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41
밥만 먹고 레벨업 1142화
가르뎅은 경악했다.
민혁이 문을 닫고 나갔던 시간은 고작해야 35초 남짓.
그런데 ‘궁극대’ 병사들이 모조리 전멸해 있었다.
가르뎅이 기억의 파편에서 그와의 약속을 찾아냈다.
자신이 무엇을 떠들어댔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했던 그 말은 똑똑히 기억한다.
-그렇다면 저는 형님을 최선을 다해 지켜 드리겠습니다.
“……!”
사실이었다. 밤동안 그와 자신 사이에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하지만 우라골은 고작 병사에 불과한 자들과 다른 자였다.
‘단장’직부터는 궁극의 힘을 받는다.
[궁극대 13기사단장 우라골 Lv712.]기본적으로 그들이 얻은 궁극은 사람들을 좌절시키며 무력화시켜 버린다.
우라골이 자신을 겨눈 검을 비웃었다.
“아직 혼돈의 낙인이 새겨지지 않았구나.”
혼돈의 낙인.
이 혼돈의 나라에 있는 이들은 모두 새겨지게 된다.
그 낙인이 새겨진 자는 억압 받게 되는데 실질적으로 ‘노예’와 다름없다.
또 가르뎅도 낙인이 새겨지지 않은 자중 한 명이다.
“내 친히 새겨주마, 꿇거라.”
쿠르르르르르르-!
작은 오두막집 전체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고작 기사단장의 레벨이…….’
민혁도 굉장히 높아 놀라고 있었다.
루브앙 제국의 신의 검이라 불리는 자들도 600 후반에서 700 초반이었으니까.
그에게서 뿜어지는 강한 힘이 민혁을 억압하려한다.
[압도적 궁극.] [압도적 궁극이 상대방을 무력화 시킵니다.]궁극대가 익힌 ‘궁극’은 여러개의 장으로 나누어진다.
이 궁극이 주어진 자들에게 많은 이들이 저항할 수 없는 이유가 이 압도적 궁극에 기인했다.
‘압도적 궁극은 그 어떠한 자라고 할지라도 무릎 꿇린다.’
거대한 기운이 민혁을 찍어누른다.
“꿇어라, 크하하학!”
우라골이 괴리하게 광소했다. 천천히 무릎이 굽혀지던 민혁이 차갑게 우라골을 바라보며 조소를 머금었다.
“그래, 꿇어라.”
그 순간 우라골은 경악했다.
서서히 무릎이 굽혀지는가 싶던 그가 꼿꼿이 허리를 펴고 오만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치지 않았다. 우라골은 사내와 비슷했던 자신의 눈높이가 갑자기 낮아지는 걸 알 수 있었다.
[절대군주.] [절대군주 앞에 그 어떠한 자도 저항할 수 없을 것입니다.]쿠우우우웅-!
자신보다 압도적으로 강해도 무조건 2초.
자신과 비슷하거나 약할 시 그 시간이 더 오래 지속되는, 새로이 얻은 찬란한 왕관의 힘.
그리고 이 ‘절대군주’는 더 재밌는 힘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시전자의 카리스마 스텟에 영향을 받는다는 거다.
카리스마 스텟에 따라, 적이 무릎 꿇은 시간 동안 데미지를 입힌다.
물론 그 데미지는 해당 유저의 평범한 타격 데미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카리스마 스텟에 따른 절대군주의 초당 데미지는 6,800%입니다.]우지지이익-
“크아아아악!”
무릎 꿇은 우라골이 데미지를 입으며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
일 초, 이 초, 삼 초.
초가 흐를 때마다 거대한 타격을 입던 그가 무릎 꿇은 채로 죽음을 맞이했다.
가르뎅은 추욱, 늘어지는 우라골을 보며 믿을 수 없었다.
궁극대의 단장급이면 이 혼돈의 나라 어디를 가도 강자로 꼽히는 존재였다.
그러한 존재를, 민혁은 말 그대로 ‘손끝’ 하나 대지 않고 죽여 버렸다.
가르뎅의 눈이 파르르 떨렸으며, 민혁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혼돈의 나라의 기사단장을 살해하셨습니다.] [당신에 대한 이야기가 혼돈의 왕국에 알려집니다.] [당신에게 척살령이 내려집니다.]의기양양했던 민혁이 울상을 지었다.
“형님, 저 어떡해요?”
“…….”
가르뎅은 울먹이며 식탁으로 걸어가는 민혁을 보았다.
그러곤 남아 있는 한 그릇의 북엇국에 밥을 말아 한입 크게 먹는 민혁을 보곤 말문을 잃었다.
* * *
혼돈의 나라의 성 아브제인.
왕좌에 앉아 있는 왕 브라크는 기사단장 우라골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했음을 알았다.
‘또 혁명자들인가.’
브라크는 큰 감흥은 없었다. 혁명자들은 한 번씩 혁명이란 이름하에 궁극대를 살해하곤 하였으니까.
“우라골을 죽인 자를 찾아 죽여라.”
명령을 내린 브라크는 성벽 쪽으로 나와 혼돈의 나라를 바라봤다.
혼돈의 나라는 정말이지 다양한 이들이 살아가고 있다.
인간 세상에서 흘러들어온 자들.
태어날 때부터 이곳에서 태어난 ‘혼돈의 사람들’.
무한함을 얻고 싶어 이곳에 당도한 어떠한 자들.
그리고 죽은 자들까지.
그러나 그들 모두가 결국 그의 백성이 되었고 노예가 되었다.
모두 ‘궁극의 사신’들 덕분이다.
브라크는 그들의 모든 것을 빼앗고 억압하며, 반항하는 자들에겐 죗값을 내리고 있었다.
그러한 것들이 하나의 항아리 안에 담기고 있었다.
[궁극의 항아리.]이 궁극의 항아리는 낙인이 새겨진 억압받는 자들에 의해 그 안에 ‘신력’이 모여든다.
그 신력은 상대방을 강하게 해준다.
또한 브라크는 이 궁극의 항아리가 혹여 사신들의 손에 넘어갈 것을 이미 대비했다.
‘이 항아리를 처음 얻었을 땐 그들에게 이런 소리가 들려오겠지.’
[세 가지 선택지가 존재합니다.] [궁극의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아티팩트 재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엿’.] [자신을 성장시키는 힘.]이 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궁극의 아티팩트를 만들 수 있는 것을 택하면, 항아리는 그것을 토해내고 소멸한다.
자신을 성장시키는 힘을 선택하면 몇 번의 성장을 이루게 해준다.
그러나, 딱 그뿐이다.
항아리가 가진 진짜 힘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엿’을 선택해야만 얻을 수 있다.
엿을 먹은 후에, 항아리가 거센 신력을 뿜어내는 거다.
그리고 질문할 것이다.
이 신력을 집어삼켜 강한 자가 될 것인지.
아니면 이 혼돈 안에서 가능한 소원을 빌 것인지.
또한, 브라크는 이 궁극의 항아리를 평소에 땅속에 묻어 숨겨놓는 바 있기도 했다.
브라크는 혼돈의 나라의 왕이었다.
그러나 이젠 지칠 대로 지쳤다.
궁극의 사신들은 여전히 자신을 꼭두각시 왕이라며 무시해 대고 있었으며, 혼돈을 다스리는 신은 자신에게 관심조차 없었다.
‘나는 진짜 왕이 될 것이다.’
이제 곧, 그가 왕이 될 날이 다가오고 있다.
때문에 그는 뒤쪽에 선 신하들에게 명령했다.
“더욱더 백성들을 억압하고, 죄수들의 고문 강도를 두 배로 높여라!”
“예!”
“예!”
브라크의 얼굴에 짙은 웃음이 자리매김했다.
* * *
가르뎅과 민혁은 오두막을 벗어났다.
민혁은 가르뎅을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바라봤다.
“형님, 정말로 같이 안 가십니까?”
“자네한테 척살령 내려졌잖나……. 같이 다니다 나도 죽겠네만, 아우.”
“…….”
확실히 지금은 가르뎅보다 민혁이 더 위험하긴 했다.
물론 그는 농담으로 한 말이다.
그가 ‘혼돈의 나라’라고 적힌 원고를 보였다.
“아주 오랜 시간 나는 이 혼돈의 나라를 집필하였고 같은 결말을 적고 지우고를 반복하고 있다네.”
가르뎅은 민혁 그 자신에게, 민혁이 어떠한 인물인지 모두 들었다.
요리사이나, 군신이며, 한 제국의 황제.
“그런데 이번엔 다른 결말을 적어볼까 하네.”
그 결말은.
‘자네가 만들어갈 결말이 되겠지.’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확실히 엄청나게 위험해지시거나 하진 않겠지.’
민혁은 그의 취중진담을 통해 들은 게 있었다.
또 오두막을 나오기 전에도 그에게 정말이지 많은 정보를 들은 바 있다.
핵심은, 가르뎅과 이야기했던 것처럼 ‘혼돈의 나라’는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
‘무한함의 가능성이 열린 곳.’
가르뎅이 말한다.
“자네가 찾고자 하는 영토는 내가 말한 것을 해내면 저절로 가까워질 걸세.”
그리고 민혁은 가르뎅을 통해 퀘스트를 받은 바 있다.
[퀘스트: 혁명의 시작]등급:???
제한: 가르뎅의 안내를 받은 자.
보상: ???
실패 시 페널티: 퀘스트를 진행할 수 없음.
설명: 가르뎅이 알려준 ‘무기의 혁명가’ 레오를 만나 그의 부탁을 들어줘라.
또 민혁은 가르뎅에 의해 하나의 증표를 받은 게 있었다.
[임시 혁명가의 증표]이 혼돈의 나라에는 엄청나게 많은 ‘혁명가’들이 숨어 있다고 하였다.
그들은 왕에게 대항하기 위해 숨어서 칼날을 갈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혁명가들은 넷의 ‘혁명가’를 주축으로 모였다고 한다.
그 넷의 혁명가들은 모두 엄청나게 뛰어난 힘을 가졌다 한다.
그중 첫 번째 혁명가가 바로 ‘무기의 혁명가’ 레오였다.
‘형님께선 이곳에 아주 뛰어난 대장장이가 있다고 하였었지.’
그 뛰어난 대장장이가 바로 레오였다.
“나는 이만 집필을 하러 가보겠네.”
곧 두 사람이 헤어졌다.
민혁은 멀어지는 가르뎅을 보았다.
그는 괜히 가르뎅을 지키기로 한 것이 아니다.
가르뎅이 누구인지 눈치챘기 때문도 있었다.
‘또 만나요.’
민혁은 그와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 * *
팔에 궁극의 낙인이 새겨진 파라오는 오늘도 풀무질을 하고 있었다.
하루종일 풀무질을 해서 만들 수 있는 건 궁극대 병사나 기사들의 검이다.
낙인이 새겨진 자들은 하루 할당량을 채워야지만 잠을 잘 수 있고, 음식을 배급받는다.
하루에 자그마치 50개. 파라오가 찍어내는 무기의 숫자다.
그런데.
“오늘부터 모든 것을 반으로 줄인다. 수면시간도, 배급량도, 그 모든 것들을 말이다!”
파라오는 경악했다.
지금도 고작 5시간을 자며 하루에 감자 세 알로 버티고 있다.
‘그렇다는 건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려야만 저 정도 권한을 누릴 수 있다는 건데.’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자는, 낙인의 억압을 받는다.
음식이 배급되지 않고, 잠을 자려 하면 시끄러운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려 퍼진다.
과로사로 죽은 자들은 얼마나 되던가.
심지어 과로사로 죽은 자들은 ‘반복의 감옥’에 던져져 죽어서도 편치 못하게 된다.
대장장이의 특성상 울긋불긋 근육을 가져야 맞으나, 뼈밖에 없는 파라오는 차오르는 울음을 참아냈다.
‘그래도 살려면 어쩔 수 없지.’
그때.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누군가 들어왔다.
그는 모락모락 김이 나는 고구마가 담긴 소쿠리를 들고 있었다.
그를 본 순간 파라오는 기뻐하기보단 경악했다.
“으, 음식!”
“뭐? 음식이라고!?”
“어떤 미친놈이, 여기에 음식을 가져온 거야!?”
고구마를 가져온 민혁은 의아했다.
그들을 위해 쪄왔건만?
그때 파라오가 으르렁거렸다.
“낙인이 새겨진 자들이 일반 음식을 먹으면 뒈진다는 거 몰라?”
“아!”
민혁이 가르뎅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으나 세세한 걸 들은 건 아니었다.
“죄송합니다, 몰랐습니다.”
“네놈, 낙인이 새겨지지 않은 자인 것 같은데, 썩 대장간에서 나가거라! 괜히 우리도 같이 있다가 봉변을 당할라.”
“저, 레오라는 대장장이님을 뵈러 왔습니다.”
“레오 님의 이름을 감히 입에 함부로 담아?”
“꼬마야, 레오 님은 너 같은 애송이가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니란다.”
“레오 님? 레오 님이 아니라 옆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네오를 만나러 온 건 아니고? 하핫!”
경계의 목소리는 곧 비웃음이 되었다.
그들은 이렇게라도 해서 빠르게 그를 내쫓으려는 셈이다.
또 위대한 레오 님을 그와 만나게 할 수도 없는바.
“레오 님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검을 제작하신 귀한 분이시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검이요?”
“그래, 물론 이 혼돈에선 ‘세상에서’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지만, 너희들 세상에서 그 검은 가장 위대한 검으로 불리지. 네가 누군지는 모르겠다만 그런 분을 감히 만나겠다는 게 가당키나 하겠느냐?”
그런 대장장이들의 웃음소리 속.
한 대장장이가 나섰다.
“당장 나가라, 네 아티팩트를 부숴 버릴 수도 있다.”
“오, 무기분석가 랭스.”
무기분석가 랭스는 레오의 오른팔이다.
무한함을 찾던 그는 한때 대장장이의 신이기도 했다.
대장장이의 신의 자리보다 더 높은 곳을 추구했던 그는 결국, 이곳까지 왔다가 낙인이 새겨져 버려 노예로 전락한 것.
“레오 님을 뵙기 전까지 나갈 수 없습니다.”
민혁은 이미 자신의 실수를 사과한바.
그저 자신을 비웃는다고 그들에게 물러설 수 없었다.
그때, 랭스가 민혁의 영겁의 검을 맨손으로 잡아챘다.
그러자 모든 대장장이들이 호응했다.
“파괴와 관조의 대장장이라 불리는 그는 단숨에 해당 아티팩트 정보를 확인하고 부숴 버리지!”
“저 녀석의 검이 두 동강 나겠군.”
랭스라는 자가 경고했다.
“지금 나간다면 부수지는 않으마.”
“나갈 수 없습니다.”
민혁의 단호함에 랭스가 힘을 주었다.
그 순간 엄청난 양의 마력이 영겁의 검에 주입되기 시작했다.
눈을 감은 랭스의 눈에 해당 아티팩트의 정보가 여느 때처럼…….
‘뭐지?’
보이질 않는다.
어떤 아티팩트도 꿰뚫어 보는 파괴와 관조의 대장장이라 불리는 그가,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그렇다면, 랭스는 이 오만한 녀석의 검을 부러트리기로 했다.
애초에 먹을 것을 가져온 놈에 의해 누군가 그것을 잘못 먹었다면 죽었을 터.
그가 자신의 검을 들었다.
‘왜 가만히 있지?’
의아한 것은, 민혁이란 사내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것.
랭스가 그의 검을 한 손으로 잡고 다른 한 손의 검으로 힘껏 후려쳤다.
파괴의 검이라 불리는 이 검은, 랭스의 의지에 따라 어지간한 검은 두 동강 낼 수 있는바.
그리고.
탱그랑-
검이 두 동강 났다.
“……!?”
그 검은, 사내의 검이 아닌 랭스가 쥔 검이었다.
두 동강 난 검을 눈을 본 랭스가 경악했다.
그 자리의 모두가 얼어붙어 그를 바라볼 때, 민혁이 말했다.
“제가 가장 ‘위대한 검’의 소유자입니다.”