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33
밥만 먹고 레벨업 1134화
감사팀은 영화에서 보는 모습 그대로다.
아무리 회사 내에서 직급이 높은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감사팀에 의해 비리가 밝혀지면, 징계를 받을 수 있으며 심하면 그 자리에서 내려올 수도 있다.
때문에 감사팀이란 존재는, 비록 엄청난 직급을 가진 것은 아니어도, 모두를 떨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박 팀장이 말했다.
그게 벼슬이냐고.
천시호 팀장은 잠시 금붕어처럼 입을 뻥긋거렸다.
이 미친 작자가 지금 뭐라는 건가?
“당신 내가 누군지 알고…….”
“뭐 중국지부장 아들이라고 했던가?”
박 팀장은 여유로웠다. 애초에 이민화의 말처럼이다.
그 누구보다 떳떳하게 일했던 우리가 감사팀 앞에서 움츠러들 필요는 조금도 없었다.
그런데 그때, 또 다른 인물이 등장했다.
“무슨 일인가.”
다름 아닌 강태훈 사장이었다.
천시호는 흥분하여 그에게 현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자신들은 명색이 손님들이다.
그런데 박 팀장과 땅에 앉아 있는 이민화를 본 강태훈 사장이 눈을 부라리며 천시호를 보았다.
“나도 자네 한 대 때려도 되나?”
“예……?”
천시호는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아, 나는 나보다 직급 낮은 사람과는 안 싸운다네. 자네 아버지를 찾아가 뒤통수를 때리면 되는 건가?”
아니, 뭐지?
이거 데자뷰인가?
어찌 팀장이나 사장이나 마인드가 똑같단 말인가.
심지어.
“한 번만 더 내 직원들 몸에 손대면 감사고 나발이고 엎어버리겠네.”
“…….”
본전도 못 찾은 천시호는 눈을 끔뻑거렸다.
“엉덩이 차인 거? 의자 걷어찬 것과 비긴 걸로 하세.”
흘끗하고 CCTV를 바라보며, 이 일을 꼬투리 잡으면 자신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무언의 압박을 넣었다.
“뭐, 뭐 이런 어처구니없는 곳이…….”
천시호 팀장은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다.
부하직원들이 자료를 전부 챙기자 앞으로를 기약하며 밖으로 도망치듯 나설 뿐이었다.
* * *
천시호 팀장은 부하직원들과 불시에 들이닥쳤었다.
모든 자료를 싹싹 긁어모은 그는, 이 자료 중에 본사와 유저 간의 거래에 대한 장부가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자료를 확인하고 뒤져봐도, 그러한 장부는 없었다.
또 어떤 자료를 꼼꼼히 살펴봐도 ‘비리’라고 할 만한 것 하나 없었다.
말 그대로 너무 깨끗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천시호 팀장은 납득할 수 없었다.
“지금부터 특별유저관리팀을 4일 동안 감시한다. 또 각 팀원들은 각 팀의 부서에서 그들을 감시하고.”
이렇게 깨끗한 건 오히려 말이 안 된다.
때문에 천시호는 생각했다.
‘정보가 새어나갔나 보군.’
어떤 기업이든 털면 먼지 하나라도 나오게 마련이다.
또 다른 중요한 것도 있었다.
팀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던 천시호는 어제의 굴욕을 잊지 못하는바.
이번 민혁과 관련한 일에 감사팀이 개입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권한을 가졌다.
사실 현재 ‘감사팀’이 파견된 결정적 이유다.
유저가 돌발행동이나 놀라운 행동을 했을 시, 총 3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 단계에선 해당 지부 특별유저관리팀에게만 알려지며 특별유저관리팀이 관찰한다.
두 번째 단계에선 해당 지부 모든 부서에 경고 메시지가 떠오른다.
그리고 세 번째.
‘세 번째는 처음이었다.’
그것은 바로 모든 지부에 알림이 울린다.
그만큼 비상사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지부에서 확인했던 그 경고의 알림은 이것이었다.
[민혁 유저가 ‘궁극의 스킬’을 창조합니다.]본래 아테네는 유저의 개인정보를 철저히 지킨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세 번째 단계에 온 것은 이례적인 경우다.
이 이례적인 단계가 발동한 이유는.
‘민혁 유저의 궁극의 스킬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의미다.’
물론 해당 사실을 알게 된 세계 그 어떤 자도 이 사실에 대해 발설해선 안 된다.
또한 모든 국가는, 이 알림의 첫 번째가 자신의 나라 ‘국민’이길 바랐다.
그런데 다른 나라 유저로 인해 발발했기에 배가 아파서라도 철저히 조사하길 바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린 천시호는, 어느덧 본사회의에 참석하고 있었다.
“민혁 유저는, 궁극의 스킬 요리재료 창조자에서 ‘등급대비 더 뛰어난 재료’를 만들고자 하고 있죠.”
그렇다. 식신의 재료가 아테네에서 공급되는 재료와 큰 차이가 없다면, 그저 ‘식신의 재료’가 추가되었다가 된다.
하지만 등급대비 뛰어나진다면 그 요리가 가지는 힘은 커진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그 조건을 이야기해야 하고요.”
민혁이 들었던 알림에선, 등급대비 뛰어난 것을 만들기 위한 조건은 추후 안내된다고 했다.
그 이유는 이 스킬이 말 그대로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슈퍼 컴퓨터 아테네는 이것이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판단한바.
㈜즐거움에서 그 조건을 설정할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그 조건설정에 모든 국가로부터 승인받은 천시호가 개입하려 하는 것이고.
“세계 많은 지부에서, 한국본사가 한국유저들에게 특혜를 주고 있다 의심하고 있습니다.”
천시호가 회의장 내의 사람들을 둘러봤다.
“그 특혜 중 하나는 보상대비 낮은 난이도 설정이라고 생각하죠. 그러니 이 스킬창조에 관해 저희 감사팀이 이러한 의견을 제시합니다.”
이미 한국본사 측 스토리팀과 보상팀 등은 논의를 끝냈다.
민혁이 어떤 것을 완수하고 해야 등급대비 좋아질지.
그 난이도는 물론 높은 편이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노멀등급 재료 대비 더 뛰어난 노멀등급 재료를 창조하고 싶다면, 직접 400개의 재료를 만들어 불라이아의 강에 제물로 바치는 것.’
‘에픽은 100개, 전설은 18개, 신은 3개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불라이아의 강에 2만 번 절하기.’
‘이 모든 것은 일주일 내로 바쳐야만 가능하며, 여러 요리를 동시에 할 수 없다.’
물론 본사 측에서 생각하기에 엄청난 난이도는 아니라 판단하였다.
‘애초에 민혁이나 그의 가신들이 그것들을 마음대로 쓸 수 없다는 제약이 있으니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강태훈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때 천시호가 웃었다.
“우리는 엄청나게 높은 난이도로 설정했습니다. 또한 본사 측에서 ‘제물’이라는 개념을 이용해 해당 재료가 등급대비 더 뛰어나지게 할 수 있다는 조건도 반영했습니다. 아시겠지만, 감사팀은 몇몇 제 부하들을 제외한 대부분이 세계의 스토리팀과 보상팀으로 구축되어 있죠.”
그가 기대하라는 듯 말했다.
“노멀은 250개, 전설은 14개, 신은 2개.”
“……?”
“……?”
기존에 설정된 난이도보다 더 낮은 난이도를 천시호가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본사 측 임원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천시호를 보았다.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천시호가 ‘이게 바로 극악의 난이도다!’라는 표정으로 말한다.
“아, 추가로 이 모든 재료를 적용시키기 위해 민혁 유저는 불라이아의 강에 제물을 바친 후 만 번 절하기를 해내야만 할 겁니다.”
천시호가 ‘해볼 테면 해봐라’라는 표정으로 자신 있게 말했다.
“단, 민혁 유저는 이것을 10일 만에 해내야만 할 것입니다.”
“……?”
“……?”
“……?”
잠시 모든 본사 임원들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천시호를 보았다.
강태훈 사장이 아차 했다.
‘아,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게임의 민족이라 불렸다.
세계 그 어떤 국가도 깨지 못한 ‘헬난이도’를 대한민국 국민들이 모조리 깨부쉈으며, 과거 세상을 마우스 하나로 호령한 ‘페이커’도 자랑스러운 자국민 중 하나였다.
또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PC방이 가장 멋진 나라.’
‘데이트도 PC방에서 자주 하는 나라.’
‘밥 먹을 때도 PC방 가는 나라.’
‘13살짜리 어린아이가 스타크래프트에서 1:4로 승리하는 나라.’
‘자국민 상당수가 거북목인 위대한(?) 나라.’
결정적으로.
‘엄청난 강도의 야근에 단련됨으로써 밤새 게임해도 지치지 않는 나라.’
이기도 하였다.
천시호가 딱딱히 굳은 강태훈 사장의 표정을 보며 말했다.
“이런, 난이도를 너무 높게 설정했나요?”
“…….”
“…….”
“표정들이 안 좋군요. 왜요? 이제까지 난이도 대비 높은 보상을 주었는데, 제가 이런 걸 제시하여 깜짝 놀란 겁니까?”
그 말을 들은 강태훈 사장의 표정은 딱 이러했다.
‘뭐지, 이 X신은……?’
“크흐흐흐흐, 우리 감사팀은 기필코 본사와 한국유저들과의 거래를 찾아내고 말 겁니다. 이것은 그 발판이 되겠지요.”
자신만만해하는 천시호를, 그 자리의 임원들이 멍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그렇군, 이게 세계 국가들이 말하는 높은 난이도군. 하지만 말일세. 우리가 제시하려던 난이도보다 훨씬 더…….”
천시호가 그 말을 끊었다.
“그렇습니다. 이 정도 난이도는 되어야 ‘지존증명’이지 않겠습니까. 제시하려던 난이도보다 높은 거겠죠.”
그렇다면 민혁은 약 190번 정도 증명한 것 같다.
“여기서 확실히 선언하겠습니다. 감사팀은 난이도를 여기에서 절대 하향하지 않을 것을 말입니다.”
아, 그러세요?
“또한 모든 팀에 배치된 감사팀들이 며칠간 계속 감시할 겁니다. 이번 조건에 대한 조언, 혹은 보상조작 등이 생긴다면 각오하십시오.”
끝으로 천시호가 나섰다.
본래라면 강태훈 사장이 나서 ‘난이도가 너무 낮다’라며 상향을 이야기했을 거다.
그런데 지 말로는 바꿀 생각 없단다.
또 문제가 있었다.
“그렇다는 건 저게 1차 조건부이고, 그것보다 더 많은 조건부를 해내면 등급대비 요리가 더 뛰어나질 수도 있다는 것 아닌가요?”
박 팀장의 예리한 질문이었다.
강태훈이 고개를 주억였다.
웬 멍청한 녀석 때문에 등급대비 더 뛰어난 재료가 한층 더 뛰어나게 나올지도 모르게 될 판이 짜였다.
강태훈 사장이 한숨 쉬며 말했다.
“저 친구, 어떻게 감사팀 팀장이 된 거지?”
박 팀장이 말했다.
“중국지부장 아들이잖습니까.”
“우주선에서 낙하산 들고 뛰어내린 급인데……?”
* * *
불라이아의 강.
그 광활하게 펼쳐진 강가 앞에 선 민혁이 떨리는 마음으로 요리재료 창조자를 발동시켰다.
[요리재료 창조자를 발동시킵니다.] [요리재료 창조자를 통한 재료를 등급대비 더 뛰어난 재료로 창조하시겠습니까?]민혁은 알 수 있었다.
일반적인 재료로 창조할 수도 있지만, 자신이 원했던 대로 등급대비 더 뛰어난 재료로도 창조할 수 있었음을.
‘자그마치 첫 식신의 재료다.’
시간이 없다면, 민혁은 일반적인 재료를 창조하면 된다.
그러나 오늘처럼 ‘처음으로’ 세상에 식신의 재료가 탄생하는 날만큼은 달라야 했다.
[등급대비 더 높은 재료 창조를 선택하셨습니다.] [등급대비 더 높은 재료 창조를 위한 조건이 제시됩니다.] [10일 내로 250개의 노멀 요리를 제물로 바칠 시, 일반 노멀 등급대비 8% 더 뛰어나집니다.] [10일 내로 80개의 에픽 요리를 제물로 바칠 시 일반 에픽 등급대비 8% 더 뛰어나집니다.] [10일 내로 14개의 전설 요리를 제물로…….] [10일 내로 2개의 신등급 요리를 제물로…….] [10일 내로 제물을 바친 후 1만 번 불라이아의 강에 절한다면 제물 바치기가 완료됩니다.]민혁은 퀘스트창을 보면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평소의 극악무도한 ㈜즐거움에서 웬일로 말 되는 조건을 걸었지?’
그렇다. 어느 정도 말이 되는 조건이다.
민혁의 기억의 강태훈 사장과 박민규 팀장은 ‘극악무도한(?)’ 자들로서, 자신이 무언가를 쟁취하려 하면 그걸 기필코 막으려고 하는 자들이다.
물론 다른 이들 기준에서는 엄청나게 힘든 시련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들려온 알림.
띠링!
[난이도를 상향시켜 재료를 더 뛰어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난이도를 높일 때마다 횟수가 증가하며, 난이도를 높인 후 실패 시 높인 난이도에 따라 ‘요리재료 창조자’ 스킬이 일시적으로 봉인됩니다.]민혁의 눈에 이채가 띄었다.
* * *
특별유저관리팀.
다리를 꼬고 앉은 천시호가 거만하게 해바라기 씨를 오독오독 씹어대며 모니터를 보고 있다.
그러다 그가 피식하고 웃음 지었다.
“크흐흐, 민혁 유저 표정이 가관이군. 엄청난 난이도에 헛웃음까지 짓는데?”
애초에 민혁 유저가 해내던 것들은 다 말도 안 되는 것들투성이다.
그렇기에 저걸 해내지 못하면, 은밀한 거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 될지도 모른다.
더 깊게 파고들 빌미가 생기는 것이리라.
또한.
“한국인들은 한복도 지들 거라고 박박 우기고,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김치도 자기들 거라고 우기지.”
천시호가 헛소리를 우렁차게 뱉어내며 이죽거려 댔다.
그러나 박 팀장은 말없이 모니터만 보고 있었다.
천시호는 당장에라도 저 작자의 멱살을 움켜쥐어 그 치욕을 갚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데 그때.
[생각보다 너무 쉬운데…… ㈜즐거움 매출 최고치 달성했나? 이 극악무도한 놈들이 웬일이지.]그때, 박 팀장이 입가에 작은 미소를 그리며 말했다.
“한복이나 김치는, 역사적으로 어떻게 봐도 ‘우리나라’의 거다.”
그와 함께 컴퓨터가 요란한 소리를 토해냈다.
[민혁 유저가 요리재료 창조자의 난이도를 상향시킵니다.]“왜 니들은 좋은 건 니네 거라 하고, 나쁜 건 니네 게 아니라는지 모르겠지만.”
또다시 알림이 들려온다.
[민혁 유저가 요리재료 창조자의 난이도를 상향시킵니다.] [민혁 유저가 요리재료 창조자의 난이도를 상향시킵니다.] [민혁 유저가 요리재료 창조자의 난이도를 상향시킵니다.]갈수록 천시호의 눈이 커다래졌다.
“이, 이런 미친놈! 깨지도 못할 난이도를 저렇게 올린다고? 저 정도로 올려서 실패하면 최소 반년은 저 스킬이 봉인될 텐데!”
그에 박 팀장이 피식 웃었다.
“아마 감사팀들은 돌아가자마자 시말서를 써야 할 거다. 왠지 알아?”
박 팀장이 뒤를 돌아 천시호와 눈을 마주했다.
“본래 우리나라에서 제시하던 난이도 대비, 더 낮은 난이도를 만들어냈다는 점.”
“……!”
“또한, 우리가 그에 대한 의견을 내려 했으나 본사 측 의견을 무시하고 ‘각 지부의 뜻’이라며 권력을 남용해 감행했다는 점.”
그리고.
“그로 인해 민혁 유저의 첫 번째 재료창조의 재료등급이 말도 안 될 정도로 높아질 시 세계 각 지부가, ‘하향’을 요구할 것이라는 점.”
차가운 표정의 박 팀장이 계속 말한다.
“그로 인해 우리는 그것을 번복하여야 하고 공식적으로 민혁 유저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점 등, 엄청나게 많은 이유가 발생하지. 그리고 그 모든 죄는.”
“…….”
“특별감사팀 수장이 질 것이다.”
“또한.”
박 팀장이 으르렁거렸다.
“너희들의 것은 ‘한복’, ‘김치’가 아니라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부정 중인 그 X같은 전염병밖에 없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