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65
밥만 먹고 레벨업 1066화
헬레냐의 광물을 보유하고 있던 때의 그녀는 막강했다.
수천의 신들이 공격해도 끄떡없었고 세상 무서운 게 없었다.
그럴 만했다. 지금도 이토록 강한 헬레냐가 그 광물을 모두 가지고만 있었어도 지금보다 두 배는 더 강해지니까.
그런데 행방이 묘연했던 헬레냐의 광물.
자신의 얼굴에 대고 시원하게 트림을 하는 민혁이 먹었다고 한다.
“꺼어억~”
헬레냐는 두려움도 잠시, 경악했다.
“수, 숨겨도 나는 찾아냈겠지.”
어딘가에 숨겼다고 해도 자신은 언젠간 분명 찾아냈을 것이다.
그러니, 먹어버리는 것을 선택한 건가?
민혁의 치밀함에 헬레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렇게 치밀하게…… 그걸 맛있어서 먹진 않았을 거 아냐.”
민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뭔 소리여.”
그리고 또다시 헬레냐가 충격에 빠졌다.
“맛있던디.”
헬레냐의 표정이 벙 쪘다. 죽음을 앞둔 그녀의 표정은 바보와 같았다.
아니, 왜?
그것보다 그걸 맛있어서 먹었어?
왜왜왜?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짓던 그녀의.
“이런 개씹……!”
머리통이 땅에 떨어졌다.
허무하게 땅을 뒹구는 머리통을 보며 모두가 긴장했다.
불멸의 자신을 죽이는 방법을 알려준 사람은, 다름 아닌 헬레냐 본인이었다. 어쩌면, 그것은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의 머리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에피소드. 대마도사 헬레냐와 몬스터의 주인 바바리안의 멸망 퀘스트가 종료됩니다.] [기여도에 따라 보상이 지급됩니다.] [8기둥 중 하나. 헬레냐를 죽이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헬레냐를 죽이는 데 참여한 모든 자들이 5레벨업 합니다.]모든 유저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것만으로도 5레벨업. 심지어 바바리안을 죽이는 것까지 합치면 7레벨업이었다.
물론 이 레벨업 수치는 처음에 전쟁에 참여했고 지금은 로그아웃된 이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기여도에 따른 보상을 획득합니다.]천외제국의 하이랭커들은 평균적으로 약 9번가량을 죽었다.
때문에 대부분의 이들이 최소 20~30레벨 하락을 겪은 상황이다.
그런 사람 중 한 명인 아스갈이 기여도에 따른 8레벨업을 하자 안도의 한숨을 턱 하니 쉬었다.
‘그래도 9레벨이 부족하긴 하지만.’
그 정도는 시간이 흐르면 충분히 복구 가능했다.
그리고 헬레냐를 사냥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민혁에게도 알림이 들려오고 있었다.
[13,004,050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네임드 NPC 한 명을 죽였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플래티넘 획득량이었다.
그리고 민혁은 헬레냐에게 계속 반복된 죽음을 맞이했으며 그로 인해 총 9레벨 다운을 겪은 바 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총 열세 번의 알림이 들려왔다. 참여에 따른 5레벨업 보상과 기여도에 따른 7레벨업.
민혁은 분명 아스갈이나 다른 이들을 뛰어넘는 기여도를 세웠다.
그럼에도 레벨업이 적은 이유는, 그들과 민혁의 경험치 총량 자체가 어마어마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피해를 복구하고 추가적인 레벨업까지 했으니, 이득이지.’
어느덧 민혁의 레벨이 800 코앞까지 다가온 상황이다.
그가 자신에게 들려오는 끊임없는 알림을 들었다.
[4클래스 마법서 익스플로전(1,405)을 획득합니다.] [2클래스 마법서 파이어볼(53,041)을 획득합니다.] [8클래스 마법서 그레이트 실드(1)를 획득합니다.] [6클래스 마법서 매스 텔레포트(108)를 획득합니다.] [5클래스 마법…….] [9클래스 마법서…….] [대마도사의 마나하트를 획득합니다.] [헬레냐의 마법사용서(3)를 획득합니다.] [기둥 추적서를 획득합니다.] [불멸자의 로브를 획득합니다.] [백만 년의 마력 스태프를 획득합니다.]띠링!
[대마도사의 마나하트를 가진 자는 대마도사 되기 위한 전직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됩니다.]민혁은 이 마나하트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았다.
그는 그것을 망설이지 않고 알리에게 건네주었다.
불멸자의 로브나, 백만 년의 스태프, 마나하트를 비롯해 9클래스 마법서까지.
“9클래스 마법서가 있다는 건, 유저가 새로운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거야.”
알렉스를 비롯한 뛰어난 마법사 몇몇은 8클래스 마법 고작 한 개 정도를 펼칠 수 있었다.
하지만, 세계 마법사 랭킹 1위 알리는 8클래스 마법 두세 개 정도를 부릴 수 있었다.
이제 알리는 9클래스에 다가설 수 있을지도 몰랐다.
현재 600레벨 이하까지 레벨이 하락한 알리. 25레벨업을 해냈다지만 그것만으론 회복이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이 헬레냐의 마나하트와 갖은 보상들이라면, 새로운 경지에 보다 빠른 속도로 도달할 것이다.
민혁이 알리에게 그러한 것들을 건네줬음에도 불복하는 자들은 없었다. 모두가 알리의 희생을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그 외의 끊임없는 알림이 그에게 들려오고 있었다.
“이 몬스터들만 죽이면 아내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어.”
“살았어, 살았다고! 아하하하!”
비록 아직 엄청난 몬스터들이 남아 있었지만 걱정은 없어 보였다.
“폐하, 헬레냐가 모았던 폭탄을 동시에 터뜨리면 이 자리의 모든 몬스터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민혁이 그 보고를 듣고 고개를 주억였다.
그는 헬레냐가 드랍한 헬레냐의 마법서 세 장을 보았다.
헬레냐의 마법서는 그녀의 수준에서 발동 가능한 마법 세 개를 그저 찢는 것만으로도 발동할 수 있다.
“이걸로 매스 텔레포트를 한 후 터뜨리면 될 거야.”
이제 모든 일이 끝난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지고 있었지만 민혁은 기뻐하지 않았다.
그가 무릎을 꿇고 대륙을 멸하는 검을 꽉 끌어안았다.
기쁨의 환호를 터뜨리던 모든 이들이 그런 민혁을 바라봤다.
* * *
세계 최고의 기업 에이플 임원들이 환호했다.
“헬레냐를 죽인 순간에는 주가가 20%가량 뛰었습니다. 전체적인 주가는 이로써 2주 동안 자그마치 60%나 상승했습니다.”
“천외제국 유저들과 NPC들의 망토나 갑옷 등에 그려진 새로운 신형 휴대폰 기종인 에이폰 23에 의해 엄청난 광고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시작된 예약판매가 전 세계에서 벌써 매진입니다. 매진!”
“그뿐만이 아닙니다. 오죽하면 구기종인 22의 매출도 300% 이상 증가했습니다.”
“바바리안이란 NPC가 생각보다 더 많은 몬스터를 소환했고 그들 모두를 죽인 것에 대한 전리품까지 합치면 투자금 회수는 물론이고 굉장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천외제국은 에이플이 연에 총 10조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시 10%를 떼어달라고 했다.
이미 전리품과 플래티넘 등등만 합쳐도 7조는 넘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거기에 다양한 홍보효과, 주가상승 등을 합치면 이미 연 10조는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했던가.
“아쉽군, 민혁 유저가 조금만 더 분발해 주면 더 좋은 효과를 거둘 텐데.”
하지만 곧 그 말을 했던 임원은 말문을 잃었다.
모니터 속. ‘전우’라는 이름의 검을 끌어안은 민혁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민혁을 지키기 위해 ‘검’이 된 남자라니.”
인공지능이었지만 정말 멋진 사내다.
지금 이 순간 온 세계인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머릿속의 가장 멋진 NPC가, 브로드 혹은 밴 등에서, 오블렌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 뭐하는가?
‘그는 검이 되어버렸다.’
* * *
차디찬 검을 꽉 끌어안은 민혁은 슬픔을 감출 수 없었다.
그는 자신 때문에 수호신이 되었다.
그리고, 이젠 이 답답한 검 속에서 영원한 잠에 빠져들어 버렸다.
“어딘가에 갇히는 건, 더 이상 답답해서 못 하겠다며.”
오블렌은 줄곧 말하곤 했다.
-지옥 같았다. 아무도 없는 그 어둠속에 갇힌다는 것은.
-너를 만나 세상에 나온 걸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다시 들어가면 어떨 것 같냐고? 미쳤나. 그런 데를 다시 들어가게.
그 사실을 알았기에, 이런 선택을 한 오블렌이 고마우면서도 가슴이 저렸다.
민혁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지니가 그에게 다가가려는 로크를 말렸다.
“울게 두는 게 좋을 것 같아.”
로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멈췄다.
그러다, 로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엥?”
민혁은 그 ‘엥’ 소리를 듣지 못하고 오열했다.
군주의 체통?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를 잃은 그에게 그런 것은 생각나지 않았다.
그 자리의 모두가 이해했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블렌!!! 뭐라고 말 좀 해봐! 나한테 그랬잖아! 아르벨의 신작 언제 나오냐고. 아르벨의 신작 안 볼 거야? 수호신인데 그런 거나 보냐는 핀잔에 ‘수호신은 남자 아니냐’라고 했잖아!”
[야, 그걸 왜…….]슬픔에 잠긴 민혁은 그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아르벨한테 싸인받을 티셔츠도 준비해 달라고 했잖아! 그 티셔츠 입고 잘 거라며. 뭐라고 말 좀 해봐, 오블렌. 너도 소설 속 주인공처럼 한 마리의 야생마가 되는 게 꿈…….”
[이놈이 정말!]누군가 민혁을 홱 잡아당겼다.
깜짝 놀란 민혁은 자신을 끌어당긴 이가 그토록 자신이 부르짖던 오블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내, 내가 언제 그런 소릴 했다고 그러는 거냐! 너, 너는. 그래, 꿈을 꾼 거다! 꿈!]“오블렌?”
눈물을 훔치는 민혁은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베라든은, 융합 후 영원히 그 안에 잠들 수 있다고 하였으니까.
그런데 오블렌은 너무도 태연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나는 베라든 스승님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내가 그 정도 준비도 없이 검과 융합했을 것 같나?]그 말을 들은 순간 그제야 민혁은 안도할 수 있었다.
오블렌은 그런 민혁을 작은 미소를 지으며 바라봤다.
[너 때문에 창피하다. 멍청한 놈.]“…….”
민혁은 실수로 까발린 오블렌의 사생활에 미안해졌다.
풀썩, 오블렌이 쓰러졌다.
[힘들어 죽겠군.]민혁도 그를 따라 함께 누웠다.
온 시청자들이 그 모습을 보며 뜨겁게 환호하고 있었다.
민혁과 오블렌이 누워 함께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기 때문이다.
민혁이 오블렌과 무언가 이야기를 나눴다.
[싫다. 그런 거 시키지 마라. 나 검에 들어가 버린다?]“아앙~ 오블렌. 한 번만. 그렇게 안 하면 천외제국이 재정난에 흔들린다고~”
[차라리 검에서 안 나오는 게 나았겠군. 다시 말하지만, 나는 절대 안 한다.]누워서 투닥거리는 그들의 대화는 다른 이들에겐 들리지 않았다.
단지 모든 카메라가, 이 전쟁의 끝을 알리기 위해 두 사람을 촬영하고 있을 뿐.
그때.
“이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하고 싶은걸?”
민혁이 먼저 말했다. 오블렌이 붉어진 얼굴을 틀어 그를 노려봤으나 민혁은 그 눈을 회피했다.
오블렌이 얼굴이 붉어진 채 말을 더듬었다.
[그, 그그그, 그렇다면…….]모두가 오블렌에게 집중했다.
[처, 천오백만 화소. 다각도의 촬영이 가, 가능한 무, 물건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심지어 화면은 올레드에 7인치까지.]민혁이 그 대사를 받는다.
“아앗, 때마침 내게 새로운 신형 휴대폰. 천오백만 화소. 다각도 촬영 가능. 올레드에 7인치 사이즈의 휴대폰이 있다구!”
민혁이 에이폰 23이라고 적힌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오블렌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아, 아아앗! 정말 내가 가지고 싶었던…….]말을 하던, 오블렌이 멈추고 한숨을 쉬었다.
에라이, 모르겠다.
“맞아, 그 휴대폰이 바로.”
[에취! 에취! 에취! 에이폰! 에취! 에취! 에이폰 23! 에취이이이!]오블렌은 생각했다.
‘차라리 검에 잠들어 있을걸.’
하지만 역시 그는 츤츤했다.
에이플 홍보팀이 환호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