간혹의 수에 해당될 뿐이다.
또.
‘우리에겐 아직 한 번의 소원이 남아 있다.’
아테네의 미쳐 버린 재료는 요리하는 이의 숫자가 제한받지 않는다.
그러나 궁극의 군주를 막아줄 조력자는 단 한 명만 가능하다.
그런데.
‘이곳은 미지의 미로. 미지의 미로 내에서의 소원은 대부분 이루어진다.’
열 번의 리셋 기회를 얻은 것처럼.
민혁이 숨이 가빠졌다.
민혁의 얼굴에 희열의 미소가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또한.
자신을 응원한 자들에게 보이고 싶었다.
아주 작은 한 줄기 희망이 보였음을.
즐투버들은 좌측 상단에 하루 목표 후원금을 적을 수 있다.
예를 들어 1만 원.
또는 2만 원.
이런 식으로.
민혁의 목표 후원금을 설정하기 시작했다.
이 목표후원금, 설정의 의미는 무조건 성공한다는 의미다.
곧바로 설정된 후원금이 떠올랐다.
[목표후원금. 50,000,000,000원.]그가 설정한 금액. 500억이다.
생방송을 잠깐 켠 민혁이 말했다.
“나는, 꼭 해낸다.”
그 말을 끝으로 민혁은 다시 채팅창을 닫았다.
그와 함께 군신과 요리의 신에게 말했다.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궁극의 군주가 미로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면 됩니다.”
“그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
요리의 신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민혁이 설명했다.
“우리는 소원을 통해 다른 이의 도움을 이 안에서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 신의 도움을 받는다면 궁극의 군주는 미로에서 영원히 나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군신과 요리의 신이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신이 누구인가?
그에 민혁이 답했다.
“바로 길치의 신입니다.”
* * *
민혁의 설명을 들은 군신과 요리의 신은 희망을 보았다.
“나는 죽어도, 끝을 봐야겠어.”
“나도.”
두 신이 의욕을 불태웠다.
군신이 곧바로 전음을 이용해 길치의 신에게 이곳으로 올 것을 명했다.
“바로 출발한다 하니, 20분이면 미로에 도달할 수 있을 거다.”
그렇게 말한 후, 약 3시간이 흘렀다.
“……?”
“……?”
“……왜 안 오지? 아마 준비를 하고 있나 보군.”
그로부터 7시간이 흘렀다.
기다리다 못한 군신이 또다시 전음을 보냈다.
곧, 군신이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이, 이런……!”
그가 너무도 경악한 표정이었기에 민혁과 요리의 신이 그에게 집중했다.
혹시.
‘궁극의 재료와 연관된 어떠한 존재가 또 있는 건가?’
‘혹시 그런 존재가 길치의 신을 미리 제거해 버린 건가?’
상상은 끝이 없었다. 곧 군신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길을 잃었다는군.”
“……?”
“……?”
“더 놀라운 건 미지의 미로와 약 5,900㎞ 떨어진 곳에 가 있다고 하는군. 인간 세상이라는데?”
“……?”
“……?”
모두 말문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