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45
밥만 먹고 레벨업 1046화
“마지막 소원은 미로 안에서 다른 이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며, 우리가 그를 데려오겠다.”
[미지의 미로 내에서의 세 번째 소원이 이루어집니다.] [요리를 하는 인원 두 명과 조력자 한 명을 제외하고 추가적인 인원 한 명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미지의 미로 내에서 마지막 소원이 이루어졌다.
얼마 후 자신이 직접 데려오겠다며 미지의 미로를 나섰던 군신이 길치의 신을 데려왔다.
민혁은 잊지 못한다.
맛있는 요리를 신들에게 대접함으로써 그들이 작은 성의를 보였으면 하자, 길치의 신이자 눈치 겁나 없는 이 신은 자신에게 ‘인건비와 재룟값’을 주고 흐뭇하게 웃었던 바 있다.
“요리의 신님과 차세대 군신님을 뵙습니다.”
그러면서 길치의 신. 아바라가 민혁을 보며 작은 웃음을 지었다.
아바라가 생각했다.
‘난 저번에 차세대 군신님께 인건비와 더불어 재룟값마저 센스 있게 지불하는 재치를 발휘했었지, 후후. 나를 좋아하실 거다. 저 표정만 봐도 나를 아끼시는 게 보이는군.’
전혀. 민혁은 멍한 표정으로 그를 보고 있을 뿐이다.
“그것보다 길은 왜 잃은 거지?”
요리의 신의 질문이었다.
미지의 미로까지는 신들이 어렵지 않게 도달할 수 있었다.
아바라가 턱을 쓰다듬었다.
“글쎄요, 저는 분명 미지의 미로가 있는 곳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인간들 세상에 있더군요. 이상한 일입니다.”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가 길치의 신이기 때문이다.
“줄곧 있는 일입니다. 얼마 전엔 신전 앞에 잠깐 나갔다가 길을 잃어 눈을 떠보니 지옥이더군요. 죽음의 신님께 죽을 뻔해서 도망쳤는데, 또 눈을 뜨니 엘프들의 땅이라 살았습니다.”
“……?”
“……?”
모두가 의아했다.
보통 이 정도라면, 자신이 엄청난 길치여서 그렇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가?
민혁이 감탄했다.
‘와…… 자기가 엄청난 길치인 것도 모를 정도로 눈치가 없다고?’
그러나, 어이없게도 현재 자신들의 유일한 돌파구는 길치의 신이었다.
군신도 그것을 알기에 그의 어깨를 두들기며 말했다.
“이번 일이 끝나면 나중에 잘 챙겨주겠네.”
보통 지도권자가 이러한 말을 하는 경우는 더 좋은 직책, 놀라운 금은보화를 주겠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이 신은.
“왜 나중에 주십니까? 지금 주시죠.”
“…….”
꽈아악-
군신의 주먹이 쥐어졌다.
“나중에 주시면 괜히 번거롭지 않습니까. 저는 지금 받고 싶습니다. 하핫!”
꽈아악-
이번엔 요리의 신이 주먹을 꽉 쥐었다.
결국 군신이 품에 있던 묵직한 골드자루를 내밀었다.
자그마치 수십만 플래티넘이다.
그것을 받은 아바라가 감탄했다.
‘크, 나중에 챙겨준다는 거는 결국 나중 가서 모른 척한다는 뜻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틀렸다. 돈 따위가 아닌, 더 좋은 자리를 주겠다는 뜻이었다.
그것은 수십만 플래티넘이 아닌 수억 플래티넘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하지만 눈치 빠른 내가 바로 달라고 요구해 돈을 얻었구나. 역시 나는 눈치가 정말 빨라.’
스스로에게 감탄하며 자뻑에 빠진 표정으로 히죽히죽 웃는 아바라를 보고, 마지막으로 민혁의 주먹이 쥐어졌다.
꽈아아아아악-
세 사람이 동시에 눈을 맞췄다.
‘죽일까……?’
왠지 이런 자가 희망이라는 것에 참담한 심정이었다.
곧 군신이 말했다.
“그 대가는 치렀으니 설명해 주겠네. 아주 간단한 일일세.”
군신이 거대하게 솟은 미로를 가리켰다.
“우리가 요리를 시작하면 저 안으로 궁극의 군주가 미로로 출입한다네, 그가 길을 찾을 수 없게 해주시게.”
그 말에 아바라가 미로를 바라보며 작은 웃음을 지었다.
“어려운 일은 아니군요. 심지어 미로까지 있다니.”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닌 건가?”
사실, 길치의 신이 아무리 길을 잃게 하는 신이라고 할지라도, 상대는 궁극의 군주였다.
또한 그가 이제까지 했던 눈치 없는 행동을 보면, 믿음이 퍽 가지 않는 게 사실이다.
“길은 누구나 잃을 수 있는 겁니다. 단지, 우리의 기억과 표지판, 다양한 것들이 길을 안내할 뿐.”
자신만만하게 미로를 바라보는 길치의 신.
그 모습은 신의 자신감에서 나오는 위품이다.
그런데 곧.
“어때요? 저 멋있었죠?”
“놔봐, 말리지 마. 나 안 해!”
민혁과 요리의 신이 군신을 부둥켜안고 말렸다.
길치의 신. 그는 군신이 왜 그러는가 싶어 고개를 갸웃했다.
진짜 눈치 겁나 없는 신이다.
* * *
민혁과 요리의 신. 군신이 긴장했다.
‘궁극의 군주가 미로를 나오는 순간 우린 진짜 죽음을 맞이한다.’
‘놈이 나오는 순간, 요리의 신님과 함께 바로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그녀를 데리고 도망칠 수 있을까?’
궁극의 군주가 미로를 벗어나는 순간 만약 요리의 신을 피신시키지 못하면 엄청난 비극이 일어난다.
그들이 그 어떤 때보다 긴장한다.
어색하게 웃는, 알레네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민혁아, 시작하자.”
지금,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도전이 시작된다.
민혁이 돼지등뼈를 물에 넣는 순간.
역시나 피막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콰아아아아아앙-!
거대한 굉음이 미로에 울려 퍼졌다. 이미 길치의 신은 미로 안에 들어가 있는바.
민혁과 요리의 신이 침착하게 요리에 임했다.
서둘러 피막을 제거해 냈다.
제거하는 데 걸린 시간 9분.
그들 또한 피막 제거 시간이 무척 빨라졌다.
곧바로 끓어오르는 거품이 폭발을 일으킨다. 그 폭발을 견뎌내며 천근만근처럼 무거운 거품을 걷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거품을 걷어내던 중, 또 한 번 소리가 들려온다.
콰아아아아아앙-!
움찔!
그들이 동시에 움찔하며 미로를 바라봤다.
얼어붙은 그들이 미로를 바라본다. 엄청난 굉음이 들려온다.
“얼마나 지났지?”
“이제 14분 지났습니다.”
궁극의 군주도 미로에 익숙해짐으로써 대부분 15분 내로 도달하게 되었다.
그렇게 요리 시작 시간 15분이 지났을 때, 요리의 신이 경악했다.
“지, 진짜 성공했다고!?”
군신이 손가락으로 입술을 막는 제스처를 취했다.
미로의 벽에 귀를 붙인 군신이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했다.
눈을 뜬 군신이 감탄했다.
“말도 안 돼……. 아직, 이 출구와 한참 동떨어진 곳에 있다.”
요리의 신과 민혁의 얼굴이 밝아졌다.
“눈치는 없지만, 길은 확실하게 잃게 하는 신이란 건가.”
“알레네 님, 이제 우리는 요리만 하면 됩니다.”
민혁과 알레네가 시선을 맞췄다.
두 신이 서둘러 거품을 모두 걷어내고, 된장을 꺼내 들었다.
* * *
궁극의 군주.
그는 무한한 삶을 살 수 있으며, 살아 있으나 산 자가 아니다.
오로지 미쳐 버린 재료를 지키는 사자.
그런 그는, 자신에게 처참하게 죽어간 세 신이 또다시 요리를 시작하자 입가에 진득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 또한 이것이 그들의 마지막 도전임을 안 것이다.
그렇게 미로에 들어온 궁극의 군주.
그는 이미 스스로 계속 바뀌어대는 미로의 모든 것을 파악했다.
‘세 번째 바뀌었을 때, 이쪽으로 진입하면 된다.’
쿠르르르르르르-
거대한 진동을 일으키며 움직여 대는 미로의 벽을 보며 그는 여유로운 미소를 머금었다.
그런데.
‘네 번째였나?’
‘아니, 다섯 번째다.’
무언가 이상하다. 기억이 날 듯한데, 나지 않는다.
그는 곧 확신했다.
‘다섯 번째다.’
그가 미로의 벽이 다섯 번 바뀌자 다른 길로 들어섰다.
그러자 자신이 와보지 못한 전혀 다른 미로길로 들어섰다.
‘뭐지? 여기가 아닌가?’
그는 침착함을 유지했다. 이 미로도 결국 규칙이 존재한다.
그 규칙을 떠올리며 그것을 간파하여 가면 결국 길은…….
‘여긴 어디지?’
궁극의 군주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규칙대로 움직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신은 계속 전혀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급기야, 그 규칙이 머릿속에서 희미해진다.
콰아아아아앙-!
완전히 길을 잃어버린 궁극의 군주가 분노하여 벽을 쳐댔다.
그러나 미지의 미로는 훼손하려 할 시 더 많은 벽을 생성하며 복잡하게 변한다.
궁극의 군주가 미친 듯이 출구를 찾았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출구는 없었다.
그런 그를, 길치의 신이 미로의 위에 두둥실 떠서 작은 미소를 머금고 보고 있었다.
‘흐흐.’
군신이 주었던 고작 수십만 플래티넘에 히죽 웃으면서 말이다.
* * *
요리의 신과 민혁의 호흡이 척척 맞았다.
두 사람이 동시에 나눠진 된장을 빠르게 풀어낸다.
콰르르륵-
솥 안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물의 색이 변화한다.
그리고 된장의 냄새가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우, 웨에에엑!”
민혁이 깜짝 놀라 헛구역질을 했다. 요리의 신도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된장을 풀어내어 퍼지는 그 냄새가 온갖 구역질 나는 냄새를 풍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나 냄새가 역한지 입에서 침이 흐를 정도였다.
“민혁아!”
“예. 크흑!”
그러나 그들은 그 역겨운 냄새를 참아가며 등뼈, 즉 감자탕 끓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미리 썰어놓은 감자와 우거지, 갖은 재료를 쓸어 넣었다.
그 순간.
“쿠훼에에엑!”
결국 민혁이 토악질을 했다.
‘이, 이게 무슨…….’
시체 썩는 듯한 냄새.
이젠 뼈 해장국에서 그러한 냄새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알레네도 버거운 듯 주저앉아 버렸다.
‘맛있게 먹어야 할 요리에서 이런 냄새가 난다고……?’
민혁은 알 수 있었다.
이번엔, 이 미쳐 버린 재료가 자신들의 정신을 공격하고 있는 거다.
‘내가 왜 이런 요리를 만들어야 해?’
이런 토악질이 나는 요리를!?
민혁의 의문은, 지금 이 재료에 정신을 지배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때, 민혁에겐 쉴 새 없는 알림이 들려왔다.
그러나 민혁은 그것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채워간다.
그때.
찰싹-
알레네가 민혁의 뺨을 때렸다.
“정신 차려. 너 지금 이 재료한테 정신을 빼앗긴 거야. 명심해.”
알레네가 민혁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이 요리는 궁극의 요리야.”
“…….”
“세상에서 가장 맛있을, 궁극의 요리!”
침을 튀기는 알레네의 말에 민혁의 정신이 조금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가 고개를 주억였다.
“그리고.”
민혁의 입가에 희열 어린 미소가 맺혀졌다.
“오로지 우리만 할 수 있는 요리.”
민혁은 알레네와 함께 요리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만약, 그녀가 없었다면 이 요리는 썩어 없어졌을 테니까.
민혁의 몸에 힘이 들어갔다.
비로소, 듣지 못했던 알림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불을 약하게 조절하여 주십시오.] [조절하지 않을 시 등뼈가 썩어버립니다.] [가마솥을 휘저어 주십시오.] [휘젓지 않을 시 등뼈가 썩어버립니다.]그리고 이 두 개의 행동은 한 사람이 해낼 수 없다.
마치 손발을 맞춘 듯.
화르르르륵-
알레네가 불을 조절하며, 민혁이 거대한 국자를 집어 들어 휘젓기 시작했다.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 요리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궁극의 요리.’
그것을 먹을 생각에, 남이 해내지 못할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민혁과 알레네의 입가에 희열 어린 미소가 자리매김한다.
‘오늘, 궁극의 요리가 탄생한다.’
민혁이 무아지경 속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 * *
온 세계가 민혁과 알레네의 요리를 지켜보고 있다.
[미쳤습니다. 요리를 하는 과정 중 엄청난 악취가 요리에서 뿜어졌습니다.] [민혁이 정신계 마법에 걸렸습니다. 세상에, 요리하는 데 이렇게 힘든 재료는 처음입니다!] [요리의 신과 식신. 두 사람이 악취를 참고 나아갑니다.] [보이십니까!? 두 사람의 입가에 미소가 만연합니다! 요리의 신과 식신 앞을 막을 수 있는 재료는 세상에 없는 겁니다.] [지금, 요리가 막바지에 이르기 시작합니다.] [다양한 재료들과 등뼈가 부글부글 끓는 육수 속에서 맛있게 익어갑니다.] [아, 아아! 지금 보셨습니까!? 하늘에서 내리친 정체 모를 수백 개의 투명한 검들이 민혁과 알레네의 몸 곳곳을 베어냅니다.] [민혁이 알레네를 껴안고 그 공격을 모두 감당하고 있습니다.] [민혁과 알레네의 몸이 피로 흥건합니다. 포션으로 지혈한 그들이 멈추지 않고 다시 요리합니다.] [콰르르르르르르르르르륵-!] [지, 지진! 지진입니다!] [거대한 지진이 요리하는 두 신을 방해합니다!] [두 신이 뜨겁게 가열된 가마솥을 온몸으로 껴안고 있습니다.] [절대 요리가 망가지게 할 수 없다는 의지가 눈앞에서 보입니다!] [놀랍습니다. 거대한 지진이 일어났음에도 온몸으로 끌어안은 두 사람에 의해 육수는 조금도 흘러내리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입니다. 민혁이 파를 집어 듭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화르르르르르르륵-!] [엄청난 화염이 솟아나 민혁과 알레네를 집어삼킵니다. 두 사람의 몸이 시커멓게 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민혁은 파를 놓지 않고 있습니다.] [알레네가 불이 타오르는 부분에 손을 뻗고 있습니다.] [온몸이 새까맣게 탄 민혁이 고함을 지르며, 파를 넣었습니다!] [마지막. 알레네가 뜨겁게 타오르는 화염을 끄는 데 성공했습니다.]영상을 시청하는 모든 이들이 얼어붙었다.
온몸이 새까맣게 타버린 민혁과 알레네가 풀썩-하고 쓰러졌다.
그들 모두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궁극.
가장 뛰어나며, 그 누구라도 도달하고 싶은 경지.
궁극.
가장 위험하며, 가장 달콤한 보상을 가진 경지.
궁극.
유저가 해낼 수 있는 마지막 경지.
[익명의 누군가가 궁극의 요리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하였습니다!]그 알림에 세계의 모든 이들이 환호했다.
그리고 온몸이 새까맣게 그을린 알레네와 민혁의 몸이 빠르게 회복되어 간다.
그런데.
온 세상에 쓰러져 오열하는 요리의 신이 보인다.
그녀는 해냈음에도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알았다.
해냈으나, 무언가 부족했다.
그녀의 울음이, 고작 요리에 지나지 않음을 그들은 눈치채고 있었다.
그녀는 요리에 성공했으나, 궁극의 군주에게도 복수하고 싶었던바.
그러지 못할 것을 아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말문을 잃었다.
그녀의 서러운 울음에서, 스승을 잃고 오로지 복수를 위해 달려온 그녀의 마음이 그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도 알았다.
해냈으나 해낸 것이 아니다.
그때.
그 맞은편에 있던 이. 민혁이 알레네를 작게 안아줬다.
몸을 떼 그녀를 바라보며 작은 미소를 짓던 그가 이번엔 ‘국자’가 아닌 ‘검’을 쥐었다.
몸을 일으킨 그가, 이미 준비를 끝마친 군신과 함께 미로 앞에 섰다.
그리고.
[방송 제목이 변경됩니다.]미로 앞에 선 사내가 ‘궁극의 요리 만들기’라는 방송명을 변경했다.
[궁극의 군주 사냥.]변경된 제목을 본 순간, 전 세계인이 환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