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
밥만 먹고 레벨업 11화
그녀는 현재 발발한 시스템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혁은 정말 열심히 운동하고 있었다.
검을 휘두른다.
팔이 저려 휴식을 취할 땐, 누워서 윗몸 일으키기를 한다.
그리고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지를 땐, 주변을 뛰어다닌다.
“저 유저 봐, 운동한다. 큭, 게임 속에서 운동할 시간에 공부하면 좋은 대학 갔을 것을.”
“그러게, 너도 게임 할 시간에 공부 좀 하면 엄마한테 그만 혼나지 않겠냐?”
“……다, 닥쳐!”
유저들이 그를 보면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민혁은 신경 쓰지 않았다.
먹기 위해 운동한다!
로이나는 그런 그를 유심히 지켜봤다.
그는 정말 쉬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해내고 있었다.
‘눈빛이…… 다르다…….’
그리고 로이나는 분명히 보았다.
민혁의 눈빛은 달랐다.
자신 앞에서 천연덕스럽게 웃던 그 표정이 아니었다.
살기 위해 운동한다는 말.
그런 말 들어본 적 있는가?
민혁에게 운동은 그런 것이었다.
살기 위해 했었다.
참으로 암담한 이유였다.
하지만 지금의 이유는 다르다.
더 맛있는 걸, 많이, 앞으로도 계속 먹기 위해서.
그는 쉬지 않고 검을 움직였다.
극심한 공복감이 찾아온다.
머릿속에서 누군가 말하는 것 같다.
먹어라, 먹어라, 먹어라, 먹어라!
그때마다 민혁은 현실에서도 미친 듯이 더 운동했다.
몸이 힘들면 조금이나마 사라지는 것 같았으니까.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미친 듯이, 독하게 했다.
그리고 네 시간이 되었을 때.
[모든 칼로리를 소모했기에 포만도가 0%가 됩니다.] [다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됩니다.]그리고 민혁은 여느 때처럼 해냈다.
“오예!”
그러다가 멈칫했다.
“……오예쓰 먹고 싶어졌어.”
주린 배를 붙잡고 다시 닭고기 요리를 시작한 민혁이다.
* * *
이른 아침.
이민화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황금 닭 사건으로 인해 밤낮으로 회의가 진행되고 새로운 이벤트를 만드느라 새벽에 퇴근한 그녀다.
몸을 일으킨 그녀는 찌뿌둥한 몸을 풀었다.
그리고 부엌으로 갔다.
냉장고 문을 열자 보이는 거라고는 어머니가 보내주신 신김치와 계란 몇 개뿐이었다.
‘먹을 게 하나도 없네.’
그런 생각을 하며 냉장고 문을 닫으려다가 그녀는 멈칫한다.
‘잠깐……!’
그녀는 계란과 신김치를 꺼냈다.
그리고 프라이팬에 불을 올렸다.
촤아아아아아!
계란 하나를 톡 까서 프라이팬 위에 두르자 경쾌한 소리가 났다.
“헤…….”
이민화가 히죽 웃었다.
얼마 전, 민혁 유저가 간장계란밥을 해먹을 때.
그때 이민화는 넋 놓고 바라봤다.
그 짭조름하면서도 계란의 담백한 맛이 계속 입가에 맴도는 것 같았다.
“왼손으로 비비고~ 오른손으로 비비고~”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 유저가 불렀던 노래를 흥얼거린다.
그러다 멈칫한다.
“내가 왜 이 노래를…….”
그 유저는 참으로 이상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보고만 있으면 웃음이 난다.
매일 야근에 찌든 이민화.
그녀는 요새 그 유저만 보면 이상하게도 웃음이 났다.
‘먹는 게 그렇게 행복할까?’
삶을 살아가면서 작은 일부 중 하나.
하지만 그에게는 그 작은 일부가 온 세상을 가진 것만큼의 행복처럼 보였다.
그가 웃을 때, 자신도 웃게 된다.
‘해냈을까?’
간장계란밥 위에 신김치를 올려 크게 한 입 먹은 이민화는 궁금했다.
먹기를 좋아하는 유저.
그런 그가 운동을 했을까?
오로지 먹기 위해서?
그녀는 서둘러 밥을 와구와구 먹어치웠다.
준비를 끝내고 서둘러 회사로 갔다.
미리 앞서 출근해 있던 박 팀장.
그가 3번 모니터의 민혁 유저를 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그래.”
박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민화 사원 예감이 맞았네.”
“예?”
“저 유저. 해냈어.”
“……?”
“4시간 동안 안 쉬고 운동해서 칼로리 다 소모했다고. 정말 대단한 유저야.”
박 팀장은 양팔을 들어 어깨를 으쓱했다.
“아……!”
그녀의 얼굴에 활짝 웃음이 생겨났다.
박 팀장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음? 왜 그렇게 좋아해?”
“아, 아닙니다.”
요새의 이민화에겐 먹으면서 나아가는 민혁을 보는 게 힐링물 그 자체였다.
박 팀장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5시간 정도 흘렀을 때다.
민혁은 또다시 운동을 해서 칼로리를 소모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포만도 옆의 /7의 숫자는 어느새 /8까지 올라갔다.
만약 민혁이 먹는 걸 멈췄다면 /의 숫자는 계속 하락했을 터.
하지만 칼로리를 소모하면서 먹었기에 계속 오르는 것이다.
즉, 신클래스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거다.
그리고 바로 그때.
문구 하나가 떠올랐다.
[아르도의 로이나가 민혁 유저에게 바르디 검술을 배울 것을 권유합니다.]“……!”
박 팀장과 이민화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하, 하루가 멀다 하고…… 이건 또…… 뭐야.”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민화가 모니터에 민혁 유저의 화면을 띄웠다.
그곳에는 로이나 교관이 민혁의 앞에 서 있었다.
“팀장님, NPC를 통해 수련해서 얻는 스킬 자체는 같은 등급이어도 더 강하지 않나요?”
“그렇지, 만약 원래 레어 정도라면 유니크 정도 힘을 발휘한다고 보면 되지.”
같은 등급이라고 할지라도 가르침을 받았느냐, 스킬북으로 얻은 것이냐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는 거다.
“이젠 스킬까지 좋은 걸 얻네요.”
이민화는 박 팀장 모르게 작게 웃었다.
* * *
민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앞으로 다가온 로이나.
그리고 그녀가 뱉은 말은 충격적이었다.
“내게 검술 배워보지 않을래?”
“예?”
[로이나 교관으로부터 바르디 검술 수련을 제안받습니다.] [아르도 초보자 사냥훈련 지점과 이스빈 마을을 왕복할 수 있습니다.] [명성3을 획득합니다.] [제안을 수락할 시 스킬 퀘스트가 생성됩니다.]“특별한 이유는 없어, 조금 적적해서. 또 어제오늘 반복해서 수련하는 걸 보니까 할 거면 수련식으로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해서.”
말은 그렇게 빙빙 돌렸지만 로이나의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로이나는 이틀 동안 깨달았다.
어째서 발렌 교관이 그에게 발란의 검을 선물했는지.
‘독해…… 정말 독한 사람이야.’
독하다.
그리고 자만하지 않는다.
몸을 움직이는 방법도 안다.
그런 민혁을 보면서 로이나는 생각했다.
‘나도 이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이상한 일이다.
이 민혁이라는 유저에게서는 기분 좋은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다.
보고만 있으면 도와주고 싶고 응원하고 싶다.
‘발렌 교관님이 인정해서일까?’
그런 생각도 든다.
확실한 건, 로이나는 그에게 검술을 가르쳐주기로 마음을 굳혔다는 거다.
“흐음…….”
그런데, 정작 민혁은 턱을 문질렀다.
“다, 다른 유저들은 나한테 배우고 싶어서 안달 났거든!?”
“으흠…….”
“진짜라니까?”
“그뤠요~?”
민혁이 고민한 이유는 하나다.
그녀가 가르치는 수련 과정.
그 과정이 자신이 운동을 소화하는 양만큼 힘들까?
오로지 먹기 위해서 운동하는 그에게는 지금 바로 강해지는 것은 그닥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수련의 과정이 녹록하다면 자신은 극심한 공복감을 느낄 것이다.
“힘들어요?”
“제발 그만 좀 해. 라고 외치게 될걸?”
“그럼 배우겠습니다!”
‘힘든 걸 좋아하는 놈은 또 처음이네…….’
민혁이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퀘스트 창이 떴다.
[퀘스트: 바르디 검술 수련.]등급: D
제한: 없음
보상: 바르디 검술.
실패 시 패널티: 로이나와의 친밀도 하락.
설명: 검의 천재라 불렸던 로이나. 그녀가 당신에게 직접 검술 훈련을 시켜주겠다고 한다. ‘수련도.’를 1주일 만에 100% 채워라. 그러면 바르디 검술을 사용할 수 있다.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좌측 상단 위로 ‘수련도 0%’가 표기되었다.
퀘스트는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다양한 변칙요소가 존재하며 이 아테네 세계관에 존재하는 모든 NPC가 어쩌면 퀘스트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나 확실한 건 있다.
어떻게 보면 퀘스트는 NPC와의 약속이 된다.
보상에 떠오른 내용.
퀘스트를 받은 사람이 그걸 해내면 그 보상은 무조건 주어진다는 거다.
“자, 시작하자.”
스르르릉!
로이나의 허리춤에서 검이 청아한 소리를 내며 뽑혀 나왔다.
수우웅!
그녀가 검을 힘껏 앞으로 찔렀다.
허공이 찢어지며 나는 파공음.
그 소리에 민혁은 감탄했다.
“와…….”
“따라 해, 민혁.”
“네!”
민혁도 로이나가 한 것처럼 힘껏 검을 찔렀다.
두 사람의 수련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두 시간 뒤…….
“제발, 그만 좀 해!”
“……?”
민혁이 할 거라고 했던 말을 로이나가 하고 있었다.
민혁은 그저 의아한 표정이었다.
“무슨 두 시간을 안 쉬고 수련을 하냐! 나도 좀 쉬자!”
“이렇게 안 하면 배고파지거든요. 에헤이, 교관님, 쉬지 말고 계속하시죠. 쉴 시간이 어딨습니까!”
로이나는 숨을 헐떡이며 민혁을 보았다.
정말 뭐 이런 독종이 다 있어!?
그리고 한편으론 놀랐다.
‘무슨 흡수력이…….’
이렇게 사기적이란 말인가?
자신이 가르쳐준 동작을 민혁은 한 번 배우면 까먹지 않았다.
그리고 그 동작이 눈에 띄게 나아지고 있었다.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엄청난 흡수율이었다.
그리고 민혁의 눈은 한없이 진지하다는 거다.
‘오냐, 누가 이기나 해보자!’
* * *
“호오? 로이나가 바르디 검술을 가르쳐줘?”
발렌 교관은 민혁의 말을 듣고 다소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렇습니다. 교관님.”
민혁은 요 며칠간 발렌 교관에게 로이나의 말을 전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바르디 검술 수련도를 현재 90% 이상으로 채워냈다.
이제 곧 수련도를 모두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로이나 교관님이 장미꽃과 함께 여느 때처럼 편지를 보내셨어요.”
민혁이 건네는 것을 발렌은 받아들었다.
‘이 녀석…….’
꽃을 보며 발렌은 생각했다.
그리고 이어 편지지를 확인했다.
[충성. 로이나입니다. 예전에 제 목숨을 구해주셨던 때를 기억하시는지요? 그 일 이후 꼭 식사를 한번 대접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곧 민혁이를 통해서 치킨이라는 음식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전 교관님이 좋습니다……!]모든 편지를 읽은 발렌 교관은 고개를 주억이며 작게 웃었다.
“자네, 이제 슬슬 떠나는 거군. 편지 내용을 보니까 알겠어.”
로이나의 고백.
그 고백을 보면서 생각보다 발렌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예, 이제 슬슬 떠나야지요.”
“목적을 이뤘나?”
“아니요. 아직 치킨을 못 먹었거든요!”
“오늘 밤에 이룰 수 있겠군.”
작게 웃음 지은 발렌.
그 웃음의 의미를 민혁은 몰랐다.
그리고 다시 로이나에게로 돌아온 민혁은 수련을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띠링!
[바르디 검술 수련도 100% 달성.] [바르디 검술을 익힙니다.]스킬의 등급도 아이템 등급과 동일하다.
민혁은 망설이지 않고 정보를 열람해봤다.
(바르디 검술.)
엑티브 스킬.
등급: 레어
레벨: 1Lv 숙련도: 0%
소요마력: 장에 따라 달라진다.
쿨타임: 장에 따라 달라진다.
효과:
⦁1장 급소 찌르기
⦁2장 두 번 빠른 공격
⦁3장 바르디 검술
검술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공격방법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쿨타임이나 소요마력 등이 몇 장을 펼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민혁은 하나하나 클릭해서 확인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