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39
밥만 먹고 레벨업 1140화
절대신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군신의 동상은 하나의 상징체로서, 그 시대를 이끌어가는 군신이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섰거나, 무언가의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도움을 준다.
다른 것으로는 역대 군신들이 얻었던 보상을 ‘임무’를 내려 대신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모든 군신이라고 해서 동상으로부터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그 동상이 한 일.
민혁의 머리 위에 가장 위대했던 군신의 황금 왕관을 씌워주고, 한쪽 무릎을 꿇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조용히 보던 오블렌이 입을 열었다.
“모두 맞는 말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는 군신을 보며 그리 말했다.
절대신들은, 군신이 더 뛰어난 시련을 깨야 그 힘을 거머쥘 자격이 된다는 말에도.
그렇게 얻은 힘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자여야만 자신들을 이끌 수 있다는 말에도.
그저 묵묵히 듣던 오블렌은, 딱 한 마디 말만 했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 이유가 밝혀진다.
“설마, 민혁이는 정말 궁극에 다녀온 건가?”
그제야 그들은 알았다.
오블렌이 입이 무거웠던 이유.
그저 입을 무겁게 함으로써, 또 그들의 모든 말에 수긍함으로써 민혁에게 더 나은 길을 열어준 것이다.
만약 오블렌이 ‘민혁은 이미 궁극 갔다 왔는데?’라고 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절대신들은 그 자리에서 어떤 임무를 다시 내려야 할지 확인하고, 난이도를 높여야겠다고 했을 것이다.
오블렌의 영악함에 모두가 경악할 때.
한쪽 무릎을 꿇은 군신의 동상.
곧 모든 군신인 그가 말한다.
[가장 위대했던 내 이름이 그대에게 깃들길.] [수천만 병사들과 함께 내달리던 그 길을 그대가 달리길.] [그 어떤 공포와 두려움 앞에서도 가장 앞에 서 군대를 이끌길.] [그대여.]군신의 동상이 한쪽 무릎을 꿇고 민혁을 올려다보며 묻는다.
[할 수 있는가?] [때론 가장 위대한 이름을 적들이 빼앗으려 할 것이다.] [때론 수천만 병사들을 잃고 절망에 빠질 것이다.] [때론 그 어떤 공포와 두려움에 맞서 싸우려 하나 좌절하고 말 것이다.] [그래도 그대는 가장 위대한 이름을 거머쥘 수 있겠는가?]그 자리의 모두가 숨죽였다.
누군가 꿀꺽하고 마른침 삼키는 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진다.
고작 차세대 군신에 불과한 애송이에게 건네는 동상의 말에 민혁이 답한다.
“가장 위대했던 이름을 이을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수천만 병사들과 함께 달리며, 그들이 지칠 때 그들을 이끄는 군주가 되겠습니다.”
“그 어떤 공포와 두려움으로부터 좌절하고 싶을 때 딛고 일어서겠습니다.”
[그대에게 낸 임무를 통해 보았다.]작은 미소를 짓는 민혁에게 얼굴 없는 군신의 동상이 말한다.
[가장 위대한 군신의 모습을.] [왕관은 그대의 것이다.]띠링!
[군신의 힘 2차 개방을 완료하셨습니다.] [2차 개방 보상은 군신의 갑옷입니다.]띠링!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동상이 질문한다.
[그대가 원하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
그 자리의 모든 절대신들이 또 한 번 경악한다. 그들이 서둘러 군신에게 눈짓했다.
그러나 군신은 어떠한 말도 하지 못했다.
선조들의 영혼이 깃든 동상의 말이었다. 그 말에 자신이 감히 반박할 수 없었다.
언급했듯 모든 군신의 집약체와 같은 저 동상은 임무를 내린다.
그 의미는, 모든 군신이 보유하고 있던 어떠한 것, 혹은 군신과 연관된 어떠한 것이든 저 동상이 알고 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또, 군신과 다른 절대신들은 이미 동상에 설정해 놓았다.
민혁이 만약 ‘혼돈’에서의 임무를 끝낼 시 다른 임무를 할 수 있도록.
그 설정이 지금, 민혁에게 그 보상에 맞는 임무를 주려고 하고 있다.
민혁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민혁이 미루고 미루어왔던 군신의 개방 퀘스트를 진행하러 온 가장 큰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영토를 원합니다.”
[영토?]“저는 군신이며, 한 제국의 황제입니다.”
[……!?]군신의 동상이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순수한 신이 아니란 의미더냐?]“맞습니다.”
군신의 동상은 커다란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
그렇다고 하여 민혁을 무시하거나 하진 않았다.
[더 대단하구나.]인간이 군신의 길을 걸음에.
“광활한 영토를 원합니다. 강하고, 비옥하며, 그 누구라도 편히 살 수 있는 그런 영토를 원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군신이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런 영토가 실제로 있다…….’
군신이 알고 있는 정보에 따르면, 분명히 있다.
하지만 현재의 군신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역시나 군신의 동상이 수긍했다.
[그런 영토에 대해 알고 있긴 하다.] [공교롭게도 결국 혼돈에 가야겠구나.]“혼돈이요?”
민혁은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갔던 혼돈은 두 번 다시 발을 들이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그나마 혼돈에 들어갔을 당시, 룬달쿠나 다른 기둥후보들이 있어서 그나마 괜찮았던 거다.
혼자 들어가라면 두렵기 그지없는 곳이다.
[네가 갔던 곳은 그 안에서도 발을 들이지 말아야 할 금기의 영역이었을 거다.] [또, 보았을 것이다. 그 광활한 우주 밑에 펼쳐진 또 다른 세상을.]실제로 민혁은 우주와 같은 혼돈 밑에서 새로운 세상을 본 바 있다.
[그 세상으로 가 ‘가르뎅’을 만난다면 힌트를 얻을 수 있겠지.]띠링!
민혁에게 퀘스트창이 떠올랐다.
등급: 직업
제한: 2차 군신의 힘을 개방한 자.
보상: ???
실패 시 페널티: 더 이상 퀘스트를 진행할 수 없음.
설명: 당신은 군신의 동상으로부터 어떠한 영토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혼돈 속에서 살아가는 가르뎅을 만나라.
고작 ‘가르뎅’을 만나라는 것이 퀘스트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그 난이도를 처음 제시한 것은 절대신들이었고, 군신은 그에 합당한 난이도를 줬을 것이 당연하기에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았다.
몸을 일으킨 군신의 동상이 말한다.
[가장 위대한 길을 걸을 후예여.] [명심하라.] [혼돈은 한계가 없는 땅임을.]“한계가 없다구요?”
민혁은 그 말뜻이 궁금했다.
하지만 군신의 동상은 이미 다시 계단을 밟고 올라가 아까와 동일한 자세로 굳어졌다.
“동상이시여?”
민혁의 질문에도 불구하고 군신의 동상은 더 이상 답하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절대신들의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절대신들은 민혁을 경이적인 시선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시선 끝에서 군신이 물었다.
“도대체 혼돈 안에서 몇의 ‘궁극’을 죽인 것이냐.”
군신은 민혁과 함께 ‘궁극의 군주’를 죽인 장본인이었다.
물론 군신은 당시, 민혁이 룬달쿠, 기둥후보들과 함께 그곳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일절 알지 못했다.
굳이 그 사실을 말할 필욘 없었기에 민혁이 말했다.
“최소 수만 이상은 죽인 것 같습니다.”
그 자리의 신들이 그제야 군신의 동상이 보인 행동에 이해할 수 있었다.
수백도 아닌 수만이다.
경이로움을 넘어서는 일이었음이 분명하다.
민혁은 새로이 얻은 가장 찬란한 왕관을 확인해 봤다.
(가장 찬란한 왕관)
등급: 절대신.
제한: 군신의 동상의 인정을 받은 자.
내구도: 60,000/60,000
방어력: 304
특수능력:
⦁모든 스텟+3%
⦁카리스마 1.3배
⦁액티브 스킬 절대군주.
⦁중첩 가능한 투구와 추가 중첩 가능.
⦁착용하고 있는 투구나 모자 등 모든 것의 스킬 성능 20~30% 향상.
설명: 가장 위대했던 군신이 착용했던 왕관이다.
사실 모든 능력 자체를 보면 이것이 과연 ‘가장 위대한 군신의 왕관’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어떠한 황제도 ‘왕관’을 쓰고 전투하지 않는다.
이 가장 찬란한 왕관이 사기인 이유.
‘중첩에 중첩 가능……?’
민혁은 이미 잊혀진 군주의 왕관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투구에 중첩 가능한 왕관이다.
이 왕관에 추가로 가장 찬란한 왕관을 중첩할 수 있다는 거다.
더불어 머리에 ‘쓴다’는 개념의 모든 것의 스킬 성능이 20~30% 좋아진다.
예를 들어 잊혀진 왕관의 힘인 ‘절대방어’가 이젠 8초 절대무적에서 10초 절대무적으로 변화한다.
그다음 확인하는 절대군주란 스킬도 범상치 않다.
‘아무리 강한 적도 무조건 무릎 꿇린다?’
말 그대로다. 자신보다 압도적으로 강하다 할지라도.
‘무조건 2초.’
또 만약, 자신과 동등하거나 더 약하다면 더 오랜 기간을 굴복시킬 수 있다.
요리의 신 알레네가 다가왔다.
“오만이라고 했던 말 미안하구나.”
그녀가 다른 절대신들을 둘러봤다.
“마음대로 평가하며, 추측하고. 어쩌면 오만했던 것은 우리였던 것 같다.”
그러나 그 말에 민혁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습니다. 모두 절 생각해서이시니까요. 그보다 다시 혼돈으로 가야만 하는데…….”
혼돈은 집 앞 사냥터가 아니다.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것.
군신이 스크롤을 내밀었다.
“미리 우리가 구해뒀던 혼돈으로 가는 주문서이다.”
그것을 받아든 민혁이 그들 모두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다녀오겠습니다.”
민혁이 빛이 되어 사라졌다.
절대신들은 한참이나 그가 사라진 자리를 바라봤다.
민혁에 의해 자신들을 되돌아보고 있었다.
* * *
가르뎅은 혼돈에서 살아가는 작가이다.
비록 그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재미없어 배를 곯기 일쑤였지만, 그는 간간이 혼돈에 넘어온 이들에게 어떠한 임무를 주어 그들이 얻어온 것을 팔아 배를 채우곤 한다.
가르뎅은 씁쓸한 표정으로 자신이 집필하고 있는 ‘혼돈의 나라’를 보았다.
‘혼돈의 나라는 결국 비극으로 끝나는 것일까.’
혼돈의 나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적혀 내려가는 글이다.
그는 썼던 부분을 지우고 다시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를 오랜 시간 반복하고 있었다.
이 혼돈의 나라라는 책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에 근거하기 때문이리라.
꼬르르르르륵-
글을 지운 그는 뱃속이 요동치는 걸 느꼈다.
‘배가 부르면 영감이 떠오르지 않는 법. 이 배고픔 또한 지나가리라.’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때.
어디선가 알 수 없는 맛있는 냄새가 풍겨왔다.
‘도대체 이 냄새는 뭐지?’
그 냄새를 맡는 순간 정신이 혼미해지며 뱃속이 더 요동치는 거 같았다.
그 냄새에 취해 밖으로 나온 가르뎅은 볼 수 있었다.
한 사내가 자신의 오두막집 앞에 쭈그리고 앉아 무언가를 부치고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김치부침개’였다.
가르뎅은 오징어가 들어간 김치부침개를 굽는 사내를 보며 화를 낼 법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왜 남의 집 앞에서 부침개질인가!’
첫 번째로는 ‘황당’해서 그 말이 나오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부침개를 해 먹는 경우는 무슨 경우지……?’
두 번째로는 너무도 배고파서 그 상황을 넋 놓고 볼 수밖에 없었다.
한쪽 면이 익은 김치부침개가, 자글자글 소리를 내며 익고 있다.
가르뎅이 하늘을 바라보았다.
날씨가 우중충하다. 곧바로 비가 쏟아질 것 같다.
“히히, 역시 비 오는 날엔 부침개라니까.”
“……?”
가르뎅은 알 수 있었다.
‘설마 비가 오려는 낌새가 느껴지니 부침개를 부치는 건가?’
뭐지, 이놈은?
그런데 곧, 사내는 기름에서 치이이이익, 하는 소리가 나자 익어가는 김치부침개를 딱 정확한 때에 뒤집었다.
촤아아아아악-
그 순간.
“크, 잘 뒤집었…….”
“훌륭해!”
“……?”
“……?”
가르뎅은 자신도 모르게 외쳤다가 서둘러 입을 틀어막았다.
잠시 사내와 가르뎅의 시선이 마주쳤다.
사내가 슬그머니 김치부침개를 팔로 감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